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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부자모(严父慈母)’가 그립다
2019년 11월 21일 10시 06분  조회:2308  추천:0  작성자: 장경률

우리 말에 ‘엄부자모(严父慈母)’란 격언이 있다. 문자 그래도 ‘엄한 아버지에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말이다.

지난날에는 자녀에 대한 가정교양, 특히 자녀들의 인성교양, 례절교양, 사회교양 등 자녀교양의 절반은 아버지들이 분담하였다. 물론 그 교양방식과 교양내용과 교양태도가 어머님들과는 판이하였지만 말이다. 만약 아이들이 어른들한테 버릇이 없거나 동네에서 자녀들에 대한 고소가 들린다면 아버지들은 서슴없이 ‘회초리’를 들었다.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버릇이 없거나 교양이 없이 행동한다면 곁에서들 흔히 “누구네 애인지 애비없이 자랐구나”, “애비교양이란 모르고 컸구나.” 하고 그 애의 아버지를 탓하였다. 만약 자식 때문에 이런 소리들 듣는다면 아버지로서는 최대의 모욕과 불명예로 간주되였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사회발전과 더불어 ‘훈육’이 문제시되고 ‘엄부’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작금의 상황에서 ‘엄부’의 역할을 해야 할 아버지들이 아이들의 요구라면 다 들어주는 ‘다정다감한 아버지, 자부(慈父)’로 된 것이다. 부모들의 역할분담으로 아버지들은 자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어머니들보다는 훨씬 적어졌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자식들과의 정감을 나누고 아버지로서의 좌표를 분명히 하고저 채찍을 드는 ‘엄부’보다는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는 ‘자부’로 되기를 즐긴다. 실상 그래서 아버지의 엄한 교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오늘날의 적지 않은 아이들은 례절이 바르지 못하고 버릇이 없고 모든 것이 자기중심주의적인 문제아로 커가는 경우가 많다. 실로 자녀교양에서 숙고해야 할 현실적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아직도 아주 많은 아버지들은 자녀교양에 무관심하다. 자기들의 몫은 집 밖에서의 일이고 집에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등 경제적 조건만 잘 창조해주면 만사대길로 간주한다. 동시에 자녀교양은 집안의 일로서 엄마가 도맡는 것이 지당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문제들이 많다.

이런 연구결과가 있다. 모 사범대학이 한 정신병원과 련합으로 정신과와 관련하여 사회 각계의 방금 성인으로 성장한 젊은이 100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렸다. 결과 46명 근 절반이 사회공포증과 공항장애증상이 엄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그 병인을 캐여보면서 어릴 때부터 받아온 부모들의 양육방식에 대하여서도 알아보았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아이들의 정신건강과 향후 자립성의 강약에 직결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어머니들의 교양이 아무리 적극적이더라도 아버지의 무분별하고 아이들의 잘못을 모르는 상황에서 덮어놓고 든 ‘훈육’이나 ‘회초리’가 결국 크면서 아이들이 사회공포증에 시달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공포증이란 타인에 의하여 발생되거나 감지되는 두려움증이 한가지 이상으로 지속되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말한다. 이로부터 볼 수 있는바 아버지의 양육태도가 자녀들이 독립적이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서 지극히 중요함을 단적으로 시사해준다.

재래로 뛰여난 영재, 성공한 명인들의 뒤에는 아버지의 엄격한 교양과 자애로운 배려가 있었다. 고금중외에는 그런 사례들이 많고도 많다. 애목이 자라서 기둥감 되고 애된 소년이 후날 나라의 동량으로 성장한 데는 아버지들의 역할은 대단하였다. 서방에는 위인들을 키워낸 인물로 아버지들이 많이 등장한다. 케인즈의 아버지, 존 스튜어트 밀의 아버지, 케드의 아버지, 파인만의 아버지, 모자르트의 아버지, 피카소의 아버지 등이다. 존 스튜어트의 아버지는 인도의 총독이라는 아주 분망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틈틈이 아들의 학업을 돌보았고 모자르트나 피카소의 아버지들은 생업을 팽개치고 아들의 애호와 성장에 몰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 민족의 사책을 펼쳐보아도 상기한 사례와 손색이 가지 않는다. 멀리 말고라고 오늘날 우리 신변의 걸출한 인물, 중대한 업적을 이룩한 교수, 전문가들의 성장과정에도 엄한 아버지의 그림자를 력력히 볼 수 있다.

필자의 경우도 수많은 책에서 읽었고 엄부(严父) 관련 미담도 많이 듣고보았는지라 아들과 딸을 엄하게 키우느라고 흉내를 내였지만 줄곧 그렇게 되지 못하였다. 소학교 6학년까지는 그래도 엄한양 하였지만 아들이 초중에 진학하고 키도 비슷해지면서부터는 그런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합격된 아버지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 지금 반성하고 후회한들 모두 행차 뒤의 나발에 불과하다.

저명한 교육학자 필립 체스터필드의 명언을 옮긴다. “나의 애정은 너의 어머니의 온유한 애정과 다르다. 나는 결코 자식의 결점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결점을 재빨리 발견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부모로서 나의 의무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십분 지당하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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