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숨진 정모군 부모가 공개한 컴퓨터 단층촬영(CT) 사진을 보면 기관지 아래인 폐 뒤쪽과 가장자리에 병변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CT사진은 지난 13일 오후 9시 8분 영남대병원에서 찍은 것으로 당시 정군 체온은 40도를 넘었다.
폐 사진을 본 대구·경북 지역 전문의들은 정군 예후가 단기간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해석했다. 몇몇 전문의들은 ‘코로나19 전형’으로 해석하는 간유리음영이 보인다고 했다. 지난 13일부터 사망 당일인 18일까지 매일 찍은 엑스레이 사진은 점차 흰색으로 도배돼 일반인 눈으로도 폐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아챌 수 있다.
진료 기록상 정군의 간 수치는 입원 후 계속 올라갔다. 입원 첫날(13일) 간기능검사 수치는AST24(정상 수치 10∼35IU/L),ALT16(정상 수치 0∼40IU/L)으로 정상 범주였다.
그러나AST는 16일 467로 치솟아 17일 546, 사망 당일인 18일에는 898까지 올라갔다.ALT도 17일 139, 18일 187로 정상 범위를 급격하게 초과했다.
폐CT사진이 공개되자 사망 원인을 놓고 의료계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 23일 정군 사인에 대해 세균성 폐렴 소견이 보였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추정했다.
이에 의학적으로 논란이 있는 사안이 발생하면 의료계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결론을 내고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정군 죽음을 정치적으로 몰고 가면 안 된다. 의학적 차원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결론을 냈어야 했다”며 “코로나19건 아니건 결국 어떤 형태로든 폐렴이 오고 합병증까지 와서 숨진 사건으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모는 정군 부검을 원하지 않았다. 부검해도 아들 사인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군 아버지는 “어떻든 간에 코로나19 사태로 아들이 죽었고,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며 “책임 있는 기관에서 위로의 말 한마디 없는 상황에 낙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에게 밀려난 일반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가 세워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군 형은 “중앙정부가 못하면 직접 관할지인 경북도나 교육청이라도 이 비극에 대해 한마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경산시장조차 유감이란 말 한마디 없이 입을 다물고 있으니 갑갑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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