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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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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올해 가을은 짧았다 댓글:  조회:903  추천:0  2014-04-08
올해 가을은 짧았다! *대학교1학년때에 썼던 글인것 같다.글 자체가 상처투성이지만 지금쯤 다시 읽어보니 참 추억이 담긴 글이기에 수정 하지 않은채 그대로 두기로 했다.수정하면 추억도 변하니까. 개인블로그:  http://kimagazine.blog.me   [1] 잊혀지지 않는 그녀를 잊어야 했다. 잊기 위해서 그녀의 도시에 찾아가고 싶어졌다. 4년이란 시간속에 흔들린 나의 기억, 이제쯤 지울수 있을것 같았다…   [2] 그녀는 B시의 한 커피숍에서 일한다고 했다.B시를 향하는 뻐스는 어딘가 고요한 고독이 슴배여 있는듯 싶었다.한참동안 뻐스의 흔들림속에서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있던 나,갑자기 가슴이 꿈틀꿈틀 미여오르기 시작했다. 차멀미를 하는가보다.예전에 그녀는 내가 차멀미를 하는것이 내가 그녀에게 기대려는 고약한 습관이라며 입술을 삐죽거리며 혼잣말로 중얼거리군 했다.이제 그녀가 떠난지도 장장 4년,지금도 나는 그녀에게 기대는 이 습관을 고칠수 없는가 보다.난 항상 이렇게 못난 놈이다.   우릉우릉 차소리에 눈을 뜨니 아까까지만해도 엄청 흐렸던 하늘이 환히 개여있었다.차멀미로 들볶다 지쳐 어느새 잠들어버린 나.하늘위 한점의 흰구름을 멍하니 바라보노라니 어느새 코마루 찡해났다.그 언제부터인지 혼자서 하늘을 바라보기에 습관된것 같았다.그동안 아무런 변화없이 여전히 환하게 펼쳐진 하늘이다.아침이면 개이고 저녁이면 가려지고 그렇게 아무런 변화없이 그녀와 나의 머리위에 펼쳐진 하늘.그속에 젖어버린 나의 색바랜 눈빛.인젠 하늘의 파란색도 희미해진다.   근데 오늘은,오늘은 왜 눈물이 나는걸가?이러면 안되는데…이러면 안되는데…   "연이야,내가 왔어.널 보러… 니가 보고 싶어서..." ​ 4년전 그날밤,내가 살아있는 한 다시는 그녀를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결국 미안하게 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그동안 항상 나는 자신에 대한 안타까운 거짓말속에서 하루하루 지내온것 같았다.그동안 그녀가 없는 어둠속에서 내가 어떻게 걸어왔는데!   "근데 어쩌지?널 보면 눈물이 날것 같애.바보처럼…"   차창 틈새로 차거운 바람이 새여들어왔다. 늦가을이 괴롭다.   [3]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놀란 눈길이 초점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말없이 고개를 수그린채 작은 숟가락으로 커피만 애꿎게 젖고 있었다. 그윽한 커피향이 아름다웠다.   "그동안!…"   그녀의 머리결 샴푸향이 여전했다. 그녀의 눈길엔 행복이 가득 차넘쳤다. 그녀의 얼굴은 홍기에 흠뻑 젖어있었다. 꾸며내는걸가?아니면...   "그동안 너 안 변했네…" 하지만 석쉼한 목소리,그녀의 말뒤에 숨겨진 그녀의 조용한 변화,나는 온 몸이 짜릿해났다.   속절없이 지나가버린 4년이라는 시간동안,우리는 어느새 커피 한잔 사이두고 할 말도 없어진 사이로 된것 같았다.하고 싶던 말도 혀밑에 묻혀 굳어지고 말았다. 우린 왜 이렇게 된거야?마음이 한없이 아팠다.   "나 지금은 아주 행복해!…" "그래,넌 행복해야지.행복하기만 하면 돼…" 무거운 침묵속에 묻혀진 커피점 블루스멜로디가 그렇게도 쓸쓸하게 우리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왔다.   "연이야,그동안 니가 보고싶었다…" ?! 이런 애매하고 부질없는 말을 내뱉었는지, 말하고 나니 후회되면서 마음이 텅 빈것같은 느낌으로 눈물이 났다. 그녀를 미워하느라 그랬는지 그녀가 보고싶어서 그랬는지 도무지 답안이란 찾을수 없었다.   "나란 여자는 니가 보고싶어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니가 알잖아…" 고개 들어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물어린 눈빛,그녀는 그 여린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만 있었다. "너보고 용서해달라고 요구할 자격도 없어…"   용서?사랑에도 용서가 있는건가? 난 저도 몰래 피씩 웃어버렸다. 웃고 싶지 않는 웃음이지만 난 그녀의 한마디에 웃어버리고 말았다. 아픈 웃음인지 행복한 웃음인지 난 커피 한모금에 애절하게 묻고 말았다. 답이 없었다.그리고 두눈을 깊게 감아버렸다.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안보인다는건 거짓말이다.눈을 감으면 마음이 보인다.그속 어느새 내 눈으로 찍어둔 너의 미소짓는 모습만이 한겨울 눈송이처럼 소복히 쌓인다.   그녀는 그때의 그녀가 아니였다. 담담한 우울한 분홍색에 순수한 향을 피우는 여름의 봉선화같던 그때의 그녀가 아니였다.   내 앞에서 가련히 눈물을 짓고 있는 지금의 그녀는, 작은 행복을 커피 한잔으로도 시간에 새겨갈수 있다고 그녀는 조용하게,그리고 오돌차게 말했다.분명 그랬을것이다.그렇게 잡던 나의 손을 뿌리치고 떠나던,나의 망가진 자존심마저 무정하게 밟고 떠나던 그녀가 아닌가?   "그래?그게 좋지…"   어쩐지 이런 지금의 네가 더 좋았다.   만족하다고 했지,지금이 아주 만족하다고 했지?…   사랑을,오직 사랑을 위하여,그사랑을 위하여 태여난 녀자는 사랑으로 아름답다고 한다.그녀가 말하던 진정한 사랑이 오늘의 그녀를 그려왔구나.   네가 부러워,정말 미치도록 아주아주 부러워졌어. 그리고 널 축복해.정말 미치도록 아주아주 축복해. ​ 한사람의 사랑을 버리고도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는 그녀가 죽도록 부러웠다.   "4년이구나…" 널 바라보며 저도 몰래 입가로부터 흘러나온 고독하게도 짧은 한마디!   "미안해,너의 지난 4년에 대해 난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하지만 지금은 니가 행복하다니 다행이야…"   솔직히 그 4년동안 나는 아주 아팠다.   "그래?……"   그녀의 대답은 올해 가을처럼 그렇게도 짧았다.     [4]   어쩐지 널 보면 그냥 그사람에 대해 말하게 된다. 그 사람?! 언제부터인지 난 의식적으로 그의 이름을 잊기로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라는 슬픈 대명사로 그를 대신하기로 했다.   멀고 먼 지난 이야기들,멀다 못해 거의 희미해진 이야기들을 말하면서 우린 그저 멋적은 미소로 시간을 넘기군 해버렸다.그리곤 숨소리로 덮여진 침묵을 지키고만 있었다.사랑과 잊음,잊음과 회억,어쩐지 모든게 그저 숨박꼭질같은 느낌이다.하지만 4년,4년이면 추억도 미워지는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는 그리고 너는 항상 한사람뿐인것 같다.그 누구도 끝까지 함께 지켜주지 못했을뿐이다.세상일이란 정말 슬픈 일이다.그래도 넌 그 사람이 있어서 좋았겠다.난 그동안 널 잊기 위해 얼마나 방황해왔는데…4년이 지난 지금,그녀를 앞에 두고 나는 항상 부질없는 비교만 애꿎게 반복하고 있었다.질투일가?아니면 반항일가?   무거운 침묵속에 나의 눈빛은 그녀의 얼굴에서 방향을 잃었다.