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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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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장백산]슬픈 바보 댓글:  조회:1382  추천:1  2014-04-29
슬픈 바보   (소주)김혁   낮도 낮이 아니였고 밤도 밤이 아니였다 슬퍼도 살아야 했고 슬퍼서 살아야 했다. 삶이라는 올가미 위에 죽음이란 가죽을 걸어 놓고 절 세번 올리고 돌아 섰던 바보   서러워서 왈칵 했던 눈물때문에 하염없이 서성이던 그 어느 야속한 겨울밤 기억을 태워 부끄러운 얼굴을 덥히던  그 소설의 결말을 나는 어느새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 누구는 바보처럼 길을 잃고 헤매고 그 누구는 바보같은 그 누구를 비웃고만 있었고   길을 잃는 바보도 있었고 길을 잃고 멍하니 별을 셌던 바보도 있었다는 빛을 못 본 소설 한편. 장백산 발표작
36    [흑룡강신문]꿈에 댓글:  조회:1124  추천:0  2014-02-10
    꿈에...     그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   그대의 따뜻한 입술   그대의 아련한 눈빛   그대의 귀여운 이름     때론,모든게 때론   그리고 꿈에     사랑했다 사랑한다     미워했다 미워한다     깨여나면 아주 아플것   아파도 잊을수 없는것     안녕이란 거짓말   추억이란 혼잣말     그대의 꿈속에도   나의 꿈속에도   있었던듯 없었던듯.
35    [장백산]낯선 그리움 댓글:  조회:1218  추천:2  2013-10-21
낯선 그리움   시/김혁     엉크러진 황혼속으로 흘리고 흘렸던 꿈쪼각들이 묻혀져 가고,나는 낯선 사람들속에서 홀로 물끄러미 서서,이 낯선 세상과 부딪쳐 산산히 깨여진 음모陰謀들로 퍼즐을 맞추고 있었다.   세월이 가면서 내 손에 쥐여주었던 한자루 비수엔 어느날부터 누런 옛말처럼 누런 녹이 쓸기 시작했고,그것으로 내 기억을 파헤쳐 회를 떳더니 한잎한잎 피 비린 쇠냄새만 눈물겹게 그윽하더라.   더 깊이 더 깊이 어둠을 더듬어 별을 찾아라, 웨쳐서는 안된다 찢어서도 안된다 무릎 꿇어도 안된다   얼룩 진 꿈자리에서 문지 가득 쌓인 그리움 안고 한잎 한잎 꽃나비들이 별을 따라 날아 오르면   낯선 그리움이 말라버린 심장으로 사품치며  흘러 든다.         장백산 2013년10월호 발표
34    상여가喪輿歌 댓글:  조회:1254  추천:1  2013-09-16
상여가喪輿歌      김혁 죽어 가는 나를 위해서 죽어 가는 그 누구를 위해서 살아 가는 나를 위해서 살아 가는 그 누구를 위해서 이제 더 이상 소리 내여  울지 않으리 너무 멀리도 말고 너무 가까이도 말고 닿일듯 말듯  못 보신듯 스쳐가 주소서 사는것도 아니라 죽는것도 아니라 살면서 아름답게 죽어갈뿐인데 뭐가 그리 슬프랴 가는 길 고독하지 않게  못난 이  노래로  서로를 슬퍼하리 서로에게 슬퍼하리
33    [장백산]탄炭 댓글:  조회:1064  추천:0  2013-08-27
탄炭 텅 빈 마음을 파헤쳐라! 이 세상에 잠간이라도 머물렀다고 심장이 멎을만큼 크게 외쳐라도 보아라!   먼 옛날  사랑을 잃은 벙어리 炭에겐  영생永生이 사치였다는것을. 2013년 8월
32    [송화강]나비 댓글:  조회:1209  추천:0  2013-08-21
