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란 무엇인가/이구학(퍼온자료)
글쓴이: 임성구
1. 時調란 무엇인가?
⑴ 時調란 時節短歌音調, 즉 “그 시대의 짧은 노래”라는 뜻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명칭에 글 “詩”자가 아닌 때 “時”자를 쓰고 있는 것에 주의하자.
⑵ 광의의 정의 ; 시조는 한국인의 性情과 시대정신을 율격적 또는 산문적으로 표현하는 3장의 정형시이다.
⑶ 협의의 정의 ; 시조는 한국인의 性情과 시대정신을 4음보율로 표현하는 3장의 서정시이다.
2. 시조 풍의 구분 :
⑴ 의고파 ; 고시조의 태를 못 벗고 고어와 숙어를 많이 쓰는 고전 영역의 시조임.
⑵ 기교파 ; 신 고풍이 겹친 작품임. 고시조의 “멋”을 알고 현대어의 “맛”을 잘 살려서 새로우면서도 고풍스러운 신경지의 시조임.
⑶ 감각파 ; 섬세한 관찰과 감각으로 일상생활을 있는 데로 그려보는 시조임.
⑷ 혁신파 ; 신시의 영역에 육박하면서 시조재래의 자유율을 충분히 구사하여 창작시로서 현대시와의 대결의 위치에 있는 시조임.
3. 시조의 종류 :
⑴ 시조의 종류 : 홑시조, 단시조, 연시조, 엇시조, 사설시조, 혼합시조(옴니버스시조) 등.
① 홑시조 ; 단시조에서 초중장을 한 장으로 한 시조. 양장시조라고도 함.
② 단시조 ; 초장(3, 4, 3, 4), 중장(3, 4, 3, 4), 종장(3, 5, 4, 3)의 45자 전후의 형식.
③ 연시조 ; 단시조의 형식에 충실하되 단시조가 2수 이상 연속되는 형식.
④ 엇시조 ; 단시조의 초ㆍ중ㆍ종장에서 어느 장이든지 더 길게 늘어나는 형식.
⑤ 사설시조 ; 사설(사슬)형식으로 엮어지는 형식인데 보통 중장이 늘어나는 형식.
⑥ 옴니버스 시조 ; 홑시조, 단시조, 연시조, 엇시조, 사설시조의 모든 형식을 수용하는 형식.
4. 단시조의 형식 :
⑴ 보통 초장 ; 3 : 4, 3 : 4, 중장 ; 3 : 4, 3 : 4, 종장 ; 3 : 5~6, 4 : 3 이나, 1구를 2박자로 보아 6덩이로 얽으면 된다. 즉, 자수에 구애됨 없이 7자내외의 구를 4개 만들어 초ㆍ중장으로 하고, 종장 2구는 붙여서 그 1구에서 상을 전환시키고 2구에서 결론을 지으면 된다.
⑵ 시조는 3장 6구 12음보이다. 3장인 초ㆍ중ㆍ종장은 천ㆍ지ㆍ인 三才를, 6구는 주역의 6효(六爻)를, 12음보는 12개월을, 각장의 4음보는 4계절을 나타낸다. 시조의 음수율이나 음보율이 정형시이면서도 자유롭게 변화하는 것은 주역의 육효가 음양의 위치가 바뀌면서 천변만변화를 일으키는 원리와 같다. 이러한 주역의 대원리에 따라 시조의 형식도 초장에서 상을 일으켜 놓고, 승구인 중장에서 그 상을 이어받아 부연 또는 확장시키고, 종장 전구인 첫구에 와서는 3ㆍ5조로 껑쭝 뛰면서 절정에 이르러 다른 생각으로 바꾸어 놓은 후, 결구인 둘째구에 와서는 4ㆍ3조로 자연스럽게 내리막을 달리면서 결론을 제시하면 된다.(원용문;시조문학원론-백산출판사, 1999. 190-194쪽). 그러므로 종장이 가장 긴장과 변화를 가져오고 또 생각을 결론짓는 대목이 된다. 초중장은 요식적 구성을 할 수 있어도(景-묘사), 종장은 눈이요 심장이요 금고요 태양이다(情-진술)(장 순화)
⑶ 定形而非定形(이병기). 不完全 定形詩(김춘수). 시조는 불완전한 정형시이지만 그 율격의 특징을 구별하는 학설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운율의 기본단위를 글자(字數), 음보(音步), 구(句)중 어느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구수율(句數律), 자수율(字數律), 음보율(音步律)로 나뉜다. 그러나 그 속에 우리민족의 공동체의식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신명처럼 독특한 내재율(內在律)이 살아 있어야 한다.