문득,내가 그동안 바라고 바랐던 기대와 추억들은 어느새 나의 뒤에 뿌려진 어제날속에서 묻혀있음을 나는 새삼스레 느꼈다.순간,마음이 짜릿해났다.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 …"   뭔가 말을 많이 한것 같았다.침묵과 커피,그리고 음악이 그토록 아팠지만 뭔가 말을 많이 한것 같았다.말을 다 하고 나니 어딘가 몸이 오싹 추워졌다.   "그 사람과 정말 행복한거지?" "그래,행복했다…"   행복했다?어쩐지 이상야릇한 대답이다.   울컥 괴여 오르는 눈물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얄미운 녀인! 내가 눈물은 왜 흘리는데?바보처럼…그 사람때문에 내가 바보처럼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했는데, 아파도 마음으로 지워야 하는 아픔을 지울줄 아는 나를 찾아야 한다고 그렇게도 다짐했는데…근데 어쩌지? 연이야,나 눈물이 나.널 보니까 눈물이 난단 말이야…너만 행복하다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니가 행복하다니 내가 왜 이렇게 슬픈거야?나,나란 사람은 널 사랑하기에 부족한 못난 놈인가봐…   그는 고개를 들지 않고 입술만 씹으며 애꼅게 커피잔고리만 만지작거렸다.   처음부터 뭔가 기대한건 없는데 왜 지금엔 이렇게도 실망에 마음이 비여버리는걸가? 이 짧은 길만 걷기에도 난 많은 마음을 잃었다. 한 사람 기억하는것만으로도 난 많은 눈물을 잃었다. 아,오늘의 눈물은 널 위해 흘리는 마지막 눈물이겠지?   그래도,생활이란 다르게 할수 있는것이 참 다행이야. 모든 희로애락은 이제 그 사람과 더 관계가 없을거다. 그리고 너와도 관계도 없을것이고…   색바랠건 다 잊어지겠지. 4년동안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나의 고통도 잊혀지겠지? 나도 행복해야겠다.정말!   "사랑했다,널!…"   나는 마음으로 한마디 외치고 자리를 떠났다. 밖에는 어느새 보슬비가 출출히 내리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너를 두고 나온 커피점 문가에서 나는 길을 잃었다. 길보다 사랑을 잃었다. 먼먼 4년전부터 잃어버려야 할 사랑을 나의 이 못난 고집때문에 이제야 잃는가보다.바보처럼…   우리에겐 사랑의 좌표는 있어도 처음부터 교점은 없었나봐     [5]   사랑은 한사람만의 일이라고 그녀는 말했다.그래서 아름다운거라고…   바보,넌 거짓말쟁이야…   사랑의 결과가 결정된 순간부터 난 이미 사랑의 자격을 잃어린것 같다. 그리고 아프기 시작한것 같다…   [6]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가 보내온 메세지!   "2년전,그 사람 떠나 갔어…"   [7] 찬비속에 아린 바람이 얼굴을 무정하게 때린다.   올해 가을은 아주 짧았다. 기억초차 아주 아팠다.   B시를 떠나는 뻐스,흔들리는 차창,나는 또 메슥메슥 해났다… 후기   사랑이란 가을을 우는 낙엽의 흐느낌이다. 가을이 오니 추억이 사라진다.
8    우리에게 가족이란? 댓글:  조회:1116  추천:1  2014-04-07
우리에게 가족이란?       친구들이 간만에 모여 술을 마시면서 서로의 근황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술기운이 조금 들자 모두들 오히려 말이 적어졌다. “고향을 떠난지도 몇년에 됬나?벌써 7년인가?” 누군가 다운된 어조로 말을 떼자 모두들 공감에 한숨이 가득하다.담배만 애꿉게 태워진다. 그 누구는 대학교 졸업하고 타지에 취직하면서 4년동안 타지에서 혼자 구정을 보냈다고 한다. 그 누구는 고중을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해서부터 고향을 떠났는데 어언간 8년도 된다고 한다.그 누구는 부모님이 곁에 안 계시니 고향에 돌아가도 집이 집같이 않다고 한다.그 누구는 구정이 될때마다 친척집에 가서 구정을 지내는것이 이젠 슬퍼진다고 한다.그 누구는 올해도 생일에 혼자 쓸쓸히 술을 마셨다고 한다.   예전엔 고향이란 가족과 같은 의미로 고향하면 가족이 떠올랐고 가족하면 고향이 떠올랐지만.   언제부턴가 우리에겐 고향이란 옛말이 되였고 추억이 되여 버렸다 언제부턴가 우리에겐 집이란 부모님이 안 계시는 텅 빈 여관처럼 되여 버렸다 언제부턴가 우리에겐 구정이란 차마 혼자서 고독을 못 이겨 가까이 있는 친구집이거나 친척집을 찾아 그나마 따뜻함을 찾는 괴로운 시간이 되여 버렸다. 언제부턴가 우리에겐 가족이란 보고 싶어도 당장 달려가 볼수 없는 그런 개념적이지만 생각하면 눈물겹게 그리운 단어가 되여 버렸다.   젊었을때 크게 분투해보자. 직장이나 비지니스에서의 이익관계를 우선적으로 처리해야지. 시간이 나면 부모님 만날러 갈거야. 조금만 참자. 이 모든것이 참 슬픈 주문처럼 우리 자신을 마비시켜왔던것 같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바삐 지내온것 같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남에게 무언가 보여주기 위해서 살아온것 같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많은것을 얻었지만 너무나 많은것을 잃은것 같다.   가족은 그 언제나 그 어디까지나 나 자신을 꼭 이해할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가족처럼 우리 자신을 이해할 사람이 이 세상에 또 누가 있으랴?하지만 우리는 그런 이해의 감정뒤에 묻혀진 가족의 고독과 서운함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피부로 혹은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고 지내오지 않았던가?   술을 마시면 모두가 마음이 약해진다.모든 정서와 감정이 눈가의 눈물로 되여 흐른다.그동안 괜찮은척 하면서 혼자서 고독과  슬픔을 이겨냈던 우리 자신이 불쌍하게 생각될때가 많다.하지만 어떡하랴?현실앞에 우리는 또 아무렇제 않은듯 울음 먼저 웃으면서 걸어야 하는걸.   가족이란 참 신기하다. 거리가 아름다움을 남겨 주지 않는다. 가족이란 함께 있어야 하는것이다.멀리 떨어져 있으면 서로가 서로에게 다 괜찮다고 거짓말을 한다.또 그것이 거짓말인것을 서로서로 손금 보듯이 알면서도 말없이 말없이 그리워 한다.     영원이란 이 단어는 세상에서 제일 취약한것이라고 생각한다.항상 영원일것이라 생각하지만 언젠가 정신을 차려보면 영원이 옛말로 되여버릴때가 많다.가족이 가까이 있으나 멀리 있으나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라.자칫하면 괜찮다는 그 단어에 평생의 후회를 가질지도 모른다.   한 친구가 몇년만에 한국에 있는 부모님한테 가서 구정을 보냈다가 귀국할때 어머님을 모시고 귀국해서 부랴부랴 병원을 뛰여 다녔다.어머니가 갱년기동안 많이 아팠는데 멀리 있다보니까 그렇게 심각한줄 몰랐다고 한다.후회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지금쯤 나의 부모님을 무엇을 하고 계실까?   큰 마음을 먹고 올해에는 대학졸업후 4년동안 분투해왔던 소주를 떠나 부모님이 있는 도시로 떠날려고 한다.작은 도시지만 가족이 있다는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다.친구들이 나의 이런 결정을 듣더니 너무너무 부러워 한다. 참,단순히 가족곁으로 돌아가는것인데 언제부터 우리에겐 이것마저 서로 부러워 하는 사치로 되였던가?  
