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메달소식이 가장 뿌듯…남편 원망 안해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4월30일 09시50분    조회:201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조선족씨름하면 업계 사람들은 당연히 연변성주청소년체육클럽의 리설봉관장을 떠올린다. 지난 십수년간 그의 제자들이 전국대회서 수많은 메달을 앗아오며 연변, 나아가 길림성을 위해 영예를 크게 떨쳤기때문이다.

2013년, 리관장은 여러 난관들을 극복해내며 제1회 “주덕해컵”중국 조선족씨름대회를 성공리에 주최해 연변의 위상을 높였을뿐만아니라 비인기종목으로 전락한 씨름의 부활을 위해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씨름을 위해 애면글면하는 리관장의 뒤에는 항상 안해 리순란(42살)씨가 있다. 끼니를 걱정 할 정도로 힘든 시절을 함께 하면서 늘 남편 뒤에서 묵묵히 내조하면서 남편의 꿈을 위해 조용히  곁을 지켜나선 그녀, 안해로서, 엄마로서, 녀자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길가에  피여난 이름모를 들꽃마냥 조용히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고있었다.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는 “내조의 녀왕”-“평강공주”로 불리운다. 2001년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온 남편의 한마디가 “올림픽 무대에 조선족 씨름선수를 보내 메달을 따내는것이 내 평생의 꿈이다”였다. 청천병력이였다. 점점 잊혀져가는 비인기 종목인 민족씨름인데다 더욱이 돈벌이도 안되는걸 한다니 웬 날벼락인가 싶어 언성을 높였지만 결국 남편의 고집을 꺾을수가 없었다. 대부금을 맡아 연길시 교외에 체육관까지 마련해놓고 학생모집을 다니는 남편을 그녀도 무작정 말릴수는 없었다.

“결혼한지 20년도 넘었지만 저희 아직 세집살이 해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나 싶어요” 담담하게 얘기하는 그녀였다. 10여명의 교련과 일군들의 로임까지 지불하며 체육관을 꾸려가고있는 이들부부가 아직 집 한채 자신들의 이름으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왠지 뭉클해났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조선족씨름은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들 꺼리는 비인기 종목이라 부모들이 아이 보내기를 꺼리다보니 체육관을 찾아온 애들은 주내 각 지역 농촌에서 이불짐 싸들고 온 애들과 고아원에서 온 아이들이 대부분이였다.

“신경 쓰지 말고 당신 꿈을 이루라며 남편을 다독이긴 했지만 정말이지 앞날이 캄캄했어요”

남편의 사직으로 생계는 이제 복장점을 다니며 받는 리순란씨의 400원 월급으로 꾸려가야만 했다. 세식구가 살림하기에도 빠듯한 돈으로 체육관 아이들까지 책임져야 하니 캄캄할만도 했다. 다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라 얼마 안되는 식비도 주면 받고 없으면 받지 못했다.

“손에 돈은 없지  한창 식욕이 왕성한 아이들이라 끼니를 에울수도 없고...그때 처음으로 도매시장에 가서 체육관 아이들 때거리로 채소와 돼지고기를 외상으로 들여왔어요. 지금이야 넉살좋은 아줌마가 다 돼서 괜찮지만 그때는 얼마나 부끄럽고 서럽던지...”

풍족한 집안에서 남부러울것없이 자란 그녀가 한창 멋부릴 20대에 시장에서 10전, 20전으로 상인들과 옴니암니 캐며 싱갱질하고나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단돈 1원 뻐스비도 없더란다. 두손 가득 채소를 짊어지고 그저 하염없이 집으로 걸어 가는데 어찌나 서럽던지 그대로 길바닥에 퍼더버리고 앉아 엉엉 울었단다.

그러고는 또 언제 그랬냐 싶게 부엌에서 홀로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아이들을 먹이면서 가타부타 남편에게 싫은 소리 한적 없었다. 새벽까지 가져온 옷감으로 부업까지 하면서 받는 월급을 쪼개서 쌀과 채소를 사고 모자라면 또 외상으로 사오고 그러기를 반복하면서도 그녀는 생활비로 남편한테 바가지를 긁지 않았다.

아이들이 주내 크고 작은 씨름경기에서 성적을 내며 입소문을 타자 체육관으로 학생들이 하나, 둘식 모여들어 이제는 90명을 훌쩍 넘긴 제법 몸집이 큰 체육관으로 됐다. 그래도 대부분 농촌아이들과 고아들이다보니 면비로 주숙까지 책임져야 한다. 부엌일은 여전히 그녀 전담이다. 도우미를 쓸 돈으로 아이들에게 고기 한점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때문이였다. 이들부부가 지난 10여년간 애들한테서 무상으로 지급한  식비만 해도 100여만원이 된다.