⑷ 3章 6句 12音步 : 音步는 “한 걸음을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이 허용되는 범주까지 가능하다, 즉 6~8자가 될 수도 있음에 유의하자. 시조란 그냥 걷는 것처럼 쉬운 리듬이다.
⑸ 時調는 景(묘사)과 情(진술)의 조화이다. 초ㆍ중장에 景(묘사)을 종장에 情(진술)을. 그리고 보이는 景과 보이지 않는 情사이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고가며 그 여백의 美學的인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時調團의 과제이다.(김 만수 - “다섯 빛깔의 언어 풍경”의 해설에서)
①. 묘사(Description) : 묘사는 언어를 회화적인 방향으로 명료화시킨다. 可視的, 提示的, 感覺的이다. 수채화를 그리듯이 그려라.
F.S Flint의 이미지즘의 3대원칙 : ㉮. 주관ㆍ객관을 불문하고 事物을 근접하여 다룰 것. ㉯. 표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언어는 사용하지 말 것. ㉰. 리듬에 관하여 메트로늄에 의하지 않고 음악의 프레이즈에 의하여 시를 쓸 것.
②. 진술(statement) : 진술은 언어를 사고의 깊이로 체험화 시킨다. 思考的, 告白的, 解釋的이다. 진술은 시적 대상에 대한 시인의 해석이다.
③. 詩에 있어서 묘사와 진술은 매우 중요한 두 축이다. 좋은 시는 묘사와 진술의 절묘한 조화에서 탄생된다. 즉 묘사-진술, 또는 묘사-진술-묘사-진술, 진술-묘사-진술 등으로 얼거보라. 묘사에 치중한 시는 산 듯해서 보기에 좋지만 깊은 맛이 덜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진술로 그 깊이를 파야 한다.(이지엽 교수의 “시조에 있어서 묘사와 진술의 문제”중에서)
⑹ 3장에 각각 다른 想을 표현하면서도 3장이 서로 呼應되어야 한다. 초장에 중ㆍ종장이 아울리든지, 초ㆍ중장에 종장이 대답하든지, 중ㆍ종장을 초장이 먼저 결론적 前提로 세우든지 하는 結章法이 요구된다.
⑺ 먼저 發想이 있어야 하고, 다음 熟想으로 진행된 다음, 表現段階에 이르며, 主題를 정하여 素材를 고른다. 그리고 표현된 다음 推敲를 반복한다.
[조 지훈은 “승무”를 “착상한 지(그의 나이 19세) 열한 달, 집필을 시작한지 일곱 달 만”에 완성함. 즉 착상한 지 18개월 - 1년반 만에 발표함.]
⑻ 명칭에 글 “詩”자가 아닌 때 “時”자를 쓰고 있는 것에 주의하자. 시조는 당대의 정서, 당대의 시대상황을 담는 문학양식이기 때문이다.
5. 현대 창작시조 요건 :
⑴ 형태미와 내용미의 조화, 주제의 조화
⑵ 결코 일률적인 또는 타성적인 작법에 사로잡힌다거나 그 내용이나 어투가 진부하여 “맞추어”무엇무엇 “아이야” 무엇무엇 “하노라”등(하여야, 이 아니냐, 어즈버, 두어라, 나는 옌가 하노메)을 연발한다든지 혹은 고시조 풍의 호언 허장이나 난조 투어를 습용하여서 흉내나 내고 자수나 맞추는 태도는 일축되어야 한다. 또한“아~, 야호” 등 감탄사는 현대시조에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⑶ 시조란 형식에 맞아야 하고, 상(想)이 있어야 되며, 주제(主題)가 뚜렷이 세워져야 된다.