7    [수상작]길 댓글:  조회:957  추천:0  2013-08-21
길 글/김혁 (대학입시 조선어모의시험에서 썼던 문장,그후 제1회비호문학상 수상)            길 하나가 있다.        기억속에 그리고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는 길 하나가 있다.          어릴때 푸르른 록음이 짙게 우거진 그 길은 참 길고도 길었다.나무잎사이로 비껴든 해빛이 땅바닥에 띠염띠염 뿌려져 작은 거울처럼 반짝이는 그 길은 엄마와 나는 걷고   있었다.        길 중앙으로 씽씽 바람을 일구며 차들이 지나갔지만 난 무섭지 않았다.엄마가 계셨기에.엄마는 길 중앙 나는 길 바깥쪽에.나의 손을 꼭 감싸쥐고 나란히 걷고있는 엄마가 있었기에.        어쩌다 호기심에 엄마의 손을 벗어나 길 중앙쪽으로 걸으면 어느새 엄마가 나를 으쓱 안아서는 길 바깥쪽에 세워놓는다.내가 의아해하며 엄마를 올려다보면 엄마는 모르는척하면서 노래를 흥얼흥얼 부르시면서 입가로 엷은 미소를 곱게 흘러보낸다.그리고 변함없이 나의 작은 손을 꼭잡고 길너머 둥근 해를 향해 걷기만 한다.우리의 뒤로는 즐거운 두 그림자가 길어만 가고…        그땐 엄마는 행복했으리라! 80년대 부끄러울 정도로 40세에 낳은 늦자식이지만 나를 지켜주는 마음만으로도 너무도 달콤했으리라.하지만 그땐 난 행복이 무언지 몰랐었다…          세월이 흘러흘러 나도 어느덧 이십세 청년이 되여가고 어릴때 엄마와 손잡고 걷던 그 길도 하나의 즐거운 기억으로 각인되여가고 있다.긴긴 십여년, 그동안 난 너무도 조용하게 건강하게만 자랐다.엄마라는그 애칭도 인젠 어머니로 모든게 말없이 변해온 그 계절의 흐름속에 언제나 식을줄 모르는 어머니의 그 따뜻한 사랑이 나의 성장을 기억해주시고 지켜주시지 않았던가?          오늘도 어릴때 그 길을 어머니와 함께 걷고 있다.                          가을이구나!울긋불긋 락엽이 그윽하게 피여있는 이 길이 금시로 너무나 많은 추억을 부르고 있다.        어머니와 나는 말없이 걷고만 있다.오늘에도 변함없이 길 중앙으로 씽씽 지나가고 있는  자동차들.        십여년전 어머니가 나를 길 바깥쪽에 세우고 자신은 길 안쪽을 걸으셨지만 오늘은 내가 어머니를 길 바깥쪽에 세우고 내가 길 안쪽을 걷고 있다.        십여년전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아침해를 향해 걸었지만 오늘은 내가 어머니의 작고 거칠어진 손을 꼭 잡고 저녁노을을  향해 말없이 걷고만 있다.        십여년전에 어머니는 나와 함께 이 길을 걸으면서 코노래를 부르셨지만 아,오늘 어머니와 함께 이 길을 걷고 있는 나는 왜 이리도 코마루가 찡해나며 자꾸만 눈물이 나는걸가?        차거운 가을바람에 어머니의 흰 머리가 흩날린다.        아,변함없는 어머니의 그 구수한 머리향기!        비가 눈물이 되여 흐르고 눈물이 비가 되여 흐르던 긴긴 10년동안,그 힘들고 아팠던 나날에 자식을 향한 말없는 사랑으로 나의 성장을 지켜주셨지만 자신의 젊음을 지켜내지 못한 어머니!        아,어머님!…          이젠 짧은 길을 걷는것도 어머님은 무척 힘들어하신다                나는 어머니앞에 앉으면서 등을 내밀었다.                봉선화처럼 금시로 얼굴을 붉히시며 어머님은 곱게 눈빛을 흘리며 수줍은 웃음을 지으신다.저녘노을에 상기된 어머니의 고운 얼굴...그리고 어머니는 말없이 나의 등에 얼굴을 조용히 묻으신다.                10여년전에 어머니는 나를 지켜주는것으로 행복을 느껴겠지만 오늘 나는 어머님을 지켜주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따뜻한 행복을 짜릿하게 느낀다.하지만,십여년전의 길고도 길게 느껴지던 이 길이 오늘은 왜 이리도 짧아보이는걸가?        나는 어머니의 노을 진 무거운 사랑을 건뜩 업고 황홀하게 타오르는 저녘노을을 향해 씩씩하게 걷고 있다.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하염없이.하염없이...어머니 모르게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이여!        오늘은 우리의 뒤로 하나 된 그림자가 눈물겹게 길어만 가고...  
6    [연변문학]한寒 댓글:  조회:1012  추천:0  2013-08-21
寒 글/김혁       당황히 달려가면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을때,뒤돌아보는 낯선 얼굴을 바라보고 금시로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그녀가 아니였다.분명 그녀가 아닌데 미안하다는 말도 못한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림을 어쩔수 없었다.사람들이 오고가는 길중앙에서 차가운 겨울바람에 겨우나 휘청거리며 바보처럼 나는 또 울어버리고 말았던것이다.        그녀의 뒤모습을 잃어버렸다.아니,처음부터 난 그녀의 뒤모습을 기억하지도 못했고 그녀가 떠나는 날에도 난 그녀의 떠남을 모른채 혼자서 바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기울이고 있었다.그동안 꿈속에 몇번이고 나타나서 항상 나를 보고 새물새물 웃었지만 내가 손을 내밀면 금시로 눈물을 흘리며 사라지던 그녀였고 한번도 나에게 자신의 뒤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그녀였다.그렇게 나는 지금까지 그녀의 뒤모습을 모르고 살아왔다.      근데 왜서 난 지금까지 그녀의 뒤모습에 집착이 가는지 모르겠다.그것보다 그녀를 마주하기에 너무나 부끄러웠던 나 자신이 괴로워 항상 그녀의 뒤에서 그녀의 앞모습을 상상하며 사랑해왔던 내 자신이,차마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도 못한채 그녀를 보내버린 내 자신이 너무나 바보처럼 생각되여 그랬을것이다.      그녀의 뒤모습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솔직히 나 자신도 모른다.           그후 몇번이고 그녀로부터 공중전화가 걸려왔었다.떠나갔다던 그녀의 전화번호는 분명 내가 있는 이 도시에 속하는 번호였다.어디있냐고 물으면 그녀는 쓸쓸한 침묵으로 답을 주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미친듯이 울음만 반복했었다.그녀의 떠남은 나를 떠나기 위한 선택이 아니였을것이다.하지만 그녀를 손을 놓은 그 순간, 그것은 내가 그녀를 위한 선택이였다.아팠지만 아파서 어린애처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선택이였지만 난 끝내 손을 놓아버리고야 말았다.그럴수밖에 없었다.      그때 처음으로 활짝 개인 하늘이 어둡게 느껴졌었다.      확실히 떠나갔다던 그녀는 분명 이 도시에 남은것이다.그녀는 그저 내 마음의 울타리를 떠났을뿐이다.모두들 나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나쁜 자식들!      그녀가 지금 이 도시에서 무엇을 하는지 그것이 더는 나한테 중요한것이 아니였다.오직 그녀를 만나야 했다.