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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최희숙녀사 체포시 임신중
2006년 07월 11일 00시 00분  조회:3566  추천:115  작성자: 리함
바로 잡아야 할 우리 력사 (6)

최희숙녀사 체포시 임신중

리 함



지난 세기 80년대 우리 연변을 망라한 조선족사회에서는 렬사인물전기가 열을 올리였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좌”적 사상의 영향이 뿌리깊을 때라 렬사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전기에 올릴수가 없었다. 정리자가 자기 글에 올렸다 해도 편집진은 이를 모두 지워버리였던것이다. 최희숙의 경우도 그러했다. 그는 피어린 항일무장투쟁가운데서 두번째 남편을 맞아들이고 임신까지 했으나 렬사전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야 항일투사, 항일렬사다운 시절이였다.

사실 항일투사들도 피와 살로 되고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이였다. 최희숙이라하여 례외일수가 없었다.

1939년 5월 18일, 항일련군 제1로군 제2방면군은 방면군지휘 김일성장군의 지휘하에 장백의 5호물동으로 압록강을 건너 조선땅에 들어섰다. 최희숙은 부대와 함께 조선무산지구 대홍단전투를 비롯한 일련의 진공작전을 성과적으로 수행한후 5월말에 두만강상류의 화룡현 광평부근에서 감쪽같이 두만강을 건너섰다. 6월 10일에는 올기강전투를 멋지게 벌려 뒤따르는 정안군 한개 중대를 요정냈다. 그후 부대는 그해 늦가을까지 활동하면서 올기강일대에 후방밀영을 설치하였다.

1940년 3월에 최희숙은 부대를 따라 화룡현 대마록구삼림경찰대 습격전투와 홍기하전투에 참가하였다. 그뒤 그는 부대와 함께 안도, 돈화 일대에 진출하였다. 이해 가을이후 제2방면군부대는 제1로군 산하 여러 항일련군부대들과 함께 소부대로 나뉘여 활동하다가 점차 쏘련경내로 전이하게 되였다. 최희숙은 남창수가 지도하는 소부대에 소속되여 화룡현 오도양차밀림에서 겨울을 나게 되였다.

그때 그들 소부대는 어려운 처지에 빠져들었다. 식량이 떨어진데다가 사령부와의 련계도 끊어졌다. 먹을것이 없어 최희숙이 난감해 할때 남창수가 여러모로 살뜰히 도와 나섰다. 그들은 서로 리해하고 받들던데로부터 끔찍히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였다. 최희숙의 본 남편이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후 종무소식이고 시집과의 련계도 끊어진지 오란데 남창수 역시 안해 리계순이 1938년 1월에 장백현에서 장렬한 최후를 마친후 홀몸을 지내고있었다.

1941년 2월경 최희숙소속 항일련군소부대 7∼8명은 남창수의 인솔하에 중쏘변경에 진출한 제2방면군사령부를 찾아 동으로, 동으로 움직이였다. 적들이 사처에 우글거리는데서 그들은 낮에는 숨어있고 밤에만 행군할 수밖에 없었다. 벌써 식량이 떨어진지 오랬다. 당년의 화룡현 용신구―오늘의 두만강변 룡정시 백금향 송림촌 매대골 부근에 이르러서는 더 행군할 기력이 모자랐다. 식량을 얻어야만 하였다. 소부대일행은 매대골의 한집에 들어가 식사를 청하고 감자굴에 숨었는데 누군가 당지 경찰분주소에 고발한데서 사태는 험악하게 번져갔다. 금방 하루가 지났는데 적들은 룡정, 지신, 용신, 삼합, 백금 등지의 모든 력량을 동원하여《만산토벌》에 내몰았다.

소부대는 인차 산속으로 깊숙이 숨어들었다. 그러자 적들은 여기저기에 풍막을 치고 자면서 포위진을 펼치였다. 최희숙 등이 가까스로 령하나 넘는데 적들은 《투항하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면서 집요하게 뒤를 물었다. 송림 덧고래에 이르러서는 서로 접전이 벌어졌다.