나 비   시/김혁 그녀의 가슴에 묻혀 눈을 감고 하늘을 그려보았다. 에덴의 꽃밭속에 숨겨버린 나비의 떨림이 있었다. 나를 기다리던 그녀가 아니였다. 목 마르게 뜨거운 향기가 없다. 나는 그녀의 몸속에 미끄러져 들어가고 그녀에게 남겨준 나의 아픔에는 한 나비의 꿈이 하염없이 방황하고 있었다. 내일이면 나비 되여  황혼속으로 날아 갈 이 여자는 아주 행복하게 이상야릇한 표정을 가까스로 비꼬며 숨소리를 더듬고 있다. 그 순간,나도 행복했다. 행복이란 그 의미가 희미해져 갔다. 나도 한 나비의 꿈속으로 비틀거리며 들어가고 있다. 흑룡강신문 /송화강 발표작
31    [2007]신문 댓글:  조회:1043  추천:0  2013-08-21
신문 마지막 자존심마저 구겨졌던  어제의 그 쓰라린 이야기들이 오늘 신문의 톱기사로 올려지고 기억을 팔고 사는 오늘의 이 피 비린 비지니스가 내일 신문의 톱기사로 올려질   거미같은 인생살이 지랄같은 인생살이
30    [흑룡강신문]極樂寺 댓글:  조회:955  추천:0  2013-08-21
《極樂寺》   --하얼빈 極樂寺에서 초봄 흐린 날 비에 젖은 極樂寺!   희미한 香煙에 녹아가는 념불소리   佛香에 취해 웃고 있는 부처 하나   極의 먼 메아리 樂의 짧은 순간 철학   삐디디한 香火에 목 메인 恨   香안개 기와깃에 돌아가고 내 눈빛 庭園너머 길게 뿌려지고   남무어미타불 남무어미타불 … …  
29    [2003]초롱꽃 댓글:  조회:921  추천:0  2013-08-20
초롱꽃 간밤 이슬이 여물며 빚어낸 메아리에 여린 잎을 담그고 무언을 새김질한다 박산난 그리움 쪼각들을 파랑새가 물어가고 목메인 타령은 해볕을 튕긴다 초롱꽃은 기쁘다 수줍게 연분홍 고독 한점 저미며 항상 웃음을 연주한다 그리고 밝게 핀 하늘을 마음에 차곡차곡 챙겨놓고 희망을 심으며 두손 모아 기도한다. 초중4학년때 썼던 작품  
28    [료동문학]피를 닦고 있는 녀인 댓글:  조회:987  추천:0  2013-08-20
피를 닦고 있는 녀인       이 낯설은 도시의 어느 꽃가게에는 피 묻은 장미처럼 한 녀인이 피를 닦고 있었다 미소짓고 손을 잡고 위스키 한모금으로 사랑하기로 했다고 한다.그리고 거칠어진 숨소리 뒤 잠을 깨고 보니 전날밤에도 고양이처럼 자기 곁에 누워있던 그 남자는 떠나갔더란다.원망도 없다고 기다림도 없다고 사랑도 없다고 말을 잊고 대답이 없은듯 그녀는 피만 닦고 있었다.        바람처럼 아무 흔적도 없는 아픔          어느날 한 남자가 찾아와서 자기를 사랑했냐고 묻더란다.그래서 그 녀인은 장미 한송이를 그에게 주었단다.          내가 커피를 마시던 그날.하나 하나 또 하나처럼 이 도시 한 커피숍 유리창에 찍혀진 얼굴에도  피의 흔적이 있었다.피 묻은 꽃속에서 피를 닦는 녀인처럼!        장미를 꺽지 마라.         녀자란 몸이 온통 가시다.        침묵을 끓이는 음악과 결과없는 사랑을 수증기로 승화시키는 커피 한잔 식는 차거운 시간에도 그 꽃가게에는 한 녀인이 꽃을 팔며 피를 닦고 있었다! 시/김혁
27    [흑룡강신문]가을에 피는 녀인 댓글:  조회:981  추천:0  2013-08-20
가을에 피는 녀인       시/김혁           하늘이 싫어서가 아니란다.   어느날 아침 깨여나고 보니 사랑같은 하늘이 그리고 하늘같은 사람이 갑자기 미워져서 쓰거운 여름의 하늘을 가로 접고 세로 접어 꼬독꼬독 맛있게 씹어버린 그녀가 말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그녀는 고개를 수그린다.하늘이 입안에서 산산히 깨여질때 우뢰처럼 터지던 그 신음소리를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후련하단다.   그녀에겐 하늘이 부끄럽단다.