가령 만나서 또 어린애처럼 눈물만 흘리며 아무말 못하더라도 그녀를 만나야 했다.살아서 다시는 그녀를 만나지 않을거라 자신한테 굳게 다짐했던 약속도 이젠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던것이다.그녀를 만나야 한다.그녀를 만나야 했다.        생활은 계속되였다.아침이면 해가 뜨고 저녁이면 달이 뜨고.모든게 아무일 없었던듯 조용히 돌아가고 있었지만 그녀를 찾아 헤매는 나의 길을 길고 멀게만 느껴졌다.      세상은 야속하다.      근데 나는 그녀의 뒤모습을 잃어버렸다.길 중앙에서 서서 바라보면 총망히 걸어가고 있는 녀인들의 뒤모습이 모두 그녀처럼 느껴진다.아니다.어떻게 해야 하나.나는 눈빛조차 잃어버린것 같다.이건 아니다 하며 나 자신도 알면서도 난 짬이 있으면 그녀와 함께 걸어다녔던 길을 다시 찾아헤미군 했다.부질없는 일일지라도 더이상 의의가 없어도 괜찮았다.      "나쁜 년!"      그녀가 야속했다.야속하지 않을수가 없었다.날 떠나 행복했을까?나의 눈물을 무정하게 밟고 떠나가던 그날밤 그녀의 눈물은 어디에 뿌려졌을까?      나는 바보가 되여버린것 같았다.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몇번이고 낯선 녀인을  따라갔던 방황도 이젠 습관처럼 되여버린것 같았다.분명 이 도시에 있는데 나는 왜 지금까지 그녀를 찾지 못할까?분명 이 도시에 있는데 그녀는 왜 날 찾지 않을까?사랑했잖아.우리 정말 사랑했잖아!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또 겨울이 왔다.그녀를 찾는 나의 길은 가을의 낙엽을 지나 겨울까지 뻗어왔다.올해 겨울은 너무나 춥다.추운 이 겨울날 나는 혼자서 그녀를 찾다가 지쳐 휘늘어진 골목길의 한 바에 들어갔다.      "포기하자,사랑해도 포기하자,이 생에 그녀와 안 된다면 다음 생에 다시 만나자."      절말 지쳤다.지쳐서 더는 지침이란 무엇인지조차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술이 불처럼 목을 태우면서 나의 심장을 지나갔지만 나는 이미 심장의 그 으스스 가냛은 떨림에도 이미 망각되여 버렸다.      그녀는 이미 그날밤 날 떠났던것이다.확실히 그날밤!다시 찾는다 해도 그녀를 마주하고 뭐라고 말할까?나는 대답을 찾지 못한채 바의 화장실 거울앞에 서서 거울속에 어스듬히 비껴진 못 되게 여윈 자신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를 찾는다는 그 방황 자체에 더는 합리한 이유를 붙힐수 없었다.      나는 그동안 너무 여위였구나.      그래 포기하자.포기하는것이 더 아름다운 일일지도 모른다.손바닥만한 이 작은 도시에서 그동안 난 그녀를 찾아 많은 길을 걸었고 그 길을 걸으면서 잃어버린 나의 자존심은 이제 겨울의 눈속에서 고독하게 얼어갔을것이다.어쩐지 지금의 나로서는 그 얼어버린 자존심을 녹일 자신이 없었다.더는 의의가 없었다.그녀를 향해 찾아간 길이지만 지금까지 난 반대방향으로만 걸어온것 같다.돌아갈 길도 잃어버린채!      현실속엔 길이 없었다.      바에서 나왔다.한 겨울 차거운 북풍이 얼굴에 들이닥쳤고 나는 금시로 정신히 희미해졌다.      "바보,너 취했냐?"      혼자 중얼거리며 비틀거리는 걸음을 겨우나 챙기며 밤하늘을 바라보았다.북극성이 나를 비웃으면서 반짝인다.나는 피씩 웃고 말았다.      "행복해라!"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바람같이 지나가던 자동차의 귀를 째이는듯한 급정거소리가 들렸다.아찔하던 그 순간,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앞에 그녀가 나타났다.그리고 온몸이 사르르 가벼워지며 추어졌다.그녀는 울고 있었다.나의 얼굴을 두손으로 어루만지며 울고 있었다.따스한 그녀의 손길!나때문에 우는걸가?아니다.분명 그녀는 떠났는데,하지만 그녀는 울고 있었다.내가 잊어버렸던 그녀의 눈물을 하필이면 이 순간에 다시 떠올린건 무엇때문일까?      꿈이냐 생시냐?!      싫었다.하지만 짜증은 나지 않는다.그녀는 나를 흔들며 하염없이 울고 있고 나는 추워서 떨고 있었다.술 취한 겨울 밤,나는 길바닥에 쓰러져 그녀의 이름을 고래고래 불러댔다.피가 흐른다.눈앞이 흐려진다.나에겐 아픔이란 이제 잃어버린 추억으로 되였다.      눈물이 났다.눈물이 났다.      "씨발,나 차에 치웠잖아.근데 왜 아프지 않은거지?"      누군가 나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아,더 추워진다.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별을 센다.      그녀가 별이 되여 사라지고 있었다.      분명 희미한 가로등에 비껴진, 눈물을 훔치며 미친듯이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는 그녀의 뒤모습이다.아,그녀의 뒤모습…      "너도 많이 여위였구나.바보야,그동안 어디에 있었니?"      모든게 눈물처럼 아리숭해져갔다.      피의 흐름도 이젠 나의 자존심처럼 겨울속에 얼어가고 있었다.        내가 그녀의 뒤모습을 잃어버리고 이 작은 도시에서 미친듯이 그녀를 찾아헤맬때 그녀는 한없이 이 아픈도시에 남아 나의 뒤모습을 기억하며 나를 찾아헤매고 있었던것일까?      그랬을까?      우리는 사랑했었다.하지만 영원히 서로의 뒤모습만 기억할뿐 도무지 마주할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누구도 모른다. ⓒCopyright 김혁. All rights reserved 연변문학 2010.2기 발표작
5    [흑룡강신문]잡지 못한 그녀의 뒤모습 댓글:  조회:1495  추천:0  2012-08-24
            잡지 못한 그녀의 뒤모습                                             글/김혁      그동안,짧은 일년이지만 길고도 먼 미련으로 느껴졌다.    그날의 한편의 일기를 두고 나는 일년을 아파왔다.    나에게 있는 그녀의 기억을 하나의 점으로 끝을 낸 한편의 일기.    일기라지만 일기보다 너무 늦은 나의 아프고 텅 빈 마음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늙어간 어느날인가,부드러운 커피향에 섞여진 라이라크향에 취해,그때의 싸늘한 마음을 적어둔 한편의 일기를 보면서 나에게도 아파서 너무 아파서 아렸던 추억이라도 있었다고 서글픈 웃음을 지을것이다.그리고 머리우에 한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내가 사랑했던 그녀를 다시 떠올릴지도 모른다.이젠 그녀는 나에게 이런 모습으로나마 긴 한숨에 섞여 마음의 자리에 곱게 기억되여 있을것이다.    지금은 떠나가 있는 그녀,지금은 그의 곁으로 가 있는 그녀!    지난번 친구와 함께 밥을 먹을때 친구가 우연결에 그녀가 하얼빈을 떠나갔다고 알려주었다.   《그래?…그랬구나!…》    어딘가 쓰거워진 웃음을 지으면서 친구가 부어 준 한잔의 술을 마시려다가 그 순간 목이 꺽 메임을 어쩔수 없었다.      (끝내는 떠나갔구나.그렇게 말이 없이 떠나갔구나.)    이러한 착잡하면서도 서글픈 생각에 난 그날 어딘가 좀 취한것 같았다.    