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 황혼 제4권
김장혁
67. 아가씨 넉두리
영화는 소장의 말을 딱 곧이듣고 시내 한 마사지방에 가서 일했다.
마사지방 대청에서 연지꼰지 바르고 손님을 기다리는 아가씨들이 백화점 천매대에 촘촘히 꽂혀 있는 비단필처럼 줄느런히 늘어앉아 있었다.
이쁜 영화가 대청에 나와 앉자 아가씨들은 자기 손님을 빼앗길가 봐 질투의 눈길을 보냈다.
영화는 따끔해지는 눈길을 피해 한쪽 구석에 가서 앉아 있었다. 그러나 해가 뜨자 달이 지듯이 너무 환한 영화가 마사지방에 들어온 뒤 다른 아가씨들은 빛을 일었다. 영화는 항상 구석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손님들은 용하게도 뒷구석에 앉아 있는 이쁜 영화를 찾아내 데리고 마사지방에 들어갔다.
그럴 때면 영화 등뒤에서는 아가씨들의 비쭉거리는 소리 여기저기서 들렸다.
며칠 후 직업소개소 소장은 영화를 데리고 옷시장에 갔다.
“오늘 입고 싶은 옷 다 사 줄게.”
“어마나! 이러면 어쩌죠? 전 줄 것도 없는데 너무 황송해요.”
“사양말고 사기 싶은 치마랑 사 입소. 돈은 내가 내재리.”
영화는 사양하다 못해 눈을 질끈 감고 연분홍색 치마를 입어보고 샀다.
철석 소장은 핸드폰을 내밀어 척척 결산해주었다. 그날 영화는 잎고 싶은 치마랑 샤쯔랑 멋진 신발이랑 수두룩이 사 가졌다.
철석은 새로 산 연분홍치마를 곱게 입은 영화 허리를 껴안으면서 지껄여댔다.
“봐라, 이포단장이라고 고운 치마를 척 입으니 영화 얼마나 이쁘오? 완전 선녀 같단 말이오. ㅎㅎㅎ.”
그날 영화는 돈 일전한푼 팔지도 않고 철석의 덕분에 숱한 여름 옷을 사가지고 한끼 잘 대접받았다.
영화는 그때부터 그 소장을 점차 오빠처럼 믿게 됐다.
마사지방에서 어떤 손님들은 자꾸 음충한 눈길로 그의 가슴과 허벅다리를 노려보면서 음탕한 말을 하는가 하면, 어떤 손님들은 짧은 치마를 쳐들고 그녀의 야들야들한 허벅다리를 만지었다. 심지어 어떤 손님들은 그녀한테 빨깍빨깍 하는 돈을 쥐어주면서 마지막요구를 들이댔다.
영화는 돈을 밀어버리고 완곡하게 거절했다.
“제 무슨 숫처녀요? 돈을 싫다는 아가씨 처음 본다. 다른 아가씨를 불러.”
그녀는 손님 마사지방에서 쫓겨나오고는 심리모순에 빠질 때도 있었다.
(진짜 내 무슨 숫처녀인가? 정조를 잃은바 하고는 돈이라도 많이 버는게 옳찮은가?)
그런데 어느 하루 들어온 손님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쌍까풀눈이 화등잔이 돼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멍청히 서 있었다.
그 손님은 오빠처럼 믿던 그 소장이 아니겠는가.
종호는 영화의 말을 중조무이하면서 한마디 물었다.
"그 소장이란 사람은 누구요?"
"나를 재수 없이 경찰한테 붙잡히게 한 직업소개소 박철석 소장입니다."
"오, 그렇구만. 경과사를 계속 말하오."
영화는 말하기 시작하니 뱀이 나가는지 구렁이 나가는지도 모르고 자랑삼아 매음경과사를 줄줄 내리말했다.
그녀는 마사지방에서 철석을 보자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물었다.
“오빠도 이런데 다니는가요?”
“나두 남잔데 어째 향수하러 다니지 못하겠소? 이쁜 아가씨를 향수하는 거야 모든 남자들의 최저욕망이 아니겠소?”
영화는 마사지방에서 나가려고 하며 물었다.
“오빠, 다른 아가씨 부를까요?”
철석은 외까풀눈이 가슴츠레해 물었다.
