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거사 107주년’ 맞아
내한 공연 白美玉 교장 호소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암살을 모의하던 곳이 바로 우리 학교입니다. 비록 국적은 다르지만 같은 민족으로서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 도리조선족중심소학교의 바이메이위(白美玉·여·50·사진) 교장은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민회관에서 열리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거사 107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공연은 재학생 31명으로 구성된 라일락예술단이 준비한 단막극을 비롯해 장고춤과 칼춤 등 각종 전통문화예술로 구성됐다. 예술단은 지난 1일 경기 광명시를 시작으로 수원을 거쳐 양평(5일)과 의정부(6일) 공연을 앞두고 있다.
도리소학교는 반일단체 ‘공립회’의 김형재·탁공규 선생 등이 세운 조선인학교인 동흥학교의 후신으로, 1909년 10월 23∼25일 안중근 의사가 이 학교 지하에서 거사를 도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학교 교장이었던 김성옥 선생과 김형재·탁공규 선생은 거사 이후 안 의사를 도왔다는 이유로 처형당했다.
이 학교는 바이 교장이 취임한 10여 년 전부터 안 의사의 순국일인 3월 26일과 거사일인 10월 26일이 되면 안 의사를 소재로 전통예술공연을 하고 있다. 안 의사의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학생 수가 급감해 폐교 위기에 직면했다. 수년 전만 해도 650명에 달하던 재학생 수가 최근 70여 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원거리 통학을 감수하고 있지만, 교내에 기숙사나 통학버스가 없기 때문이다. 바이 교장은 “등교에만 버스로 1시간 반이 걸리는 학생도 있는데, 학교에서 기숙이나 통학을 지원할 여력이 없어 학생이 자꾸 떠난다”며 “뜻이 있는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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