“세집도 13번이나 옮겼어요” 거칠어진 두손을 맞잡고 미소를 짓는 그녀다.

오르는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서 짐을 싼 경우가 많다. 그동안 이사짐 나르는 일도 그녀 혼자 해냈다. 체육관 일로 바쁜 남편한테 부담주기 싫어서였다.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웬만한 일에는 눈도 깜작하지 않는 그녀라지만 집세가 감당이 안돼 쫓기듯이 이사를 다닐때면 너무나 막막하여  참아왔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가끔은 모든걸 포기하고 훌쩍 떠나고싶은 마음도 굴뚝같이 치밀어 오를 때가 많았다. 그럴때마다 마음을 눅잦힐수 있었던것은 “아이들이 국내 크고작은 경기에서 메달을 따왔다는 소식”이였다. 씨름으로 전전하며 오로지 씨름 하나만 보고 사는 남편이 메달을 쥐고 좋아 어쩔줄 모르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날들을 잊고 같이 기뻐해주는 그녀다.

이들 부부는 크게 싸워본적이 없다. 웬만해서는 그녀가 남편말에 따르기때문이다. 경기에서 져도 무조건 잘했다고 응원한다. 잊혀져가는 민족씨름을 부활시키겠다는 남편의 의지만으로도 존경스럽기때문이란다.

시집와서 지금까지 나들이 옷 한벌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남편의 뒤바라지를 하는  그녀를 보고 어떤 사람들은 "남편때문에 고생이 많다"고 안스러워 한다. 그래도 그녀는 요즘에는 고생한 보람이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무엇이 행복의 기준인지  본인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어쩜 평생 세집살이로 전전긍긍해도 남편 원망은 안할거에요. 내 운명이구나 내가 해야 할일이구나 할뿐이죠...”

씨름인의 안해 리순란씨의 생각이다.


