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 부근에서 광역버스와 승용차 등이 8중 추돌사고를 내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사고를 낸 광역버스는 버스전용차로가 아니라 2차로를 달리고 있었고 앞서가던 승용차를 덮친 뒤 다른 차 5~6대와 연쇄 추돌했다. 버스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하면서 졸음운전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경부고속도 신양재나들목 부근서
제동 없이 앞차 덮치고 계속 질주
8중 추돌로 2명 사망, 16명 부상
이날 사고는 오후 2시40분쯤 서울 서초구 원지동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신양재나들목 인근에서 발생했다. 경기도 오산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광역버스가 들이받은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구겨졌다. 승용차에 탄 신모(58)씨와 부인 설모(56·여)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부부는 서울 청량리에서 재봉사로 일했으며 남편은 평소 몸이 안 좋아 혈액 투석을 받아 왔다. 지병을 앓는 남편의 기분전환을 위해 주말마다 부부가 함께 나들이하러 다니곤 했다. 사고 당시 광역버스 승객 3명은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광역버스 운전사 김모(51)씨가 버스전용차로인 1차로가 아닌 2차로를 달리던 중 앞에 정체된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버스가 급제동한 흔적이 없다는 점도 일반적인 추돌사고와 차이가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키드 마크(skid mark·타이어 자국)가 없는 걸로 봐선 (전형적인) 빗길 교통사고로 보기는 어렵다”며 “버스 운전사도 ‘졸음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장 사진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사고 직후 서울 방향 상행선 5개 차로 중 3개 차로와 반대편 1차로가 구호작업 등으로 인해 통제되면서 인근 6㎞ 구간에서는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이처럼 고속도로에서 벌어지는 버스 추돌사고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일어난 관광버스 추돌사고 때는 앞 승용차에 타고 있던 20대 여대생 4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지난 5월에도 영동고속도로 둔내터널 인천 방향에서 고속버스가 승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앞서 있던 승합차에 타고 있던 노인 4명이 숨졌다. 두 사건 모두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이 원인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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