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정상회담이 2011년 12월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10일 오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北京)에서 20여분 간 회담했다.
회담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일본에 주변국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회담 후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관계 개선의 첫걸음’이라며 이날 만남을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 주변국들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일본이 중국과 대화하기를 오래전부터 바랐다”며 “일본과 중국은 마침내 주변국들과 여러 나라의 바람을 수행했으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첫 단계를 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발언과 달리 회담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선 두 정상은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민대회당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아베 총리는 시 주석이 회담장에 들어서자 악수를 하며 웃는 얼굴로 뭔가를 짧게 말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별다른 대답없이 계속 악수하며 카메라만 바라봤고 아베 총리도 이런 상황을 인식한 듯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양국 관계는 아베 총리가 지난 2012년 총선으로 집권한 뒤 계속 긴장 국면에 놓여 있었다. 특히 2012년 9월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갈등에 이어 지난해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면서 중국이 크게 반발했다. 중국은 당시 아베 총리가 전쟁에 따른 중국의 고통에 무신경하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양국은 지난 7일 '중·일 관계 개선을 향한 교섭'이라는 합의문을 동시에 발표하고 정치, 외교, 안보 분야에서 차차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은 이번 합의에서 댜오위다오에 대해 양국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일본은 그동안 중국의 바람과 달리 영유권 분쟁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선 7일 발표한 합의 사항은 양국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아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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