맞불질은 치렬하게 번져가는데 최희숙이 다리에 심한 관통상을 입고 비칠거렸다. 게다가 임신한데서 그 자리에 풀썩 물앉았다. 한 전사가 제꺽 부축하는데 덧고래 아래마을 말뚝에 백마 한필이 매여있었다. 이 전사는 급기야 백마를 끌고와서 희숙이를 태우고 포위를 헤치려 했다.

이때 또 한 동지가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 희숙이는 삶의 희망을 주저없이 자기 동지한테 돌리였다. 백마는 중상자를 싣고 네굽안고 달리였다. 희숙이의 얼굴엔 미소가 어렸다.

적들은 계속 추격해왔다. 동지들은 희숙이를 업고 한발자국, 한발자국 간신히 옮겨놓았다. 걸음이 갈수록 떠지고 희숙이는 몸부림치면서 애원하였다.

《절 내려놓아요. 이러다간 모두가 잡혀요. 제발 절 내려놔요! 》
했으나 동지들은 희숙이를 업고 걷고 또 걸었다. 적들은 점점 가까이 육박하고 적탄은 아츠러운 소리를 지르며 귀전을 스치였다. 어느덧 적들이 앞을 지르자 동지들은 오른쪽으로 꺽어들었다. 더 지체할수 없었다. 희숙이는 또 모지름을 썼다.

《안돼요. 동무들은 시급히 사령부를 찾아야 해요. 제발, 제발 저를 내려놓고 뛰세요!》 자기보다 동지들을 아끼는 절절한 부르짖음, 전우들의 가슴은 애절히 저려났다.

오른쪽에도 적들이 나타났다. 동지들은 희숙이를 한 바위밑에 숨기고 적들을 맞받아 싸웠다. 희숙이는 맥이 풀려 동지들을 도와 적 한놈이라도 요정내자 해도 생각뿐이였다. 다리에서 흐르는 피는 바지가랭이를 흥건히 적시며 바위밑의 눈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희숙의 가슴은 바질바질 타들었다. 상처의 아픔보다도 적들과 생사판가리를 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이럴 때 희숙이는 왼쪽에서 달려든 적들에게 발견되여 중과부적으로 체포되였다. 동지들은 적과 싸우기에 여념이 없은데서 이를 알리 만무했다.

적들은 희숙이의 몸에서 금반지와 회중시계까지 빼앗아내니 기뻐 야단이였다. 희숙이는 가슴이 터지는것만 같았다. 악착한 원쑤들에게 생포된것도 가슴아픈 일이지만 제2방면군 책임자로부터 받은 반지와 시계를 눈을 펀히 뜨고 빼앗기니 더욱 그러했다.

희숙에게 있어서 반지와 시계는 힘의 원천이였고 마음의 기둥이였다. 그토록 어려운 전투환경속에서도 흠이 질세라, 잃어버릴세라 소중히 간직하며 혈전의 길을 헤쳐온 그였다.

《희숙동무, 잘 싸웠소, 앞으로 더 잘 싸워주시오.》반지를 주실 때 하시던 제2방면군 책임자의 말씀이 생생히 떠올랐다. 희숙이는 눈앞의 원쑤놈을 쏘아보면서 이를 악물었다. 그의 눈은 공산당원답게, 항일련군의 전사답게 싸울 비장한 결의로 이글거렸다.

희숙이는 적들에게 끌리워가면서 모진 동통으로 이를 악물었지만 근심나는것은 애오라지 동지들이였다. 그는 동지들이 무사히 포위를 헤치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적들은 희숙이를 송림의 한 마을에 끌고간 뒤 어느 집 뜨락에 내동댕이치고 마을 사람들을 강제로 끌어왔다.

《〈공산당〉계집을 잡아왔으니 어떤 몰골인가 잘 보아라. 누구든 대일본제국을 반대하고 공산당을 따른다면 이런 꼴이 될줄 알아라.》

한놈이 기고만장해서 한바탕 으름장을 놓았다. 다른 놈들도 좋은 기회를 만났다고 총박죽으로 희숙이의 배를 툭툭 치며 조롱하였다.