연변일보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전북 부안군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이민자 정금화씨가 관광통역안내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했다. © News1 김대홍 기자 부안 거주 정금화씨, 초중고 검정고시 포함 2년만에 합격 재중동포 출신의 결혼이민 여성이 내국인들도 취득하기 어렵다는 관광통역안내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했다. 전북 부안에 거주하는 정금화씨(42&...
  • 2016-12-21
  • 인민넷 조문판: 12월 19일 조령예는 “유화 케이크”를 제작하고있다.   산동성 위해시 한락방 상업거리에는 유명한 “장과(浆果)”케이크점이 있다. 이곳에는 예술작품과 같은 케이크를 판매하여 인기를 모으고있다. 이 케이크점 점장 조령예는 90후 녀자애로 2015년에 산동대학 예술학원 미술계...
  • 2016-12-20
  • 점과 선, 획의 태세, 장단, 필압의 강약과 경중, 운필의 지속과 먹의 농담, 문자 상호간의 비례 균형이 혼연일체가 되여 미묘한 조형미가 이루어지는 서예는 독특한 풍격과 무한한 매력을...
  • 2016-12-16
  • 마천자향 오이촌 류금화서기 “류서기야말로 우리 촌의 보배이지요. 좋은 일, 궂은일 가리지 않고 일심정력으로 촌민들을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훌륭한분입니다”   훈춘시 마천자향 오이촌 촌민들이 당지부 서기 류금화를 찬양하는 말이다.   1997년부터 옹근 20년을 부녀주임, 부기원, 촌주임, 서기 ...
  • 2016-12-15
  • 최근 전 성 통계계통에서 소집한 “가장 아름다운 통계인” 명명표창대회에서 룡정시 지신진 통계원 김동해씨가 “가장 아름다운 통계인”으로 명명돼 우리 주에서는 첫사람으로 이 영예를 받았다.   김동해통계원(54살)은 1984년 7월부터 선후하여 룡정시 3개 향진에서 농촌통계사업에 몸담아왔...
  • 2016-12-14
  • 문화봉사자팀 10돐 기념모임의 희열속에 “100세시대”, “로령화시대”는 어느 누가 원하든 원치 않든 자연스럽게 맞이하게 되는 사회상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오래 살아야 하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두고 의식적으로 또는 막연하게 나마 고민하거나 사색을 하는 이들이 적지 ...
  • 2016-12-05
  •   종친을 찾습니다 . 찾는 사람  허용무(35世)50살 좌우  할아버지:허일 아버지:허병활 고향: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방축리 찾으시면  여기로  연락 해주세요 허유 전화번호 010-4230-5254 메일:yoohur@naver.com 주소:서울 영등포구...
  • 2016-12-02
  • 도문시 새세대관심사업 “특수기여상”수상자 정운선할머니에 대한 이야기     11월 21일, 필자는 도문시 새세대관심사업위원회 남창호상무부주임의 소개로 도문시 석현진 13거민위원회에 거주하는 정운선(鄭云仙, 93세)할머니를 만나보았다.   정운선할머니는 도문시 새세대관심사업“특수...
  • 2016-11-29
  • 몸과 마음이 모두 추운 요즘 시대에 가슴 한 켠을 따뜻하게 해주는 훈훈한 소식이다. 최근 미국 ABC뉴스등 현지언론은 34살 동갑내기 커플인 저스틴 파운더스와 에이미 기버슨이 지난 주말 결혼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평범한 커플 결혼에 현지언론이 주목하는 이유는 할리우드 로맨스 영화같은 특별한 사연 때문이다....
  • 2016-11-27
  •   행복이란? 바로 하루 하루 매일 건강하고 즐겁게 매순간을 보내는 것이겠죠? 자ㅡㅡ 그럼 우리 행복 찾아 떠나갑시다요 한잔의 술로 회원 모두가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터놓는 좋은 기회여서 모두가 즐겁네요 신옥의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여 즐거워 하시는 모든 분들   우리 조선민족의 고유한 냄새가 풍기는 ...
  • 2016-11-26
  • 1800만명 류동 로인들,우리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 도시화의 빠른 발전과 사회구조의 로령화로 류동 인구중 로인들의 비례가 엄청 커지고 있다. 최근 국가위생계획출산위원회에서 발표한 (이하 보고)에 따르면 2015년 우리 나라에서 호적이 호적등록지에서 옮겨진후 반년이상 타지에 등록되여 있는 60세 이상의 류동...
  • 2016-11-25
  • 직업 선택은 옷을 고르는것과 같다고 한다. 입어서 편안하고 내가 평소에 입고 싶었던 옷, 내가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옷중에 내가 가진 돈으로 살수 있고 류행에 휩쓸리지 않...
  • 2016-11-24
  • 조선족인구의 도시화 물살과 더불어 도시자녀교육과 민족의 정체성문제가 날로 불거짐과 동시에 그 대안으로 지역별 우리말주말학교가 련이어 설립되고있다. 지난 9월말 기자는 광주시 백운구에 위치한 정음우...
  • 2016-11-24
  • 지난 2014년 10월 성급창업부화기지인 연변주중소기업창업부화기지에 입주,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정식생산에 돌입, 년간 80만원의 매출을 올린 한 회사의 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지역의 많은 젊...
  • 2016-11-24
  • 옛날것은 언제 보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정감이 가며 마음을 편하게 한다. 우리네 시골의 할아버지와 아주머니가 바로 옆에 있는듯한 착각이 든다. 익살스럽기도 하고 우습강스럽기도 하게 표현된 흙공예작품들을 보고있나니 오밀조밀 모여앉은 토우들과 함께 막걸리나 한사발 하고싶은 마음도 생긴다. 어떤 작품은 비물이...
  • 2016-11-21
  • 104세 김영숙 할머니 ㅡ 우리 어머니(김영숙)는 1913년에 모아산 동남쪽 룡산촌에서 출생하여 17세에 4년 년상인 연길시 흥안향 대성촌(흥안촌)의 허종호와 결혼하여 3남 1녀를 낳고 32세 꽃 나이에 청상과부로 되였습니다. ㅡ 어머니는 아버지가 사망된 후 자식들 앞에서 눈물 한 방울 안 보이며80이 넘으신 할아버지와 할...
  • 2016-11-17
  •   “평범한 용접공으로서 맡은바 일을 착실하게 하려고 노력했을뿐입니다.”11일, 전 주 10대 고기능 근로자로 당선된 양길림을 만났을 때 그가 한 말이다. 올해 44세인 양길림은 대당훈춘발전소의 용접기술원이다. 27년간 양길림은 줄곧 용접시공, 용접교양, 기술돌파 등 사업을 맡아오면서 안전생산, 절약...
  • 2016-11-17
  • 이미 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으로 성장한 알리바바그룹이 1자가 4번 겹치는 11월 11일을 쇼핑일로 정하면서 대규모할인행사를 시작한지가 올해 8년째를 맞았다. 지난 8년을 뒤돌아 보았을 때 거...
  • 2016-11-15
  • 기재에 따르면 인류는 대략 4000여년전부터 콩을 재배하여왔고 우리 민족은 삼국시대초기인 2000여년전부터 장류를 만들었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발전하고 변하면서 오늘날의 콩으로 메주를 쑤어 장을 담그는 장제조법이 기본적으로 형성되였다고 한다.   장의 종류로는 토장, 된장, 막장, 담북장, 즙장, 생활장, ...
  • 2016-11-14
‹처음  이전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