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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뉴스에서 여든여섯에 나는 독거안로인이 사망한지 보름만에 이웃에 의하여 발견되였다는 기사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무슨 연고로 독거하게 되였는지? 정말 친인척이 없는지?하는 궁금증도 있었지만 혼자 살다가 사망하였는데도 이처럼 오래동안 누구도 몰랐다는것이 더 충격적이였다. 하지만 필경은 이런 일이 한두번도 아니고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생기고있다는것이 오늘날 부인할수 없는 현실이다.
사실 가족은 없어도 이웃은 있어야 산다. 그것이 인간 사회의 현실이다.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인생살이가 이웃이 있음으로써 가능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이웃은 고마운 존재다. 내게만 고마운 것이 아니라 서로서로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요즘은 옆집은 있어도 이웃은 없다고들 한다.그제날 단층집에서 살 때는 옆집이자 훌륭한 이웃이였는데 지금은 한 단원에 두세집만 살다보니 자기 집에 들어 간후 문만 꼭 잠그면 몇달이 지나도 옆집에서 무슨일이 생겼는지 모른다. 그래서 옆집은 있어도 이웃은 없다는 론제도 생기는것이다.
이웃이 없는 오늘의 삶, 오늘의 문화는 외형으로는 풍족해 보여도 너무나 삭막하다. 훈훈한 사랑과 정이 없어 마치 사막지대에 사는것 같다. 예전에는 옆집뿐만 아니라 온 동네가 나의 이웃으로 살았다. 온라인처럼 밤이나 낮이나 항상 대화와 정이 통했고, 특히 집안에 관혼상제같은 큰일이 생겼을 때는 이웃이 서로가 내 일처럼 적극 돕고 도움받았다.
지난날 우리 동네에는 명문화하지는 않았지만 조상때부터 전해내려 온 "촌민규약" 비슷한것이 있었다. 그것을 보면 이웃과 마을간에 화목할것을 권장하고 일이 있으면 자기일처럼 돕고 좋은 음식이 있으면 절대 혼자 먹지 않고 사발에 담아서 이웃에 돌리였다.서로 다투는것도 엄격하게 금하였다. 그 밖에도 주민들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약속사항이 있는데 이를 위반할 경우 벌조까지 정해놓았다.그중에서 가장 중한 책벌의 하나가 바로 불통화수(不通火水)였다.
당시의 미풍량속인 불씨 나눔과 한우물을 길어먹는 유무상통을 단절시킴으로써 이른바 마을에서 "왕따"를 시킨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웃과의 단절은 곧 죄악이며 제재가 뒤따른다는것을 알수 있다. 이제 돌아 오는 새해의 양력설을 맞은 뒤면 음력설, 정월대보름이 련달아 이어진다. 이 황금주간 기간 고향을 찾은분들이 많을거고 저마다 친구나 친척 그리고 피붙이를 만나 얼싸안고 반가움을 나눌거고 옛정을 키워온 다정했던 이웃들과도 만나서 회포를 풀게 될것은 십분 자명하다. 그래서 더욱 화제에 올린다.
연길의 한 사회구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지난날 산간벽지에서 살다가 도시진출을 한 집에서 고향에 갔다오면서 고구마와 떡호박을 삶아 가지고 와서 이웃에 돌리였다. 인정미가 풋풋한 거동이라 과시 칭찬할바였다. 헌데 한 젊은 새각시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촌스럽게 이런것을 돌리느냐. 우린 이런것 안먹는다"고 하더란다. 아파트 이웃은 벽돌 한장 사이다. 빽빽이 몰려사는 밀집거주지역, 20센치메터 안팎의 벽은 깨뜨리기 쉽지만 이웃간의 두터운 마음의 벽은 허물기가 절대 쉽지 않다.그렇찮아도 한아빠트에서 여러 해를 함께 살아오면서 이웃을 모르는 신세대가 적지 않다.
집은 뜨르르하게 현대가장집물을 갖추어놓았고 먹는것도 산해진미 없는것이 없지만 이웃정은 그지없이 메말라간것이다. 경제는 더없이 성장하고 생활수준은 훨씬 높아갔지만 정신문화는 아주 피페해진것이다. 도시는 물론 농촌에서도 자기나 자기 집밖에 모르는 개인주의, 리기주의가 팽배하여 "이웃"이나 "공동체"의식이 메말라가고있음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초가집에서 살면서 흙을 밟고 자란 세대와 현대식아빠트에서 자란 세대간의 차이와 거리감을 절감하면서 우리 이웃이 정이 없다고 질타하기에 앞서 먼저 내가 이웃과 잘 지내려고 어느만큼 노력해보았는가고 자문해 볼 일이다.
연길시안의 일부 가두에서 "이웃간의 화목 도모"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웃절"이라는 활동을 펼치고있고 주내의 적지 않은 지역에서도 이와 류사한 행사를 하고있다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이런 움적임은 크고작음을 떠나 필경은 적극적인 거동으로서 충분한 긍정을 받을바이다.조화로운 사회, 화기애애한 세상은 바로 이웃과의 정나눔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아야 할것이다. 이웃은 복! 인간이 사는 모든 곳에서 이웃의 화목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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