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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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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하소설 황혼 제3권(57) 모녀의 밀모 김장혁 댓글:  조회:170  추천:0  2024-10-13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57. 모녀의 밀모      류려평은 욕설을 퍼붓다가 여경이 부르는 소리에 딱 그쳤다.    “류려평, 나왓!”    류려평은 땅바닥에 물앉아 어린애처럼 발버둥질치며 대성통곡쳤다.    “안 나가! 난 중국에 안 가! 중국에 가면 죽어!”    “딸을 마지막으로 안 만나겠어요?”    “뭐? 려향이 왔어?”    류려평은 벌떡 일어나며 다급히 소리쳤다.    “만나겠습니다.”    류려평은 울음을 딱 그치고 감방문을 나섰다.    면회실에 들어가 얼마 안 있어 커다란 유리판 맞은 편에 려향이 미색핸드빽을 들고 들어섰다.    “려향아!”    “엄마!”    그들 모녀는 철창 속에서 유리판 구멍으로 서로 손을 넣어 얼굴을 매만지면서 대성통곡쳤다.    여경은 려향의 손에서 미색핸드빽을 받아가지고 면회실에서 나갔다.    류려평은 용건부터 려향한테 시급히 말해야 했다.    그녀는 눈물을 훔쳤다. 뒤이어 려향의 두 손을 꼭 잡고 벌떡 일어나더니 퉁사발눈으로 사위를 둘러보고나서 얼굴을 유리판 구멍에 가져다 댔다.     눈치빠른 려향은 엄마가 또 뭔가 요긴한 귓속말을 하자고 그런다는 걸 알고 자기도 발딱 일어나 얼굴을 천천히 유리판 구멍에 가져다댔다.    류려평은 려향의 귀에 대고 나직이 귓속말을 했다.    “저 미색핸드빽은 어데서 난 거야?”    려향은 씨무룩이 웃었다.    “아빠 사 준 건데요.”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흘겼다.    “흥! 고양이 생각한다고나 해라. 그 놈이 무슨 꿍꿍이속에 저 핸드빽을 사 줬는지 몰라. 무슨 짓거리를 하자는 건지. 난 저 핸드빽 보기만 해도 부아통이 터진다. 내 널 사 주지 못했는데 그 놈 걸 들고 다녀?”    려향은 머리를 끄덕였다.    “알았습니다. 이후엔 엄마 보러 올 때 안 들고 올게.”    “활 쓰레기통에 버려라!”    려향은 씨무룩이 웃으며 물었다.    “용건이 뭔가요? 시간 없는데 빨리 용건부터 말해요.”    류려평은 려향의 귀에 댈듯이 입을 가져가더니 나직이 쑹얼거렸다.    "살인미수죄를 지면 한국에 살아남겠는가 했는데. 다 파탄났어."    "아빠가 엄마 살인미수죄를 증명서지 않았는가요?"     "증명섰다. 혹을 떼려다가 혹을 하나 더 붙였다. 그 놈과 나영까지 내  증명서는 바람에 오히려 긁어서 혹을 더 만들었다. 이젠 살인미수죄까지 더 졌으니 난 끝장이야. 난 중국에 인도돼 가면 총살받을지도 몰라."    려향은 깜짝 놀라 엄마 손을 잡고 얼굴을 매만지면서 대성통곡쳤다.     "엄마- 이 일을 어쩝니까?"      류려평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난 죽어도 괜찮아. 엄마의 유일한 희망은 네야. 려향아, 빨리 고향에 돌아가 외할아버지 산소로 가라. 거기서 엄마 인생의 전부를 네가 파내 가져라. 딱 비석 밑을 잘 봐라.”    려향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엄마 말을 알아들었습니다. 그러나 회사에 입사한지 한주일도 안돼 몸을 빼기 힘든데요. 내 가버리면 날 입사시킨 최전무한테 미안한데요.”     지금 이 시각 면회실 흑유리판 건너 감시실에서 여경과 남경장이 그들의 대화를 김청하고 있었다. 그걸 류려평과 려향은 미리 짐작하고 될수록 그들이 감청하지 못하게 나직이 귓속말을 했다. 그러나 면회실 유리판 변두리에 미혀마이크가 달려 있어 여경과 남경은 모든 걸 지척에서 다 감청할 수 있었다.     