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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발자취】(22) 회계산서 지장보살 옛 바위 조각불상 나타나
2008년 12월 31일 22시 05분  조회:5070  추천:41  작성자: 리함


【겨레발자취】(22)


       회계산서 지장보살 옛 바위 조각불상 나타나


  동지날부터
2~3일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더니 오늘 2008 12 23일은 햇살이 퍼지면서  퍼그나 푸근해진다. 마음이 들뜬 이대로교수님과 나는 다시 회계산 향로봉 서쪽골 답사길에 나서 보기로 했다.
 
  절강월수외국어대 남대문에서 향로봉 서쪽큰골 어구까지는 약 30~40분간의 도보거리. 큰골어구의 법인사 구내에서 모자를 쓴 모양의 지장보살님을 확인하고 다시 석옥사 암자에서 3존불상을 유심히 살피다가 우리는 또 환성을 질렀다. 바위에 조각한 옛 동자승 오른쪽 조각인 서명글씨에 쇠금자 자가 중문으로 보이더니 왼쪽 조각인 서명에서도 자가 두자나 알린다. 중국 송나라와 조선반도(한반도)고려시기 고려김씨들이 절강, 복건 연해지구에 엄청 정착하더니 십상팔구는 그들 김씨의 소행이 아닐가 싶다.

  하다면 석옥사 암자 안팎의 두 3존불상과 그 위의 지장보살로 보이는 돌불상의 관계는 어떠할가, 우리는 흥분속에서 3존불상 위 구간의 바위 조각불상을 다시 찾아 보았다. 며칠전 답사시 이교수님이 지장보살 같다더니만 모자를 정히 쓴 바위 조각불상이 지장보살로만 보임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그때다. 바위 조각불상 아래를 지나는 소로길에 중년의 중국인 한분이 나타난다. 그와 바위 조각불상이 누군지 아냐고 건네보니 지장보살이라고 히히 웃는다. 그것도 모르냐듯 던져주는 표정, 그것이 인상적이여서 어떻게 지장보살로 긍정할수 있냐고 한술 더 뜨니 이곳 사람들이 다 그렇게 알고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골안어구아래 마을 사람이 아니고 대우릉 쪽에서 이사온 사람이라고 동을 단다.

  묘소ㅡ지옥세계 관리인으로 내세운 바위 조각불상이 지장보살이란다. 그럴수 밖에 없다. 불교사찰이 있는 절에는 모두가 지장보살님을 지장전에 모시거나 종루에 모시며 죽은 사람들 위패를 관리하고 산 사람들을 위로하니 여기 지장보살님도 그런 의미가 있으리라. 흥분의 절정속에 소로길 아래 홈을 살피니 락엽에 묻혀 홈으로 이어내리는 돌계단 소로길이 나진다. 지장보살 바위불상으로 오르는 옛 소로길이다.

  향로봉 서쪽 큰골에 들어서자면 이 옛 소로길로 내려야 함은 불보듯 뻔하다. 잇따라 저앞에 홈을 막은 자그마한 호수가 나타나고 호수 위켠에 홈을 가로지른 옛 돌다리 하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역시 옛 사람들의 소행이고 여기 서쪽 큰골에서 뭔가 발견될것임을 예시한다. 그에 끌려 우린 무엇에 홀리기라도 하듯 자꾸자꾸 골안따라 들어가기만 했다.

  그래 여기 서쪽 큰골은 생소하지만은 않지.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새해를 잡던 올해 1 1`, 나는 아들애 경원이를 데리고 서쪽 큰골 답사에 나서 보았었다. 그날 산비탈 숲속에 옛 암자가 있음을 멀리감치에서 보았지만 지나쳤고 골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라 무엇을 보아낼수가 없었지만 그후 몇번 다녀간후의 오늘은 판이하게 다르다. 길도 없는 숲속 골홈에서 인적이 가미된 크고작은 돌들이 하나둘 나타나더니 누군가 약초를 캔답시고 숱한 돌틈을 뚜져놓아 살풍경을 이룬다.

  “저 아래 구리촌 사람들이 판 자리 같은데요.”
 
  나의 말에 이대로교수님은 아무말도 없이 여기저기 살피다가 아닐텐데요…”하고는 입을 다무신다. 인적이  미치지 않은 심심골연이라 짐승멧돼지의 흔적임을 말할수가 없어서임을 나는 알아 차렸지만 나는 그렇다고 믿고싶지 않았다.
 
  골은 갈수록 좁아지고 어디라없이 수풀이 꽈악 우거져 한걸음 내딛기가 말째다. 힘겨운 대로 걸음걸음 옮겨 놓는데 바로 눈앞에 희한한 정경이 펼쳐진다. 좁은 골안홈을 가로막은 옛 돌담이고 한메터 정도를 이룬 구멍이 보이며 구멍우는 여러 사람의 힘으로 옮겨 놓을수 없는 큰돌이 덮개를 이루고있다.

  “어딘가에 궁터나 옛집터가 나질것 같아.”

  이대로교수님은 긍정적으로 말씀하시며 관찰의 눈길을 밝히신다. 이어 몇걸음앞 발밑에서 네모반듯한 깨여진 돌을 발견하고 중문 글씨가 박혀 있다고 하신다. 눈여겨 보매 중문자로()자로, 번체자 ()자임이 알린다. 나의 눈앞에는 회계산 여기 주봉향로봉 옛절의 구리종이 펼쳐지면서 이 글자가 그 시절 구리종의 안내글자로 펼쳐진다.

  “수십수백년을 여기에 누워 있었을까?”

  이대로교수님은 숲속너머 정상이 보이는 향로봉 절을 올려다보며 혼자말로 되뇌이신다.

  가파른 돌틈을 기다싶이 오르니 앞에 수메터 높이의 옹근바위폭포구간이 나타나며 더 오를수가 없다. 옹근바위가에 이름모를 고목 한 그루가 있으며 세월의 창상을 고스란히 간직한것만 같다.

  “골 북쪽에 평지모양의 둔덕이 보이던데 이제 내려가다가 찾아 봅시다!”

  교수님의 얘기다. 얼마쯤 내려가니 과연 북쪽 둔덕진 언덕우에 평지모양의 구간이 나타나고 옛 사람의 손길이 미친 큰돌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둔덕이 산기슭따라 경사를 이루었으나 우리의 눈은 피해 갈수가 없다

  옛 사람들이 심었을 소행인 차나무도 끈질긴 생명으로 오늘에 이어져 여기저기 보인다
. 향로봉 아래 산속 산자락에 있을수가 없는 차나무는 여기가 옛 궁터나 절터가 아니면 중요한 군사요충지였음을 알린다. 2500여년전 오나라에 밀린 월나라 왕 구천이 수천군사를 데리고 회계산 산속에 피해 있다가 종내 투항했다더니 그 옛자리가 아닌듯 싶다. 아니면 이곳 옛 석옥사, 지장보살 바위 조각불상과 관련된 옛 사람들의 삶의 터일테지.

  회계산 서쪽 큰골 루루 천년을 일컿는 지장보살 바위불상의 발견에 련이은 옛 사람들의 흔적발견, 우린 흥분의 절정에 올라 선인들이여, 우리가 왔노라!”하고 소리소리 지르고 또 질렀다. 그속에 옛 석옥사의 비밀, 옛 지장보살 바위 조각불상의 비밀이 륜곽을 드러매며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다.

2008 12 23, 절강 소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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