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그립단다.요즘 매일과 같이 짜증나게 내리는 비때문에 저도 몰래 울어버렸다며 그녀는 여름을 커피에 타 맛있게 마시고 있었다   그 남자는 죽었다고 한다.그녀의 마음속에 쌓아 올린 그 남자의 무덤가에서 그녀는 자꾸 길을 잃는다고 한다.그 남자는 무덤안에서 그녀는 무덤밖에서 그리고 그 무덤은 그녀의 가슴안에서,하루하루 커지는 그리움이지만 사람들은  그녀가 임신했다며 말도 안되는 루머로 아니꼬운 눈빛을 가시처럼 뿌려준다고 한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그 웃음은 커피처럼 쓰거웠지만 그녀는 분명히 웃고 있었다.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그립단다.가을이 오면 되겠죠?가을이 오면 그녀는 한송이 꽃으로 피여나고 싶다고 한다.한송이 꽃으로 피여나서 겨울을 기다리고 싶단다   그리고 그 남자를 사랑했단다   흑룡강신문 발표작
26    [송화강]때론 섹스도 고독하다 댓글:  조회:1236  추천:0  2013-08-20
때론 섹스도 고독하다     시/김혁       우린 그날 만났다. 그리고 그날밤, 고독의 막을 찢어가며 그 가빴던 숨소리는 십이월의 북풍마냥 내 기억에 지워지지 않는다. 나의 잔등으로 흘러내리던 너의 눈길에  작은 촛불마냥 타오르던 그 메마른 욕심, 길 가다가도 문득 뒤를 돌아보는 나는 오늘도 그날밤의 숨소리로 너의 마음을 살금살금 벗겨본다. 피자욱이 떨기떨기 피 비린 장미처럼 가시를 돋세울때 내 기억은 알몸으로 돌아 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곳엔 네가 없었다. 너를 만나서 나는 더 고독해진듯 싶다.  
25    [송화강]毒 댓글:  조회:1000  추천:0  2013-08-20
毒 한 남자의 향기를 입에 물고 그녀는 내 품에서 잠자고 있다. 분명 한 남자의 향기다. 2년전 그날밤, 난 한 남자를 만났었다. 2년후 오늘은, 그녀가 비수처럼 퍼런 날을 세워  나에게 똑같은 피 비린 복수를 하고 있다. 왼쪽 심장이 꿈틀해난다. 피가 흐른다. 그녀의 가엷은 질투가 금시 내 손을 붉게 물들인다. 미친듯이 아주 미친듯이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에 입술이 닿아갔다. 그리고 말라버린 질주를 했다. 문득 한 남자의 우뚝 선 페니스가 생각났다. 싫지 않았다. 그녀가 웃고 있었다. 내가 아프다. 내가 아프다.   그녀와 나는 똑같은 꿈속을 걷고 있었다. 이제 꿈속에 키스를 묻어 두어야 할것이다. 시/김혁  
24    [흑룡강신문]멍 댓글:  조회:1259  추천:2  2013-07-18
멍 (소주 )김혁 그 무슨 이유로 그 누구한테 어떻게 한매 당했는지  솔직히 나 자신조차도 모른다. 솔직히 나 자신조차도 모르지만 이 몸에서 흐르는 피만은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 부들부들 떨림으로 빨갛게 모여 나의 아픔을 흔들어 깨우고 나의 퍼런 웨침을 대신 울어주고 억울하게 당해도 가까스로 웃어야만 하는 피 비린 이 세상 나 자신은 쉽게 속일수 있어도 이 몸에 흐르는 불쌍한 피만은 절대 속일수 없는가보다 흑룡강신문 발표작  
23    [동방문학] 나는 바다에서 왔다 댓글:  조회:1267  추천:0  2013-07-15
나는 바다에서 왔다 (소주)김혁 구질구질 곪아 터진 상처들이  바닷가에서 이러저리 딩굴고 있다. 그림자가 어두울수록 해빛이 독하지 아파도 이 악물고 참아야 한다 파도가 사정없이 핥고 지나가면 뿌리채 뽑혀 사라질 사연들 그 자리에 제전祭坛을 쌓고  무릎 꿇고 묵도하기 시작한다 내가 바다에서 왔다고 하면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발악이듯이 운명이듯이 홀로 주문을 써내려 가야 할것이다 "동방문학"발표작
