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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항산 황룡사의 풍경
2008년 06월 04일 13시 53분  조회:2038  추천:64  작성자: 명상클럽


사진에 보이는 농가원간판은 엊저녁 내가 머물렀던 주인집이였다. 여름철엔 玉皇坨로 유람오는 사람들이 무지 많단다. 그래서 이 마을엔 세집이나 농가원을 꾸리고 있었다. 말그대로 농촌사람들이 먹는 토종음식이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아침(4월12일)에 일어나니 간밤에 비가 왔었다. 청신한 기운에 멋진 풍경에 기분이 상쾌하기만 하다. 원래는 새벽에 옥황타로 올라갈려고 했는데 피곤해서 늦잠을 자다보니 오늘은 일정을 다시 계획해야 했다. 낮에는 방화기간이라고 옥황타를 일률로 오르지못하게 길목마다 방화원이 길을 지키고 있었으니 새벽에 몰래 올라갈수밖에 없었다.. 집주인의 말로는 얼마전 옥황타정상에 큰 불이나 백여년이 된 아름드리소나무를 모조리 태워버렸단다. 혹 기자들이 와서 사진을 찍을가봐 신경을 곤두세워 입산히는 자에게는 무조건 200원 벌금이란다... 하지만 고생끝에 찾아온 나에게 그 말이 들릴리가 없었다. 그래서 엊저녁 주위를 한바퀴돌아 올라갈수있는 길을 이미 정탐해놓았었다. 그런데 어제 하루종일 걷다보니 너무 지쳤고  또 이른새벽 어슴프레 비소리도 들었으니 차라리 늦잠이나 자보자해서 하루일정을 미룰수밖에 없었다. 마침 오늘은 토요일이라 그집에 초중다니는 애가 있어 오늘 나의 가이드로 하여 황룡사로 가보기로 하였다. 거기에 옥황타의 정문이 있는곳이기도 했다.


 황룡사로 가는 신작로-- 간밤에 비가와서 촉촉한 길을 걷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도 주위에 엄청난 높이의 산들이 우중충 서있어서 산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선경이 따로 없었다.

 산등성이의 보루같은 바위.

 굽인돌이 몇개를 지나 마을이 하나 나타났으며 마을어구의 골짜기쪽으로 괴상한 바위들이 사처에 널려있었다. 그래서 길을 가다말고 낮은 언덕으로 산을 가로타기로 하였다. 신작로를 걸어보았자 굽인돌이에 아득한 산봉우리밖에 없으니 조금 높은곳에서 경치를 감상하는게 더욱 좋았다.

 산을 오르면서 뒤돌아본 풍경.

 내가 지나온 굽이굽이 신작로.

 동쪽켠의 산정상에는 아직도 안개가 자욱하였다.

 산을 오르면서 만난 멋진 바위.

 언덕넘어 보이는 옥황타정상.

 다시 산을 내려 룡담을 지나 곧 황룡사에 도착할수가 있었다. 하지만 상상속의 정경과는 너무나 달리 황룡사는 인적없는 황페한 민간절이였다.

 황룡사의 쓸쓸한 정경. 사람이 없다는 말은 미리 들었지만 정작 와보니 사람욕심이 그렇지를 않았다. 스님한분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가만.... 옛날엔 스님 한분이 계셨다고 했다.

 황룡사를 지나 조금 더가서  또 하나의 마을이  나타나면서 웅장한 옥황타의 정면이 한눈에 안겨왔다. 가운데 골짜기사이 비좁은 일선천을 따라 가파른 정상까지 오른다는데 무지 자극적일듯...

 활짝 핀 복숭아꽃과 배꽃사이로 보이는 옥황타정상

 황룡사마을 북쪽풍경. 마을입구에도 호림방화인이 길을 지키고 있어 산을 오르지못하게 하였다. 사진 몇장찍는다는 이유를 대고 조금 가보기로 허락받고 호기심에 못이겨 가만히 산을 조금 오르다가 아래에서 발견하고 우리보고 고함치는 바람에 부득불 다시 내려올수밖에 없었다. 내려오다가 바위아래 돼지굴을 지날때였다. 바위가 조금 높아 둔중한 등산신을 신은채로 쿵하고 내리 뛰였더니 돼지가 놀라 멱따는 소리와 함께 한키높은 울타리를 화다딱 뛰여넘어 정신없이 달아났다.....하하하...개가 급하면 담장을 뛰여넘는다는 말이 맞다. 그리고 동물들의 심성은 너무 예민하고 연약하여 불안함을 알수있었다. 사람에게도 서로 부동한 심성의 차이가 있다. 인생을 살아도 불안한 사람이 있고 고요한 사람이 있다. 나의 조카 하나가 한때는 특수학교에 다녔다. 그 학교에는 지력이 조금 차한 애들이 모였는데 매번 갈때마다 느끼는 점이 원시부락에 전혀 보지못한 외계의 사람들을 보고 놀라서 아우성치는듯한 그러한 정경이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늘 불안과 근심에 싸여 산다. 조금만 사건이 일어나면 정신이 황황하여 어찌할바를 모르는 사람이 있는한편 그게 무슨 큰 일이냐 대수롭지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아마 이것이 마음의 定力차이리라... 불경에 이르기를 세상에 우뢰소리를 들어도 놀라지 않는 두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도를 성취한 아라한이고 하나는 사자의 왕이라고 한다. 사람이 살면서 마음의 안정을 가지자면 불교명상에서의 선정공부가 아마 가장 최상의 약일것이다....

