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국경과 언어 넘어선 '인간성' 탐구…이시구로의 문학세계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0월6일 01시16분    조회:124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좋은 소설이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세계 전역의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비전이 담긴, 그렇지만 상당히 단순한 소설이라고 나는 믿는다. 대륙을 넘나들지만 세계의 어느 후미진 구석에서도 단단히 뿌리 내릴 수 있는 인물들을 품고 있는 그런 소설 말이다."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3)의 말이다.

이시구로는 잊혀지고 왜곡된 기억을 복원해 보편적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가다. 실제 벌어진 사건들을 종종 등장시키지만, 역사에 직접적 개입을 자제한 채 철저히 인간성 자체에 초점을 둔다. SF소설의 형식을 차용하더라도 배경이나 소재에 무게를 지나치게 싣지는 않는다. 민족과 언어를 넘어서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는 작가이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1954년 11월8일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이시구로는 영국 국립해양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한 아버지를 따라 1960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켄트대에서 철학을, 이스트앵글리아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한 이시구로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꾸기도 했고 사회복지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시구로는 1982년 발표한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이 주목받으면서 전업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영국에 거주하는 일본 출신 중년 여인 에츠코의 시선을 통해 전후 일본의 황폐한 풍경을 묘사한 작품이다. 나가사키 원폭 투하를 언급하긴 하지만 전쟁이나 폭격을 묘사하지는 않는다. 다만 과거를 회상하고 싶지 않다며 딸에게 일본 이름을 붙이기 반대했던 에츠코의 기억을 파고든다.

이시구로는 이 소설로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수상했다. 이후 1980년대에 발표한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남아 있는 나날' 등 3편으로 동시대 영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다.

가즈오 이시구로 [민음사 제공]

1986년작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제국주의에 가담해 선동적 작품을 그렸던 늙은 화가 마스지 오노의 회고담이다. 딸의 결혼을 앞두고 과거의 인물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전범'이었던 옛 행적이 하나둘 드러난다. '남아 있는 나날'에선 영국의 한 저택 집사로 평생을 보낸 스티븐스가 주인의 호의로 6일간의 생애 첫 여행을 떠나면서 과거가 복원된다. 그의 인생과 기억에도 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 1930년대 유럽의 역사가 얽혀 있다.

영화화 되기도 한 '남아 있는 나날'로 1989년 부커상을 수상한 이시구로는 배경과 인물이 서로 다른 세 작품을 두고 "같은 책을 세 번 썼다"고 했다. 그의 작품에서 배경과 사건은 본질이 아니다. 그는 "직업적인 면에서 소모적인 삶"을 사는 인간을 통해 "한 개인이 불편한 기억과 어떻게 타협하는지" 그린다고 설명한다.

1995년작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에서 이시구로는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과거와 현재·미래가 없는 초현실적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유명 피아니스트가 성공을 위해 버려야 했던 가치들을 되살리려 하지만 실패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서술했다. 현대인의 쓸쓸한 자화상이기도 한 이 소설은 '카프카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첼튼햄상을 받았다.

이시구로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때때로 인간은 틀릴 수도 있는 신념을 전력으로 붙잡고 자기 삶의 근거로 삼는다. 내 초기 작품들은 이런 인물들을 다룬다. 그 신념이 결과적으로 잘못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환멸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건 그저 그 탐색이 어렵다는 걸 발견한 것뿐이고, 탐색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20년 전 부모의 실종사건을 파헤치는 한 사립탐정의 이야기인 '우리가 고아였을 때',(2000), 복제인간의 삶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성찰한 '나를 보내지 마'(2005), 최근작인 '파묻힌 거인'(2015)까지 이시구로의 작품 대부분이 국내에 번역돼 있다.

