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요즘엔 모아산에 가지 말라고 일깨워 준다. 림업국에서 모아산삼림에 병충해가 심해 약을 치니 3일간 가지 않는게 좋다는 것이다. 직업적인 직감이랄까 불안한 예감이 뇌리를 스친다.
일찍 화룡선봉림장에 갔을 때, 선봉림장의 일군이 말하던 일이 생각났다. 수십년전에 선봉에 사시장철 있던 얼음호가 이젠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십여년전부터는 또 연변에서는 전혀 재배가 되지 않던 련꽃이 연길공원에서도 번듯이 잘 자라고 있어서 지구온난화가 현실로 다가오는구나 하고 걱정을 했었다. 특히 올해에는 제일 춥다는 대한소한이 날씨가 너무 따스해서 나를 소름끼치게 했다.
얼마전 연변인민방송국에서 생방송을 할 때, 아나운서가 지구온난화가 연변에 주는 영향을 물으니 지구온난화가 전 세계적으로는 큰 피해를 주겠지만, 연변에는 오히려 추운 겨울이 짧아져서 더욱 살기좋은 날씨가 될것 같다는 대답을 한 일이 있다. 그런데 그 말에 반격이라도 하듯이 모아산에 병충해가 심해진다니...
모아산 삼림에 병충해가 살벌하는것은 혹 지구온난화와 관계가 없을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불안해 하는 이유는 병충해가 심해진 이유가 벌레의 천적인 새들이 제대로 작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싶이 생태계에서 벌레의 천적은 새들이다. 특히는 제비같은 철새들은 벌레가 많을때면 의례 알을 부화시켜 새끼에게 먹이를 주느라 벌레잡이에 총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벌레를 대량 잡는다. 자연의 섭리라는것이 참 묘해서 벌레가 많이 끼는 계절과 새들의 알을 부화하는 시간이 잘 맞물린다고 한다. 새들은 해마다 어느때에 벌레가 많이 생기는것을 미리 알고 새둥지를 마련하고 알을 낳고 부화시키고 새끼에게 먹이를 잡아주는 것이다.
그런데 자연의 리듬이 깨지면서 벌레가 무성해지는데, 새들은 미처 알을 낳지 못하고 부화시키지 못한다면, 생태평형이 파괴되면서 삼림은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림업부문에서도 부득이 살충제를 쓸수밖에 없게 된다.
어찌보면 자연계에서 인간은 너무 불의의 손님이다. 다른 동식물들은 모두 자연의 리듬에 맞추어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고 있지만, 오직 인간이라는 이 종은 꼭 자기의 보금자리를 다 파괴해버리고 조상이 마련한 자원을 탕진하고 후손들의 살길을 막아놓으면서 살아간다. 참으로 부끄러운 존재다. 나는 늘 그 종의 일원이라는것을 부끄러워하며 살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힘에 닿는대로 만구하자고 애를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터전은 날이 갈수록 더 파괴되고 앞길은 더욱 기약하기 어렵다. 나는 끝없는 인간욕망을 만족시키려고 파괴를 일삼는 자들이 정말 얄밉다.
인간이 묻혀온 흔적들로 날로 사라져가는 빙하들, 람벌로 인해 사라져가는 삼림과 날로 늘어나는 황폐한 토지들, 바다밑까지도 오염을 시켜 동식물의 생존에 위협주고 지어는 만메터 이상의 해저에서도 인간의 쓰레기로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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