그 보다도 종호는 이 시각 셋집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려향의  미색핸드빽 미형몰카에서 실시간으로 보내오는 동영상을 다 감청하고 있었다.     벽에도 귀 있다고 류려평과 려향은 자기들의 밀담을 숱한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다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줄도 모르고 류려평은 려향을 마지막으로 본다고 각오하고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했다.    “려향아, 회사 일을 그만두고라도 하루 빨리 귀국해라. 최전무고 회장이고 다 아무 것도 아니야. 넌 그걸 파내면 한뉘 올방자를 틀고 앉아 배를 두드리면서 살 수 있다. 종호가 먼저 가는 날엔 끝장이야. 그 놈새끼, 아마 추석 쯤에 들어갈 예산이더라.”    려향은 대소로워 하지도 않았다.    “아마 나도 중국에 조만간에 들어가야 될 거 같습니다. 최전무 말이 본사에서 최전무 보고 강남 S시에 들어가 반도체회사를 재건하라고 하더랍니다. 아마 나도 최전무룰 따라 중국에 들어가야 할 거 같습니다.”    류려평은 반색했다.     “그럼 잘 됐어. 내 뭐라더니?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야. 미국의 통제를 받아 반도체회사를 온전히 경영할 거 같니? 중국에 가야 자주적으로 반도체회사를 차릴 수 있어. 넌 한고조 후대기에 에서 살아야 해.”     려향은 머리를 순순히 뜨덕이며 물었다.     “아빠는 무슨 일에 귀국한답디까? 단지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소로 가자고 간답디까?”    류려평은 내심하게 말했다.     “아니야. 며칠 전에 리혼청구서를 만들어가지고 왔더라. 아마 리혼수속도 할겸 산소에도 갈겸 갈 거 같더라.”     려향은 리해하지 못하겠다는듯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숱한 려비를 팔면서 그리 급히 갈 필요있는가요? 이제 무더운 삼복지간에. 선선한 가을에 가는게 옳지. 요즘 비행기표도 엄청 비싸졌어요. 오래잖으면 여름 방학이 돼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학생들이 많아서 비행기표 값이 엄청 올리 뛰였는데요.”     류려평은 려향을 일깨워 주었다.     “너도 알잖니? 종호는 효자 아니고 뭐니? 종호는 추석에 꼭 부모 산소에 찾아간다. 그는 이전에 외할아버지 산소에도 해마다 찾아갔댔다. 넌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당장 귀국해라.”     려향은 머리를 폭 숙이고 묵묵부답하며 외까풀눈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속궁리를 하고 있었다.     류려평은 려향의 손을 잡고 물었다.     “요즘 종호는 뭘 하데?”     려향은 대수롭잖게 말했다.     “셋집에서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이랑 읽습디다. 이상한 심태변화는 보이지 않습디다.”    류려평은 피뜩 뭐가 떠올라 물었다.     “성림을 너네 집에 데려 왔다면서?”     “네. 그래요. 아빠는 걔를 아침이면 학교에 데려가고 저녁이면 데려옵디다. 건데 요즘 성림이 자꾸 가슴이 아프다고 징징거려서 시끄러워 죽겠습니다.”    류려평은 코웃음쳤다.     “얼마나 바보야! 고 비좁은 반토굴셋집도 집이라고 뉘네 애를 다 끌어들여? 종호 성림을 얼마나 심들여 보살피는가 봐라. 마 나영과 재혼할 예산인 거 같아.”     류려평은 사위를 둘러보다가 목소리를 낮춰 나직이 물었다.     “종호는 네가 제 친딸이 아니란 걸 아니?”’     “모르는 거 같습디다. 아빠는 나를 이전처럼 살뜰히 대핟디다. 내 회사에 다니면서 바쁘다고 밥을 손수 지어주고 내 좋아하는 감자장까지 지져줍디다.”    류려평은 코웃음쳤다.    “바보, 세상 천치야. 