“왜? 오빠 싫어? 돈벌 기회도 버리겠소.”
“아니, 그런 거 아니고. 손님들을 보니 대부분 여기 와서 뭔가 만족을 얻으려고 하는 거 같던데요. 다른 아가씨를 부르면 오빠한테 만족줄 수 있을 거 같아서…”
“난 네가 젤 좋아. 오빠를 좀 잘 주물러주면 안돼?”
영화는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며 종알거렸다.
“오빠 만족할 거 같잖아 그래요.”
그 철석은 마사지복을 갈아입고 침대에 힌들 들어누웠다.
“내 시키는대로 하면 되오.”
“네, 오빠, 잘해 드릴게요.”
영화는 머리부터 마사지해드렸다.
“영화, 거기 말고 허벅다리를 좀 주멀러 주오.”
“네, 오빠, 퍽 곤한 모양인데요?”
“그래, 그렇게 꾹꾹 주무르오. 오, 씨원하다.”
불시에 철석은 영화의 손을 쥐어 팬티 안에 쑥 걷어넣었다.
“여기도 좀 주물러 주오.”
“어마나!”
영화는 감전이라도 한듯이 덴겁해 손을 홱 뺐다.
“오빠, 여동생이라면서 왜 이래요? 그만 할까요?”
“왜? 안 되오? 오빤데. 좀 잘 해주면 어떠오? 여자는 돈 벌자면 좀 흐트러져야 해. 내내 정색해서야 언제 돈 벌겠소?”
영화는 두 손을 가슴에 대고 철석을 외면하더니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다.
“그래도 그렇지. 깨끗한 돈을 벌어야지. 오빠 거길 어떻게…”
연분홍불빛 아래 걀죽한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잔잔히 흔들리며 은밀한 련정시를 쓴다. 도리머리질 하는 그 이쁜 아가씨의 황홀한 모습이 사내 애간장을 다 녹여버리는 순간이다.
철석은 슬그머니 일어나 앉더니 팔을 쥐어 영화의 몸을 천천히 돌려세워 놓았다. 그는 음충한 눈길로 탄력있고 풍만한 젖가슴을 뚫어지게 쏘아보면서 물었다.
“영화는 숫처녀요? 숫처녀면 더 강요하지 않겠소. 애어린 꽃을 너무 일찌기 꺾고 싶진 않소.”
영화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것도 마사지 일종이오. 그걸 해 줘야 오빠는 젤 좋아하오. 수고비는 톡톡히 줄게.”
철석은 한숨을 후- 내쉬면서 맥없이 침대에 훌러덩 드러누웠다.
영화는 자기를 그렇게 잘 해준 오빠한테 미안한 감이 좀 들었다.
“아무리 숫처녀 아니라도 어떻게 오빠하구 그러겠는가요?”
“괜찮아. 그래 남보다 오빠를 더 잘 해주면 어떠오? 오빠는 영화를 친여동생처럼 아낀단 말이오. 영화, 이 시내에서 이 오빠를 내놓고 누굴 믿고 살겠소?”
철석은 두툼한 돈을 꺼내 척 내밀었다. 피뜩 봐도 몇백원은 될 거 같았다.
“자, 받소. 영화를 공 수고 시키지 않을게. 내 말을 듣소. 오빠한테 잘 해주면 영화를 이 세상에서 젤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줄게.”
영화는 돈의 유혹을 물리칠 수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눈을 질끈 감고 그걸 주물러주자. 잠간 사이에 몇백원 벌면 오죽 좋아?)
그녀는 돈을 받아 제꺽 가슴을 열고 브래지어 안에 걷어 넣었다.
“오빠, 잘 해드릴게요.”
“그래, 허허허. 이재야 여동생 같구나. 마음의 문을 활짝 열라구. 네 하얀 젖가슴에 대박이 넝쿨채로 굴러떨어질 거야. 으흐흐.”
철석은 힌들 눕더니 영화의 손을 쥐어 자기 팬티 안에 훌 넣었다.
이번에는 영화도 그리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녀는 쌍까풀눈을 질끈 감고 철석이 하라는대로 그걸 주물렁주물렁 주무르기 시작했다.
“어, 씨원하다. 오, 그래, 좀 더 세게. 빨리. 오, 안되겠다.”