22    그림자 댓글:  조회:1215  추천:0  2013-05-29
그림자 시/김혁 그 석자를 차마 못 쓸것 같습니다. 가령 그 석자를 썼다하더라도 차마 읽을수 없을것 같습니다 그대가 떠나간 자리에 향기처럼 한송이 그림자가  피여났고 어느날부턴가 그 그림자엔 이름 석자가 지여져 있었습니다. 누가 지었는지도 뭐라 부르는지도 그대는 떠나갔지만 분명 그림자는 남아있어 그리울때는 그대의 빈 윤곽이나마 쓰다듬을수 있어 그리워서 아름다운 추억 그리워 하기 위해서 버리지 못한 추억 못났다고 욕하지 마시고 못났다고 울지 마십시오.   당신의 그림자에 이름 석자가 지어질때부터 나는 나를 잃었고 그 석자를 차마 쓰지도 못하고 읽지도 못하고 그리워 하고만  있는 나는.
21    불꽃처럼 불꽃처럼 댓글:  조회:1138  추천:0  2013-05-27
불꽃처럼 불꽃처럼   글/김혁       황혼에 깊이 물든 송화강 그 얼음 깨여지는 신음소리는 그와 나의 숨소리보다 더 고독하지 않을수가 없었던, 하늘이 무너지듯 눈이 펑펑 내렸던 작년 겨울의 그 어느날!   갑자기 집이 그리워졌고 갑자기 아버지가 그리워 졌다. 나의 더럽고 하찮은 이야기,차겁고 지꿎은 담배연기까지 침묵 하나로 말없이 받아주는 그 거치른 숨소리! 나의 곁을 말없이 지켜주는 이 낯설은 남자가 15년전에 사라진 그 못된 아버지처럼 느껴졌다 마음이 뭉클하다. 눈물이 났다. 타고 남은 담배꼭지를 눈속에 비벼버리고 바로 호텔로 돌아와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말없이 그리고 뜨겁게! 그 순간만은 사랑했다. 나의 처절한 사랑이 분명 이 침대를 벗어나지 못한다는것을 알면서도 깊이깊이 숨막히도록 그 순간만은 미친듯이 사랑하고 싶어졌던 그 겨울날 밤!   그가 마시고 남은 술을 마시고 , 그가 남기고 간 담배를 피우다가 바보처럼 주르륵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가 흘려놓은 향기속에 나도 여자로 피여나고 있었다.   희미한 유리창너머 거위털같은 눈꽃이 날리고 있었고 가끔 짜릿하게 아파오는 그 곳에 희미한 불꽃처럼 불꽃처럼!     [한 녀인의 일기에서]
20    [흑룡강신문]한잎 인생살이 댓글:  조회:1186  추천:0  2013-05-15
               (소주) 김혁              사느라면 잃어버리는게 많아지더라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건지   밀고 당기고 때론 숨막히게 조이던   잊기 위한 아픔마다   목 터지게 울었던 미련들이 어지러이 널려있고     애절한 등 뒤엔 그림자만 길어져도   나는 아무렇지 않은듯   앞만 향해 걸어야 했듯이     살다보면 옛말이 있어야 한다지만   살기 위해 잊어버려야 하는게   더 많아 더 많아     종이장같은 하얀 세상속에   내가 없었던것으로 하고   깨끗이 지우면서 한장 넘겨버리는   종이장같은 한잎 인생살이
19    민들레 댓글:  조회:1494  추천:0  2012-08-13
민 들 레 시/김혁 파아랗게 익어서  노오랗게 물들때까지  조용히  조용히 불러봐도 되리까?   구수한 보리밭위에 닐리리 닐리- 먼 향음  내내 엮으리   길 잃은 발길은 간단다 가면 가라요 이 땅의 피가 된  그 아리랑이  한없이 목 메여 오네 어디 가나 이 땅 잊지 말기를 고독한 민들레의  노오란 부탁 하나 옹근 여름을 삼켜 넘긴다.
