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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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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교수님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014년 08월 19일 15시 10분  조회:2071  추천:2  작성자: 신연희
 

대학시절 교수님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조금 깨여져 금이 가고 오래된 못생긴 물항아리 하나가 있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그 주인은 깨여진 물항아리를 버리지 않고 온전한 물항아리와 똑같이 아끼며 사용했단다.

어느날 너무 미안하다고 느낀 깨여진 항아리는 주인께 물었다.

“어찌하여 저를 버리고 새로운 온전한 항아리를 구하지 않으시나요? 저는 별로 사용가치가 없는 물건인데요”

주인은 그의 물음에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얘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아라”라고 조용하게 말했다.

그제야 물항아리는 그들이 늘 물을 길어 집으로 걸어오던 길을 보았다. 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듯 싱싱하게 피여있었다.

“메마른 산 길가에서 너의 깨여진 틈으로 새여 나온 물을 먹고 자란 꽃들이란다”

주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세상에는 버릴것이 하나도 없다”라고 했던 로자의 말씀이 생각나게 하는 일화였다. 부끄럽지만 그때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이 이야기의 숨은 뜻을 이제서야 어렴풋이 리해하게 됐다. 무엇이든 다 자기 자리가 있고 자기가 할 역할이 있다는, 언뜻 보기에는 무용지물로 보이더라도 말이다. 항아리 주인에게는 비록 물을 담아 놓을수도 없는 실용성 없는 깨여진 항아리더라도 그 존재자체의 가치가 무한하게 느껴지는 귀한 항아리였을것이다.

문득 얼키고 설킨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눈에 보이는것만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경향이 큰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례를 들어 우리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거나 친해지고 싶을 때 그 사람의 외적가치만 저울질하는 경향이 있지는 않은지, 그 사람은 권력이 커서, 그 사람은 돈이 많으니까, 그 사람은 학력이 대단해, 그 사람은…, 그 사람은… 이러한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에게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도움 안되는듯 필요하지 않은 사람취급을 하고있는건 아닌지?

너도나도 리해관계로 얽혀있어 시시비비를 가리기에만 바쁜 세월에 편견속에 가려져 서로의 참다운 의미를 멋대로 흘려버린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깨여진 항아리 틈으로 새여나온 물을 먹고 메마른 산 길가에 꽃들이 예쁘게 피듯이 우리 모두는 어딘가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연변일보 8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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