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작품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 하느님께 그 모습을 한 번만 보여 달라고 매일 기도드린 사내가 있었습니다.
모습을 보여주셔야만 더 잘 믿을 수 있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느님은 '오늘 네게 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셨지요.
너무 기쁜 사내는 정성들여 준비를 끝내고 하루 종일 기다렸으나 하느님은 좀처럼 나타나주지 않으셨습니다.
눈 빠지게 하느님을 기다리는 동안 한 명의 거지가 동냥을 구걸했으나 쫓아 보냈고,
한 명의 소녀가 셩냥을 팔아달라고 문을 두드렸으나 거절했고,
한 명의 술주정뱅이가 집 앞 벤치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누워있기에
오늘 귀한 손님이 오시니까 제발 꺼저달라면서 호통을 쳐 쫓아버린 일이 있었지요.
밤이 되어도 나타나주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원망하며 사내는 울부짖었습니다.
왜 제게 거짓말을 하셨느냐고요.
하느님은 대답하셨습니다.
아들아! 왜 나를 원망하느냐?
나는 오늘 네게 세번이나 임했으나 네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박정하게 쫓아내었다.
나는 몹시 슬프구나."
조물주님에 대해 설명할 때면 저는 이 이야기를 많이 인용합니다.
무엇보다도 그 표현이 참 좋기 때문입니다.
조물주님은 반드시 귀하고 그럴 듯한 모습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저같이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이 앞에 계신 나이 어린 회원님의 모습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1장. 인간, 불완전하게 창조된 존재 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