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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수평고시’를 단호히 반대한다
2007년 01월 07일 00시 00분  조회:6399  추천:74  작성자: 정인갑
‘한국어수평고시’를 단호히 반대한다

정인갑


‘방문취업제’에 따라 한국으로 가는 인력에 대해 ‘한국어수평고시’를 행해야 하는가, 행하지 말아야 하는가?
요즘 이 문제에 대한 여론을 一瞥(일별)해 보면 贊反의 견해로 대립되고 있다. 또한 구 쏘련의 동포에 대해서는 면제해 주고 중국 동포에 대해서는 면제해 주지 말자는 견해도 있다.
필자는 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지만(본 사이트 글 참조) 좀 더 상세히 말해 보련다.
1. 뽑는 인력은 25세 이상의 조선족으로 제한돼 있으며 주로 조선족 농민이 응할 것이다. 25세 이상의 조선족 농민으로서 조선어를 전혀 모르는 자는 3%정도 밖에 안 될 것으로 추측된다.
이 3%를 위해 엄청난 부정도 마다하고 '한국어수평고시'의 방대한 공정을 가동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한족이 조선족으로 둔갑해 응하는 자를 방지하는데 신경을 써야 마땅하다.

2. 조선어는 膠着語이므로 한어나 영어보다 배우기 어렵다. 필자는 중국주재 한국대사관 문화원에서 한국어 강사를 5년 반 동안 하였으며 필자에게서 한국어를 배운 학생이 1천명 넘는다. 2∼6개월 배운 그들의 수준은 ‘한국어를 거의 모른다’이다. 사실 몇 년 배워도 시원치 않다.

그중 黃存新이란 학생은 필자의 권고, <연변문학사> 사장 張志敏의 알선으로 화룡현 모 조선족 중학교에 가서 8개월간 생활하였는데 조선어를 제법 배웠다. 北京第二外大 한국어학과에서 3년간 배운 학생보다 더 잘하였다. 한국에 가서 일하며 배우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겠다.

3. 지금 적지 않은 사람이 '한국어수평고시'에서 한탕 하려고 꿈틀거리고 있다. 할빈 모 한국어학원에서는 학비 5천원이라고 선포하였다고 한다. 북경 모 한국어 학원에서는 집을 빌리는 데만 교실 하나, 기숙사 방 하나에 1년당 각각 3만 원을 내야 한다니 학비, 식사비까지 합치면 학생에게 차려지는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외에 신체검사비, 考試수수료, 한국행 항공기 티켓…. 합계 1∼2만원 날려야 한다. 이 금액도 고리대로 꾸어야 할 판이고. 무릇 돈이 생기는 일에는 부정이 따르기 마련이다. 돈이 많이 생기면 부정도 더 커지고. ‘한국에 가서 5년간 일하면 50만원정도 벌판인데 고까짓 몇만원쯤 뜯어먹는 거 별거 아니야’라며 달려들 것이다. 이래도 한국어수평고시를 실행해야 한단 말인가!

필자가 꾸리고 있는 三江學校는 ‘面授朝鮮語’ 자격증을 딴 학교이다. 지금 조선족 소학생에게만 조선어를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필자의 학교는 이번 ‘방문취업제’ 기회에 한탕 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

4. 한국어수평고시를 居住國 당국에 맡긴다고 하였는데 중국의 사정을 알기나 하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몇년전 한국 법무부의 말에 따르면 그때 한국에 불법체류하고 있는 중국인 13만명 중 1/3정도가 한족이라고 하였다. 얼토당토 않는 소리다. 그 ‘한족’ 대부분은 조선족이 신분증과 戶口簿를 위조한 ‘한족’인데 말이다.

중국에서 돈만 쓰면 안 통하는 일이 없다. 좀 과장해 말하면 巨金만 내면 ‘달나라 사람’이라는 증명서도 감히 써주는 것이 중국이다. 가장 법을 지켜야 할 공증기관도 마찬가지다. 돈 있는 사람이면 한국어를 전혀 몰라도 A급 증명서를 만들 수 있고, 돈 없는 사람이면 한국어 수준이 높아도 증명서를 만들기 어려울 가능성을 고려해 보았나!

한국어를 배우건, 금품으로 증명서를 만들건, 1인당 5천∼1만원은 써야 할 판이니 10만명이라면 5억∼10억원이 아무런 보람 없이 엉뚱한 사람의 주머니로 들어갈 것이다.

이래도 한국어수평고시를 치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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