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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강남 달래캐기 련상
강남에서는 1년 사계절 달래를 캘수가 있어 12월에도 캐보고 2월에도 캐보았지만 한 겨울철인 1월에 캐보지 못한것이 늘 맘에 걸린다. 새해 2010년을 잡은 1월 달래캐기는 이렇게 막을 열어간다.
와,1월의 달래캐기 얼마나 멋질까, 벌써부터 봄달래캐기에 나선 북방소녀들처럼 마음이 붕 뜨며 신나기만 하다. 18일 월요일 오후 아들애를 데리고 절강월수외국어대 남대문밖 회계산풍경구 구내에 들어서니 파릇파릇한 달래들이 허리를 펴며 나를 빤히 올려다 본다.우리 북방에서는 상상할수도 없는 강남만의 현실이다.
강남땅 절강의 겨울은 우리 북방과는 판이하게 달라 겨울의 가장 찬 날씨라하여도 평균기온이 령상 7-8도, 10도 쯤을 기록하여 물이 얼지 않고 땅이 얼지 않아 겨울나무들은 여전히 푸르르고 겨울꽃은 여전히 피여나며 풀들은 여전히 파아랗게 자라난다. 이런 환경에서 겨울달래도 완전히 가능하나 이에는 미처 마음을 돌려보지 못했다. 그러다 2008년 11월 28일 상해를 거쳐 소흥까지 달려온 두만강수석회 김봉세 회장부부와 함께 절강-안휘 변계를 이루는 절강 룡강에 탐석을 갔다가 푸르싱싱한 달래무더기들을 보고 강남겨울 달래캐기가 해볼만한 나물캐기라고 실감하게 되였다. 오늘 오후의 1월 달래캐기가 그러하지 않는가.
벌써 나는 겨울달래를 한줌이나 캐여 들었다. 기분이 좋으니 우리 한국어과 선생들과의 강남 달래캐기 이왕지사가 금시런듯 쭈욱 떠오른다. 선참 떠오르는것은 2008년 4월 5일 청명날 회계산 서쪽 큰골어구 산속 석옥사 옛터에서의 달래캐기다.
그날 류은종님, 김덕모님, 김성숙님 등 교수님들과 중청년 선생님들 10여명이 봄철들놀이로 달래캐기에 나서보았는데 어느 옛날에 인공으로 바위를 깎아 평지를 만든 산속 평지 옛 절터에서 달래를 캐는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두가 북방아닌 강남산속 평지를 덮은 달래밭이 신기하기만 하단다. 평지의 밭들과는 달리 이곳 산속평지 달래밭은 전부가 깨여진 돌틈에서 자라 캐기가 말째다. 서재학 부교수님은 칼로 돌들을 살살 밀어내며 달래를 손으로 뽑아든다. 다른 이들도 그 방법을 따르는데 김성숙교수님은 나보고 오늘의 글쓰기는 달래캐기가 아니라 달래뽑기라 하면 좋겠다고 롱을 걸어온다. 달래캐기 신조어가 아닐수 없다.
석옥사 옛터 산속평지 달래캐기가 봄철 달래캐기라면 2월의 달래캐기는 2009년 2월 21일로 기록된다. 그날도 우리 한국어과 10명 선생들은 김경순 부원장의 안내하에 소흥서 남으로 83킬로미터 떨어진 신창으로 갔는데 달래캐기 고장은 신창현성서도 동남으로 20킬로미터 더 가야하는 장조저수지—옥주호의 백가원유람지였고 유람지내 산비탈 귤나무밭에 달래들이 어찌도 많은지 너도나도 달래캐기에 열을 올린다. 옥주호 산비탈 달래캐기 특점은 여러해씩 묵은 달래들이 머리가 엄청 큰것. 그토록 2월달래에 끌려 인당 200여원이나 팔며 2월의 겨울달래 캐기에 나섰으니 우리 북방 달래캐기에 이런 옛말 또 있었던가.
강남 달래캐기의 재미나는 이왕지사. 보다 재밌는것은 이곳 강남사람들은 달래캐기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해 묵은, 머리가 큰 달래들이 그리도 많고 우리가 캐든 달래를 보고 신기하게만 보는 그네들이지.
오늘 1월의 달래캐기가 좋아 날씨까지도 안성맞춤이다. 해볕이 호듯호듯 따스한 날씨는 봄기운 속에서 탐석하던 2006년 3월 24일을 떠올린다. 그날 나는 홀로 연변 석현 동쪽 가야하 탐석에 나서 보았고 처음 맞이하는 봄날이 좋아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몰랐다. 탐석하면서 석현쪽에서 가야하를 가로지른 큰다리 쪽으로 내려오는데 한구간은 강변에서 밭에 올라야 했다. 그렇게 밭이랑 따라 내리 걷는데 홀연 나의 눈에는 두어센치미터 자란 외가닥 달래순들이 가담가담 보이였다. 이봄 따라 처음보는 햇달래순이 신기하여 파보니 머리가 콩알만한 달래들이 봄기운에 흥나 한창 기지개를 켜고있다.
북방과 남방 강남의 달래캐기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우리 북방에서 3월에 빨라서 2월 말경에 해볕이 잘드는 양지쪽 흙속에서 미약한 순을 찾으며 달래를 캘수가 있을 때 이곳 강남에서는 철과 관련없이 온 겨우내 먹음직한 달래를 얼마든지 캐여들수 있으니 강남에서 사는 멋이 따로 있다하겠다.
1월의 달래캐기에 나서 보았으니 1월의 한겨울에 신선한 야생달래로 콩나물과 무우를 곁들어 달래물김치를 만들어 먹는멋이 또한 흥나기만 하다. 기분좋은 달래물김치가 입맛을 돋구니 밥은 평소보다 맛나게 먹게 된다. 그래서 중국어로 소산(小蒜), 야산(野蒜), 산산(山蒜)이라고 하는 달래는 한방에서 예로부터 불면증 치료에 리용되기도 하고 위염이나 보혈, 타박상, 기침, 백일해, 기관지염, 동맥경화, 빈혈 등 갖가지 질병의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것일까. 먹거리에선 또 달래를 토장에 찍어먹기, 달래 무침, 달래 된장찌개 등 다양한 만들기로 우리 식욕 증진시키는 것일까.
달래는 부추과의 여러해살이로 알려진다. 조선이나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널리 분포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라지만 나는 여적 달래는 한반도(조선반도)나 우리 북방에서만 자라는 나물로만 알아왔다. 그러던 나에게 강남 사계절 달래캐기가 펼쳐지니, 더구나 한겨울 12월, 1월, 2월의 달래캐기가 신나기만 하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정말이지 넓기도 하고 좁기도 하지.
2010년 1월 18일, 강남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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