18    [제2회청마문학상수상작] 길이 없다 댓글:  조회:2413  추천:0  2012-06-21
    길이 없다   ( 제2회청마문학상 부상 수상작)        詩/김혁   길이 없다. 내 마음에 길이 없다.   갈대만 무더지로 가을을 속절없이 울제 저 멀리 내 마음엔 길이 없었다.   손을 흔들지 마 바라보는 황혼조차 머리가 어지러워 나는 기다림 그 위에서 손끝으로 수면제만 만지작거렸다.   잠을 잃은 가을에 나는 사랑을 잃었다.   가을은 가고 너도 가고 네 기억조차 잡지 못하는 나는 기억의 골목길에서 가을비를 기다린다.   갈대가 추워한다. 나도 추워지고 싶다.   분명 길이 없는데 나는 길을 잃었다.    링크:  제2회청마문학상 수상작 및 심사평 읽기  from 길림신문
17    [장백산]바다는 노래를 모른다 댓글:  조회:1954  추천:0  2012-06-11
바다는 노래를 모른다   시/김혁     부글부글 괴여오르는 침묵을 물의 철학으로 부드럽게 해부한다.   피가 솟아나던 상처를 얄금얄금 핥고 있는 한잎 또 한잎 파도는 한토막 슬픈 이야기로 얼굴을 가리고 그 뒤에 죽은듯이 까만 기억만 깍고 있다.   가난에 사랑을 팔아버린 그 선량한 어부는 부엉이처럼 온 저녁 울다가 울다가 이튿날 고기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단다.난산으로 죽어간 안해와 눈도 뜨지 못한 아들놈의 차거운 시체에는 고약한 냄새가 풍겼지만 누구 하나 정리해주는 사람이 없던 그 슬픈 동네.얼굴 찡그리며 코를 가리던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듯 행복하게 살더라.   그후부터 바다는 노래를 부를줄 몰랐다.   천국의 계단에서 삶을 覺한다.       장백산잡지 2012년 제3기 발표작
16    [장백산]장기 댓글:  조회:1721  추천:3  2012-05-24
장기     너는 가로 나는 세로 누구나 걸어야 할 방향이 있듯이 얼기설기 교차된 망에 깔려 부등켜 안고 울어야만 하는 운명 눈물 접어 배낭을 메다 길고 먼 지평선 너머 지고 있는 계절 파란 많은 운명의 언덕에 이른 봄 진달래꽃 피를 흘린다 달에 별 가듯 별에 꿈 가듯 옷깃을 저미는 새벽이 멀지 않아 뒤척이고 있는 꿈자리 누군가 그어놓은 올가미같은 사랑 이보다 더 진실한 거짓말이 없지 무심코 버려진 장기쪽처럼 사품치는 초하의 강가에 서서 눈이 멀도록 목 놓아 목 놓아 사랑을 울어야 하는 장기판같은 매듭진 운명, 운명!       "장백산"잡지 2011년 제 6호 ,P223발표작
15    엄마의 맛 댓글:  조회:1819  추천:0  2012-05-11
엄마의 맛 —5월13일 어머니날에 부쳐     주방에서  작은  체구로  항상  바쁘시다 야채를  깨끗이  씻느라 고기를  이쁘게  써느라 기름연기도  많아질세라  조심스럽게 아들놈  배  고플을세라  정신없이  서두르시고 짜거울가봐  아니  싱거울가봐 몇번이고  맛을  보시면서도 항상  시름  놓이지  않아 미안한듯  조마조마  하시는  엄마 맛있겠는지  모르겠구나 짜갑냐  아니  싱거운가? 에구  이  몹쓸  나이 먹으며  맛이 가는  바람에 그것도  모른채  맛투정만  부렸던 내가  오늘처럼  얄미울수가  없지 엄마라고  맛을  잃고  싶었을까 오히려  항상  미안해만  하시던 죄없는  우리  엄마 세월이  가면서  엄마의  입맛을  거두어갔지만 그  언제까지나  그  어디에서도 항상  목  메이게  그리운 엄마의  싱그러운  그 맛   엄마.나 감자채 먹고 싶어,얼른 해줘!