내가 그녀를 사랑했을만큼 그녀도 그를 사랑하고 있는거잖아.    사람의 감정이란 누구도 어쩔수 없는것이잖어…    그날, 밖은 비가 내 마음처럼 억수로 쏟아졌다.    “우리 서로를 위해 행복하자!”    그날, 모호한 눈길위에 비에 폭 젖은 가로등을 어슴프레 올려다 보면서 문득.작년 그녀가 나의 앞에서 했던 그말이 기억났다.    혹시 그녀도 이 말을 기억하고 있을가?    기억하고 있을것이다.    그동안 그녀는 진정 우리의 약속을 열심히 지키려고 노력했을지도 모르지만 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채 어쩐지 그렇게 되지 않음을 나 자신도 힘들어 하지 않았던가?   《바보,간다면 간다고 말이나 할거지. 전화 한통 없이 가버리면…》     그날, 비속을 철벅철벅 걸으면서 난 중얼거렸다.     그것도 거의 반년이 지난 썩 후에야 알게 된 그의 소식!     그녀는 그렇게 내 기억이 지워지듯 조용히 걸어 온 길에 뿌려진 모든 미련을 깔끔히 거두어 가지고 이곳을 떠나간것이다. 그래도 배웅이나 해주지 못한게 가슴아프다.혹시 그녀를 위한 배웅이 나에게나 그에게나 한낮 부질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내 마음속에 그녀의 뒤모습이나마 꼭 기억해두고 싶었다.정말 이까지 쓰고보니 지금까지 나의 기억속에 그녀의 뒤모습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없는것 같다.이제 곧 잊어야 할 기억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없는 완정한 기억을 잊고 싶었다.혹시 떠나는 그녀의 뒤모습이 눈을 막아버린 눈물속에 모호한 륜곽이나마 보일지도 모르지만 아마 이것이 그녀에 대한 나의 기억의 마지막일지도 모르고…     제일 고독한 사람을 추억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고독할지언정 잊을건 잊어야 하는게 운명이라고 했듯이.    그래, 난 정녕 그녀에 대한 기억을 정리해야 했을것이다.    나도 그동안 우리의 약속을 지키느라고 노력을 했었는데…    아파도 그녀와의 약속은 지켜야 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잊음을 선택한 나다.    그녀에게 있어서 난 처*터 부담이였을지도…    내가 혼자서 설계한 모노드라마(独角戏)이였을지도…    그래서 난 바보였는가보다.    그렇게 나 자신을 생각하면서 나는 잊음을 선택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추억을 접는다는게 너무 힘들었나 보다.    그래서 사뭇 아팠나보다.    그날밤처럼 오늘밤의 바람은 어딘가 차겁다.찬 바람을 맞는 순간, 난 짜릿한 오싹해남을 느꼈다.    ………    찬 바람속에 그대는 고독했나봅니다.    한잎의 길 떠난 락엽처럼     가냘픈 떨림을 울고 있었습니다.    아린 눈물에 묻혀    울다가 울다가 그리고 울다가    그대 숨소리같은 음악이 있습니다.    우리 헤여지던 그날 비속의    고독한 우산 하나는      아직도 곱게 추억속에 남아     오늘도 비에 젖고 있는데…    우린 아파야 할가요?    아파서 잊어야 할가요?    아직도 풀지 못한 마음속의 매운 매듭.    아린 눈물에 묻혀    그대 숨소리같은 따뜻한 음악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들려오는 선률에 묻혀    오늘 밤 별빛의 꿈을     또 다시 찬  바람에 날려 보내고...    … … …    지금은 아프더라도 난 조용히 잊고 있을뿐이다.    잊어야 나도 행복할것 같다.     이제와서, 그녀에 대한 처음 기억이 무엇이였던지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뒤모습이 어떤것이였을지 지금은 떠오르지도 않고 떠올릴것도 없는 빈 마음이다.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그리워서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는게,잊어야 하지만 잊을수 없고 잊어야 하지만 잊기가 아쉬운 그 말못할 모순이 떠나간 사랑에 대한 미련인것 같다.모순되는 이 미련이 아닌 미련이 정녕 마음을 아주 아프게 한것 같다.    잡지 못했던 그녀의 뒤모습.    나는 끝내 완정하지 못한 그녀에 대한 기억을 잊고 있구나.    갑자기 커피 한잔 마시고 싶다.    커피 한잔 식는 시간, 무언가 위해 기도를 해야 겠다.       7년전 대학교 1학년때 썼던 글이다.흑룡강신문에 발표.
4    고맙다,날 사랑해주지 않아서! 댓글:  조회:1810  추천:2  2012-02-17
  고맙다,날 사랑해주지 않아서!         사랑했었기때문에 그대와 적이 될수 없고,아팠기때문에 그대와 친구가 될수 없음을 당신은 아시는가? 현세의 옷깃 한번 스치는 인연이란 전생의 500겁생(500번 만나서야 이루어짐을 뜻함)의 인연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옷깃 한번 스치는 그 순간도 우리에겐 행복한 순간이였다는 그 의미가 지금에 와서는 너무도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일초사이에 한 사람과 옷깃 스칠수 있고,일분사이에 한 사람을 대략 읽고.한시간사이에 한 사람을 좋아할수 있고,하루사이에 한 사람을 사랑할수 있지만 사랑했던 한 사람을 잊기엔 일생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한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땐 그 사람은 아예 당신의 존재를 기억하지도 않고 기억할수도 없을것이다.슬퍼도 그 사람을 찾지 말고 기뻐도 그 사람을 찾지 마시라.더더욱 그 사람앞에서 부질없는 눈물을 흘리지 마시라.사랑이 없는 한,그 사람의 마음이 아무리 넓다해도 당신이 설수 있는 자리가 없을것이고 기껏해야 몇전 안되는 그의 동정에 당신만 상처를 받게 될것이다.오직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당신의 눈물을 읽을수 있고 당신의 아픔을 함께 아파해줄수 있는것이다. 한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땐 그 사람을 위해 노력한 당신의 마음을 계산하지 마시라.그 사람을 위한 당신의 사랑이 이미 그 사람에게 있어서는 엄청 무거운 짐이 되여 당신이 지겹지만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한 사람에 대한 사랑은 어느 한순간의 잊지 못할 느낌으로 시작한다고 한다.사랑이란 시작이 있다고 해서 끝이 있는것 아니고 더구나 사랑이란 비지니스에는 마진이 존재하지 않는다.사랑한다면 계산하지 마시라.울음 먼저 웃을수 있는것도 일종 용기이다. 한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축복해주시라.사랑이 있는 한 恨이 없어야겠지만 멀리서 바라볼수 있는것만으로도 행복이라고 생각하시라.그 사람이 잃은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겠지만,당신이 잃은것을 당신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랑이라는걸 잊지 마시라.