⑷ 현대시조를 분석해 보면 개성적 즉 개인적인 경험의 표현이 부족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⑸ 신 서정시조의 필요 및 분야 제시 - 급변하는 정보화시대에 대응하고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자면 새로운 서정의 지평을 열 수 있는 “신서정시조”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보아 다음 4가지 유형을 제시해본다.(류 준형)
① 독창적(개성적) 인식의 표현이 살아 있으면서 보편적 인간의 본성이 융화된 시조.
② 단순한 음풍농월이나 감상(고독, 슬픔, 이별, 회고, 여정 등)의 신변잡기적 토로나 기행시조가 아닌, 현대 정보화사회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소외와 갈등, 환경오염 등으로 상처입은 삶을 끌어안아 밀도 있게 취재하여 고발(풍자)하고 치유하는 시조.
③ 주된 소재를 자연보다 물질문명(기계문명)과 도시문명으로 하여 현실성 있게 진술하고, 아울러 비인간화되고 있는 여러 측면을 진솔하게 조명하여 현대인의 진정한 삶을 추구하는 시조.
④ 황폐화되고 상실된 인간성을 되찾는 시정신이 치열하고 기아ㆍ빈곤ㆍ마약ㆍ테러ㆍ에이즈ㆍ전쟁 등에 냉철히 도전하면서 현실을 승화시킬 수 있는 휴머니즘이 형상화되어 있는 시조.
⑤ 그러나 이것은 편의상 4가지 유형으로 기술해 본 것이기 때문에 절대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어서 작품의 다양성에 따라 중복되거나 복합적으로 나타날 경우도 있을 것이다.
6. 현대시조의 생명 :
⑴ 첫째, 표현이 자연스러워야 하고
둘째, 가장 알맞은 말(좋은 詩語)들로 짜여져야 하며
셋째, 진실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억지나 군더더기. 뚝살이 있어서는 안 된다.
⑵ 가장 그 생각에 알맞은 말들을 찾아서 써야 한다. “가장 알맞은 말은 하나밖에 없다”
철두철미 시어의 중복을 피하라. 같은 모음 같은 자음도 피하라.
남들이 흔하게 쓰는 소위 유행되는 詩語는 안 씀만 못하다. 격조 있는 詩語, 단아한 형식미. 그리고 언어도 죽은 것이 있다. 죽은 언어는 쓰지 말라. 즉 인연, 번뇌, 劫, 世波등과 같은‥
⑶ 시대의식에 충실한 눈물겨운 삶의 향연 그러나 단순히 현실의 호소나 현장의 고발에 그쳐서는 안 된다.
⑷ 운치, 맛, 형식, 格이 높은 시조래야 참 맛을 찾아 맛 볼 수 있다. 생경한 말이나 뒤틀어진 표현이나 지나친 破格들로서는 시조의 참 맛을 찾을 수 없다.
⑸ 多讀, 多作, 多相量(많이 생각) ---- 이것이 수련의 절대 방법이다.
⑹ 시는 사물을 보는 시인의 視力에 비례해서 가늠된다. 특히 시조는 무책임한 어휘의 결합을 경계하면서 괜한 상상의 비약이나 언어의 누수를 막아야 한다. 이처럼 시력과 어휘력이 3장 6구 12음보 안에 조화롭게 반죽되었을 때 우리는 그 통제권 안에다 통제권 밖의 자유를 끌어다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획득하게) 된다.
⑺ 탈락을 안타까워하는 것만큼 탈락의 원인을 스스로 밝혀 낼 수 있다면 그는 이미 훌륭한 시인이다.
⑻ 시는 설명이나 묘사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대상에 대해서 시를 쓰는 사람의 독창적인 해석 이 있어야 된다. 그 해석은 시인 특유의 해석이어야 하고 누구에게나 공감을 줄 수 있는 일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독창성과 일반성이 함께 충족되었을 때에 시는 곧 성공하게 된다.
⑼ 긍정적으로 사물을 보아라. 세상은 살만한 곳 아닌가.
⑽ 그릇 하나에는 한가지만 담아라. 음식상을 차리듯이 차려라. 시(조)는 종합 예술이 아니다. 밥상을 차리려 하지 말고 반찬 하나를 정성을 다하여 요리하라.
⑾ 시란 추상적인 관념어로 모호하게 쓰는 것보다 쉽고 고운 우리말로 구체적으로 그려내야 한다.(김 동찬 - 열린 시조 편집인)
⑿ 연시조의 경우 이미지의 반복은 없어야 한다.