철석은 벌떡 일어나 앉더니 영화를 와락 끌어안아 눕히고 가슴을 마구 헤쳤다.
“영화, 난 안해 한국에 나간지 오래서 여자라는게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지도 오래오. 오빠 불쌍하잖소. 날 좀 살려주오. 우리 서로 도우면서 살기오.”
순간 그녀의 눈 앞에는 강냉이 밭에서 강간하던 날강도 음충한 몰골이 떠올랐다. 순간 영화는 불시에 거부감이 생겨 발버둥질쳤다.
“오빠, 이러지 마오.”
“돈 더 줄게. 날 좀 살려달라.”
철석은 영화의 팬티를 벗기고 그걸 들이댔다. 그러나 환경 때문인지 그게 말을 잘 듣지 않아 그저 어구지에서 몇번 홀락거리다가 말았다.
철석은 그래도 이쁜 아가씨 맛을 보았는지라 영화 몸 위에서 옆으로 스르르 미끌어져 내렸다. 그는 거친 한숨을 후- 몰아 내쉬더니 손바닥으로 침대바닥을 탕탕 치면서 개탄하였다.
영화는 철석이 가소로웠다.
(오빠는 남자 아니구나. 뚫어놓은 구멍도 온전히 뚫지 못하는구나. 혹시 고자 아닌가?)
그녀는 철석 오빠가 불쌍해났다.
한참 후에 철석은 영화 손에 돈을 쥐우주는 건 잊지 않았다.
영화가 돈을 부래지어 안에 쑤셔 넣고 돌아서려고 할 때였다.
철석은 영화 허리를 끌어안아 눕히며 애원했다.
“한번만 더…”
영화는 측은한 눈길로 소장 오빠를 돌아보더니 그 옆에 스르르 누웠다. 그녀는 눈을 찔근 감고 소장 오빠한테 모든 걸 내맡겼다. 그러나 철석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몇번이고 영화 몸 위에 올라탔다. 그러나 끝내 연분홍 황홀경으로 제대로 들어가지 감상하지 못하고 말았다.
"빨리 손으로 주물러 물을 빼달라."
영화는 하는 수 없이 손으로 그걸 주물러 물을 쭉 빼주었다.
철석은 밑지는 것 같아 영화를 놓아주지 않았다.
(숱한 돈을 주고 그저 이러고 말겠니? 본전을 찾아야지.)
그는 정상적으로 만족을 얻지 못하자 변태적으로 놀았다. 그는 영화의 몸을 가로 타고 앉아 젖가슴과 하신을 미친듯이 핥고 빨았다.
그는 정상적으로 영화의 연분홍 황홀경에 들어가 감상하지도 못하였다. 그러자 너무 애나서 누른한 그걸 쥐어 영화 풍만하고 뭉글뭉글 젖가슴에 대고 마구 비벼댔다.
영화는 밑에서 의아한 눈길로 해바잔 철석의 낯을 쳐다보았다.
철석은 누른한 그걸 영화 입에 훌 밀어넣었다. 비록 연분홍 황홀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감각만은 비슷해 좋았다.
"빨리 빨아라. 오, 그래. 시원하구나. 더 꽉 깨물어서 빨아라. 오, 그래. 시원해."
성변태는 끝내 영화 입에 쭉 싸넣었다.
철석이 한창 영화와 칡덩굴처럼 뒤엉킨 채 뒹굴 때였다. 경찰들이 우르르 뛰어들어왔다. 여경이 영화의 부래지어 끈을 활 쥐어당겨 풀었다. 부래지어에서 더러운 지전이 땅바닥에 후르르 떨어졌다...
영화는 종호를 쳐다보며 지난 일을 쭉 이야기하고 나서 하소연했다.
“난 억울해요. 나는 근본 철석 오빠와 매음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특수마사지를 했을뿐입니다. ”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물었다.
“무슨 리유로 매음하지 않았단 말이오?”
영화는 초면인 종호 앞에서 창피한줄도 모르고 꺼리낌없이 털어놓았다.
“철석 오빠는 고자인 거 같애요. 그게 내 몸 속에 한번도 들어오지도 못햇습니다. 그래서 난 손으로 그걸 쥐어 수음해 물을 빼줬을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매음했다고 할 수 있는가요? 또 내 몸에 붙은 거 팔았는데 무슨 공안국에서 어째 내 몸의 자유마저 관리한답니까? 싱겁지 않습니까? ”
종호는 어이없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싸가지 없는 간나새끼구나. 누구 앞이라고 아무 개 소리나 횡설수설해?)