그 사람을 잃음으로 하여 당신을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될것이고 새로운 사랑을 할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것이니 길고도 긴 삶의 길에 피여있는 수많은 꽃들속에 어디엔가 오직 당신만을 위해 피여있는 꽃이 있을것이니 슬퍼하지 마시라.수없이 많은 꽃들속에 똑같게 생긴 꽃이 없듯이 이 모든것이 말 못할 운명인것이다. 한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순간이 바로 당신이 그 사람을 떠나야 하는 순간이 될것이다.어서 빨리 깨끗하게 그 사람을 떠나 자랑스럽게 자신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시라. 그리고 행복하시라.먼 후날 기억속에서 오늘의 떠남은 아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것이고 당신은 그 아름다움으로 하여 커피 한잔 식는 시간에도 행복하게 웃어볼수 있게 될것이다.그리움이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값진 추억이기때문에! 사랑해서야 정이란 그 무게를 알수 있고 취해서야 술이란 그 독함을 알수 있듯이,사랑에 대한 추억을 담고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걸으시라.그 사람과 당신은 이미 제일 친숙하면서 낯선 사이가 된 이상 남은건 서로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 말없이 갈 길을 가야 하는 아픔일것이다. 사랑하는것은 일종 느낌이고 사랑하지 않는것도 일종 느낌이다.잡고 있다고 해서 꼭 당신에게 필요한것이 아니고,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꼭 당신이 피를 흘리며 지켜야 한다는 도리는 아닌듯이 손은 놓는것도 일종 매너이다.당신이 무언가 소유하고 있는 동안 사실 하나하나 잃어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오직 당신이 손을 놓아야 새로운것을 얻게 될수 있는것이 아닌가? 자신의 제일 아름다운 미소를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남겨주라. 사랑하는것도 사랑받는것도 운명이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고맙게 생각하라.    글/김혁 공식블로그: kimagazine.blog.me 클릭하여 메일 보내기
3    사랑베푸기와 사랑전하기 댓글:  조회:2398  추천:4  2012-01-02
  사랑베푸기와 사랑전하기   글/(소주)김혁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문득 떠오르는 안도현시인의 명시《너에게 묻는다》전문.처음 이 시를 읽었을때 마음을 그대로 들었다 쾅 내려놓은듯한 느낌이였다.고작 몇글자 마주하고 나는 한없이 부끄러웠다. 서로서로 너무 차가워진 인간세상이다.사람마다 자신의 영역을 동그랗게 그려놓고 그속에서 념불 외우듯 인생살이를 하고 있다.서로 말도 없고 쳐다보지도 않는다.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이렇게 변해왔고  또 이런 변화를 당연한것으로 여겨왔다. 서로 오가는 사랑이 그리워지는 지금,살면서 사랑 베푸기와 사랑 전하기를 배워야 한다는 그말. 어릴때부터 나는 엄청 차멀미를 앓는 사람이였다.어떤 차에 앉아도 반시간을 못넘어 차멀미로 들볶기 시작하는 약한 체질이여서 나에게 있어서 차를 찬다는것은 그 무엇보다도 괴로운 일이 아닐수가 없었다.그래서 항상 멀미약을 지갑에 잊지 않고 넣어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여자친구와 함께 하얼빈의 모얼산으로 산놀이 간적이 있었는데 그날 아침 급하게 나오느라 멀미약을 깜빡 챙기지 못하고 나와버렸다.뻐스에 앉자마자 나는 안절부절 못했다.하얼빈에서 모얼산까지의 2시간 이동내내 차멀미로 힘들어야 할 걱정이 목 죄이는것보다 더 괴로웠었다. 뻐스가 떠나서 얼마 안 지나 흔들리는 차창밖을 바라보던 내가 얼굴을 찡그리기 시작했다.속이 우럭우럭 해나면서 또 멀미를 하기 시작할것 같았다.바로 이때 곁에 앉았던 여자친구도 갑자기 괴로움을 애써 참으며 두눈을 감고 있었다.차멀미를 하는구나.어쩌다 한번씩 멀미를 하군 하지만 오늘에 멀미를 할지 누가 생각했겠는가?나는 부랴부랴 여자친구의 등을 다독여준다 차거운 얼음물을 넘겨준다 하며 있는 힘을 다해 차멀미를 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챙겨주느라 바삐 돌아쳤다.그렇게 어느새 모얼산으로 도착했다. 《오늘 왜 멀미를 안했어?》 여자친구가 묻는다.그렇네,멀미약도 먹지 않은 내가 예전같으면 분명히 이미 차멀미로 죽을듯이 지쳐있을것이 아닌가?그런데 오늘은 멀미를 하지 않았던것이다.믿어지지 않았다. 순간 말 못할 감동이 마음깊이 짜릿하게 느껴왔다.내가 곁의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푸는 동안 나는 나 자신의 그 차멀미 고통을 잊어버렸던것이다.남에게 베푼 사랑이 나에겐 약이 되였던것이 아닌가? 베푸는것보다 더 많이 받아오는것이 사랑이라고 했듯이 사랑이란 참 아름다운 존재인것 같다. 물론 사랑을 베푸는것도 중요하겠지만 사랑을 받았을때 그 사랑의 마음과 감동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것도 아주 중요하지 않을가? 스페인내전이 폭발했던 20세기 30년대,내전으로 인한 굶주림으로 앓고 있는 스페인어린이들에게 우유를 지급해주었던 단·웨스터라는 선량한 미국청년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스페인어린이들이 진정 필요한것이 한컵한컵 우유가 아니라 매일매일 우유를 만들어 내는 젖소라는것을 깨달은 단·웨스터는 바로 고향에 돌아와서는 젖소들을 모집해서 스페인으로 운송한후 필요한 가정에 나누어 주어 그 가정으로 하여금 굶주림을 이겨낼수 있게 하였다.깊은 감동을 받은 매 가정에서는 새로 태여난 새끼젖소를 이웃에게 선물했는데 바로 이렇게 단·웨스터의 이 소박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사랑이 전쟁으로 깊이 상처를 받은 스페인땅에서 기리기리 이어나갈수 있었던것이다. 우유에 관한 간단한 이야기지만 잔잔하게 느껴오는 감동이다. 사랑이란 베푸는것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받은 그 사랑을 받은만큼 또 다른 이에게 전하는것으로 진정 영원히 이어지는것이다.중요한것은 항상 모든것을 사랑하는 삶의 마음가짐을 지니는것이다.그래야만 세상이 밝아지는 법이다. 2년전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일본영화《오크리비토》가 생각난다.악단이 해체되면서 실업당한후 생존압력을 못 이겨 입관사(入殓师,Encoffining division)로 일하게 되는 주인공 첼로연주가 고바야시.