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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16
죽을지언정 낯은 못 버려: 사요면자(死要面子)(16)
중국인은 자신이 하는 일의 내용이나 성패보다 타인이 자신에 대한 평가, 타인의 바라보는 시선에 신경을 더 쓴다. 내가 타인의 심목에 자리 잡은 위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자리매김 하는 것으로 협애하고 허무한 만족감을 충족시킨다. 옛날, 중국의 한 지현이 사형을 당하게 되었는데도 관복을 입고 죽게 해달라는 유언을 남기였다고 한다. 죽어도 체면은 살려야지, 스요맨즈(死要面子)이다. 우리말로는 ‘양반은 굶어도 찬밥은 안 먹는다.’는 격이다.
초패왕 항우는 죽을지언정 오강(乌江)은 건널 수 없었다. “无颜见江东父老”-무슨 낯으로 강동백성을 보랴! 맨즈 하나를 위해 목을 베는 수밖에 없었던 천하영웅 항우!
맨즈를 위해 살인한 예도 많다.
서방사람들은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중시하지만 중국 사람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중시한다. 한 사람의 능력은 어느 수준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의 앞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소는 사람사이의 관계이다. 인연인 것이다. 학력, 재간 등은 다음으로 가는 차요적인 것이다. 군체(群體) 의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손님을 접대할 때 요리 개수를 손님 수보다 적게 시키지 않는다. 내가 당신들을 존경하며 당신들의 ‘맨즈’(面子 - 체면)를 세워준다는 의미가 짙다. 사람 당 적어도 요리 한가지씩은 대접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일인일채(一人一菜)이다. 동시에 귀한 손님이나 중요한 장소에서는 맨 마지막 순위로 물고기를 올린다. 물고기 어(漁)의 발음 ‘위’는 여유 있다는 여(餘)발음과 같다. 나는 여유 있게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나 자신의 맨즈를 세우는 것이다. ‘수요피 인요피’ (樹要皮人要臉), 즉, 나무는 껍질이 있어야 하고 사람은 낯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중국인은 자그마한 선물에도 매우 감격해 하며 그 선물가치이상으로 보답한다. 선물의 값이 중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에게 맨즈를 주었기 때문이다. 또 부득이한 경우 선물을 받을 수 없을 때에는 나 자신의 무능으로, 불실로 해석하며 책임은 내가 지면서 상대의 맨즈를 꼭 높여준다.
중국인과 거래하노라면 딱한 처지에 있을 때가 드문 있다. 쌍방의 다툼에 끼여 중재자로 서야한다고 가정하자. 이때 중재하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형식이 우선이다. 쌍방의 감정을 어느 한쪽도 상하지 말며 모두의 맨즈를 세워주는 것이 지혜인 것이다. 갑의 처사가 옳으나 좀 더 어른스럽게 자신을 조금 희생하면 더 좋을 것 같고 을의 처사도 틀리지 않으나 좀 더 너그럽게 상대를 보살피면 좋을 것 같다. 결국 틀리게 일을 처사한 사람은 없는 것이다. 반대로 이때 갑이 옳고 을이 틀린다는 식으로 중재하면 그것은 두 친구를 모두 잃는 것이다. 중국인은 상대를 ‘적’으로 만드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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