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고단하다…그래도 책임 다하는 가장이라 뿌듯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1월12일 08시19분    조회:299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북경시 왕징(望京), 야근을 마친 심상길(41살)씨는 고향친구와 함께 와인 한병에 청국장 한그릇을 들고 집앞 간이걸상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가족에게  터놓고 말할수 없는 회사내의 치렬한 경쟁속에서 부대끼며 받은 스트레스, 자식들의 학교이야기, 성큼 다가온 앞으로의 로후대비에 대한 불안감…

북경에서 조선족 최대의 집거지인 왕징, 이곳에는 어림짐작으로도 10만여명의 조선족이 진출해있다. 심상길씨 역시 이들중 한사람이다. 현재 북경한미지항과학기술유한회사 IS팀 팀장으로 근무하고있는 심상길씨도 10여년전에  잘살아보겠다는 꿈을 안고 이곳 대도시에 정착한것이다. 그의 말을 빈다면 “가족을 위해 이곳 타향에서 아글타글하는 월급받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이곳 대도시에 진출해 빡빡한 세상속에서 부딪치지만 당당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심상길씨는 지난 1991년에 연변대학 정치학부를 졸업, 그리고 얼마뒤 찾아온 한국로무송출 기회를 잡아 한국에서 섬유염료배합기술을 배웠다. 그뒤 그는 광동, 청도에 있는 기업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0년에 돌연 북경행을 결정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자식만은 큰 도시에서 원없이 하고싶은 공부를 하도록 뒤바라지 하려는 마음이였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언제나 사람좋은 푸근한 미소를 잃지않는 심상길씨가 그때의 결정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하지만 대책없이 떠난 길이 순탄할리는 없었다. 북경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몸 하나 건사할 방 한칸을 얻고 31살에  “늦깍이 영업사원”으로부터 시작했다.

생계를 위한 잦은 야근, 언제 치고 올라올지 모르는 후배들과의 경쟁이 힘에 겨웠지만 심상길씨가 이 악물고 버틸수 있었던건 고향과 만리 떨어진 이곳에서 함께 버팀목이 되여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기때문이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심상길씨는 북경시근무주거증을 따기 위해 주말마다 강의실을 찾았다. 딸자식 공부뒤바라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했다. 북경시에 호적을 올리지 못하면 대학입시시험을 반드시 본적지로 돌아가서 치러야 되는 상황, 유일한 방법은 중앙민족대학부속중학교에 입학하는것이였다. 하지만 워낙 경쟁이 심했던지라 주위에 같은 처지에 있었던 많은 학부모들은 포기하고 나섰지만 심상길씨만은 딸자식을 위해 고집을 부렸다. 그렇게 애쓴 덕분에 심상길씨의 딸은 드디여 엄청난 경쟁을 뚫고 중앙민족대학부속중학교에 입학했다.

“우리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이곳 대도시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아버지로 살아가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은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의 희망인 아이들이 친구들끼리 어울리면서 아무 걱정없이 공부한다면 그보다 더 행복할순 없지요” 아직도 입학통지서를 받았던 그때 그 벅찬 기분을 잊을수 없다는 심상길씨이다.

이어 그는 “타향살이를 하다보면 고향친구가 참 큰 버팀목이 되여줄때가 많습니다”라고 친구자랑을 아끼지 않는다.  각박한 사회라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멀어지는 세월, 하지만 심상길씨는 늘 북경에서 함께 고생하는 친구들과 짬짬이 모임도 가지면서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돕는다.

“젊은 시절 고향마을 상점에서  외상값으로 술한잔 기울이며 어울렸던 친구들이라   예나 지금이나 더없이 편한 친구들입니다”라고 말한다. 지금도 북경에서 서로 힘들때 돕고 함께 고생하는 친구들 대부분이 그때 그시절 함께 의지했던 친구들이다.

타향살이 하는이 치고 향수에 젖어보지 않은 사람 없다고 심상길씨 역시 때론 고향이 사무치게 그리울때가 많다. 그래서 1년에 꼭 한번쯤은 고향을 찾는다. 그때면 고향에 남은 친구들에게 전하는 자그마한 선물꾸레미도 꼭 잊지 않고 챙긴다.

“저는 부자도 아니고  성공한 기업가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저 묵묵히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아버지여서 너무 행복합니다” 심상길씨가 여전히 특유의 푸근한 미소를 띄우며 말한다.

