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항일뻐스 14] 전설의 홍기하전투 전적지로 가는 길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7월25일 15시04분    조회:195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홍기하 다리 우에서

7월 18일, 이른 아침 6시경 중국조선족항일가요합창단을 실은 뻐스는 연길예술극장 앞에서 출발하여 화룡시를 거쳐 선경대를 지나 두만강 강변길로 내처 3시간도 넘게 달려 홍기하와 두만강의 합수목에 이르렀다.

울창한 수림 사이를 빠져나와 거센 강물을 이루며 두만강으로 흘러드는 홍기하의 기세 찬 흐름, 홍기하 다리 우에 올라 그 광경을 목격하는 팀원들은 홍기하를 거슬러 먼 산줄기를 바라보며 ‘홍기하전투’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1940년 3월, 홍기하(紅旗河) 기슭에서 력사에 길이 남게 될 큰 전투가 벌어졌다. 동북항일련군 제1로군 제2방면군은 일본토벌대가 추격해온다는 정보를 얻고 24일 홍기하에 도착한다. 래일 쯤 토벌대가 홍기하에 도착한다는 정보에 따라 전투원들은 다시 대마록구(大馬鹿溝)로 되돌아가면서 눈 우에 수많은 발자국을 남긴다. 유인술이였다. 주력부대는 반대방향인 화라자(花砬子) 부근 산등성이에 올라 매복하였다.

전설을 품은 홍기하

3월 25일 새벽, 제2방면군은 대마록구 협곡 북쪽 고지에 매복하였는데 일본군 마에다(前田) 중대장이 토벌대를 이끌고 나타났다. 토벌대는 항일련군 전사들이 일부러 남긴 발자국을 따라 내려오다가 매복권에 들어섰다. 급기야 사격명령이 떨어졌고 토벌대는 폭우 같은 총탄의 세례를 받았다. 토벌대 마에다 중대장은 당장에서 숨졌다. 항일련군은 토벌대 140여명을 사살하고 경기관총 5정과 보총 140여자루, 권총 18자루, 탄알 만여발 그리고 무전기 한대를 로획하는 큰 전과를 올린다.

이에 앞서 1940년 3월 11일, 제2방면군이 대마록구 림산작업소를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한다.‘토벌의 왕자’ 로 불리던 마에다가 이 소식을 듣고 작업소를 습격한 항일부대의 추격에 나섰던 것이다. 이 때 그는 일본군과 신선대(神仙隊,장백산 일대의 치안숙청을 위해 세워진 친일무장조직) 170여명으로 구성된 화룡현(和龍縣) 토벌대를 이끌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뜻하지 않게 매복전에 걸려 홍기하의 ‘물귀신’으로 된 것이다. 후날 일본군은 이 전장터에 ‘마에다 중대의 격전터’라는 글을 새긴 비석을 세웠다.

그렇다면 항일련군은 누구로부터, 또 어떻게 토벌대의 행적을 미리 알게 된 것일가?

장장 60여년 동안 의문으로 남았던 이 수수께끼는 홍기하와 동쪽으로 수십리나 떨어진 팔가자(八家子)진의 한 무덤에서 밝혀진다.

2000년 청명절, 룡정시 개산툰진(開山屯)에 살고 있던 김문필(金文弼, 88세)옹은 화룡시 팔가자진 상남촌(上南村) 1대에 있는 아버지 산소를 찾았다. 비석을 세우지 않아 부근의 무덤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제물을 차리려고 보니 상석(床石)이 떨어져 있었다. 주변에서 방목하던 소가 밟아놓았던 모양이다.

두만강 발원지

상석을 바로잡을 때 갑자기 손끝에 닿는 그 무슨 물건이 있었다. 봇나무 껍질을 돌돌 말아 베실로 동여놓은 한뼘 크기의 물건이였다. 앞뒤를 막고 겉에 초를 발라놓았는데 썩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마개를 뜯으니 종이말이가 떨어졌다.

종이에는 조선어와 중국어를 섞어 빽빽하게 적은 글자가 있었다. "김철운의 아들 김문국, 김문학, 김문필에게…"

이 첫 구절을 읽는 순간 김문필옹은 갑자기 가슴이 쿵쿵 세차게 높뛰였다. 김철운(金鐵雲)이란 바로 60년전 작고한 아버지의 성함이였기 때문이다.

