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한 눈길 절절한 생각 ― 책머리에 박일 흑룡강신문사에서 연변에 주재하고 있는 윤운걸기자라고 하면 두 성을 끈끈히 이어주는 착실한 ‘대사’이고 러시아, 일본, 한국, 조선 등 주변 국가들을 제집처럼 나드는 국제 ‘신사’이고 어데서나 좋은 글감을 부지런히 물어오는 ‘꿀벌’로 통한다. 그만큼 동료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다방면에서 신문기자로서의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재능있는 기자가 마침내 오늘 책으로서의 스타트를 떼여 ‘민족의 부흥과 언론인의 사명’이란 제목으로 묵직한 기자문선 제1권을 펴내니 동료로서 지우로서 반갑기 그지없다. 다산 기자로 소문난 윤운걸선생은 수십년간 소식, 통신, 방문기, 실화하며 다양한 문체로 많은 기사를 써왔다. 그런데 이 책에 묶는 글은 고작 18편밖에 되지 않는다. 왜서일가? 곰곰히 살펴보니 저자의 투철하고 명확한 의도를 알만했다. 여기에 수록된 글은 거의 모두가 흔히 보는 소식보도나 통신보도가 아니라 기자의 예리한 눈길로 사물을 관찰하고 그것을 서술한후 언론인으로서의 절절한 생각까지 그속에 녹여붙여 서술이란 ‘술’과 론평이란 ‘평’이 한데 밀착된 ‘술평’문이였던것이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그대로 진실하게 펴놓는다고 해서 무게있는 보도라고 할수 없다. 진정 무게있는 심층보도란 그런 복잡하고 가슴아픈 현상을 펼쳐보인 다음 그에 따른 답안과 대안책을 찾기 위해 기자의 고민끝에 터져나오는 목소리와 멀리 앞을 바로 보는 그런 눈길이 미칠때만이 가능한것이다. 격변기의 진통을 겪고있는 오늘 우리 민족사회의 현황파악에 대한 보도들은 더구나 그러한 엄격한 요구가 제기된다. 그러자면 우리 기자들은 비교적 높은 리론적 수양이 구비되여 있어야 할것이다. 옳바른 견해와 주장을 떳떳이 피력할수 있는 리론이 안받침되여야 중요한 발견과 심각한 투시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때 ‘국외나들이로 진통을 겪고있는 연변조선족’, ‘한국 초청사기 법률구조 대안은 없을가?’, ‘중국조선족과 한국인간의 갈등 ABC’, ‘ 민족교육의 허점은 어디에’ 등 술평들은 민족의 언론인이란 사명감이 피와 살에 슴배인 성숙된 기자가 아니고서는 쓸수 없는 글이다. ‘글이 그 사람이다’는 말이 있다. 이는 글을 쓴 사람의 생각과 인격이 그 글속에 녹아있기 때문일것이다. 그래서 기자로서 독자들에게 환영받는 좋은 글이 나오려면 역시 우선은 자신의 삶에 충실해야 하고 다음은 사물이나 현상을 진솔하게 볼수 있는 밝고 예리한 눈이 있어야 하고 머리엔 항상 ‘왜서?’, ‘그렇다면?’하는 물음표가 떠올라있어야 할것이다. 이 책의 글들을 읽으며 느끼는 바다. 분주한 사회활동가인 윤운걸기자는 사람 만나기를 특별히 좋아한다. 그의 대부분 일과는 사람을 만나는것으로 시작해서 사람을 만나는것으로 끝나는듯 싶다. 그래서 기자직업은 윤운걸선생의 천직일것이고 또 바로 그래서 그의 붓끝에서는 색다르고 맛다른 글들이 샘물처럼 흘러나오는것 같다. 첫 기자문선의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줄을 세워놓고있을 다음의 저서들을 기대해 본다. 박일 2008년 5월 할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