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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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 영원한 직업정신
2018년 03월 15일 09시 15분  조회:2185  추천:0  작성자: 장경률

일반적으로 두세번 가고 나면 다시 발길을 돌리기 싫은데 그렇지 않은 집이 있다. 바로 연길시 의란진 춘흥촌에 살고 있는 대목장(大木匠) 황호림의 전통가옥 ‘호림석고헌(浩林石古轩)’이다.
 

록음이 깃든 정원에 고풍스러운 기와집이 백년 묵은 거부기처럼 버티고 있는 ‘호림석고헌(浩林石古轩)’은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매력이 있어 느낌이 좋다.
 

기와집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방들이 있어서 열두칸 기와집이 부럽지 않다. 정주방에 들어서면 놀랍게도 샘물터가 나타난다. 샘물터에는 산에서 에워왔다는 맑은 샘물이 흐르고 있는데 그 샘물에는 금붕어와 민물고기들이 놀고 있다. 샘물터 주변에는 바위돌이 우뚝 서있고 푸르른 넝쿨들이 물가에 드리워졌다.

이 천년바위돌도 뜻이 깊다. 이 바위돌은 뒤산꼭대기에 거연히 솟아있은 것인데 황목장이 동네분들의 도움으로 산정에서 굴려내려온 것이다. 먼저 이 바위돌을 잘 안치한 후 후에 이 바위돌을 중심으로 집을 지은 것이란다.
 

온돌주변에는 나무조각품,돌조각품.종이공예품들이 즐비하고 또한 옛날 재봉침 등 수많은 골동품을 전시해 민속박물관을 련상케 한다.
 

앞뜨락에는 나무가 무성하고 화초가 만발해서 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면 가을까지 꽃이 지지 않는다. 진황도에서 가져왔다는 무궁화꽃도 역시 보기 좋다. 작은 돌다리를 넘어 남쪽뜰안으로 가면 우선 장인의 공방이 나타난다. 그 공방에는 나무조각,석조각,금속조각과 목수,석장,야장에 쓰는 모든 도구가 갖추어져있다. 공방 한쪽에는 황목장이 알심들여 제작한 꽃가마가 시집갈 새각시를 기다린지 오래다. 공방 앞에는 이제 막 불을 지펴도 될듯한 토기가마가 누워있는데 그것을 잘 짓기 위해서 강서성 경덕진의 도공을 초청해 배웠다고 하니 참 놀랍다.
 

필자가 황목장에게 이러한 재간들을 어떻게 배웠는가 물었다. 황목장은 할아버지가 옛날에 목수,석수,야장을 하면서 많은 기술을 소유했고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그러한 재간들을 물려받아 목장,석장,야장을 하면서 한옥을 짓고 소수레를 메우고 가장집물을 짰다고 한다. 70년대부터 어린 황목장은 아버지의 일손을 도우면서 어깨 너머로 목수,석수,야장 기술을 익혔다. 후날에 황목장은 과수원에서 일하면서 과일나무재배는 물론이고 용접과 선반기술까지 익혀서 다면수 장인으로 자라났다. 황목장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신토불이장인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그렇찮아도 그는 우리 민족 전통가옥 전승인으로서 길림성무형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하였다.
 

장인정신이란 바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하거나 한가지 기술을 전공하여 그 일에 정통하려고 하는 철저한 직업 정신을 말한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일정한 직업에 전념하거나 한가지 기술을 전공하여 그 일에 정통한 사람을 '장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우리 민족의 정신 속에 내면화되여 있는 철저한 장인 정신과 직업 륜리의 근본적 표현이다. 즉 ‘장이’는 순수한 우리 말로 전문가를 뜻하는데, 사람이 전력을 다하여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에 자기의 최선을 다하는 철저한 장인정신의 소유자를 말한다.
 

이런 장인정신은 실상 민족이나 종족을 초월하여 전 인류의 공동한 직업정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우리 동양에서는 바다 건너 일본인들이 바로 이런 장인정신이 가장 탁월한 민족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일본의 장인정신에 바탕이 된 배경중 가장 신빙성 있는 주장은 도쿠가와시대부터 있던 사무라이 가족형태라고 한다. 일본의 장인정신은 거의 가업을 이어받거나, 가업이 아닐 경우 스승과 제자 사이가 마치 부모와 자식처럼 위계가 확실하게 짜여진 구조를 보인다고 한다. 즉, 장인정신의 기틀은 확고한 가족질서의 확립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관계에서 마치 군대와도 같은 상명하복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초기의 장인정신이란 21세기 지금과 같이 그냥 단순히 어떤 분야의 띄여난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전수해준 가문이나 가장에서 목숨까지 바칠 정도로 절대적인 충성을 뜻하는 것이였다. 시체말로 까라면 까고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해가면서 철두철미하게 복종하면서 배우고 터득한 것이 지금의 일본인들의 장인정신의 토대를 이룬 것이다.
 

우리 중국도 이런 장인정신이 수천수만년을 이어오면서 하나의 숭고한 직업정신을 형성하고 있다. 1800여년전부터 도자기장인들이 창조한 경덕진도자기는 중국을 차이나(CHINA)로 부르게 했던 것이다. 현재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등 선진국들에는 아직도 ‘백년가게’가 많아 수작업으로 명품브랜드 양복,가방,구두,시계 악기,와인,바비인형 등을 생산하는 것이 바로 그 반증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민족은 많은 장인들의 대가 끊겼다. 그래서 황금개띠해를 맞으면서 새해벽두에 ‘장인축제’와 같은 행사도 펼치면서 장인정신을 고취하면서 길이길이 이어가자는 바램에서 화제에 올렸다.

연변일보 2018.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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