눈치 그렇게 도끼등이니 이날 이때까지 네가 류덕재 행장의 딸인줄도 모르고 살았지. 넌 티를 내지 말고 ‘아빠’,  ‘아빠’ 하면서 이용해먹어라.”     려향은 머리를 끄덕였다.     “네, 알았습니다. 내 유전자검사를 하자고 아빠 머리를 감아주면서 머리카락을 몇대 뽑아 건사했는데도 눈치채지 못한 거 같습디다.”     류려평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그래, 검사결과 어떻게 나왔느냐?”     “확실히 난 종호의 딸이 아니더군요. 유전자 수치가 비슷한 점도 하나도 없더군요.”     류려평은 정색해 려향을 마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래. 이 세상에 엄마만 진짜야. 엄마만 믿어라. 애비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 못해. 넌 류덕재 행장의 친딸이야. 이제 귀국하면 류덕재 행장을 찾아가 친아버지를 확인해라."     려향은 도리머리를 저었다.     "류덕재 행장은 날 하루도 기르지 않고 이제 와서 자기 딸이라고 찾아가? 흥!" 류려평은 려향의 손을 잡고 나직이 타일렀다.      "모르는 소리. 류덕재는 널 홀대하지 않을 거야. 이젠 엄마가 이 놈 세상에 살아남겠는지 모르겠다. 넌 믿을게 친아빠 류덕재 행장 밖에 없다.”     류려평은 얼굴을 유리판 구멍에 갖다대고 나직이 귓속말을 했다.      “류덕재 행장이 남몰래 네게 경제적으로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아부었는지 아니? 나와 류덕재 행장은 널 낳자마자 네 몫으로 아파트도 몇채 갖춰놓았다. 네 돐생일에도 류행장은 축의금으로 100만원이나 부조했댔다.”    “네?!”    순간, 깜짝 놀란 사람은 한두 사람이 아니었다.    젤 덴겁한듯이 놀란 건 려향이었다.    (친아빠라는 류덕재 행장이 그렇게 많이 부조했다는데, 엄마는 그 숱한 돈을 다 어쨌단 말인가? 내 서울에 나와 공부해도 일전한푼 대주지 않았잖은가.)     려향은 잘 납득이 되지 않아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시각 종호도 깜짝 놀랐다. 그는 셋집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감청하다가 와뜰 놀라 뒤로 벌렁 드러눕기까지 했다.     (세상에 그런 일도 다 있었구나. 려향의 생일날에 류덕재는 숱한 사람들 앞에선 피뜩 와서 그저 천원이 든 빨간 봉투를 내놓고 가려고 했잖은가. 그때 돈이면 천원이면 큰 돈이었다. 그때 난 한달에 75원 탈 때 아닌가. 그런데 뒤에서 백만원이나 줬다고? 세상에. 부패분자 큰 손을 내밀었댔구나. 그날 류려평은 려향을 안고 달려나가 류덕재를 붙잡고 셋이서 사진까지 찍지 않았는가. 좀 이상하다 했지만 친부모 합영일줄은 몰랐지. 그땐 그저 한단위 직계 상급행장이니깐 존대하느라고 그러는가 하고 넘어갔지. 이전에 정조를 의심해 류려평한테 고통받게 심해를 끼친 후엔 류려평을 의심하지 않자고 그저묻지도 않고 두루뭉실하게 흘려보냈지. 그런데 진작 이런 세상에…)     종호는 무릎을 치며 통탄하며 일어났다. 그는 컴퓨터에 마주 앉아 계속 모녀간에 무슨 음험한 밀모를 하는가 감청했다.     류려평은 려향을 보고 고의로 목소리를 높여 지껄여댔다.     “넌 꼭 종호 먼저 귀국해 외할아버지와 친조부모 산소를 찾아봐야 해. 잊지 말라. 친아빠 류덕재 행장도 꼭 만나봐라. 좋기는 음력 7월 15일 전에 중국에 들어가라.”     려향은 머리를 끄덕였다.     류려평은 재차 신신당부했다.     “우리 한족들은 음력 7월 15일에 조상들의 산소에 가고 음력 8월 15일엔 산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단원명절을 쇠느니라. 네가 음력 7월 15일에 친아빠와 함께 산소에 찾아가면 외조부모와 친조부모가 얼마나 기뻐하겠느냐? “     려향은 머리를 끄덕였다.     “네. 꼭 찾아가겠습니다.”     려향은 머리를 유리판 구멍에 가까이 대고 류려평한테 나직이 귓속말로 물었다.     “내 돐생일에 류행장이 준 숱한 축의금을 다 어쨌습니까? 난 일전한푼 친아빠 준 돈을 써본 적도 없는데요. 엄마 얼마나 다욕합니까!”    류려평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나직이 말했다.     “그때 난 네가 종호를 따라 서울로 나가겠다고 고집하니까. 괘씸해 일전한푼 주지 않았다. 허나 이제 외조부모 산소에 가면 거기에 다 있다. 그때 날 량해해라. 난 종호를 혼내자고 그랬어. 그 놈이 널 속여 데리고 한국에 나가서 널 끌어안고 콱 개고생하라고 그랬다. 봐라. 종호 널 홀려가지고 한국에 나오더니 죄를 만나 네 뒤시바라지를 하느라고 건축공지에서 불알 한쪽까지 잃어버렸잖아. 쌍통맹통이라고 해라.”     악처의 퉁사발눈에서는 씨벌건 별찌가 무섭게 툭툭 떨어졌다.     려향마저 섬찍한 감이 들었다.     “종호 아빠 불쌍합니다.”     “닥쳐!”     류려평은 면회실이 떠나가게 고함쳤다.     “종호, 그 놈새끼를 아빠란 말 말어! 그런 등시이 다 아빠야? 네 아빤 류덕재 행장이야. 넌 한고조 류방 황제님의 후손이야. 성씨도 제대로 류씨로 고쳐라. 넌 한국 문화에 물젖지 말고 중국에 들어가 우리 한고조 류방 황제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제 민족의 유구하고 찬란한 력사와  정통문화를 배우고 계승해야 해. 그게 네 옳바른 길이야. 그래야 한고조 류방 황제님한테 미안하지 않아.”     악처는 이빨을 쁙쁙 갈았다.     “그놈새끼 널 한국에 데려다가 기로에 들어서게 했어. 한국 회사 그만두고 중국에 들어가라. 네 한뉘 평생 먹고 살 근심없어. 널 잘못 이끈 종호를 어떻게 하면 복수할지 모르겠다.”     려향은 악에 바친 엄마를 말렸다.     “엄마, 필경 리종호 사장님은 나를 30여년 길러주고 보필해준 아빠 아닌가요? 양아빠도 아빠인데요.”    류려평은 유리판을 꽝 쳤다.    “닥쳣!”    유리판이 없었더라면 려향의 귀쌈을 찰싹 쳤을 것이다.     “그만 하세요. 시간 됐어요.”     류려평은 려향의 손을 꽉 붙잡고 마지막으로 고래고래 고함쳤다.     “려향아, 내 말 명심해라. 넌 한고조 류방 황제님의 후대야. 넌 류덕재와 류려평의 친딸이야. 어서 종호 먼저 귀국해라…”     “엄마!”     모녀간은 유리판 너머 손을 마구 저으며 애잡짤하게 대성통곡쳤다. 그 대성통곡소리는 컴퓨터 앞에 앉아 구경하는 종호한테 뭔가를 재촉했다…        저자 주: 여직껏 대하소설 제3권까지 본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제 대하소설 제4권이 이어집니다. 계속 저의 소설의 향연과 함께 하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11월 20일 12시 16분  조회:1894  추천:27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프로필          필명: 민성, 애명: 조왕돌      1958년 중국 길림성 연길현 조양공사 근로대대 제8생산대에서 조왕돌로 태여났음. 스님의 말을 듣고 부모는 앓지 말고 건실하게 자라라고  갓난애기 나를 보에 싸서 시퍼런 칼과 함께 함지에 넣어 조왕간 덕대에 올려놓았음. 그래서 어릴 때 애명도 "조왕돌"이었음. 그러나 미신과는 달리 시시콜콜 앓기만 해 약골이었음.      1974년, 교하시 모 한족초중 졸업, 1976년 고향의 산골 5.7고중을 졸업하고 귀향해 1년 반 동안 소 궁둥이를 쳤음.심심산골 목동출신.     1981년 12월 중국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1982년 1월- 1987년 중국 길림성 룡정시 룡정중학교 교원.     1988년-1996년 중국 길림성 연변인민방송국 기자.     1997년- 2016년 연변인민출판사 "청년생활"잡지사 부주필, "소년아동"잡지와 "별나라"잡지 련합편집부 부주필, "농가"잡지와  "로년세계"잡지 련합편집부 주필 력임, 연변인민출판사 편심(교수급편집).      