14    사리자(舍利子) 댓글:  조회:1895  추천:2  2012-03-30
  사리자(舍利子)     눈물 한잔 부어 올리고 슬퍼하지 않는다   다 아물어 버린 상처에 향을 꽂아 태우고   꽃이 지는 시간 이를 악물고 참아야 한다.   묵도의 철학은 고독하지 않다   사랑의 뼈는 메말라 한알의 사리자로 빛날것이고 이생에 한 녀자를 사랑했고 이 생에 한 남자를 죽였다.         개인블로그: http://kimagazine.blog.me  
13    낯선 그림움 댓글:  조회:1968  추천:1  2012-02-14
  낯선 그리움       엉크러진 황혼속으로 흘리고 흘렸던 꿈쪼각들이 묻혀져 가고,나는 낯선 사람들속에서 홀로 물끄러미 서서,이 낯선 세상과 부딪쳐 산산히 깨여진 음모陰謀들로 퍼즐을 맞추고 있었다.   세월이 가면서 내 손에 쥐여주었던 한자루 비수엔 어느날부터 누런 옛말처럼 누런 녹이 쓸기 시작했고 그것으로 내 기억을 파헤쳐 회를 떳더니 한잎한잎 피 비린 쇠냄새만 눈물겹게 그윽하더라.   더 깊이 더 깊이 어둠을 더듬어 별을 찾아라, 웨쳐서는 안된다 찢어서도 안된다 무릎 꿇어도 안된다   얼룩 진 꿈자리에서 문지 가득 쌓인 그리움 안고 한잎 한잎 꽃나비들이 별을 따라 날아 오른다.   낯선 그리움이 말라버린 심장으로 사품치며  흘러 들고 있다.     개인블로그:http://kimagazine.blog.me    
12    사랑은 이다 댓글:  조회:1909  추천:1  2012-02-09
  사랑은 이다         그가 사라지다 지는 꽃처럼 눈물이 내린다 잃어 버렸다 흙속에 묻힌 꽃잎처럼 목 메인 메아리에 눈을 떴다 애꿎은 손톱눈만 물어 뜯다 피가 돋아났다. 눈보다 시린 아픔 꾸덕꾸덕 씹다가 이마저 모두 삼켜버렸다. 위가 아프다 그를 잃어버렸다 이를 잃어버렸다 사랑을 갈기갈기 찢을수 있는 그 마지막 발악마저 잃어버렸다.
11    안녕,다시 만나지 말자! 댓글:  조회:2255  추천:2  2012-02-06
    안녕,다시 만나지 말자!     세월이란 얇은 스케이치북에 마구 낙서질 하다가 큰 병으로 앓았다. 겨우나 병에서 깨여나니 모든것을 지우고 싶어졌다. 가슴 아픈 그 사람들 그 이야기들 솔직히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부질없는 부정으로 내내 가슴앓이에만 바빴나보다 그땐 꿈이라고 믿었는데 꿈이 아니였듯이 남의 웃음거리로 나는 걸레처럼 딩굴고 있었다. 버리지 못하듯이 차마 잊지 못하듯이 차마 길을 걸어야 한다 걷고 걷고 걷느라면 이 길위에도 꽃이 피겠지 한송이 들꽃도 좋아 오직 나를 위해 피여주는. 안녕, 다시 만나지 말자!   시/김혁
10    슬픈 철학 댓글:  조회:2973  추천:3  2011-09-13
  슬픈 철학     부끄럽지만  산다는 것은 나의 무덤도 파고  너의 무덤도 파는  슬픈 과정    사치스럽지만 죽는다는 것은 사람은 무덤속에 묻히고 인생은 무덤밖에 묻히는 슬픈 철학   사느라면  알게 모르게  손에 피 묻는 법.  
