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갑
http://www.zoglo.net/blog/zhengrenjia 블로그홈 | 로그인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령수증 趣談
2006년 06월 28일 00시 00분  조회:6227  추천:91  작성자: 정인갑
령수증 趣談

정인갑


중국의 재정제도에는 다른 나라에 거의 없는, 령수증에 의해 출장비를 결재 받는 법이 있다. 해당 출장에 어느 정도의 금액이 들것이라는 상식적인 액수는 있지만 령수증이 없으면 보상받지 못한다. 중국식 출장제도이겠다.

이를테면 출장 가서 친구나 친척집에서 잤으면 령수증이 없으므로 숙박비 보상은 받지 못한다. 무슨 방법을 대서 령수증을 장만하면 몰라도.

이런 제도의 허점에 따르는 취담도 적지 않다. 아래에 몇 가지 례만 들어본다.
택시를 타고 호텔 같은데 도착하면 어떤 사람이 "택시 령수증을 사지 않겠나" 하며 접근한다. 령수증에 나타난 액수의 10%로 판다.

기차표를 살 때 의례 어떤 사람이 와서 옆구리를 가볍게 다치며 "담배 사시오. 령수증을 드릴 테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제 돈으로 사 피우기는 너무 아까운 고급 담배들을 선보인다.

려관비, 택시비, 식사비…등 손님이 요구하는 종류의 령수증이라면 내놓지 못하는 것이 없다. 닷새 정도 친척집에서 잤으며 둬 달 피울수 있는 고급 담배를 챙길 수 있다.

비행기 표를 할인해 판매하지만 표에 적혀있는 액수는 원가이다(구매자가 할인 가격으로 적어달라고 고집하면 몰라도).물론 원가대로 보상받을 수 있다.

어느 고위급 기관에서 근무하는 필자의 동창 한 분이 어느 縣에 생활 체험하러 가서 목격한 일이다(보통 이런 '체험'을 거치고 승진시킨다). 한번은 현 기관의 국장 등과 같이 해당 현의 이곳 저곳을 시찰하고 돌아오는 길에 특산품 등을 사는데 꽤나 많은 돈을 썼다.

국장의 비서가 "이렇게 많은 돈을 써서 어쩌지요?"라며 백지 한 장을 꺼내여 '령수증 중 돼지 한 마리 깔아 죽인 대가로 지불한 800원 배상 받았음. ××촌 張××'라고 썼다. 이에 국장은 히쭉 웃으며 "하여튼 우리 왕비서 총명하거든"라고 칭찬하였다고 한다.

후에 회계과 장부에서 '돼지 한 마리 깔아 죽인 대가로 800원…', '개 한 마리 깔아 죽인 대가로 300원…', '닭 한 마리 깔아 죽인 대가로 30원…' 따위의 백지 령수증을 여러 장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국장은 돼지 급, 과장은 개 급, 일반 간부는 닭 급이더라"며 필자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그러면서 향장이나 촌장에게 암시를 주어 물건을 챙기는 간부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하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 같다.

외국 출장은 좀 다르다. 왕복 항공기 표는 현금 지표로 사므로 출장자와 상관없다. 출장 상대국 소비 수준에 근거하여 국가에서 제정된 표준에 따라 보조금을 일당 얼마씩 준다. 이를테면 한국은 일당 108달러이다. 구미 국가는 당연 한국보다 퍽 많이 준다.

그러나 출장 날자 수가 문제이다. 작년 필자는 직장 동료 5명과 같이 香港 출장을 간 적이 있다. 6일 기한으로 간 출장이므로 일당 향항 돈 900원씩 합계 5,400원 가량의 출장비를 받았다.

그러나 반날의 도서 전시회에 참가하고 나니 공무가 끝났다. 5일간 관광과 쇼핑으로 消日하다가 돌아올 판이였다. 필자의 향향 려행은 이번이 4번째이고, 손바닥만한 향향 더 볼 데도 없고 하여 동료들에게는 친구 찾아가 내 볼 장 보겠다 거짓말하고 사흘째 되는 날 돈을 몽땅 털어 옷 몇 건지, 신발 몇 켤레 사 가지고 돌아왔다.

출장비 결제를 할 때 호텔 령수증을 내놓으라는 것이 아닌가! 호텔 령수증으로 출장 날자 수를 인정하는 것이였다(항공기 티켓에는 앞당겨 온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앞당겨 돌아왔음을 시인하고 출장보조금 2,700원을 고스란히 바치는 수밖에 없었다.

좀 억울한 감이였지만 출장 규정에 따른 것이므로 할 말이 없었다. 한편 6일간의 령수증을 장만해 왔더라면 괜찮았겠는걸 하는 유감도 없지 않았다. 외국 출장비 결제는 아직 확정된 국법이 없어 기관별, 회사별, 업체별 다르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기관은 상기의 허점이 있다.

최근 필자의 모 친구가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들려준 이야기다. 유럽 각 국, 특히 性 開放이 가장 심하여 국가에서 賣淫 업소를 공식 인정하는 북유럽의 매춘부들이 중국말 한마디는 다 할 줄 알더라는 것이다. 그 말인즉 '게이파퍄우(給發票: 령수증을 드린다)'이다. 그들은 중국인만 보면 '게이파퍄우!'라고 외치며 매음 업소 안으로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중국 관료들이 매춘부들로부터 령수증을 받았으랴! 이만저만한 나라 망신이 아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9 ‘광복’ 재조명 2012-11-10 9 6720
118 헛된 일 2012-11-03 3 7326
117 닭을 죽여 원숭이한테 보여주다(殺鷄給猴看) 2012-10-08 6 7297
116 ‘호적에 의한 국적 취득’ 질의 2012-08-26 2 14455
115 <"9.3"과 중국조선족> 재론 2012-08-19 11 7812
114 ‘9·3’과 중국조선족 2012-08-16 8 7728
113 탈북자 북송과 중국의 인권문제 2012-08-09 2 6850
112 해외동포들은 가승을 남겨놓자 2012-08-06 6 6311
111 중국 조선족 공동체 2012-08-01 1 5811
110 재중국 한국유학생의 매음 2012-07-31 2 9604
109 없는 자가 너덜대기는? 2012-07-24 12 6660
108 하늘이 무너지면 어쩌지? 2012-06-22 17 6868
107 우리겨레 무형문화재와 중국조선족 2012-06-08 37 8884
106 강릉 단오제와 중국 2012-05-27 23 7121
105 인간도 자연에 수동적인 존재 2012-05-13 5 5682
104 ‘박해문화’의 뿌리는 어디에? 2012-04-25 4 6062
103 조선의 한식절 2012-04-10 9 5690
102 재한 중국동포사회의 새로운 단계 2012-02-27 27 7581
101 ‘성폭행’, ‘성추행’ 2012-01-08 2 7415
100 한국어가 우리말의 표준어로 되려면 2011-12-05 8 8241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