2018년 5월 정년퇴직.     료녕성조선족로인협회 부회장, 명예회장 력임.     현재 연변주아동문학연구회 사단법인대표, 회장, 당지부 서기.. 편집부 주필.                   주요저서: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총 7권, 350여만자)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총 4권, 120여만자)     대하소설 "졸혼"(총 6권, 150여만자)     대하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욕망의 천지", "황천의 유령"(총 3부작, 90여만자)     대하소설 "황혼"(총 4권)     장편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공저) 등        장편소설 26권.       그외.      장편실화 "인민의 훌륭한 법관 록도유"(한문)      중단편소설집 "사랑환상곡"      동화소설집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      동화소설선집 "괴물 클론바우 모험기"      아동문학작품집 "호랑이와 사냥군"      문학작품집 "사랑은 요술쟁이야"       수필집 "리별"        실화작품집 "빨간 장미꽃 함정"등         저서  총 34권,  문학작품 총 1,000여만자.                 수상:      백두컵문학상,  아리랑문학상, 전국소수민족아동문학작품우수상 (수차), 한중옹달샘아동문학상, 한중동심컵아동문학상,  웰빙아동문학상, 한국 KBS방송 수기우수상, 한국 대전매일수필문학상, 두만강수필문학상 ,  동북3성우수도서상 (2차), 2010년 연변작가협회 선진작가상 등 30여개 수상.  
1    대하소설 황혼 제3권(56) 여살인미수범 김장혁 댓글:  조회:205  추천:0  2024-10-13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56. 여살인미수범      류려평은 구치소 감방에 돌아와서도 뭔가 시름이 놓이지 않는 것이 있었다.     (종호는 말로는 성림 때문에 추석에도 산소에 가지 못한다고 했지만 요즘 귀국하겠는지 어떻게 아는가? 종호는 요즘  리혼수속하자고 귀국할 수도 있다. 나영과 지영이 종호와 지끈하는 즛살을 봐라. 그 년놈들이 하루속히 재혼하려고 하는지 누가 알아?)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떡 멈췄다.     (아이고,  이 일을 어쩌는가? 종호가 려향보다 먼저 귀국하는 날엔 큰 일인데.)     류려평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녀는 퉁사발눈을 떼룩거리며 속궁리를 베아링처럼 굴렸다.    (종호가 혹시 려향보다 먼저 아빠 산소에 가면 큰 일 아닌가? 내 아버지 뭐 널 보자고나 했니? 그런데도 아빠 신문사에 졸업배치해 주었다고 해마다 아빠 산소에 찾아가지 않았던가. 그 놈의 효성과 의리 큰 일이야. 그 놈한테 무수한 틈 탈 틈을 주었는데 이제도 그 놈한테 또 기회를 주면 어쩌는가?)    류려평은 벌떡 일어났다.    그는 감방 안을 서성거리며 궁리했다.     (안돼, 그 놈이 려향 먼저 산소에 가서 내 인생의 전부를 가져가게 할 순 없어.)     그녀는 철창가에 다가가 철창을 부여잡고 철문을 마구 두드리며 고함쳤다.     “여보세요! 경장님. 급한 일이 있습니다.”     “뭐 할락꼬 고함질인가?!”     여경이 시끄러워 하면서도 스적스적 다가왔다. 구치소의 여경은 경찰서의 여경과는 달리 꽤나 거칠게 굴었다.     류려평은 여경이 다가오기를 기다려 황급히 요청했다.     “저의 딸을 불러 주십시오. 급히 면회해야겠습니다.”     여경은 시끄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 또 무슨 면회인가?”     류려평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두 손을 싹싹 비볐다.     “좀 봐주세요. 네? 딸과 급히 면회해야겠는데요. 제가 여기서 나가면 꼭 은혜를 톡톡이 갚아드리겠습니다.”     여경은 코웃음을 뀌었다.     “흥! 여기 대한민국에선 그따위 거 통하지 않아요. 오늘 구치소 면회실이 전에없이 분주해 다음 순서를 좀 기다리세요.”     류려평은 속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녀는 높은 가슴에 두 손을 모아쥐고 싹싹 비비며 비난사정을 다 했다.     “제발 딸과 면회하게 해 주십시오. 네?”     여경은 핼끔 째려보며 뇌까렸다.     “구치소에 면회 규정 있어요. 하루에 두번씩 면회는 불허요.”     “제발 면회시켜주세요. 네?”     여경은 시끄러워 발까지 탕 구르며 고함쳤다.     “안돼! 여기 뭐 다방인가 해? 누굴 만나고 싶으면 만나는가 해?”     “급한 일 있는데 좀 봐주세요.”     여경은 너무 한 감이 들었는지 되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며칠 후에 봐요. 쪼간한 딸애 자꾸 만나 무슨 꿍꿍이를 꾸미려는 건가? 이제 만난지 며칠인기여? 한 주일도 안돼 또 만나? 흥!”     류려평은 하는 수 없이 침대에 돌아와 털썩 들어앉았다.      며칠 후 여경이 찾아와 불러냈다.      류려평은 여경을 따라 나가면서 넌지시 물어 보았다.      “나를 검찰에 이송했는가요?”     여경은 류려평을 째려보며 코웃음쳤다.      “왜 그걸 물어 보는가요?”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흘겼다.      “나를 검찰에 언제 이송하는지? 언제 검찰이 법원에 기소하는지? 이런  어 봐도 안되는가요?”      여경은 시끄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류려평의 손목에 쇠고랑이를 절컥 채웠다.      “때가 되면 알게 될 걸 왜 자꾸 물어요? 짜증나게.”      다른 여경이 류려평의 팔을 붙잡고 잔등을 밀었다.      “걸엇!”     여경들은 그를 면회실이 아니라 지하심문실로 끌고 내려갔다.     “아니, 내 딸과 면회하겠다는데. 면회 안 시키는가요?”     류려평은 불길한 감이 들어 주춤 멈춰섰다.     여경은 류려평을 힐끔 째려보며 말했다. 그러나 어조는 이전보다 퍽 부드러웠다.     “먼저 심문실에 들어가라구. 여기서 끝나면 딸을 마지막으로 만난게 해줄게요.”     류려평은 깜짝 놀랐다. 가슴에서 망돌짝이 쿵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네? 마지막이라니요?”      그녀는 머리끼까지 곤두섰다.      “잔말 말고 심문실에 들어갓!”     류려평은 도살장에 끌려들어가는 개처럼 두 다리로 층계에 떡 벋티고 서 있었다.     두 여경은 류려평의 양팔을 붙잡고 마구 끌고 지하심문실로 들어갔다.      지하심문실의 탁상등이 쪽걸상에 물앉은 류려평의 수척해진 낯빤대기를 지질듯이 비추었다.     먹칠한듯한 맞은 쪽 어둠 속에서 날카로운 소리 울렸다.     “류려평, 이종호씨를 안락사시키려고 염화칼리움을 링겔병에 주사한 살인미수혐의를 인정하는가?”     “전번에 다 성실하게 승인했는데요. 또 물어요?”     “재확인이 필요해요. 왜 남편을 살해하려고 했는가?”     류려평은 시답잖게 대답했다.      “그 놈은 악마와 같습니다. 그 놈은 내 청춘을 빼앗고 내 인생을 망가뜨린 놈입니다. 량심도 없는 놈입니다. 우린 서로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우린 그저 명색이 부부일뿐입니다. 그 놈은 사돈보기 하던 날에도 분명 자기가 내 정조를 유린하고서도 날 숫처녀 아닌가고 의심했습니다. 종호는 처음부터 날 고통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은 놈입닌다. 천번, 만번 죽어도 마땅한 놈입니다. 그래서 그 놈을 죽이려고 그 놈이 맞는 링겔병에 염화칼리움을 주사해넣었습니다. 그저 그 놈을 죽여치우지 못한게 한일뿐입니다.” 