"김철운동무는 민국(民國, 1912~1949) 1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로당원이며 적후투쟁에서 우리 당 동만항일유격대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우수한 정보원이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홍기하전투의 대승리는 김철운동무의 정보와 갈라놓을 수 없다…"

여직까지 몰랐던 아버지의 진실한 신분이 밝혀지는 순간, 김문필옹은 솟구치는 격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는 상석 앞에 엎디여 꺼이꺼이 황소울음을 터뜨렸다.

"내 나이 70이 넘도록 아버지가 뭘하는 사람인지 몰랐는데…” 아버지가 이런 중요한 일을 하면서 그 모진 고생을 한 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니.

김문필옹은 부친의 행적들이 이제야 비로소 감이 잡히기 시작하였다. 온 가족이 2~3일씩 굶으며 살아가는데 ‘돈벌이'를 간다고 나간 아버지는 한달이고 두달이고 들어오는 법이 없었다. 몇달 만에 돌아올 때는 늘 빈손이였다. 집에 와서 멀건 죽물을 마시다가 또 돈  벌러 나간다고 (미장)공구 망태기를 메고 나가면 몇달이고 돌아오지 않았다.

끝간데를 모르고 피여있는 야생화

부친은 또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나타나 가족들을 닥달해 이사를 강행했다. 그런데 번마다 이사짐을 푼 지 몇달 되지 않아 또 다른 곳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정말 난봉을 부리고 돌아다니는 ‘건달’행세였다. 팔가자와 개산툰 등 지역을 전전하던 부친은 또 큰 사단을 일으키기도 했다. 개산툰팔프공장에서 일본 십장을 두들겨 반죽음을 만들었던 것이다.

부친은 청진감옥에 투옥되여 미구에 피투성이 된 몸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얼마 후 또 집을 나갔고 몇달 후에는 반송장이 되여 홑담요를 쓴 채 들것에 들려왔다. 어디선가 하복부에 사발 만큼한 큰 상처를 입고 있었다. 꿈틀거리는 창자가 보일 정도로 심했다. 뻘건 인두에 지진 상처라고 했다. 결국 그 상처가 탈이 되여 부친은 1940년 6월 저세상으로 가셨던 것이다.

편지에는 민국 29년 10월 29일, 동북항일연군 제2군 유격대원 류경수(柳京洙)와 강위룡(姜渭龍)이 김철운을 만나러 왔다가 그가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비통한 심정으로 글쪽지를 김철운의 무덤에 묻어놓고 간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오늘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질 않고 있는 선녀욕지

해당 부문의 감정을 거쳐 봇나무 껍질 속의 편지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2급 문물로 지정되였다. 김철운은 2001년 9월 25일, 길림성정부에 의해 항일혁명렬사로 추앙되였다

동북항일혁명투쟁에서 일제놈들의 기염을 여지없이 꺾어버리고 항일인민들의 투지를 고무하고 혁명신념을 키워준 전설의 홍기하전투 그리고 이름없는 한 정보원에 관한 에피소드는 그대로 오늘날 항일가요를 열창하며 항일정신을 기리는 팀원들의 가슴에 이름할 수 없는 격정을 심어주었다.

