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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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땅 대리에서 삼도차를 마시며(2)
2014년 08월 30일 08시 46분  조회:1953  추천:0  작성자: 오지훈
2013-03-08
 운남 곤명에 다녀오다
운남에 다녀왔다면 바이족의 고향 대리(大理)시를 빼놓을수 없다. 거리가 곤명에서 약 320여킬로메터로 심양에서 단동까지의 거리였지만 렬차로 7시간 이상 달린다고 한다. “렬차가 자동차보다 더 뜨다.” 이른바 항간에서 말하는 “운남 18괴(十八怪)”중 하나다.

전날 밤 9시에 렬차에 올라 이튿날 새벽 4시 반에 대리에 도착하자 대리역밖으로 숱한 인파가 쏟아져나온다. 전국 각지에서 대리를 찾는 유람객행렬이다. 7시 반이 넘었지만 날이 완전히 밝지 않아 주변은 어두움이 채 가시지 않았다. 대리고성을 찾은 유람객들은 쌀쌀한 찬바람속에서 고풍연한 성문을 배경으로 연신 샤타를 눌러댄다. 다행히 집에서 준비해간 깃털외투를 걸쳤으니말이지 방한복을 지니지 않았더라면 유람은커녕 추위에 떨고말았을것이다. 대리시는 “봄의 도시”로 불리우는 곤명보다 기온이 10도는 더 낮은것 같다. 더우기 해발 2천메터의 고산지대라니 더 말할것 없었다.


       흥겨운 가무공연을 펼치고있는 바이족들

고색이 창연한 성문을 보니 여기가 한때 운남의 중심지라는 말에 실감이 간다. 대리시는 운귀고원에 위치한 도시로 4천여년전 바이족의 조상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곳이다. 기원 937년 당나라의 도움으로 남소국이 건립돼 500년간 존속, 그뒤 대리국이 건립돼 역시 300여년 존속되다 후에 원나라에 의해 멸망되였다 한다. 현재 다민족이 거주하고있는 대리시는 바이족이 65%이상으로 중국 유일 바이족자치주이며 인구는 61만명이다.

먼동이 트지 않았지만 간혹 어깨에 물건을 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보이였고 조금 지나니 상가들에서 하나하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대리고성의 중심도로 량옆 모두 3, 4층 상가건물들이였는데 하얀색의 건물들은 하얀것을 숭배하는 바이족의 풍정세태를 그대로 보여주고있었다. 관광코스를 따라 걸어가니 문득 “양인(洋人)의 거리”라고 쓴 간판이 눈에 띈다. 2차세계대전때 서양인들이 여기서 거주하면서 장사를 하여 이 거리가 섰다고 한다. 여기저기 세워진 유람코스안내판에는 중문뒤에 영문, 그리고 한글, 일어가 씌여있었는데 그만치 많은 한국유람객들이 다녀가고있음을 말해주었다.


      대리고성의 성문

대리에서 가장 인상깊은것은 창산(蒼山)을 마주하고 이해(耳海)유람선우에서 바이족들의 “삼도차”(三道多)를 마시며 흥겨운 가무를 구경하는것이다. 대리시경내에 있는 창산과 이해는 국가급자연보호구다. 창산은 대리시의 록색생태병풍으로 19개 남북주향의 봉우리로 구성, 해발 3,728메터이다. 이해는 국내 유명한 7대 염수호의 하나로 “고원명주”로 불리우는데 남북길이가 40.5킬로메터, 동서너비는 3~9킬로메터 된다.

사람들이 대리에 오고싶어하는 리유중 하나가 대리고성을 제외한외 창산과 이해라 한다. 유람객이 많이 모여드는 관광성수기에 이해풍경구에서는 다섯척의 대형 유람선을 띄운다. 설기간이지만 이날 세척의 유람선을 띄웠는데 한배에 보통 1천여명이 탈수 있다. 한시간남짓 이해를 신나게 달리는 유람선에서 창산을 마주하고 사진을 찍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그보다 “금화”(바이족은 처녀를 금화라고 부름)가 부어주는 삼도차를 마시며 공연을 보는것도 즐겁다. 유람선 2층에 마련된 좌석에 앉으면 바이족청춘남녀들의 흥겨운 노래와 춤이 시작되고 금화가 돌아가며 차를 붓는다. 그들이 세번 부어준 차를 다 마시고나면 노래와 춤도 끝난다. 삼도차의 첫잔은 쓰고 두번째 차는 달며 세번째 차는 수정과 같은 맛이다. 이른바 “일고이첨삼회미”(一苦二甛三回味) “삼도차”는 바이족의 차문화로 원래는 남소국시기 여러 나라의 사신을 접대하는 례우였는데 현재는 손님을 접대할 때의 습관으로 변화되였다. 

금화의 고향에 오니 영화 “다섯송이 금화”가 생각난다. 바이족이 다수인 대리에는 이삼일 건너 명절이라며 명절때면 젊은 청춘남녀들이 공원도로 량켠에 죽 늘어서서 서로 노래를 통해 사랑과 삶의 내용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기약한다. 이 공원이 바로 대리에서 유명한 호접천(蝴蝶泉)공원이다. 창산의 한 봉우리아래 위치한 호접천은 풍광이 수려하고 샘물이 맑아 천하에 보기드문 기관€?나비들이 향연을 펼친다. 3, 4월이 되면 수천마리의 이름모를 나비들이 이곳에 모여들어 회의를 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 호접천이다. 특히 이곳에서 바이족의 삶을 보여준 영화 “다섯송이 금화”가 촬영되면서 호접천은 중외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대리시의 “하관풍, 상관화, 창산설, 이해월”을 일러 “대리4경”이라 했고 예로부터 많은 시인들이 이 “풍화설월”로 유명시구를 세상에 남겼다. 또한 바이족의 문화자원과 다민족문화가 융합발전한 대리지역은 중원문화와 이역문화, 그리고 토배기문화가 충돌되고 교류되면서 찬란한 남소대리문화와 특색있는 바이족문화를 만들어냈다.

누군가 대리시는 력사가 유구하고 소수민족의 찬란한 문화가 숨쉬는 곳이여서 “삼도차”처럼 시간을 갖고 음미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 말타고 꽃구경했으니 조금은 아쉽다.                      오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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