종호는 한마디 날카롭게 툭 쏴주었다.
“남녀 단둘이 붙어 있는 걸 당장에서 경찰이 붙잡았는데 매음죄를 승인하지 않겠소? 철석이 표창죄를 다 승인했소.”
"입에 한게 표창이나 매음인가요?"
"수음이나 구강섹스 행위도 역시 류사표창과 류사매음과 동일하게 음란한 행위에 속해 처발받게 되오. 경우를 봐서 좀 경하게 처벌할 수도 있소."
영화는 계속 꺼리낌없이 실토정했다.
“철석 오빠는 근본 내 몸 속에 들어오지도 못했는데. 매음죄를 들씌우는 건 너무 억울합니다. 철석 오빠는 근본 남자 아닙니다. 고자입니다. 믿지 못하겠으면 의사를 데려다가 검사해 보세요. 그 집 아주머닌 그런 나그네와 애나서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제야 종호는 지영이 하던 말을 곧이듣게 됐다.
(저런 나그네 애나서 나영이 군스나를 해 한국에까지 도망쳤겠구나.)
종호는 영화를 바라보며 정색해 말했다.
“새파란 나이에 그게 뭐요? 어디 가서 돈을 벌지 못한다고 그런 짓을 다 하오? 이젠 그만두고 옳바른 길에 들어서길 바라오.”
영화의 넉두리는 끝이 없었다.
“나는 철석 오빠하구 그때 딱 한번 밖에 그러지 않았는데요. 그것두 그저 어구지에서 입내나 냈는데 어떻게 매음했다고 그럽니까? 법도 공평해야지. 새파란 새애기 한뉘 매음녀라는 딱지 딱 붙어다녀 어떻게 머리 들고 살겠습니까? 매음녀 범죄경력이 따라다녀서 한국에도 못 나가면 이담 뭘 벌어 먹고 삽겠습니까? 내 전도를 다 망쳐먹었습니다.”
종호는 영화의 말에 도저히 믿음이 가지 않았다.
"딱 한번 밖에 매음하지 않았는데 경찰들이 단속해 로동개조를 시켰단 말인가? 절대 그런 일 있을 수 없소."
“네. 재수없어 그렇지요. 딱 한번 그랬다가 경찰한테 딱 걸렸지요. 다른 아가씨들은 수백번 해도 붙잡히지 않았는데. 난 재수없이, 참.”
“다 제 절로 돌을 들어 발등을 깐게오. 누구를 탓할게 없소. 이제라도 옳바른 길에 들어서길 바라오.”
영화는 게두덜거렸다.
“오빠라는게 하필 마사지방에 와서 그럴게 뭔가요? 사람이 눈치 무드러도 도끼 등이라니깐요. 돈을 받지 말아야 하는데. 그 놈의 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큰 코 다쳤습니다.”
영화 주책 없는 말을 듣고 종호는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이 여자 생기긴 잘 생겼는데 좀 부실하잖은가? 싸가지 없기로서니, 참, 내 누구라고 이런 지지한 말까지 다 하는가?)
그는 영화가 강도한테 강간당한 건 동정이 갔다. 그러나 법맹인 그녀가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르고 지껄이는 것을 보고 너무나도 가소러웠다.
(법맹이라도 한창 지나간 법맹이구나.)
영화는 종호를 쳐다보면서 비아냥에 섞인 어조로 비난사정했다.
“김대대장이 직접 나온 걸 보니 지체 높은 기자 같은데요. 별 거 다 취재하는군요. 원고료를 벌자고 이렇게 더러운 매음녀를 다 취재합니까? 내 매음하는 거 어디다 내자고 그럽니까? 창피하게. 내 이름 밝히지 마십시오.”
종호는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영희라는 가명으로 낼테니 근심하지 마오.”
영화는 어글어글한 쌍까풀눈이 화등잔이 됐다.
“영희와 영화 얼마나 비슷합니까? 괜히 날 절망에 빠뜨려 자살하게 만들지나 마십시오.”
