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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왕래’, 너무 늦었다
2014년 03월 13일 14시 40분  조회:10535  추천:7  작성자: 정인갑
‘자유왕래’, 너무 늦었다

정인갑



  일전에 ‘재외동포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회의가 있었다. 김재원 한나라당 국회의원께서 재중, 재러시아 동포에 대해 자유왕래 혜택을 중심으로 하는 7가지 사항의 의제를 제출하고 이미 70여 명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동의 사인을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서경석, 김해성 목사 등이 이번 회의를 발기한 것이다.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의 축사도 있었다.

  필자는 재중동포의 일원으로서 김재원 의원, 서경석 목사, 김해성 목사, 곽재석 이주동포개발연구원장 및 황우여 대표 등에게 충심으로 되는 감사를 드린다.

  필요한 회의이기는 하지만 부득불 하고 싶은 말은 이제 와서 중·러 동포에게 자유왕래의 혜택을 준다고 해도 이미 너무 늦었다. 억울하게 30년 형기의 언도를 받은 ‘죄수’를 29년의 옥살이를 한 후에 풀어준다는 감이 든다.

  중·러 동포들이 한국을 찾아오기 시작한 것은 약 1985년경부터이므로 이미 29년이나 된다. 원래 29년 전에 벌써 중·러 동포에게 자유왕래의 혜택을 주어야 맞다. 그러나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자유왕래를 막았다. 그토록 많은 중·러 동포의 가정이 파산되었고, 천문학적인 금전의 손해를 보았으며 심지어 자살한 자도 비일비재하다. 잇살마다 신물이 날 정도이다. 자유왕래 혜택의 의미가 거의 없게 된 이제 와서야 혜택을 준다? 어이없다.

  왜 자유왕래 혜택의 의미가 거의 없게 됐다고 하는가? 중국사회변화의 시대적 낙인을 심층 분석해보면 안다. 1977~1981은 중국사회변화의 중요한 시기이다. 1977년부터 도시청소년의 하향下鄕이 정지되었고 1978년부터 고시에 의한 대학생모집을 대대적으로 하였으며 1979년부터 개혁개방하였고 1981년부터 ‘1부처 1자식’제도를 실행하였다.  

  1960년생이면 1978년에 고졸이고 1983년경부터 결혼한다. 1960년 이후 출생이면 농촌의 고된 일을 한 경력이 없고 대학에 많이 갔으며 개혁개방을 맞나 도시에 가서 돈벌이도 해 봤고 일률 자식 하나밖에 없다(공부시키거나 집을 마련해주는 등 경제 부담이 적다).

  그러므로 한국 3D업종에서 달갑게 일할 중국동포는 1959년 이전 출생이 주축이다. 작년까지 1948년(66세) 이전 출생이 일을 그만두었고 금년은 1949년, 명년이면 1950년 출생…이 일을 그만두게 된다. 게다가 중국경제가 급부상하므로 짧아서 2~3년, 길어서 5~6년이면 한국에 일하러올 중국동포는 얼마 안 된다. 한국에 가고 싶어 할 때는 제한하고 이제는 심상한데 자유왕래의 혜택을 준다? 반가운 심정이 별로 안 생긴다.

  작년부터 한국은 북경, 상해 호적의 중국인이면 일률 복수비자의 혜택을 주었다. 북경, 상해 호적의 중국인은 4천만이나 된다. 동포가 아닌 4천만의 중국인에게 자유왕래의 혜택을 주면서도 100여만의 중국동포는 지금까지도 제한한다? 한심하다. 

  당장 자유왕래 해도 모르겠는데, 민주당도 사인운동을 벌인 후 국회에서 통과되고, 헌법재판소의 자유왕래 인정 판정이 나고, 또한 그것을 정책으로 옮기는 데는 아직 1~2년이 걸릴 조짐이라고 한다. 그러면 30년의 ‘형기’가 만료된다. 해주고도 고맙다는 말 듣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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