《배속에 든게 무어냐?》
《퉤, 더럽다. 몰라서 묻느거냐? 낳으면 공산당을 낳지 너따위 개같은 놈들을 안 낳는다.》
《히히, 입이 센데? 공산당이 아니면 어떨가?》
《공산당이면 공산당이지 또 뭐겠느냐?!》

희숙이는 원쑤놈들을 노려보며 불을 내뿜듯 쏘아붙였다. 그는 심한 갈증으로 전신을 태우다가 입술을 깨물고 결연히 일어나 앉았다.

《공산당원도 사람이다. 구경할것 없다. 그러나 공산당원은 조국과 인민을 위해 일제를 타도하려는 애국자이다… 우리 공산당은 일제놈들과 그 졸개들을 쳐부시고 나라를 다시 찾고야 말것이다. 너희들은 침략자 일제놈들을 할애비처럼 믿으며 개노릇을 하지만 일제는 얼마 못가서 망하게 될 것이다!…》

희숙이는 또 모여온 군중들을 바라보며 연설하였다.
《여러 아버님과 어머님들,오빠, 언니와 동생들, 힘을 내세요. 왜놈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지 않고선 우린 한시도 잘 살수 없어요…》

놈들은 희숙의 입을 다물게 하려고 경황하게 날치였으나 심장의 메아리는 멈추게 할 수가 없었다. 급해난 놈들은 뜨락에 모인 군중들을 억지로 해산시켰다.

점심을 처먹은 후 놈들은 희숙이를 달라자의 현경찰서로 압송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교통이 풀리지 못한데서 담가에 들고가는수밖에 없었다.

현경찰서에서 놈들은 희숙에게서 무언가 알아내려고 회유책을 쓰기도 하고 무지막지한 고문도 들이댔지만 종시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하였다. 들었다는것이 고작 이런 말이였다.

《나는 네놈들과 말할게 없다. 나에게서 뭘 얻어들으려니 생각도 말아라. 너들한테 굴복할 내가 아니다.》

랑패상이 된 놈들은 희숙이를 룡정에 있는 제2성립병원 2층병실에《입원》시켰다.

《입원》기간에 놈들은 최후의 방법을 썼다. 그 방법이란 얼마전에 귀순한 김재범을 데려다가 희숙이의 마음을 돌려세우는것이였다.

김재범은 워낙 항일련군 제2방면군 7퇀 정위이며 중공 남만성위 후보위원이였다. 1940년 9월 김재범 등 5명은 부대의 파견을 받고 연길현을 중심으로 적후공작에 나섰는데 역시 지방공작에 나섰다가 귀순한 원 1로군 경위려 3퇀 퇀장 김백산의 유혹하에 재범도 귀순하고 말았던것이다.

그러나 적들은 철저히 실패했다. 제딴에는 좋은 방법이라고 희망을 걸었으나 최희숙에게는 먹혀들지 않았다.

《비루한 반역자야, 빨리 물러가라! 진짜 공산당원은 백번 죽어도 적앞에 굴복하지 않는다!》

재범이는 별수없이 물러가고말았다. 그후 놈들은 다시 심문을 들이댔으나 최희숙은 죽을지언정 굴하지 않았다…

며칠후 최희숙은 놈들의《입원》실에서 비장한 최후를 마치였다.
때는 1941년 2월경의 일이다.

이것이 최희숙렬사의 빛나는 최후이다. 그는 임신한 몸으로 적들과 싸우다가 부상을 당했고 임신한 몸으로 적들에게 심문과 구타를 당하다가 장렬히 희생되였다. 녀성으로서, 항일투사로서의 최희숙녀사의 참모습이다. 가담가담 동강났던 력사를 바로 잡으니 최희숙렬사는 참모습, 참인간으로 우리한테 우렷이 안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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