돼지사건이 너무 뜻밖에 이러난 일이라 우습기도 했지만 한편 걱정이 앞섰다. 큰일 났구나! 돼지주인이 발견하면 큰 일날텐데...여기는 방언이 많아 말도 잘 통하지않는데....어찌할가? 그렇다고 돼지를 붙잡을수는 없었다.  36계 줄행랑이라고 우선 피하자. 그래서 급기야 슬금슬금 뒤를 돌아다보면서 마을 변두리를 통해 오던길쪽으로 빠져나왔다. 멀지않는곳에 밭에서 일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다행히 눈치는 못차렸다... 가슴이 쿵덩쿵덩 뛰였다. 나를 따르면 애도 기겁해서 내뒤를 급히 따른다.... 얼마안되여 저쪽에서 돼지쫓는 아우성소리가 났는데 그땐 이미 멀리 왔으니 내가 상관할바가 아니였다.... ㅋㅋㅋ 나도 이럴때가 있나보다....ㅎㅎㅎ

 오늘 황페한 황룡사를 보았고 옥황타도 올라갈수가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그냥 돌아가기는 싫었다. 그래서 황룡사웃쪽으로 길을 택해 옥황타옆면을 올라보기로 하였다. 혹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을지도...

 산언덕을 하나 넘으면서 바라본 우리가 걸었왔던 쪽 풍경.

 우불구불신작로와  아래쪽 마을이 한눈에 안겨온다.

 옥황타의 옆면. 가까이 갈수록 산이 험해지면서 옥황타의 정상이 아득하기만 하였다. 하지만 가시덤불을 헤치며 무작정 올랐다. 나를 따르는 애도 산에서 자랐지만 종래로 이런 길을 걸어본것 같지 않았다....ㅎㅎㅎㅎ

 벼랑에 피여있는 芝蘭花. 여기에는 사처에 지란꽃이 피여있었다. 내가 머물렀던 마을이름이 곧 芝蘭溝였다.아마 지란화가 많아서 그렇게 부른것같다.

 벼랑을 오르다 발견한 말벌둥지.

 벼랑중턱에 바위가 패워 길이 나져있었다. 그 벼랑중턱에서 바라본 옥황타의 전경. 절반은 오른것같은데 아직도 아득한 저 정상.

 작은 산봉우리에서 만난 신기한 바위.

 마지막봉우리를 오르니 조금 경사진 평지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여기까지 올라 밭도 일구었는데 아마 산골안이라 땅도 귀한곳일것이다. 밭둘레에는 복숭아나무가 봉우리를 한창 터뜨리고 있었다.

 

 저 골짜기사이로 우불구불신작로가 에돌면서 만성현까지 이어졌다. 여기서 만성현까지는 60키로.

 옥황타옆벼랑아래로 폭포도 있었지만 흔적뿐 물은 없었다. 아마 장마철에는 무지 굉장할듯. 

 폭포가 떨어지는 골짜기. 물살에 바위가 씼겨 하얀 옥돌이 그대로 드러났다.

 골짜기넘어로 보이는 동쪽켠의 높은산.

 아마 저 산꼭대기도 올라가야 할듯-- 이틀후  나는 정말 저 산꼭대기를 올라 와룡산의 옆모습을 마음껏 감상하였다. 

 폭포아래서 옥황타정상이 아득히 보인다.

 오늘 나의 가이드-- 新毅라고 부르는 아이인데 참으로 착한 애였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니 벼랑가로 다가서는 내 뒷모습까지 찍어줬다.

 벼랑끝에 서서.

 아찔한 벼랑아래로 하얀 돌들이 광채를 뿌리고 있었다.

 산을 내리는 길-- 오래동안 사람발길이 닿이지 않아 그대로 수풀이 우거졌는데 걷기가 너무 흥겨웠다.

 산을 내리면서 담근 제비꽃.

