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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저만치 서있네
남영도
“산이 저만치 서있네 / 말없이 서있네 / 원래 그 자리에 / 묵묵히 서있네…”
저만치 서있는 산을 조용히 바라본다.
산은 언제 보나 원래 그 자리에 서있다.
아무리 센 바람이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고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돌아눕지 않는다.
산은 말이 없다.
억만년동안 묵묵히 한자리에 서서 오는 이 반겨주고 가는 이 잡지 않는다.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산을 정복했노라고 호들갑을 떨지만 산은 변한것 없는 원래 모습 그대로이니 어찌 정복이라 하랴. 만물의 령장이라고 으시대는 인간의 오만함과 방자함을 보고도 말이 없는 산, “진실로 아는 자는 말이 없다”는 리치를 산은 소리없이 가르친다.
산은 늙지 않는다.
억만년을 살았어도 언제나 젊음의 활력으로 수걱수걱 자기 일에만 전념할뿐이다. 봄부터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까지 쉬지 않고 부지런히 신록이며 꽃이며 단풍이며 흰눈의 다채로운 자연경관을 펼쳐준다. 이것이 겉모습이라면 산속의 깊은 세계는 무한한 신비와 무궁무진한 오묘함으로 가득차있다. 그런 의미에서 산은 젊지만 또한 중후하다.
산은 포용력이 강하다.
그 넓은 품안에 모든 생명을 보듬고 산다. 못 생긴 나무도 키워주고 못난 바위에게도 자리를 내준다. 꽃과 나무와 산짐승과 날짐승들은 산의 품에 안겨 장중한 삼림교향악을 연주한다. 그래서 진정으로 산을 아는 이들은 “산에 오른다” 하지 않고 “산에 든다”고 하는것인가. 산에 “들어” 산속의 모든 생명들과 친화적으로 지내는 둥근 세상을 꿈꾸어본다.
산은 인간에게 생명공경의 본을 보여주고 순기자연(順氣自然)의 리치를 깨우쳐주고 참된 삶의 철리를 가르쳐준다.
한 하늘아래에 산과 같은 거룩한 존재와 함께 살고있다는것이 심히 자랑스럽다.
200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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