⒀ 연시조에서 끝 수 종장은 가라앉았다가 다시 차오르는 힘이 있어야….
⒁ 일으키고, 잇고, 끊고, 다시 일으켜 맺는 구성 능력이 능수 능란합니다.(서벌의 평 - 샘터 시조 98. 12월호 : 풍경소리에-이수윤 ; 99년도 샘터상 시조부문 가작)
계곡을 깨우는 소리 온 산 딛고 일어서면
매달린 물고기도 쟁쟁쟁 깨어나고
동자승 엄마 부르며 산문으로 내달린다.
⒂ 가락(자수율)에 충실한다고 그것만 지키다 보면 거기에 질질 “끌려 다닌다”는 것이 된다. 요는 자수율에도 맞게 쓰되 “끌려 다닌다”는 인상보다 그것을 잘 “다스린다”는 것이 요긴하다. 그러나 다만 다스리되 시가 은연중 살아나게 해야 하는데 중요한 强音符가 있다. 시도 살리고 가락도 살리는 이중의 조화가 필요하다.(박재삼, 이근배)
(16) 시간 이동과 공간 이동이 불안하다보면 주제와 내용이 산만해질 수 있다.(고 정국)
(17) 삶의 육화만큼 진실한 것은 없다.(이재창)
(18) 작품은 독자가 읽음으로 해서 새로운 상상과 미지의 세계를 연상케 해주는 힘 이 필요하다.(이재창)
(19) 시조는 시보다 더 함축성이 강한 입으로 느끼는 음풍의 운문이다 . 흐름이 좋 아지면 조심스럽게 틀을 깨려는 몸부림이 있어야 한다.(종욱-부산의 문창 과 학생)
(20) 시조의 서술적인 표현은 최대의 적이며 경계의 대상입니다.(이재창)
7. 시(韻文)의 특질
⑴ 내용상 :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세계를 다루는 것. 이는 창조의 세계를 말하는데 곧 상상의 세계를 말함이다. 神은 우주의 창조자이고, 詩人은 상상적 우주의 창조자이다.
⑵ 형식상 : 詩는 곧 운문이어야 한다. 운율의 법칙을 따르느냐 안 따르느냐가 곧 시냐 산문이냐의 구별을 좌우하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운율이란 외형률만 의미하지 않고 내재율도 포함된다.
⑶ 리듬 : 언어는 소리와 의미가 일체를 이룬 것이다. 음악성과 의미가 하나로 되어 “시의 경이”를 이룬다. 리듬은 소리의 모형화이다. 시가 체험의 질서화라고 할 때 이 질서화는 시의 리듬에 있는 것이다. 리듬은 말소리의 모든 자질은 물론 休止와 의미, 分行, 分節, 구두점의 종류 및 유무와 심지어 한글과 한자의 시각적 효과까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① 시의 리듬은 韻律, 곧 운(rhythm)과 율(meter)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운율은 율격만을 가리키는 용어는 아니다. 韻이란 한시나 영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으로 소리의 반복이다. 압운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리듬은 각운, 두운, 자음운, 모음운 등으로 다시 세분된다. 즉, 시조에서는 구나 장, 연등에서 같은 소리의 반복을 뜻한다. 律格은 고저, 장단, 강약의 규칙적 반복이다. 이 율격은 “순수음절 율격”과 “복합음절 율격”으로 나뉜다.
㉮“순수음절 율격”이란 음수율 즉, 음절계산의 리듬이다. 우리말은 첨가어이기 때문에 보통 3내지 4음절이다. 즉 명사나 형용사 2음수에 부사ㆍ조사 1-2음수가 첨가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우리시가의 음절수는 극히 가변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에 음수율에 의한 율격 연구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복합음절 율격”은 음수율과 더불어 운율이 규칙화된 리듬이다. 이것은 고저율(tonal), 강약율(dynamic), 장단율(durational)로 나뉜다. 고저율은 음성율, 聲調율격, 평측(平仄)율격이라고도 하는데 이도 우리시가에는 적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강약율은 영시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액센트가 있는 강한 음절과 액센트가 없는 약한 음절의 교체가 반복되는 리듬의 패턴이다. 강약율의 기본단위는 음보(音步 foot)인데, 약강격, 강약격, 약약강격, 강약약격의 넷으로 구분된다. 우리말은 대개 첫 음절에 액센트를 두고 있음에 유의하자. 장단율은 장ㆍ단의 소리가 규칙적으로 교체ㆍ반복되는 리듬 즉, 소리의 지속시간의 양에 의하여 결정되는 리듬이다. 우리말에서 음운적 자질이 가장 잘 판별되는 경우가 바로 이 장단이다. 판소리가 그 예이다. 우리시가의 리듬 연구는 음수율에서 음보율로 바뀌고 있다.
