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진 할멈의 희미한 눈빛은 인생이 나에게 선물한 첫 풍경이였고 윤곽이 어수선한 쪼글박웃음은 내 청각에 잠들었을 피아노였어라
무너진 처마밑에 간신히 동여진 엉성한 거미줄은 내가 높이 살았을 의미의 한계령이고 널부러진 나그네의 분말같은 신음소리는 고드름에 목이 마른 나의 욕망의 분신이다
거미의 엉뎅이를 핥으며 사이 사이로 간사히 불어가던 한줌의 시린 바람은 휑-뚫린 나의 서글픈 약속이고 더부럭한 턱수염에 퇴색한 낙엽은 얼떨히 붙어있던 나의 멍한 미소이다
지금쯤 어느 언덕우에 조용히 모로 흩어져있을 앙상한 나의 풍경이여,뼈골의 피아노야 한많은 이 세상을 살았었다는 리유하나로 저 세상끝에 무덤 하나 만들지 못햇구려
삭막한 바람벽아래 쓰러진 나의 모습이 얼어붙은 소가죽같은 당신의 그림자에 소탈한 웃음이나마 만들어보려고 몸부림하지만 미안하오! 할멈, 앉을 자리 하나 못찾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