류려평은 종호를 물어뜯고나니 속이 다 후련해났다. 그러나 악처는 그렇게 악담한 결과가 기다린 건 엄벌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뒤이어 뭔가 복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이 금방 교대한 걸 확인하고 여기에 싸인하고 지장을 찍으세요.”     류려평은 종이장을 받아 쭉 내리읽어보고 싸인하고 빨간 도장집에 식지를 뚝뚝 찍어 뻘건 지장까지 꼭 눌러 찍었다.      “됐습니다. 모는게 끝났습니다.”     류려평은 의아한 눈길로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을 뚫어지게 마주 보면서 물었다.     “혹시 검사인가요? 이젠 한국 법원에 기소하는가요?”     “한국 법원에 이송하는 일은 없습니다.”     “네?!”     류려평은 퉁사발눈이 화등잔이 돼 입을 함박만큼 쫙 벌렸다.     “아니, 그럼 중국에 인도되는 겁니까?”     “인터폴 지명수배도주범 류려평은 인터폴 규정과 중국 사법기관의 요구사항에 근거해 중국에 인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이구머니!”     류려평은 머리 아찔해났다. 그녀는 정수리를 된방매에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쪽걸상에서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한참만에 류려평은 부시시 기어일어나 쪽걸상에 다시 앉아 꽥꽥 고함쳤다.     “항의합니다! 난 한국에서 살인미수죄를 졌는데 왜 나를 한국 검찰에 넘기지 않았습니까? 왜 한국 법원에서 판결받게 하지 않습니까?”     “심문이 끝났습니다. 류려평은 중국으로 인도된다는 걸 정식으로 통지합니다.”     “한국 개새끼들, 더러운 괴뢰군 경찰놈들, 네놈들은 제 명에 썩어지지 못할 거야.!”     여경들은 류려평의 두 팔을 붙잡고 감방으로 올라갔다. 이번에는 원래 합숙감방이 아니라 중죄수처럼 독감방 안에 끌어다 가둬놓았다.     류려평은 심리에 커다란 충격을 받아 심리균형을 이루기 힘들었다. 그녀는 독감방에서 미친듯이 한국 사법부와 경찰들을 욕해댔다.     그녀는 한국 법원에서 살인미수죄로 판결받으려고 순순히 살인미수죄를 승인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이거야 말로 긁어서 부스름을 만들지 않았는가? 중국에 인도되는 걸 막기는 고사하고 살인미수죄를 더 지게 되지 않았는가?) 진짜 역은 새 방아간을 날아지나간 격이 되지 않았는가.     류려평은 중국에 인도되지 않으려고 제 딴에는 빈틈없이 꾸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주도면밀하게 생각해보고 승인한 살인미수죄가 오히려 자기 목을 조이는 올가미 될줄이야. 진짜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격이 되고 말지 않았는가.     류려평은 그 올가미에 기대 한국에 남아 살아남으려고 한 것은 일종 허무한 꿈, 아니, 법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오산일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감방 땅바닥을 치며 후회하고 통탄했다.       그녀는 믿던 기둥이 불시에 와그르르 무너지는 감이 들었다. 감방 땅바닥에 반듯이 쓰러져 가슴을 할딱거렸다. 똑 마치 덫에 치운 참새처럼 버둑거리며 가슴을 조였다.       (이젠 죽었어. 탐오(횡령)죄와 수뢰죄에 살인미수죄까지 졌으니 틀림없이 무기징역이나 총살받을 거야. 이 일을 어쩌는가?)     부패분자 류려평은 하늘이 쿵 무너지는 감이 들었다.     그녀의 곰팽이 얼룩덜룩 낀 육체와 령혼은 깊고 깊은 시꺼먼 심연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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