② 음절이 모여서 낱말이 되고, 낱말이 모여서 어절이 되고, 어절이 모여서 문절이 되고, 문절이 모여서 문장이 된다. 시에서 보면은 음절이 모여서 음보가 되고, 음보가 모여서 행이 되고, 행이 모여서 연이 되고, 연이 모여서 한 편의 시가 된다. 우리말의 어절은 보통 3내지 4음절인 바, 우리시가의 리듬단위도 3내지 4음절이 기본단위가 된다.
③ E. 파운드는 시를 음악시(melopoeia)와 회화시(phanopoeia)와 논리시(logopoeia)로 구분하였다. 음악시는 음악적 성질을 통하여 직접적 호소력을 지니는 시고, 회화시는 시각적 이미지를 중시한 시며, 논리시는 말의 이지적 용법으로 이루어지는 아이러니칼한 특성을 지닌 시다. 현대시의 미학의 중심은 음악적 차원에서 시각적 차원으로, 지적이고 논리적인 차원으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즉, 음악시에서 회화시로, 회화시에서 논리시로 발전되는 경향이다.
④ 시란 리듬과 이미지와 의미의 3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구성된 것이다. 또한 리듬이란 심장의 고동, 호흡, 신체적 운동 등 모든 생명의 기능이며, 이 리듬은 시를 언제나 활성화하는 것임을 명심할 일이다.
⑷ 시란 想像的 創造性 또는 創造的 想像性이다.
⑸ 보이는 세계, 이미 있는 세계의 재현이 아니고, “보이지 않던 세계, 전혀 새로운 세계의 전개를 언어표현으로서 가능케 하는 것”이 시의 표현세계이다.
⑹ 시는 말 밖의 말(言之外言), 뜻밖의 뜻(意之外義), 풍경 밖의 풍경(景之外景)을 담지 않으면 그 맛은 납을 씹는 것과 같다.(청나라 시인 원교袁校)
⑺ 시란 말과 말, 행과 행간에 沈黙을 더 많이 숨겨두는 압축과 생략, 상징과 비약의 묘미를 살려야 한다. 너무 직설적인 서술방법은 피해야 한다.
⑻ 詩語는 한 개의 名詞나 한 개의 形容詞 속에도 반드시 正名的 意味가 있도록 써야 한다.
⑼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를 아우르는 미학적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⑽ 현실을 끌어안되 그 현실을 날 것으로 드러내지 않고 그것을 끈끈하게 발효시켜 새로운 힘으로 환치한다. 즉 날 것을 날 것으로 드러내지 않는 그 절제의 미학이 작품 전체의 탄력을 유지하는 核酸역할을 한다. 곰소産 젓갈이 곰삭아 맛이 나듯이 자신의 삶을 곰삭이면 젓갈 맛이 나리라.
⑾ 멋과 마음의 향취가 넘쳐흘러 자타(自他)의 심금에 크나큰 충격이나 인상을 줄만한 내용의 表露가 있어야 비로소 시라 할 수 있다.
⑿ 문학은 인생의 비평이다. - 문학이 인생의 의미를 발굴해내고 심오한 사상성(思想性)을 내포하고 있어야 진정한 문학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8. 사설시조
⑴ 음보의 규격화 : 우리 시가의 평균음수는 3이나 4이다. 한 작품 전체이든 부분이든 음보의 율격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⑵ 의미상의 리듬 : 리듬은 소리조직을 통한 청각효과다. 이 리듬은 소리리듬과 의미리듬이 있다. 의미리듬은 사물의 속성이 다른 것을 의미적으로 동질화시키는 언어의 폭력화인데 이는 시의 의미강화에 유효하다. 그 방법으로 유사병렬구조와 상반병렬구조가 있는데 이는 앞뒤 문장을 대조시킴으로써 사고의 집중을 유발시키고자 함이다. 이는 의미충돌을 빚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미적 쾌감을 쉽게 느끼도록 하기 위함이다.