처음엔 그렇게 내키지 않았던 시체입관에 관한 일이였지만 자신의 선생님으로부터 세상을 떠난 죽은이에 대한 존중과 아낌 그리고 그 사랑을 배웠고 그 감동 한 마음으로 점차 자신의 입관일을 사랑하게 되면서 선생님으로 받은 그 사랑의 마음을 더 많은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전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물론 영화에 대한 이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이 흐름이 너무나 인상적이였다. 우리는 결코 혼자 사는것이 아니다.내 곁에 너가 있고 너 곁에 내가 있는것이 바로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스토리듯이 싫어도 곁에 누군가 있다는것만으로도 아주 고마운 일이다.우리에겐 서로서로 아껴주는 사랑이 필요하고 서로서로 받은 사랑을 전해주는 마음이 필요한것이다.   죽어간 그 누구를 위해 내가 눈물을 흘리다 죽어간 나를 위해 그 누구가 눈물을 흘려줄가? 우리는 살아있다 우리는 죽어간다 살면서 아름답게 죽어갈뿐이다.    그렇다. 더럽게 죽어갈수도 있고 아름답게 죽어갈수 있는 우리들의 인생,하지만 사랑이 있음으로 하여 우리는 아름답게 죽어갈수 있는것이 아닐가?     “송화강”발표작  
2    [송화강]사랑을 마시는 녀인 댓글:  조회:1824  추천:26  2011-01-13
사랑을 마시는 녀인   (소주)김혁   할빈의 유명한 중앙대가(中央大街)에 ≪BAMILO≫라는 내가 자주 찾는 커피점이 있다.2층창가에 앉아서BAMILO베스트커피 한잔을 한껏 느끼면서 보얀 눈보라속 에 뒤덮힌 Baroque양식의 건축물사이로 분망히 오고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는것이 정말 말못할 아름다움이였다.그리고 나는 깊은 자기 생각에 빠져버리군 한다.   그녀는,항상 멀리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곤 했다.조심스레 작은 숟가락으로 커피를 잔잔히 휘저으며 립스틱 짙게 바른 입술로 커피를 작게 한모금 마시고는 길고 먼 눈길을 창밖의 눈보라가 희미한 풍경속으로 던지군 했다.모든게 이렇게 간단히 커피 한잔 식는 시간,그 순간 그녀의 초점잃은 눈길에는 더 많은 우울함이 괴여오르고 있음을 문득 발견할수 있었다. 이렇게 이쁜 그녀는 왜 우울해할가? 미끄러져가듯 부드러운 음악이 카페를 젖혀가고 있다. 겨울이 오니까 사랑이 가는것 같은 느낌이다. 할빈의 겨울은 사랑도 얼음처럼 얼어버리는 독하게 추운 계절이라고 한다.이 추운 겨울날 사랑도 한잎 가을 잃은 낙엽처럼 북풍에 하염없이 날리다가 어느 한 아름다운 녀인의 작은 손바닥우에서 잠시나마 가냘픈 떨림이라도  떨고 있을까?그녀의 으늑한 눈빛처럼?! 우리는 그 누구나 마음의 한자리에 사랑이라는 나무를 키우고 있다.어느날인가 그 나무가 부러진대도 사랑에 대한 추억은 나무의 뿌리처럼 깊게 남아 우리의 마음을 칭칭 감아버리고 만다.그속에서 미친듯이 탈출을 시도하지만 결국에 먼저 지쳐버리는 우리들이다. 아픔일가?행복일가? 우리는 사랑앞에서 얼마나 작고 가냘픈 존재인것같다.사랑앞에서 타올랐던 열정과 허물없던 속삭임.이 모든것이 아픔의 결과로 깨끗이 잊혀질때 우리는 어느새 투명한 유리 한장 사이두고  자신의 옷을 벗어버리기 시작한다.그리고 뜨거운 키스와 아찔한 섹스로 서로의 고독을 지워가군 한다.이렇게 언제부턴지 우리에겐 사랑이란 그 의미가 더는 중요한 삶의 테마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슬픈건 여자란 사랑과 섹스를 구분하지 못한다는것이다.그래서 여자란 태여나는 그 순간부터 그 무엇보다도 귀여운 존재로 이 세상에 뜻을 더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싶다.   사랑이 그녀에게 아픔을 줬는지 행복을 줬는지 나도 모른다.오늘처럼 그녀의 터질듯한 우울한 마음이 사랑앞에 무너진 그녀의 자존심을 산산히 찢어버렸을때 사랑이란 그녀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그녀도 이 추운 그 어느 겨울밤 한 순간의 뜨거운 섹스를 사랑이라고 착각했을지 모른다.우뚝 선 한 남자의 페니스를 감칠맛나게 핥으면서 그녀는 그것으로 하염없는 행복을 느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아파도 행복했던 사랑,그속에서 받았던 느낌으로 그녀는 오늘도 커피 한잔으로 아름답게 무언가 기다릴수도 있을것이다. 사랑이 힘들어서 마음이 우는걸가?그건 아닌것 같다. 사쿠라꽃처럼 힘들게 꽃잎 피운 그 순간부터 바람에 흩날려야 하는 기억을 시작해야 하는것이 사랑이다.사랑했던 사람으로 하여금 꽃잎 피기전의 그 고독속으로 다시 돌아가게 하는것이 또한 사랑이다.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슬프던 행복하던 이 세상에서 사랑 그 하나의 기억으로도 행복해하는 그녀.그녀에게 있어서 이것이 바로 사랑에 대한 제일 간단한 태도가 아닌가 싶다.   나는 그녀와 눈길이 마주칠적마다 이렇게 생각을 굴리군 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난 이 고독한 녀인을 사랑한것 같다. 그녀에 대한 사랑이라기보다 나에 대한 혼자로서의 고독한 짝사랑이였을지도 모른다. 발표작
1    [수상작]그리움 묻고 온 그 언덕위에 댓글:  조회:1670  추천:15  2010-04-27
그리움 묻고 온 그 언덕위에   글/김혁 金赫      (40회한민족통일문예대전 한국 통일부 장관상)  하늘이여   이이 메마른 목울림이 다 할때까지 죽어도 잊지 못할 내 고향엔,, 올해에도 봄은봄은 피였습니까?   할아버지와 살구나무   일제의 잔혹한 침략으로 조선땅이 피 그대로 즐벅할때 할아버지는 쪽지게로 인생 을인생을 이시고 남부녀대하며 한국 경주군에서 이 만주땅으로 걸어오셨습니다.까치의까치의 달착 지근한 울음소리에 묻혀 그리움으로 술렁이는 만주의 갈대밭을 바라보며 할아버지는 늙은 소나무에소나무에 기대여 한없이 한없이 우셨습니다.피 어린 태줄을 묻고묻고 온 고향이란 그때부터 흘려도 마르지 않는 눈물이 되였습니다. 그후그후 두손으로 갈구어 가꾸신 자그마한 땅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시작하고 그 쓸쓸한 마음의마음의 땅에 쓰라린 어제를 심으셨습니다.할아버지는 자그마한 초가집 뒤울안 에뒤울안에 한그루 살구나무를 심으셨습니다.고향을 떠나 도중에서 배 고플때고플때 요기하려고 호주머니에 넣었던 살구 세알,먹고 남은 종자종자 세알을 뒤울안에 뿌려놓았을때 이듬해 그 자리엔 오직 한뿌리만 뾰족하게 돋아났습니다.나머지 두알은 굶주림에 눈도 감지 못한채 죽어간 굶주림에 아팠던 두 동생처럼동생처럼 사라지고. 한그루 살구나무는 할아버지의 고향에 대한대한 마음을 허비는 그리움이였습니다. 계절이 지고는 피고 피고는 지듯지듯 살구나무는 봄마다 새하얗게 꽃을 피웠습니다. 두눈이 멀도록 그리워도그리워도 닿을수 없었던 경주—그곳엔 타향에 몸을 묻을수 밖에 없었던 한숨겨운 한 나그네나그네 라이프스토리 그 한줄기 메아리라도 스쳐지났을까? 당년,일본침략자들이일본침략자들이 항복하고 무리지어 제 나라로 돌아갈때 그들은 마지막 발악 으로 보이는것 만지우는것을만지우는것을 모두 불태우고 략탈했었습니다.