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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산]장기
2012년 05월 24일 08시 30분  조회:1715  추천:3  작성자: 金赫

장기

 

 

너는 가로

나는 세로

누구나 걸어야 방향이 있듯이

얼기설기 교차된 망에 깔려

부등켜 안고 울어야만 하는 운명

눈물 접어 배낭을 메다

길고 지평선 너머

지고 있는 계절

파란 많은 운명의 언덕에

이른 진달래꽃 피를 흘린다

달에 가듯

별에 가듯

옷깃을 저미는 새벽이 멀지 않아

뒤척이고 있는 꿈자리

누군가 그어놓은 올가미같은 사랑

이보다 진실한 거짓말이 없지

무심코 버려진 장기쪽처럼

사품치는 초하의 강가에 서서

눈이 멀도록

놓아

놓아

사랑을 울어야 하는

장기판같은 매듭진 운명,

운명!

 

 

 

"장백산"잡지 2011년 제 6호 ,P223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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