안도현 내두산이 백두산북쪽의 하늘아래 첫동네라면 화룡시 광평은 백두산동쪽의 하늘아래 첫동네이다. 백두고원벌이 넓고 평탄하다 하여 광평(广坪)이라 불리운 이 고장에서 백두산 산문까지의 거리는 100리 미만이여서 백설을 떠인 아아한 백두산이 어디서나 보인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전만 해도 광평은 천고의 수림과 초원으로 뒤덮힌 황막하고 습한 지대였다. 일찍 1905년경에 조선이주민들이 한 세대, 두 세대 두만강을 넘어서면서 인가가 생겨났다. 1943년 봄에 이르러서는 일제놈들의 강제이주정책이 실시되면서 워낙 100여 세대밖에 안되던 광평과 그 일대 동경벌은 일약 500~600세대로 늘어났다. 광평과 그 일대 동경벌을 몽땅 비운것은 광복후 1953년 가을이다. 그후 1958년부터 1979년사이 이땅에는 지방국영농장이 세번 건립되였지만 모두 해산당하는 운명을 면치 못하였다. 세번째 농장은 1971년에 서서 1979년도까지 유지되였는데 그때의 화룡현 각지에서 새 농장건설에 뛰여든 지식청년들만 해도 근 200명이나 되였다. 화룡림업국 광평림산작업소가 세워진것은 몇해후인 1983년이다. 지금 이 림산작업소에서 다루는 림지경영면적은 2만 2 300여헥타르로서 주안의 200여개 림산작업소중 단연 첫자리를 차지한다. 오늘 광평령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노라면 넓고 기름진 광평벌, 그 벌을 둘러싼 뭇산들, 도시를 방불케 하는 아담한 림산작업소 본부와 문화주택들, 두 나라 기슭을 치는 은백색 띠모양의 두만강이 한눈에 안겨온다. 젖빛안개가 흰이불처럼 백두고원의 광평벌과 강하나를 사이둔 조선 5호종합농장벌을 포근히 감쌀 때면 실로 장관이다. 그때마다 꼭 비행기에 앉아 구름바다우로 날아예는 황홀한 기분인데 안개바다우에 머리를 빠금 내민 주변의 산봉우리들은 바다에 떠오른 섬들을 방불케 한다. 여기의 두만강은 폭이 좁고 류속이 빠른데 수풀속과 깊은 골짜기, 바위짬을 누비며 줄기차게 흘러 물이 한 여름에도 뼈가 쩡하게 차겁다. 이곳은 또 경치가 절경이여서 천리두만강에서 두번 다시 찾아볼수 없다. 강에는 찬물에만 사는 붉은점이 가담가담 박힌 산천어가 떼지어 노니는데 그 고기맛 또한 별미이다. 그래서 《산천어 굽는 냄새에 나갔던 며느리도 되돌아온다》고 하는가부다. 광평의 사람들은 이렇듯 오염 하나 없는 맑디맑은 두만강물을 음료수로 한다. 게다가 두만강가에 바위밑에서 솟아오르는 정갈한 샘물—천연약수가 있어 개발전망이 자못 크다. 이곳의 두만강은 차고 샘물이 많아 한 겨울에도 많은 구간이 완전히 얼어붙지 않는다. 그래서 두만강 물안개가 보얗게 피여오르면서 강가의 수풀을 눈꽃으로 수놓는데 아침해에 눈뿌리를 시게 자극한다. 광평벌동쪽의 동경벌을 꽉 메운 봇나무숲은 또 어떤가,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철이면 청청하던 봇나무잎들이 황금빛으로 일매져 보면 볼수록 황홀해진다. 가을의 독특한 이 경치엔 선경도 무색할 지경이다. 동경벌의 독특함은 그뿐이 아니다. 광평령을 사이두고 남북에 위치한 동경벌(남쪽)과 광평(북쪽)벌은 기후차이가 대단하여 광평령북쪽가 나무들에 새움이 돋을 때면 광평령남쪽가 나무들은 푸른 단장이 한창이다. 이곳의 두만강가에는 남북으로 10리가량 뻗은 좁고 긴 분지가 있는데 두만강량안이 아찔하고 길다란 병풍벼랑이여서 풍경이 수려한 지하분지를 이룬다. 무상기가 짧아 광평과 그 일대에 오곡을 가꾸지 못할 때 이곳 분지는 오곡이 무르익어 또 하나의 경관을 이룬다. 백두고원의 특산물인 들쭉, 박달나무숲사이를 메운 황기, 세신, 구멍이 숭숭한 용암돌과 부석, 뭇별처럼 총총한 여러가지 형태의 늪들, 초원을 누비는 노루사슴과 메돼지, 곰 그리고 범이 가끔 출몰했다는 지난 이야기—광평은 실로 한번 가볼만한 하늘아래 첫 동네요, 두만강상류의 제1번지이다. 광평땅은 또한 곳곳에 우리 항일련군들의 발자취가 스며있는 유서깊은 고장이다. 두만강저쪽에 신개척, 두지바위, 대홍단벌 등 항일전적지들이 있다면 두만강량측엔 1937년 5월의 붉은바위전적지(2군 4사), 1939년 5월 조선 무산지구에 대한 전투를 마치고 우리 항일련군 제1로군 제2방면군 (일명 조선인민혁명군) 부대가 두만강을 건너 화룡땅에 들어섰던 두만강 7호물동 등이 있어 유서깊은 혁명전적지이기도 하다. 7호물동 여기를 조선에서는 《무포숙영지》라고 하는데 우리측에서는 《김일성낚씨터》로 통한다. 두만강가의 특이한 경관이다. 이렇듯 광평과 그 일대는 산좋고 물좋고 경치좋은 두만강가 절경이다. 하기에 이 고장에 광평을 중심으로 한 《두만강원국가삼림공원》이 일떠서게 된다. 이 삼림공원은 2002년 12월에 국가림업국의 비준을 거쳐 정식 국가급삼림공원으로 되였는데 동서길이 65킬로메터, 남북너비 13킬로메터로서 부지면적은 1만 2636헥타르로 헤아려진다. 두만강원국가삼림공원경내에는 숭선의 군함산, 두만강발원지, 중조21호국계비, 옥녀늪, 김일성낚시터, 적봉, 두만강협곡, 들쭉원, 고산습지, 락엽송림, 침활엽혼합림, 봇나무림 등 많은 자연경관이 있다. 그중 두만강발원지풍경과 두만강협곡풍경이 중심을 이룬다. 지금 두만강원국가삼림공원은 한창 진척중에 있다. 총길이 76.3킬로메터인 숭선—쌍목봉 국가2급도로가 지난해말 이미 통차되여 숭선에서 장백산까지 곧추 달리는 꿈, 장백산 환행관광(环行旅游) 꿈이 현실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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