푸르른 기상이 약동하는 당년의 장백밀영에서 동북항일련군의 숨결이 바람 타고 실려오고 그들이 다녀간 자취마다에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여 꽃축제가 한창이다.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쟁취하고 인민의 자유와 행복을 꽃피우려던 그 하얀 넋과 진붉은 피, 노란 동경은 그대로 하얗게 빨갛게 노랗게 꽃으로 피여 강산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길림신문 김청수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72
  • 정률성의 딸 정소제와 다큐멘터리 감독 김광현선생. 연변위성TV방송국에서 2014년 정률성 탄생 100돐을 계기로 정률성의 일대기를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 “민족의 얼을 담은 멜로디”(감독 김광현,극본 리혜선,촬영 량성철,강용)를 제작, 방송했다. 작곡가 정률성(1914―1976)은 격동의 시대를 거창한 악장에 담...
  • 2014-01-06
  • 란만한 민속문화 전시에 “색조”를 입히다 지역문화 소중하고 자랑스러워, 관광객 마음 울리는 해설사 되고싶어 장설련 “안녕하세요, 해설원 장설련입니다.” 박물관에 가면 장설련(31살)씨를 만날수 있다. 그녀는 박물관 관람객들에게 밝은 미소로 자기소개를 한다. 박물관 해설사는 관람객에게 지역...
  • 2013-12-10
  • 관련 좌담회서 지적 5일,중국조선족민속풍정원에서 민속문화건설좌담회가 있었다. 좌담회에는 연변대학 김병민 전임 교장을 비롯한 연변대학 민속연구 교수들과 민간문예가협회 전문가들이 모여 민속문화건설에 관한 다양한&n...
  • 2013-12-10
  •   정효공주묘 관람실      7일 화룡시 룡두산고묘군이 관광객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개방 첫날 근 200여명의 관광객이 룡두산고묘군을 찾았다. 화룡시광광국에서 료해한데 의하면 화룡시는 최근 룡두산고묘군과 서고성 그리고 선봉림장 로리커(老里克)를 관광지점으로 정하고 중점적으로 관광업을 활...
  • 2013-12-08
  • 16일 오전, 연변군중예술관 회의실에서  "중국조선족아리랑"학술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연변문화예술연구중심의 주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절강월수외국어대학의 리광인교수의 "항전시기 계림-서안에서의 가극 '아리랑'공연과 그 비교연구", 국가급 무형문화재 "아리랑"타령의 전승인 김남호의 "중국 아리랑...
  • 2013-11-16
  •         건물 하나하나가 철저한 고증과 실제 전통가옥 건축방식으로 제작되여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옛날 조선시대 마을에 온듯한 느낌이 듭니다.   전통가옥 마을 투자는 3억원, 부지면적은 1만 7천평방메터이고 민족민속풍경관람구역, 상업음식오락구역, 민속황토건강체험구역 등 3개 구...
  • 2013-11-05
  • 길림성 유명한 문사전기작가 주굉계와 동북력사 연구학자 안룡정이 공동으로 집필한 이  출판, 발행됐습니다.  중국국제도서출판사에서 출판한 은53만자에 달하는데  전국인대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민혁중앙 주석인 하로려가 책이름을 써주고 성당위 원 상무위원, 주당위 원 서기이며 현임 하남성 당위 부...
  • 2013-10-12
  • 중국국제방송국 기자 김호림씨가 집필한 지명으로 읽는 이민사, 《연변 100년 역사의 비밀이 풀린다》가 한국 글누림에 의해 금주에 출판된다. 1966년 연변의 시골마을 소영자에서 태여난 저자 김호림씨는 어린 시절 마을 뒤산의 인골이 있는 고분과 활촉이 있는 옛성을 오르내리면서 선조의 두상을 마냥 꿈으로 그리게 되...
  • 2013-10-10
  • 《중국조선족백년부락 민속전람관》제막식의 한장면. 민속전람관정면에 백룡촌이민사를 보여주는 길이 22메터에 달하는 거폭의 유화가 걸려있다.  황금가을빛이 두만강반을 짓노랗게 물들인 9월 29일, 도문시월청진백룡촌에서는 《중국조선족백년부락 민속전람관》 제막식을 가지고 백룡촌의 100여년 ...
  • 2013-10-02
  • -민속공예품 수집애호가 박군식선생을 만나 박군식선생은 애지중지 소장해둔 민속기물들을 중국조선족백년부락에 전시하여 전국관광객들에게 선을 보이고있다. 한 개인의 애호나 추구가 한 민족의 정신이나 기상과 련결될 때 그속에는 필연코 그 어떤 가치나 보람이 깃들어있는것이다. 도문시건설국 서류관리처의 박군식선...
  • 2013-09-25
  • 9월 15일, 신흥툰촌민위원회 회의실에서 소가툰구조선족련의회 김성대회장을 비롯한 신흥툰 관련인원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신흥툰촌사》 출간기념회가 있었다. 《신흥툰촌사》는 개관편, 경제편, 당, 정, 군중단체편, 민족교육편, 문화편, 생활편, 전통문화편, 인물편 등 총 8개 편으로 구성되였으며 신흥툰촌의 발전과...
  • 2013-09-18
  • 8개 장절에 700만자, 10권으로 13일, 《중국조선족백년실록》편집출판사업 소식공개회가 연길에서 있었다. 주정협에서는 《중국조선족백년실록》편집출판사업은 전국정협 문사 및 학습위원회의 “중국소수민족문사자료도서시리즈”를 편찬할데 관한 프로젝트에 좇아 해당 사업을 전개하게 된다. 《중국조선족백년...
  • 2013-09-16
‹처음  이전 14 15 16 17 18 1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