9    꺼억꺼억 고향아 댓글:  조회:2767  추천:1  2011-09-13
꺼억꺼억 고향아   이영이흩어져제비둥지깨졌고 파란겨울살이만무더기로 강생의력사를읊조리고있다. 새봄을부르던뻐꾸기넋두리도 한줌인정에그을어버렸고 스치는세월과토담만높이쌓고 텅빈마음만핥고있는 꿈속의그사람들.   흙토에어제를심고떠나버린자욱마다 눈물을쓸고또쓰는 늙은갈대의한숨소리에   오늘도꿈에비낀고향은 꺼억꺼억목메여울고만있었다.    
8    [송화강잡지]야가(夜歌) 댓글:  조회:3454  추천:1  2011-08-17
 야가 (夜歌) 그때 창가에 조용히 피던 백합이 문득 그리워났다. 너를 닮은 봄빛에 수집게 피던  울고 싶던 그 향기 나는 어쩐지 미련을 잃은듯 싶다 내 손에 죽어간 시간의 피가 묻혀져 그 깨끗한 꽃잎에 다가서기 당황하다 그윽한 애가에 별이 없었다 내 목울림이 시든 그 자리엔 이 밤의 고독이 허리를 펴고  내 등뒤에 길어가는 그림자는 내 앞의 불빛,그 어설픈 장난뿐인가! 별 움트는 밤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구슬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송화강잡지 발표작]   [출처] 夜 歌|작성자 KIM   [출처] 夜 歌|작성자 KIM  
7    [흑룡강신문]미로(迷路) 댓글:  조회:3117  추천:1  2011-08-16
미로(迷路)      오늘도 그 길을 멋적게 더듬어 봤다   때론 내가 아닌듯싶다   내 눈물을 흐려놓은 추억속에   폭풍같은 방황이 꿈틀거리고   나는 그냥 고집스레   늦가을 찬비속으로   미끄러지듯   빠져들고만 있었다     별없는 밤에 기도를 했다는   옛말보다 더 짜릿한 거짓말     붉은 선을 매놓고   땅에 깊이 묻어버렸던 그 사랑은   오늘도 이 길우에 코스모스로 피여나   미끄러져가는 나를 잡고 통곡하고 있었다. [흑룡강신문 ]발표작
6    [길림신문]편지 댓글:  조회:3047  추천:1  2011-08-16
편   지      아무런 느낌 없이 스쳤지만 뒤모습을 바라보면 자꾸 눈물이 나고 두손엔 추억이 남아 따끈따끈하다.      산과 나무와 바람과 별은 어느때까지만 산과 나무와 바람과 별뿐이다.      마음이 텅 비여있을때 편지를 쓴다.마음을 쓴다.아무것도 없어서 쓰고나면 하얀 백지지만 그래도 꼬낏꼬낏 접어서 어딘가 부쳐보낸다.그리곤 잊어버린다.어느날인가 반갑게 편지를 받게 된다.펼쳐보면 하얀 백지뿐이다.아무런 글자도 없지만 향기가 난다.눈물이 난다.      누렇게 색바랜 봉투는 누렇게 옛말을 한다.자기가 쓰고 자기가 보내고 자기가 받아 보고 그것이 인생이라 그것이 세월이라 우리는 항상 세월속에서 편지를 쓰며 자신을 기록하고 있을뿐이라고.       산과 나무와 바람과 별은 어느때까지만 산과 나무와 바람과 별뿐이다.   [길림신문] 발표작 김혁 kim@vansey.com
5    [길림신문]스캔들(丑闻) 댓글:  조회:1770  추천:31  2011-06-14