풍성하게 살구 달린 한그루 나무마저나무마저 눈에 거슬려 그것을 뿌리채 뽑아버리려던 그들의 만행에 할아버지는 다리에 칼 찍히는찍히는 피의 대가로 겨우나 지켜낸 살구나무. 나무는 뽑아버리면 그만이건만그만이건만 어찌 내 마음에 뿌리내린 고향에 대한 기억을 뽑으려나!붉게 타오른 황혼에 젖어 할아버지는 살구나무를 부등켜안고 한없이 한없이 흐느꼈습니다. 그후 생활난도 조금씩 풀리고 굶주림에 허덕이던 그 기억도 꿈인듯 색바래색바래 갈때에도 할아버지는 초담배 메마른 연기만 물끄러미 바라보시며 깊은 생각에 잠기시군 했습니다했습니다 .자신의 한숨을 볼수 있기에 담배를 피우신다는 할아버지의 마음마음 ,그 한숨뒤에 묻힌 한은 무엇이였을까?   그날밤은 서리 까마귀까마귀 울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의 한숨소리만 아물아물 등잔아래 저물어 가고   숨이 다하도록 사태치는 미련이 만주의 써늘한 야밤을 애절하게 묵도할때   그그 비원과 한사슬에 묶이운 할아버지의 그리움은 그날도그날도 눈물에눈물에 색 올리던 목목 메인 향음, 역사의 옥맺힌 한이였습니다.   늙그막에 치매로 모든 기억을기억을 잃어갈때에도 할아버지는 유독 그 살구나무만을 잊지 않으셨습니다.허줄한허줄한 흰 저고리 저미시고 살구나무 그늘아래의 긴 걸상에 비스듬히 누우셔서 남쪽땅을 바라보며바라보며 혼자서 부들부들 떨며 불렀던 할아버지 어릴때 꽃노래는 바람에 가냘픈 향기로 옛이야기처럼 스쳐갔습니다. 그 옛날이 사막으로 변하고 모래바람이 한숨으로 나오면 나는 웃으며 고향에고향에 가리라! 살구나무여,그리운 경주여,, 이국타향에서의 뼈저린 부름을 기억하시나이까?고향을 떠나 고국을고국을 떠나 그 낯선 문화에 허덕이여도 뼈로 깍아도 버리지 않았던 하얀  숨결숨결,그 가냘픈 숨결을 어찌!   아버지와 족보(族譜)   할아버지의 그렁그렁 수심어린 두눈을두눈을 바라볼때마다 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옷소매로 눈귀를 닦군 했습니다.마음같아서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그리운 경주에로 갔으련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름다운 꿈에 불과했습니다불과했습니다 . 할아버지가 치매에 아프기 전의 어느날 밤,희미한 등잔아래 장자이신 아버지를 마주앉히고는 문지 오른 옷궤속에서 자그마한 함을 꺼내꺼내 아버지에게 열어보였습니다. 귀중한 비단으로 깜싼 그 안에 누런색누런색 비단으로 된 족보가 그 힘겨운 풍상고초도 이겨내고 조용히 남아있었던것입니다.. 그것이 어찌 단순하게 이름만 적혀있는 족보이랴!그속에 수두룩히수두룩히 박혀있는 오고간 발자욱들!아버지에겐 눈물겨운 향기로 다가서고 마음마음 저민 빛으로 느껴왔으며 커다란 힘으로 맥박속에서 꿈틀거렸습니다.아아 , 그 족보는 하늘에 떠보낸 민족의 하아얀 영혼이며 하얀 넋의 한줌 비원에비원에 소지 올려 사르는 역사의 한자락이 아니였던가?그리운 한국한국 그 고국땅에서 한덩이 흑토로 삶을 가꾸어 가신 우리 선조들의 피와 땀이땀이 그대로 어려있는 족보를 바라보며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부등켜 울고 말았습니다.. 족보를 지키거라! 족보를 꼭 지키겠습니다!   《농군이라고 어느때까지나 일만 하는것이하는것이 아니네라,공부를 해야지!》 할아버지의 간곡한 이 말씀을말씀을 아로새기며 아버지는 방향 잃었던 마음을 지식으로 채우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었습니다했었습니다 .그렇게 항상 불끈불끈 괴여오르는 구지욕으로 분투하던 아버지에겐 그그 한때는 청천벽력이였습니다,느닷없이 내리꼰진 마른 벼락이였습니다.. 문화대혁명—10년 대동란! 당년에 아글아글아글아글 한이삭도 끌어모아 생활을 가꾸어서 남부럽지 않게 사셨던 그것이 그 시대엔 부농으로서부농으로서 자본주의를 꾀한다는 억울한 꼬깔모자를 쓰게 되고 공부를 조금 했다는 그것마저도 잘못이잘못이 되여 사회의 반감을 자아냈던 그 시대,부농을 타도하라、지식인은타도하라、지식인은 물러나라는 무지막매한 웨침에 온 사회가 들썽일때 그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사회극진분자들의사회극진분자들의 물매뿐만아니라 지어 생명까지도 위험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집에 있는 책들을책들을 불에 태워버리고 족보같은 봉건색채가 있는 모든 물건을 버렸으며 온 사회가 공포에공포에 떨고 있을때,아버지는 먼저 생각히우는 족보였습니다.. 어찌해야 하나?족보가 극진분자들의 손에 들어가는 날엔날엔 족보에 적혀있는 할아버지 형제뿐만아니라 온 가족이 연루되여 위험할것이고 족보같은 봉건《물짝》을 지니고지니고 있었다는 그 이유로 자신마저 죽음을 면하지 못할 그 삼엄한 시기,단풍 든 살구나무에 기대여 치매로 헛소리만 하시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며바라보며 아버지는 한숨 가득히 혼자서 울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삼동설한에 눈이 펑펑펑펑 내리던 밤,남몰래 창고에서 족보를 불에 태우며 남쪽땅을 향해향해 몇번이고 이마를 쫓으며 이 못난 자식의 죄를 용서하라고 흐느끼던 아버지,그 마음이 여북했으랴여북했으랴 !가족을 살리기 위해 족보마저 지키지 못했던 한 아들의아들의 죽음보다 더 괴로았던 그 자책감! 족보는 그렇게 한가닥 불길에불길에 타버리고 말았습니다.한쪼각 피어린 역사가 지른 문화충돌의 그그 불길에! 아,타버린것이 어찌 족보 그그 비단자락뿐이겠는가? 고향 떠나 이국타향에서 그리움에 울고 계시던 할아버지의 평생평생 원한도 타버리고 어느날인가 족보 찾아 선조가 살아 계시던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아버지의아버지의 소원도 타버렸으며 그보다 수천년 적어 내려온 우리 가족 우리 문화,아무리 멀리 있어도 하나로 되여야 한다는 우리 민족의 그그 신념이 타버렸던것입니다. 족보는 그렇게 한줌 재로 되였고 남은것은 《한국《한국 경상북도 경주군 강서면 갑산리》라는, 아버지에겐 어느때까지나 낯선 고향주소뿐이였습니다. 그날밤그날밤 ,그리움은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습니다[①].   나와 경주       너무나너무나 조용한 밤하늘입니다.한껏 빛을 뿜으며 휘영청 밤하늘에 걸려있는걸려있는 둥근달을 우러러 나는 경주 새심마을의 콩크리트길가에 서있었습니다.모두들모두들 잠든 이 달밤에 나 홀로 밖에서 나와 마음을 다듬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길고 먼 황새소리는 길옆 논밭의 벼잎을 스쳐지나는 바람에바람에 섞이여 더없는 잔잔한 그리움을 불러옵니다.   산빛은 환히 밝아 오는데 달빛에 목선(木船)가듯 조으는 보살(( 菩薩) 꽃 그늘 환한 물물 조으는 보살[②].     재외동포재단에서 주최하는 《2008글로벌코리안유스네트워크》프로그램에 선발되여 한국에 올수 있었고 또 농촌체험으로 경주새심마을로 온 나는 무엇보다도 경주란경주란 이 두글자에 저도 몰래  흥분되는것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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