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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과거에도 여성에 불쾌감을 주는 부적절한 신체 접촉으로 논란이 됐었다. 2013년 5월,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은 미국 해안경비대학의 졸업식에 참석했다가 여성 졸업생에 과도한 스킨십을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던 1993년 자신의 사무실에서 일했던 여성에 대해 성폭력을 가했다는 주장이 12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여성들에 불쾌감을 주는 신체 접촉으로 ‘나쁜 손’ 논란에 휩싸였던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성추문이라는 악재가 또 터져 나온 것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권 꿈이 27년 전 일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바이든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타라 리드(56)는 지난 9일 워싱턴 경찰당국에 자신의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바이든 성폭력 의혹이 경찰 수사로 옮겨진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진술은 엇갈린다. 향후 진위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벽에 붙여놓고 신체 모든 곳을 만져”
NYT는 미국 상원 문서를 확인한 결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리드가 1992년 12월부터 1993년 8월까지 당시 바이든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일했다고 보도했다. 사무 보조원이었던 리드는 바이든의 사무실에서 인턴들을 관리하고, 바이든에 대한 항의 서한들을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
리드가NYT에 폭로한 성폭력 주장의 요지는 이렇다.
“성폭력이 벌어진 것은 1993년의 봄이었다. 리드는 상원 건물 안에서 바이든에게 운동 가방을 전해주려고 따라갔다. 바이든은 리드를 차가운 벽에 밀어붙이고 목과 머리에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바이든의 손은 리드의 블라우스 안으로 들어왔다. 바이든은 스커트 아래로 다가가기 전에 자신의 무릎으로 리드의 두 다리를 떼어놓았다. 바이든의 손은 리드 신체의 모든 곳을 만졌다. 성폭력은 단 한번 이뤄졌으며, 매우 짧은 시간에 발생했다”
리드는 바이든이 “다른 곳으로 갈까”라며 성관계를 암시하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바이든이 “네가 나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는 아무 것도 아니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리드는 바이든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이후 집에 돌아와 전화로 엄마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그리고 오빠와 한 친구에게도 성폭력 사실을 털어놨다. 리드는 당시 미국 상원 인사담당 부서에도 이 사실을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드는 성폭력이 벌어졌던 정확한 날짜와 시간, 장소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NYT는 전했다. 다만 장소와 관련해선 “상원 건물 중에서 반(半) 사적인 공간”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측, “그런 일 없었다” 강력 부인
그러나 바이든 측은 리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 부인했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성폭력 주장은 거짓이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리드는 당시 바이든 상원의원 사무실에 근무하던 마리안 베이커와 데니스 토너, 테드 카우프만 등 세 명의 관리자에게도 성폭력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성희롱 정도로 수위를 낮춰 불만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리드는 그러면서 이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자신을 내쫓았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이 세 명 모두 당시 사실을 부인했다. 토너는 “바이든이 그런 혐의를 받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나는 리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카우프만도 “나는 리드를 모른다”면서 “리드가 내게 그런 말을 했다면 나는 리드를 기억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커는 바이든 캠프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나는 바이든의 부적절한 행위를 목격하지도 듣지 않았으며 다시, 리드로부터나 그 어떤 사람으로부터 그런 행위에 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리드와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은NYT에 “리드는 기억하지만,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당시 인턴 중 두 명도 “리드가 1993년 4월, 갑자기 인턴을 관리하는 업무를 그만 뒀다”면서 “리드가 바이든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으며 리드가 바이든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주장 진위 공방
리드는 성폭력 이후 워싱턴을 떠나 서부에서 자리 잡았다. 리드는 그 곳에서 주(州) 상원의원을 돕기도 했으며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과 동물 구호단체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싱글 맘’인 리드는 가정 폭력에 시달려 개명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리드는 다른 7명의 여성들과 함께 바이든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폭로했지만 성폭력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리드는 최근에서야 이 사실을 폭로한 것은 과거에는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리드는 바이든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폭로했을 때 “엄청난 비판과 살해 위협, 러시아 스파이라는 비난에 직면했었다”고NYT에 말했다.
리드는 자신을 ‘3세대 민주당원’이라고 규정했다. 리드는 지난달 민주당 캘리포니아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투표했지만 이번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것은 정치와는 관련이 없고, 샌더스 상원의원을 돕기 위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리드는 한 때 자신이 트위터 등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칭찬한 것은 “잘못 판단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바이든은 지난해에도 여성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부적절한 신체 접촉으로 논란을 빚었었다. 바이드은 지난해 4월 “앞으로는 개인의 공간 존중에 좀 더 유념하겠다”고 사과성 메시지를 내놓았으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여성들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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