'창백한 언덕 풍경'과 '부유하는 세상들의 화가' 등을 옮긴 김남주 번역가는 "서양문학을 번역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이야기가 우리와는 문화와 역사가 다른 지식과 비판을 갖춘 독법이 필요한 남의 나라 이야기라는 것을 잊는 순간이 있다. 이시구로의 작품은 이런 면에서 인간 공통의 보편성에 기초해 읽는 이를 무장해제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시구로의 작품에 내재된 것은 문학적 계산이나 포석이 아니라 오히려 적절히 분비되는 재능인 것 같다. 이런 미묘한 표현 방식을 지닌 작가가 있다는 것은, 해야 할 말보다 훨씬 많은 말이 넘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커다란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15
  • 제8기 연변독서절 계렬행사 일환 주내 18개 중소학교서 선발 연변독서절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연변독서협회, 연변조선문독서사협회,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가 주관한 《제12회 독서왕, 독서모범가정, 독서지도모범교원 표창대회》가 제8기 연변독서절 계렬행사의 일환으로 10월 25일 오전, 연길시 상우호텔에서 있었다. 연...
  • 2014-10-26
  • 중국조선족무형문화재총서《중국조선족농악무》출판발행회가  10월 24일 집필진이 참석한 가운데 연변박물관에서 개최되였다.   중국조선족농악무는 민속무용예술로서 조선족의 이주와 더불어 중국땅에 류입된후 지난세기 20년대로부터 근 100년의 력사를 거쳐왔다. 이 과정에 조선족인민들은 그 어떤 역경속에서...
  • 2014-10-25
  • ◇가시내/마리 다리외세크 지음/최정수 옮김/344쪽·1만3800원·열린책들 ‘프랑스 문단’ 논쟁적 여류작가, 10代 시절 자신의 경험 녹여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 ‘사춘기’. 무표정한 소녀의 얼굴에는 불안을 감추고 있는 기색이 엿보인다.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어간 소설 ‘가시내&...
  • 2014-10-25
  •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프랑스 소설가 파트리크 모디아노. (AP=연합뉴스) 대표작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예스24 주간 베스트셀러 1위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프랑스 소설가 파트리크 모디아노의 대표작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가 인기몰이를 하고 ...
  • 2014-10-23
  • 갯벌의 하얀 진주 2014' 출판           ‘갯벌의 하얀 진주 2014’ 표지   칭다오조선족작가협회 회원작품집   (흑룡강신문=칭다오) 장학규 특약기자 = 연변작가협회 산둥지구창작위원회 및 칭다오조선족작가협회 회원 작품집 ‘갯벌의 하얀 진주 2014’가 일전 요...
  • 2014-10-23
  • 연길시중국조선족시조협회 한국전국시조경창대회에서 성과 주렁                 (흑룡강신문=하얼빈) 윤운걸 길림성 특파원 = 연길시중국조선족시조협회 8명 회원이 대한시조협회 함안지회 (회장 김재순)의 초청한국전국시조경창대회 및 한중일합동...
  • 2014-10-23
  • 10여편 론문 30여편 소설 발표 19일, 연변작가협회, 중국민족대학, 연변대학에서 공동으로 주최하고 길림성조선족경제과학기술진흥총회에서 후원한 “50후 출생” 소설작가 작품연구세미나가 연길 백산호텔에서 개최되였다. 세미나는 지난 세기 50년대에 출생한 허련순, 리혜선, 최홍일, 리여천, 우광훈 등 5명 중...
  • 2014-10-23
  • 수상자들(뒤줄 좌로부터 김정웅 평론수상자, 김영건 시수상자, 김혁 소설수상자, 김영자 수필수장자)과 심사위원들(앞줄 좌로부터 연변문학 채운산 부주필, 연변대학교 김경훈교수, 전 연변대학교 김병민총장, 중앙민족대학교 오상순교수, 허련순소설가) 제33회《연변문학》문학상 시상식이 10월 22일 오전, 연길 백산호텔...
  • 2014-10-22
  • 10월 18일, 방산옥 하이퍼시집 《련꽃에 달의 집을 짓다》세미나가 평론가 시인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길 한성호텔에서 열렸다.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의 주체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김파시인, 김룡운평론가, 김철호시인 등이 방산옥의 하이퍼시집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김파시인은 “련꽃에 달의...
  • 2014-10-20
