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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아이’의 의미
2013년 01월 18일 10시 22분  조회:7829  추천:6  작성자: 정인갑

‘세 번째 아이’의 의미

정인갑 zhengrj@naver.com
 

이번 대선에 모 후보가 세 번째 아이에 한해 무료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내놓았다. 특정 유권자에게 어떤 실리를 가져다줌으로써 어떻게 표밭과 연결될 것인가 하는 것은 자못 천박한 생각이고 필자는 좀 더 깊은 의미를 따져 보련다.

아이를 셋 이상 낳으면 인구 중에 젊은 층의 비례가 커지므로 인력 시장이 그만큼 활력을 띨 것이다. 그러나 오래도록 지속되면 나라의 인구가 불어난다. 국토는 좁고 인구가 많은 한국인데 이제 인구가 또 불어나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 장원하게 보면 불행이 아니겠는가?

원래 인구가 많음은 그만큼 부담이 크다는 것뿐이었다. 지난 세기 제국주의 열강이 중국을 침략하던 때 거지가 몇 억이나 되는 중국은 동아병부로 이름났었다. 감기가 유행해도 중국에서 건너온 병이라고 몰아붙였을 정도이다. 20여 년 전 서방국가가 ‘중국은 인권이 없다’, ‘출국의 자유도 없다’라며 중국을 폄하할 때 등소평이 ‘한 1억쯤 미국에 보낼 터이니 받아주겠느냐’고 말해 미국을 당황하게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돈 적이 있다.

필자가 1987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모택동과 중공 그만하면 대단하지, 10여 억 인구를 먹여 살렸으니.” 그때까지만 해도 인구는 밥 먹는 부담거리였다. 중국의 각 도시, 특히 북경은 인구를 줄이려고 온갖 방법을 다해 타지방 사람의 진입을 막았다.

그러나 인구가 많다는 개념의 의미가 점점 변하고 있다. 인구가 많음은 먹여 살릴 걱정거기가 아니라 구매자가 그만큼 많으므로 돈더미가 큰 시장이라는 것이다. 호금도가 각종 국제회의에 참가할 때 많은 나라의 지도자가 호금도와의 단독 회면을 바라는 것은 예뻐서가 아니라 13억 시장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중국을 외면할 수 없는 것도 13억 시장 때문이리라.

유럽 프로축구 팀과 미국 프로농구 팀에 중국선수가 활약하는 데는 다른 의미가 있다. 중국TV는 이 팀들의 경기를 반드시 중개방송하며 중국인들도 그 경기의 관람을 선호한다. 중국선수 몇 때문에 13억 중국인의 이목을 끌므로 선수의 수준을 떠나 광고의 차원에서 보더라도 중국선수를 쓸 만하지 않은가! 한국도 이런 이득을 챙길 생각을 해볼 만하겠다.

'20-50국'이라는 개념이 있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20K, K는 1천), 인구 5천만 명(50M, M은 100만)을 동시에 달성한 나라다. 국제사회에서 1인당 소득 2만 달러는 선진국 문턱 진입의 기준, 인구 5천만 명은 대국의 기준이다. 한국은 2012년 6월 23일 오후 6시 일본•미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영국에 이어 세계 7번째로 ‘20-50’클럽 국가가 됐다. 이 소식이 중국조선족의 모 사이트에 게재되었을 때 200만 중국조선족이 얼마나 격동되고 마음이 벅찬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이 ‘20-50국’의 영예를 잃을 위험이 있다. 한국인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 불원 간 한국인구가 5천만에 훨씬 못 미치는 때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세 번째 아이에 한해 무료 교육을 실시한다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병역 면제 등 다른 혜택도 많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만약 남북이 통일되고 인구가 1억을 넘으며 1인당 국민소득도 3만 달러에 달한다면 그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나 괄목하고 우러러보는 나라가 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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