대도시로 진출한 수많은 조선족들중 많은 사람들의 희망도 어쩌면 주인공인 심상길씨와 다름없이 세상을 변혁시키는것도, 억만장자가 되는것도 아닌 그저 가족을 위해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것일지도 모른다.

연변일보 글·사진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쿠키뉴스 인천=정수익 기자] 인천 검단탑종합병원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조선족 동포의 생명을 세 번의 무료 수술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올해 중국에서 입국한 조선족 손금호(52)씨는 지난달 31일 즉시 수술하지 않으면 위독할 정도의 교통사고로 응급실에 실려 왔다. 골반·흉강&middo...
  • 2017-04-15
  • 지난 3월 31일 저녁 6시, 필자는 곡수ㅡ도문행 택시를 탔다. 60대 기사(한족)가 손전화로 한참 동안이나 누구와의 통화를 끝내고 나서 한심한 세상일에 원망을 표하였다. 인사말 얘기중 필자의 "…그렇다면 기사분이 곡수촌 사람인가?"는 물음에 자기는 한평생 곡수촌의 농민이란다. 지난 70ㅡ80년대에 필자가 도문시...
  • 2017-04-13
  •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경자(사진 왼쪽)·천복순씨.   조선족 결혼이주여성들이 간호조무사 자격증 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경자(41·거진)·천복순(34·간성)씨다. 이들은 고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2013년 3월 개소된 이래 처음으로...
  • 2017-04-13
  • 3월 29일, ‘뢰봉할머니’로 불리우는 김봉숙로인의 팔순잔치가 연길시 북산가두 활동실에서 있었다. 북산가두판사처와 연변애청자협회에서 손잡고 차린 김봉숙 팔순잔치는 특수가정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잔치로 되였다. 김봉숙할머니 남편과 자식을 잃고 홀로 사는 김봉숙로인은 사회에서 찾아온 ‘자식&...
  • 2017-04-10
  • [취재후기] 오오무라와의 인터뷰 마치면서   2016년 10월에 처음 뵈였던 이래로 여러번 드린 메일에 “래년 정월쯤 한번 놀러 오세요”라는 오오무라 마스오교수님의 회신을 받았던 때가 잊혀지지 않는다.   긴장되면서도 흥분된 마음을 달래면서 교수님댁의 주소대로 살며시 찾아가 봤다. 절대로 실수...
  • 2017-04-07
  •   인생에 정년은 없다...중국에 수천명 제자를 둔 그는 현재 한국에서 민족무용 향기 뿌린다   흑룡강민족직업학원 예술계 한금자전임 교수   (흑룡강신문=하얼빈)남석 기자=일찍 중국에서 30여 년 교직에 근무하다가 정년 퇴직 후 한국으로 옮겨와 재한 중국 동포들에게 민족무용을 무료 전수하며 황혼을 빛...
  • 2017-04-05
  • 우리 민족의 전통음식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복시몽씨(한족, 27세)는 전자상거래플랫폼을 구축해 꿈꾸던 창업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민족의 전통음식을 널리 알리고있는 그를 지난 25일 연길시내 모 커피숍에서 만나봤다. 복시몽은 2014년 연변대학 조선-한국어학원 한국어학과를 졸업한 뒤 광주에 있는 ...
  • 2017-03-28
  •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물건은 뭘가? 바로 이불이다. 태여나자마자 배내저고리보다 먼저 아기피부와 만나는것이 이불이고 생을 마감할적에도 이불을 덮고 마지막을 보내니 이불은 사람의 생과 사를 함께 하는 물건인것이다. 하루의 3분의 1이라는 시간을 덮게 되는 이불, 그런 이불에 수를 놓는 마음으로 건강과...
  • 2017-03-27
  • 촉망받는 형사경찰에서 변호사로 변신한 최명호씨(36세), 그를 만난것은 봄빛이 완연한 지난 19일 오전이였다. 길림공안경찰학원 형사학과를 졸업하고 연길시공안국에서 형사직에 근무하던 최명호는 사업에 몰두하는&nbs...
  • 2017-03-21
  • 참으로 미국스러운 “미국델리(USA DELI)” (델리-특별히 준비한 음식이라는 뜻)는 중국조선족 알렉스 양사장이 운영하는 치킨윙(닭날개)가게이다. 델리는 간단하고 편리한 음식을 선호하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추어 보다 신선한 재료와 다양한 메뉴로 업그레이드시킨 대중음식으로서 특히 조지아주에서 각광받...
