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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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위기
2020년 01월 24일 13시 19분  조회:1470  추천:0  작성자: 박문희
천년의 위기


천년을 내처 걷던 강물이
걷지를 아니하다.
의족을 만들어 신겨 주었지만
이제 걸으면 죽는다고
딱 버티다.
 
천년 잠잔 바위
여전히 깨지를 아니하다.
물로 잠그고 불로 지졌건만
꿀꿈 세월 좀 좋으냐고
잠에서 깰 염 않고 딱 버티다.
 
묘 자리 봐 달라고 하다.
묘 자리가 좋으면
한걸음 걷겠다고 하다.
기념비 세워 달라고 하다.
기념비 세워 주면
하루만 깨겠다고 딱 버티다.
 
만년 소나무에 매달린
풍경(風磬)이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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