⑶ 長文化의 원리 : 첫째는 문장구성상의 방법이고, 둘째는 다른 시가와의 제휴에 의한 방법이다.
① 문장구성상의 방법 ;
㉠ 어미활용법 ; 계속적으로 연결어미를 활용하는 방법
㉡ 항목열거법 ; 대등한 어휘 또는 대등구를 나열하는 방법
㉢ 대화진행법 ; 대화체로 대게 두 사람이 등장함
㉣ 연쇄반응법 ; 말꼬리 달기 방법,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의 방법과 같이 순차적으로 서술하는 방법, 사건의 진행에 따라 인과적으로 진행하는 방법.
② 다른 시가와의 제휴 방법 ; 민요, 잡가, 가사, 판소리, 단시조와의 제휴. 그러나 그 어투의 도입을 의미하지 그 구절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고대 장시조의 기법이나, 현대 장시조도 현대단시조, 현대자유시, 대중가요(유행가), 민요, 동요, 가사, 향가 등의 詩文의 일부를 포함하는 방법도 연구해 볼 과제이다.
③ 빈정거림, 풍자. 역설, 의미의 다원화 등을 이용하되 현실을 직설화해서는 맛이 없다.
⑷ 사설시조에서 걸음이 늘어나는 마디의 가장 중요한 표현기법은 엮음인데 그 걸음수가 대개 2, 4, 6, 8, 등의 짝수 걸음으로 늘어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장도 네마디로 구성됨에 유의하자.
⑸ 사설시조에는 현장성, 발랄함, 기층 민중적 성향이 있는데 우선 질탕한 맛이 있어야 하고, 템포에 생동감 등이 있어야 한다.
⑹ 사설시조는 현대사회의 복잡미묘한 생활감정과 사고의 반경을 실어내는데 적합한 그릇이다.
⑺ 중장의 무조건적 늘임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가?
9. 비유법
⑴ 직유법 : “원래의 생각(원관념)”에다가 “비유로 동원된 생각(보조관념)”을 고리로 연결해 놓은 것이다. 연결 고리로는 ~처럼, ~듯이(한), ~같이(은), ~듯싶은(다), ~마냥, ~인양 등이 쓰인다. 즉, “무엇은 무엇과 같다”의 형태를 띤다. 이때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는 반드시 같거나 비슷한 점이 있어야 한다.
⑵ 은유법 : 직유법에서 연결 고리를 생략한 모양새이다. 즉, “무엇은 무엇이다”의 형태이다.
직유법 ; 황소 같은 큰 파도
은유법 ; 큰 파도는 황소다.
⑶ 장단점 : 직유법은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어 친근하고 소탈한 반면, 연결 고리를 붙이기 때문에 조금은 너덜너덜해 보인다.
은유법은 그 연결 고리를 생략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산뜻한 느낌을 주는 반면, 좀 거만해 보이고 쌀쌀해 보인다고 할까.
⑷ 상징법, 의인법, 활유법, 풍유법 :
상징법 ; 구체적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비유법
의인법 ; 사물이나 동물도 사람처럼 생각하는 비유법
활유법 ; 죽어 있는 것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비유법
풍유(자)법 ; 삶의 잘못을 꼬집는 비유법.
⑸ 반어법, 도치법, 인용법, 문답법, 점층법, 점강법, 열거법 :
반어법 ; 나타내려는 뜻과 반대되는 말을 앞으로 내세우는 표현법
도치법 ; 문장의 순서를 바꿔 놓는 표현법
인용법 ; 다른 사람의 말, 구를 인용하는 표현법
문답법 ;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표현법
점층법 ; 그 정도나 범위를 점차 높여 가는 표현법
점강법 ; 점층법의 반대
열거법 ; 비슷한 것들을 죽 늘어놓는 표현법.
⑹ 비유와 상징의 차이 :
비유 ; 회화적(繪畵的)인 美에 호소하는 것.
상징 ; 관례적(慣例的) 비교인 것. 여기선 관례란 種族 時代別 등으로 성립하는 그 관례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