  • 2017-03-21
  • 15년간 이웃 도운 전계월경리   도문시 “아리랑식당”의 전계월총경리는 항시 민영기업인으로서의 본분을 자각하여 성설 신용을 바탕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동시에 나눔 실천에 앞장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따스함을 안겨주고있어 업계 상인들의 귀감이 되고있다.   아리랑식당을 소비자들이 인정하...
  • 2017-03-16
  • 사람들은 흔히 재혼화제만 나오면 이렇게 말한다.   “가다오다 만난 사이인데 제 안속이 따로 있기 마련이지”,“그래도 너울쓰고 만난 부부가 진심이야!”하지만 꼭 그런것도 아니다. 재혼도 가꾸기에 달려있다.   나와 안해는 재혼한지 13년이 된다. 우리는 화기애애하게 살고있어 잉꼬부...
  • 2017-03-15
  • 오랜만에 서산에 비끼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딸과 손에 손잡고 부르하통하 산책로를 걸었다. 나는 대견스러운 눈길로 딸애를 바라보며 물었다.   “소란아, 네눈에 엄마는 어떤 모습이지?”   딸애는 아무런 주저심도 없이 대답했다.   “엄마는 당연히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영...
  • 2017-03-09
  • 장애인취업과 장애인들의 삶의 질에 대한 중시도가 높아지고있는가운데 지난 2월 27일부터 시작된 연길시장애인련합회 장애인수공제작강습반은 장애인들에게 또 하나의 취업과 창업의 기회를 마련해주고있다.   주장...
  • 2017-03-02
  • 힘들지만 함께여서 행복한 박승광, 리태경 부부    “인상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병석에 누워있는 친정어머니를 5년동안 지극정성으로 모신 효녀라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던것 같습니다” 라며 안해에 대한 첫인상을 터놓는 박승광씨는 안해 리태경씨와는 2004년에 재혼한 사이이다.   ...
  • 2017-03-01
  •   (흑룡강신문=하얼빈) 서울 남구로의 가리봉동 시장골목으로 들어 가면 평일에도 우리 교포들이 많이 찾아 가는 한 음식점이 있다. 입맛 으뜸, 건강에 으뜸인 '대초원 양고기 샤브샤브 뷔페' 본점이다. 또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게 배불리 먹을 수가 있어 단골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본점 식당의 사장은...
  • 2017-02-28
  • 7살 딸 라일라를 위해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분장하는 엄마 카밀라의 사연이 공개됐다./보어드판다 화면 갈무리 디즈니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한 모녀가 화제다.  사진작가인 엄마 카밀라 코츠는 여행지에서 7살 딸 라일라와 코스튬플레이(이하 코스프레)를 즐긴다. 카밀라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모녀는 '겨...
  • 2017-02-27
  •   야외 공익 활동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남긴 장면       (흑룡강신문=옌타이) 박영철 기자=옌타이시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 미녀 가수 엄림령(30세)양이 작년 9월 연변방송국 매주일가에서 신곡 ‘뭇별’을 발표한 뒤를 이어 금년 4월에도 신곡 ‘고요한 달밤’ 발표를 앞두고 있어...
  • 2017-02-26
  • 창주에서 북경으로, 조선족 강경자양  하루 교통비 225원을 지불하며 출근하는 리유 감동 14+94.5+4=112.5 매일 하북성 창주시에서 북경으로 출근하는 강경자(姜京子)양의 출근길 교통비이다. 왕복으로 치면 225원이다. 한달 료금을 합산하면 한달간 지출하는 교통비만 4000~5000원에 이른다. 강경자양은 벌써 1년간 ...
  • 2017-02-22
  • —가두 주민 서숙자할머니 “애심가게” 세워 렬사유가족 돕는다 연길시 동쪽 영락가에 자리잡은 영락농부산품시장. 계획경제시대의 자그마한 공장건물을 털어 만든 자그마한 시장안에는 쌀, 부식품 등을 경영하는 자그마한 가게가 있다. 가게의 주인공은 연길출신의 서숙자(66세)할머니. 가게 이름은 &ldq...
  • 2017-02-21
‹처음  이전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