“근심하지 마오. 어떻게 잘 개조해 나갈 생각이나 하오.”
종호의 말에 영화는 배지장처럼 창백한 얼굴에 쓰라린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나직이 애원했다.
“김대대장과 좀 잘 말해서 날 여기서 꺼내 주십시오. 내 나가면 은혜를 잊지 않을게요. 네? 꼭 오빠처럼 잘 모셔드릴게요.”
영화는 종호의 눈치를 핼끔 쳐다보면서 기대에 찬 맑은 추파까지 보냈다.
종호는 우쭐 일어나더니 정색했다.
“모든 건 영화 개조태도에 달렸소. 자기 잘못을 철저히 교대하고 잘 개조해 하루빨리 나오길 바라오.”
말을 마치자 그는 경찰을 불러 영화를 맡기고 소회의실에서 나와 버렸다.
등뒤에서는 영화가 애원하는 소리가 들렸다.
“기자선생님, 저를 구해주세요. 네? 재삼 부탁드립니다.”
종호는 한숨을 땅이 꺼지제 내쉬었다.
“어쩜 법맹 여자들이 아직도 이렇게 많을까?”
종호는 특수취재를 마치고 구류소 사무청사를 나왔다.
철조망을 두른 높은 토성 안 구류소 마당에서는 녀자감옥에 갇혔던 수십명 매음녀들이 여경들의 감시하에 해볕을 쪼이면서 중간체조를 하고 있었다. 그늘진 그녀들의 얼굴에는 삼복염천에도 해볕을 쪼이는 기쁨이 서리서리 비껴 있었다.
한국 문이 열리면서 조선족매음녀들은 훨씬 줄어들었다. 여기서 불명예스럽게 매음하기보다 한국에 나가 고달프게 일해도 수입이 더 톡톡했으니까. 매음할 필요없으니까 말이다.
종호는 김대대장한테 페를 끼칠가 봐 점심도 안 먹고 구류소 대문을 나섰다.
그는 소나무 숲이 뒤덮인 망아산 기슭 조용한 산길을 걸으면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김대대장이오? 금방 영화는 직업소개소 소장질을 하는 철석과 딱 한번 밖에 매음하지 않았다면서 억울하다고 합데. 근본 성교를 하지 않고 손으로 수음을 해줬다고 하던데. 철석과 영화는 좀 감형받을 수 없소? 영화는 날강도한테 강간당해 기로에 들어선 거 같은데... ”
김대대장의 강경한 목소리가 들렸다.
“영화 넉두리는 다 거짓말입니다. 영화는 마사지방에 일하는 5년 남짓한 기간에 얼마나 매음했는지 모릅니다. 영화의 미모에 유혹돼 표창한 숱한 건달들이 지금 우리 구류소에 갇혀 있습니다. 영화는 상습매음녀입니다. 우리 구류소에도 몇번 들어왔는지 모릅니다. 반년 로동개조도 형기 짧은줄 아십시오. 전탕 거짓말을 합니다. 개조표현이 나쁘면 이젠 형사죄를 추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조표현이 좋으면 형기는 좀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작이 바쁠텐데 오늘 취재협조해 줘 수고했소.”
"선생님도 시간 나지면 영화처럼 기로에 들어선 매음녀들을 더 취재해 신문에나 잡지에 내주십시오. 기로에 들어서려는 녀성들한테 피의 교훈을 안겨주면 좋을 거 같습니다."
" 알았소. 후에 다시 련락드릴게."
종호는 핸드폰을 넣으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눈 앞에는 금방 눈물이 글썽한 쌍까풀눈을 할기죽거리며 애원하던 영화가 삼삼히 떠올랐다.
“철석과 한번 밖에 매음하지 않았다더니, 참, 진짜 안팎이 다른 미녀 불여우구나.”
종호는 금방 영화한테 사기당할 번한 일을 생각하니 섬찍해났다. 뒤골이 다 써늘해졌다.
그의 귀전에는 아직도 불여우 아가씨의 넉두리소리 쟁쟁하게 울렸다. 그의 머리에서는 착잡한 고민이 소용돌이쳤다.
(이 세상에 믿을만한 여자 몇이나 있는가? 성림이 불쌍하다. 불쌍해, 애비 에미 다 구류소에 갇혀서 누가 성림을 구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