  • 길림성조선족경제과학기술진흥총회 주관,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 주최 10월 18일 오후, 연길시 신라월드에서 개최된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 10주년기념행사에서 김철, 김응준, 조룡남, 리상각 등 4명 원로시인이 개혁개방 전후시기에 황페화되였던 우리시단을 구축하기 위하여 견마지로를 다하고 문단의 기틀을 잡아...
  • 2014-10-20
  • 15일 룡정시문련, 룡정시문화관, 룡정시작가협회의 공동주최로 향토시인 심정호 문학창작좌담회가 연길에서 펼쳐졌다. 좌담회에서 시인이 2012년에 펴낸 시집 《흙 묻은 이름》에 수록된 시를 위주로 시인의 작품세계와 그 특성에 대한 열련한 토론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농촌에 몸담그고 한손에 호미를 쥐고 다른 한손에...
  • 2014-10-17
  • 김영택시집 《석양노을》이 일전에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편집출판되여 독자들과 대면하였다. 연변일보사 편집, 기자, 연변조선족자치주 당위 선전부 처장, 연변TV방송국 부국장 등 직을 력임하다가 정년퇴직한 김영택선생은 퇴직후에도 붓을 놓지 않고 열심히 창작활동에 정진하여 지난해에 가사선집 《신토불이 우리 가...
  • 2014-10-16
  • 재미 작가 수키 김, 평양 체험 책으로 2011년 선교사로 위장 6개월 체류 북한 평양과기대서 영어 가르쳐 "학생들, 내 모든 것 기록하고 감시" 안 들키려 USB에 글 넣고 늘 지녀 댓글보기8 Tweet 글자크기 더 편리해진 뉴스공유, JoinsMSN 뉴스클립을 사용해 친구들과 공유하세요 수키 김 선교사로 위장 입북한 재미동포 베...
  • 2014-10-15
  • 일전에 아시아 대표시인 동시화집 ≪별이 반짝 꿈도 반짝≫이 출판되여 아시아 어린이들과 대면하게 되였습니다.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의 편집으로 되고 도서출판 ≪아평≫에서 임프린트하고 도서출판 ≪가꿈≫에서 펴낸 이 동시화집은 제12차 아시아아동문학대회 행사의 일환으로 아시아 4개국 동시인들의 동시를 한권의 동...
  • 2014-10-11
  • 소설가 김혁 첫 장편소설 《마마꽃, 응달에 피다》 재판 문화대혁명이라는 특수한 년대를 배경으로 10여명 청춘들의 부동한 운명을 그려낸, 김혁의 자서전적 장편소설 《마마꽃 응달에 피다》가 상해원동출판사에 의해 일전에 재판되였다. 제5기 연변작가협회 계약작가작품으로 선정된 《마마꽃 응달에 피다》는 중편원작이...
  • 2014-10-11
  • 파트릭 모디아노  [스포츠서울] 프랑스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가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9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프랑스의 파트릭 모디아노가 "기억의 예술을 통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의 운명을 일깨우고 직업이라는 생활 세계를 소개했다"고 설명하며 파트릭 모디아노를 2014년 노...
  • 2014-10-09
  • 무라카미 하루키가 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미국 품으로 돌아갈까. 노벨문학상 발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다른 노벨상과 달리 문학상은 사전에 발표 날짜를 확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10월 둘째주 목요일에 발표해온 관례상 10월 9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문학팬들 관심이 집중되는 올해 노벨문학상 관전포인트...
  • 2014-10-01
  • 제2회 윤동주문학상현상공모통지 중국조선족문학에서 현대시를 발전시키기위하여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와 한국윤 동주문학상제정위원회가 공동주관하는 제2회 윤동주문학상현상작품을 공모한다. 제2회 윤동주문학상현상공모작은 조선어로 쓴 현대시여야 한다. . 공모자격: 무릇 중국 국적을 가진 모든 조선족은 다 응모...
  • 2014-09-30
  • 로 전설을 엮는 사나이 천정곤 자서전(중문판)출간행사 북경 연길서 련속펼쳐 한국 최초의 재활용전도사이며 《쓰레기경제》로 전설을 쓴 천정곤의 자서전 《쓰레기더미에서 황금알을 캐는 사나이》가 한국어로 출판된지 10년만에 김견시인에 의해 중국어로 번역되면서 13억인구를 가진 거대한 중국의 문을 노크했다. 지난...
  • 2014-09-30
  • 룡정이 낳은 우리 민족 걸출한 시인 윤동주의 민족정신과 작품세계를 기리고 그 업적을 후대들에게 알리고 물려주기 위한 취지를 담은 사단법인 룡정윤동주연구회가 9월27일 오전, 윤동주시인의 고향인 룡정에서 설립식을 가졌다. 장편소설 《시인 윤동주》의 저자인 재능있는 중견소설가 김혁이 회장을 맡은 룡정윤동주연...
  • 2014-09-27
‹처음  이전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