 지란화도 만발한 봄.

 삼형제바위. 생각같아선 저 벼랑도 오르고 싶었지만 너무 지쳐서 그저 생각뿐이다.

 다시 작은 산봉우리를 톱으면서 발견한 동굴어구의 괴상한 돌.

 새끼호랑이 한마리가 집을 지키는듯.

 산을 내리면서 뒤돌아본 옥황타옆벼랑-- 내가 한심도 하지 어찌 저 가파로운 벼랑을 오를수가 있단 말인가... 아래쪽 하얀돌들이 있는곳이 곧 폭포가 있는 곳이다. 거이 닿았다고 생각했던 폭포는 결국 옥황타절벽의 절반이나 되나말가....

 옥황타왼켠 벼랑-- 왼쪽으로 산맥하나가 이어진듯했는데 거기로 오르기도 힘겨울것이다.

 옥황타왼쪽과 이어진 산맥. 우중충 산봉우리들 기복을 이루고 있었다.  산맥을 타고 가자면 저 봉우리들을 지나야 하니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아니 거이 불가능한 일이다....

 만발한 복숭아꽃을 보고 흥에 겨워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하늘에 구름이 몰키면서  비방울을 떨어뜨렸다.

 비가 온다고 사진을 아니 찍을수는 없지....

 꽃은 산을 더 랑만적인 기분을 만들어주는듯.

 비가 온다고 애가 나를 급히 부른다. 빨리 내려가자고....

 비가 오면서 산은 또 다른 하나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참이나 달려서 마침내 마을가에 도착. 이마을에 애의 친척이 있다고 거기에가서 비를 피하자고 한다.

 밭을 가는 농부-- 아마 저 집은 아들없이 딸만 둘인듯. 여기서는 소로 밭갈이를 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보습을 끈다. 비방울이 떨어지는데도 대수롭게 생각지 않는듯 여유작하게 밭을 간다. 아니 바로 옆에 집이 있으니 근심할리가 없지...

 마을에 들어서서 지붕넘어로 보이는 우중충산봉우리들.

집울안에서 바라본 풍경. 여기는 문을 나서면 보이는게 산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 사람들이 너무나 순박했다. 외지에서 왔다고 하니 열정적으로 맞이했고 밥을 먹었느냐 어디를 갔댔느냐 물어보더니 애의 입에서 아침에 나와서 대충 우유에다 팔보죽을 먹었다는 말을 듣고 다짜고짜 만두에 채를 꺼내놓았고 라면까지 끓여주었다.... 참 이번 40일 여행에 이러한 마음고운 사람들을 수없이 만났다...그래도 세상에는 착한 사람이 더 많은것같다.

 그 마음고운 집에서 라면 한그릇 게눈감추듯 먹고나니 비도 그쳤고 해님이 방긋  산을 비춰 찬란한 금황색을 반사하였다. 나는 급기야 하던 말을 마치고 빨리 나가보자고 애를 재촉했다....

 방금 비가 그친 주위의 풍경. 청신한 공기가 기분좋게 얼굴을 스친다...

 비를 맞은 과일나무들이 더욱 더 싱그러워 참신한 풀냄새와 흙냄새를 풍겨 기분이 정말 상쾌하였다.

 그 나무사이로 빠금히 보이는 저 산벼랑은 더욱 정겨워보였다.

 비를 맞아 수줍은듯 물기를 함뿍 머금은 복숭아꽃. 활짝핀 복숭아꽃을 보니 사랑에 도취되여 얼굴이 도화색같다는 말이 더욱 실감이 난다.ㅋㅋ

 멋진 풍경을 눈앞에 두고 시골길을 걷는 재미란 이루 말로 형용할수가 없었다.....  내가 머물렀던 집을 가려면 아직도 가로지난 산맥두개는 넘어야 하고 우불구불 긴 굽인돌이도 세개는 더 지나야 했다. 아직은 시간도 이르니 차라리 아까처럼 산을 가로타고 풍경하나라도 더 감상하고 싶어 지쳐서 싫어하는 애들 억지로 달래서 다시 산을 오르기로 했다. 길떠날때 절대 않떨어진다고 그 애의 다짐을 받았지만 여기서 집도 멀지않으니 혼자서 먼저 집을  가라고 하니 싫다고 한다. 아마 그 넘도 나를 따라다니는게 싫지는 않는가 본다. ㅋㅋㅋ 결국은 나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멋진 자연의 신비함을 볼수있었던 행운을 가졌다. 노력끝의 보람이라고 할가 아니면 즐겨하는 자에게는 언제나 행운이 찾아오는 것일가.... 찍은 사진이 너무 많아 그 멋진 사진은 따로 올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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