스캔들(丑闻)         두 산이 말없이 가지런히 누워있고 깊은 수림속 그 가운데로 고독한 옹달샘 하나가 길고 먼 기지개를 펴고 있다.     강이 흐른다.       언젠가 내가 죽으면 이곳으로 묻어달라던 그 사람은 시간속에 옛말로 말라갔고 오늘은 그 자리에 텅 빈 무덤만 꾸겨진 추억을 끌어안고 끄덕끄덕 졸고만 있다.       욕심스레 무덤 하나 다 파먹고 나비의 입술을 탐냈던 이야기 여름이 떠나간 자리에 그 이야기를 심어놓고 떠나간다.     이제 다시 돌아보지 않을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사라졌고 그녀의 옹달샘엔 붉은 낙엽이 내려 앉을것이다.   그녀의 풍경속으로 빠져들다가 잠 들어 버렸다. 꿈 하나 없다.   그녀의 가을속에 두 산이 가지런히 누워있고 그 사이의 부끄러운 옹달샘에 어느날부턴가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시/김혁 2011.01.30  
4    [송화강]러시아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다 댓글:  조회:1812  추천:26  2010-06-30
러시아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다.   글/김혁   이상하다. 어제까지 그립던 커피향이 쓰거워 나고 그녀의 진한 입술사이로 고집스레 스며드는 우리의 이야기는 있은듯 없은듯 이상하다 작년 가을에 잃어버렸지만 어쩐지 자꾸만 그리워 나는 라이라크향 오월의 하얼빈은 라이라크가 피는 계절이라고 한다 그녀는 나를 모르는듯 나도 그녀를 모르는듯 그녀와 나는 커피를 쓰겁게 마시고 있지만 이상하다 그때엔 멀고도 멀던 오늘날 그녀와 나는 이제 낯선 사람이 되여야 한다는것. 송화강잡지 2010년5월호 발표작
3    [흑룡강신문]마음은 뻐스같다 댓글:  조회:1540  추천:21  2010-04-02
마음은 뻐스같다  시/김혁 길고 멀고 쓰겁고 아픈 기억들이  뻐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길처럼  추위에 초조하게 떨고 있고  내 마음 그 뻐스는  모든 기억들을 싣고  매일마다 똑같은 길만 달리고 있다.  어차피 그 기억들은 말없이 올랐다가  어느 한 정거장에서  말없이 내리고 말겠지만  난 도무지 어디서 버스를 세워야 할지  부질없는 방황으로 망설이고 있다.  흑룡강신문 발표작
2    [흑룡강신문]꽃 댓글:  조회:1581  추천:15  2010-02-05
꽃   시/김혁     가을이 운다   가을을 운다 텅 빈 그 자리에 꽃만 남았다.   이름을 깍아 쌓아 올린 무덤에 별을 뿌리고 빨간 피로 물든 화려했던 꿈들로 담배를 만다   잊기 위한 웨침에 꽃이 지면서   지는 꽃들이 지는 꽃들이 가을을 운다   가을이 운다.  
1    [제2회청마문학상수상작] 길이 없다 댓글:  조회:2265  추천:26  2009-12-29
길이 없다 ( 제2회청마문학상 부상 수상작)  詩/김혁   길이 없다. 내 마음에 길이 없다.   갈대만 무더지로 가을을 속절없이 울제 저 멀리 내 마음엔 길이 없었다.   손을 흔들지 마 바라보는 황혼조차 머리가 어지러워 나는 기다림 그 위에서 손끝으로 수면제만 만지작거렸다.   잠을 잃은 가을에 나는 사랑을 잃었다.   가을은 가고 너도 가고 네 기억조차 잡지 못하는 나는 기억의 골목길에서 가을비를 기다린다.   갈대가 추워한다. 나도 추워지고 싶다.   분명 길이 없는데 나는 길을 잃었다.    링크:  제2회청마문학상 수상작 및 심사평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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