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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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별꽃밤나비(외 8수) 정호원
2020년 08월 07일 19시 12분  조회:1170  추천:0  작성자: memory
시조 
        별꽃밤나비(외 8수)
   
  

                             정호원

어둠을 핥아 먹는 별 입술은 길잡이다
하늘의 식탁에서 대지의 먹이 찾아
혀바닥 날름거리며 존재위치 발하다

멀리를 눈짓하며 자체로 만든 광명
토한대로 길이 틔여 뙤창의 호롱불로
헤맴을 마무리하여 또 찾아낸 려행지
2019년 10월 23일 수요일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연변일보 발표

     앙금의 보석

추억의 침전물이 숨은 힘 고여주어
덜 빠진 악의 늪이 평화의 무풍지대
해달의 웃거름 먹어 싱싱해진 삶의 날
2019년 10월 25일 금요일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연변일보 발표

     애솔 선풍기

관청과 려염집의 소나무 차양아래
왕 침전 내려주던 궁궐도감 은병(銀甁) 두 개
청송이 볕의 차단기로 가리개 된 병풍틀

지붕이 된 생솔가지 더위 막는 차일장은
매달려 바친 향기 익어서 녹은 체온
이제는 한옥의 처마가 초당지붕 날개짓
2019년 10월 25일 금요일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연변일보 발표

     달빛의 표정

마당발 구두주걱 갈라서 비킨 구석
바꾼 방향 꺾은 고개 휘여든 휘장속에
좀처럼 다르지 않는 허수아비 초상화

꼴지를 사렸으니 뒤쳐진 홀로 비표
나만의 력사 된다 몰려든 박물관에
조명을 바꾼들 각광이랴 보는 이는 렌즈 뿐
2019년 10월 31일 목요일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연변일보 발표


     이삭까치밥

넘어져 줏는 별빛 일어서 만진 해살
등 대고 누운 잔디 몰몰 서린 향기입김
마고자 배자를 걸친 가슴 시린 날의 보자기
2019년 10월 31일 목요일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연변일보 발표

    륭안악(隆安樂) 별곡

벽계수 성대모사 물안개 드레스폼
가두리 둔치에서 보리밥 냄새 짙어
오호라 다듬이돌이 수족관의 돌고래
2019년 10월 31일 목요일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연변일보 발표

구절초처럼 아홉번 죽어 아홉번 살어리랏다

둘이나 하나여서 몸과 맘 합쳐지나
낱개로 쌍을 이뤄 엉기는 송두리다
생김새 확 다른만큼 생각만은 덞기매

살맛이 부쩍 동해 살멋이 울컥 솟아
순간의 천년만끽 모질게 으시대듯
어화라 되도록이면 가슴처럼 푹하매
2019년 10월 30일 수요일 문학부에서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연변일보 발표

    벨칸토 극장

서로를 가지려고 서로의 서로가 돼
나밖의 나로서도 너마저 내 안이다
다가서 녹아내릴 때 들엉기여 굳히리
2019년 10월 31일 목요일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연변일보 발표

     인연 삼박자

스치면 만남 되고 머물면 연분이매
지나는 바람보다 깃들인 향기이매
어설픈 엇박자 아닌 속이 박힌 아람치

버무려 섞은 혼잡 추려서 가린 알짜
비치는 어둠속에 걸러낸 해살 한톨
마무리 뒤끝에서조차 첫 단추를 채운 손
2019년 10월 31일 목요일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연변일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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