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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야수'에서 '희망의 메시지로
2011년 06월 07일 11시 05분  조회:1777  추천:45  작성자: 노계선
  '상처받은 야수'에서 '희망의 메시지

                
로계선
 


  최근 한동안 나의 생활은 일주일 단위로 흘러갔다.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한국 MBC의 '위대한 탄생'에 참가한 연변총각-백청강씨의 노래에 푹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큰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없는 연변의 자그마한 총각이 어마어마한 무대에서 한국을 포함한 미국, 캐나다 등 여러나라에서 온 쟁쟁한 가수지망생들과 벌이는 한판승은 구경하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큰판에서 지레 긴장해서 실력발휘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지, 기타며 피아노 연주를 척척 해내는 일부 선수들을 보면서 청강이의 실력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불안한 마음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감을 회복하며 뛰어난 춤솜씨까지 보여주며 무대를 주름잡는 청강이의 모습은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결과를 기다릴 수 있게 했다.

  지난 몇개월간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자랑스러운 조선족 가수 지망생 백청강 씨가 드디어 우승을 거머쥐었다. 시작할 때에는 꿈꾸지도 못했던 순간이었다. TOP12까지만 진출해도 좋겠다던 욕심이 어느 순간 TOP2로 바뀌더니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감격의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상금은 한화로 3억, 그외에 기아자동차에서 협찬한 중대형 세단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그런것을 다 떠나 이미 '부활'의 김태원멘토와 사제의 인연을 맺었고, 가장 만나고 싶었던 가수 김경호 씨와 함께 노래를 불렀으며, 최고의 밴드 '위대한 탄생'과 함께 무대에 섰다. 한국의 많은 음악인들도 만나기 어려운 분들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고 수많은 꿈속의 우상들과 지근거리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지난 몇개월은 백청강의 인생에 소중한 런닝포인트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제법 성숙한 모습을 보이며 눈물을 머금고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백청강을 보면서 지난 1월 7일, 36시간 기차를 타고 칭다오에서 열린 중국지역 오디션현장에서 보여줬던 백청강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긴머리로 눈을 가리고 한국에서 온 유명한 가수들을 정면으로 쳐다보지도 못하던 왜소하고 숫기없는 백청강을 가수 김태원 맨토는 '상처받은 야수'라고 표현했다. 그런 야수가 오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일단 승자가 되어 "한국에서 가수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향해 보람있는 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애절한 목소리, 호소력있는 가창력, 무대를 휘여잡는 화려한 퍼포먼스… '상처받은 야수'가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어가는 과정은 상처받은 우리의 영혼이 치유되어가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연변의 밤무대에서 가수로 활동했던 시절, 눈물과 땀방울로 쌓아왔던 실력도 남김없이 보여줬고, 멘토들의 가르침에 힘입어 서서히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가수지망생으로 변해갔다. 그런 백청강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눈물을 흘렸다.

  왜 우리는 백청강에게 그토록 열광해 있었던가? 돈벌러 한국으로 떠난 부모님을 그리며 외롭고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을 청강이와, 어린 아들을 뒤로 하고 이국 타향에서의 고된 삶을 눈물과 함께 마음속에 묻어야만 했던 청강이의 부모님의 이야기는 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가족의 이산을 감내해야 했던 바로 우리 이 세대 조선족들 스스로의 삶의 모습이였기 때문이리라.

  역경을 딛고 일어서서 기적을 일구어내며 성공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백청강에게서 우리 모두는 자신들의 희망을 찾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일주일간의 피로를 잊어가며 금요일저녁을 기다렸다는 재한 조선족동포들은 청강의 노래를 들으며 일터에서의 고달픔과 타향살이의 서러움을 한방에 날려보낼 수 있었다. 꿈을 잃고 방황하는 수많은 조선족 젊은이들에게는 자기만의 꿈을 찾을 수 있는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했다.

  그뿐이 아니다. 백청강의 우승은 한국과 중국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국경의 문턱이 낮아지게 했고, 조선족사회에 대한 한국사회의 편견을 완화했으며, 오랫동안 구심점이 없었던 조선족들에게 '조선족'이라는 삶의 공동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꿈을 꾸는 자에게 길이 있다. 그리고 준비된 자에게만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법이다. 청강이의 성공이 어느 한순간의 우연과 행운 때문일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연변의 밤무대에서, 또 크고 작은 공연무대를 뛰면서도 "한국에서 가수가 되겠다"는 오직 그 꿈 하나를 간직해온 그에게 오늘의 성공이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이 뼈를 깎는 연마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어느새 멋진 가수가 되어 우리 곁에 찾아올 백청강의 멋진 모습을 즐거운 마음으로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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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6 ]

6   작성자 : 오늘
날자:2011-06-24 10:55:37
글에 별로 티가 없어 편이 읽었어요. 아마 긍정적인 글은 불씨가 적은가 봅니다 ~잘 읽고 갑니다 ~
5   작성자 : 노계선
날자:2011-06-08 08:18:15
댓글 남겨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응원도 해주시고, 문제점을 지적도 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시정할수 있는 부분은 빨리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4   작성자 : 우민
날자:2011-06-07 23:20:59
노계선 님; 노계선보다 로계선이라 쓰시는게 저 정확한 같은데... 말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어의 두음법칙에 따라 부르신 것이라면 고치면 안 되나요? 한국어의 두음법칙은 많은 비리가 있는 같습니다. 참고하십시오.
3   작성자 : 도문 로웅선
날자:2011-06-07 14:07:2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헌데요 총각 단어가 별루네요 청년이라 부르면 더 좋겠네요 문필이 좋네요 21세기에 화씨벽에서 옥을 얻어내십시요
2   작성자 : 청 이
날자:2011-06-07 13:50:51
다음번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노계선님, 좋은 칼럼 많이 많이 기대할게요. 응원합니다. 화이팅..^^
1   작성자 : 메사츄세트
날자:2011-06-07 12:51:04
노계선님 글 잘 읽었읍니다. 모국을 떠난 이민자가 모국어가 통하는 모국으로 다시 돌아와 가수로 대성공한 경우가 세계적으로 여럿 있읍니다. "타이태닉"으로 유명한 셀린 디온은 프랑스계 캐나다인인데 미국에서 대성공을 거두기 전에 모국인 프랑스에서 성공한 후 미국으로 진출해 성공해 세계적 스타가 되었읍니다. 영국계 호주인들인 세계적 음악그룹인 비지스는 호주에서 모국 영국으로 돌아가 성공 후 세계적 스타가 되었고 한국계 남성을 연인으로 가져 화제가 되었던 영국계 호주인인 세계적 가수 올리비아 뉴튼존도 모국 영국으로 돌아와 성공한 후 세계적 스타가 되었읍니다. 셀린 디온, 비지스, 올리비아 뉴튼 존 셋다 세계적으로 성공하는데 모국이 밑받침이 되었던 것입니다. 백청강에게도 모국인 한국이 백청강이 세계적으로 성공하는데 큰 밑받침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비지스의 "메사츄세트" http://www.tudou.com/programs/view/9qMcHZGxG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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