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운걸
http://www.zoglo.net/blog/yinyunjie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사랑과 신앙
2014년 04월 09일 09시 33분  조회:2220  추천:6  작성자: 윤운걸
대학교 교수로 사업하는 한 친구가 있다. 지기지우인 그는 어느 하루 밤 10시에 전화를 걸어와 맥주한잔 하자고 청을 들었다.

  자리를 마주하니 한참 물끄럼히 나를 쳐다보다가 우선 맥주 한컵 굽내자고 제안했다.이윽고 그는 말문을 열었다.

  “내가 내일 저녁 상해행 비행기 편으로 전처를 만나러 가는데 그가 간암에 걸려 가 보는 것이 인간도리이지 않겠는가”고 말꼭지를 떼고나서 “후처가 내 모르게 우선 상해에 돈 만원을 보냈고 왕복 비행기표도 끊어놓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는 전처와 갈라지게 된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전처는 대학교 동문으로, 졸업후 둘다 선후로 같은 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게 되었다. 서로간의 사랑이 잉태되면서 결국은 결혼에 이르렀고 아들 둘을 보게 되었다.비록 보잘것 없는 20제곱미터도 안되는 단칸방, 거기에다 월급도 높지 못해 궁핍한 생활을 면치 못했지만 아이만은 열심히 키우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전처가 어느덧 하느님을 믿기에 이르렀고 신앙생활을 생활의 전부로 일상화 하다보니 아이에 대한 보살핌이 점점 식어가기 시작했고 따라서 남편에게 신앙생활을 함께 하자고 청을 들기를 밥먹듯 했단다.

  이렇게 전처는 광신도가 되어 즉 도를 넘어 이성을 잃을 정도로 지나치게 종교를 믿는 바람에 부부간에 금이 실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가정을 이루어 세월이 10여년 흘러가면서 전처가 광신도로 변하는 바람에 부부간의 이른바 공통분모라는 색갈이 퇴색하게 되었고 따라서 자식에 대한 사랑 더 나아가서는 가정생활은 그 의미가 식어가기 시작했다.신앙의 차이로 티격태각하는 일들이 비일비재이다보니 피곤한 가정생활 연장선이 끝이 보이지 않았단다.나중에 큰애가 9살,작은애가 6살 무렵 즉 94년도에 이혼이라는 선택이 그들의 눈앞을 가리웠다. 전처는 상해 모대학으로 사업전근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전처는 아이를 잘 키워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단다.

  그후 지금의 후처(대학교 교사)를 맞아들였는데 후처가 두 아이를 키워나갔다. 후처는 그 기간 남편의 권유에도 마다하고 아이를 낳지 않았고 전처의 애를 잘 기르면 그것이 바로 “내자식이 아니냐”고 했단다. 오늘 큰 애는 국가공무원으로, 둘째는 일본에서 사업하고 있다.

  후처는 큰 애가 결혼할 때 “자기는 예단을 받지 않아도 되지만 전처에게는 반드시 예단을 보내야 한다”면서 가격이 2만8천원되는 명품가방을 보내기도 했단다.

  친구는 이같이 얘기를 늘여놓으면서 “자식을 둘까지 낳은 전처가 신앙의 차이로 갈라졌지만 아이를 낳는 그 순간의 고통은 여성으로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 아니냐”며 “이혼할 때는 그렇게도 미웠는데 오늘에 와서 암에 걸렸다니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서 “혹여 당시에 내가 나의 신앙을 버리고 전처의 신앙을 따랐다면 그가 오늘에 와서 간암에 걸리지 않았을런지?”하면서 자책감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친구는 알고 있었다. 광신도라 해서 암에 걸린다는 법은 없다는 것을 ...

  그의 얘기를 듣고 나서 이것이 바로 인간 본연지성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참으로 인간 본연의 기본 룰을 이실직고 하는 그 친구가 더 돋보였다.


흑룡강신문 4월 9일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3 ]

3   작성자 : 고독문천
날자:2015-07-29 08:47:45
내가 내일 저녁 상해행 비행기 편으로 전처를 만나러 가는데 그가 간암에 걸려 가 보는 것이 인간도리이지 않겠는가”고 말꼭지를 떼고나서 “후처가 내 모르게 우선 상해에 돈 만원을 보냈고 왕복 비행기표도 끊어놓았다”고 했다.

“자식을 둘까지 낳은 전처가 신앙의 차이로 갈라졌지만 아이를 낳는 그 순간의 고통은 여성으로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 아니냐”며 “이혼할 때는 그렇게도 미웠는데 오늘에 와서 암에 걸렸다니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서 “혹여 당시에 내가 나의 신앙을 버리고 전처의 신앙을 따랐다면 그가 오늘에 와서 간암에 걸리지 않았을런지?”하면서 자책감에 젖어 있었다.

이부분을 빼놓고는 무엇을 표달하시려는지 대강 알아보겠습니다
2   작성자 : 어처구니
날자:2014-04-18 16:36:09
윤운걸 기자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기자 님, 이메일 주소 알고 싶습니다. 저의 이메일은 kim_aks@hanmail.net입니다. 저한테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작성자 : 대련
날자:2014-04-09 15:16:40
<인간본연의 기본 룰>을 되새겨보게 하는 좋은 글입니다.사랑과 신앙이 서로 모순되는지?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야 할 바라고 생각됩니가.
Total : 2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0 부조문화에 메스를 댄 한 연변대학교 교수 2016-12-13 1 1608
19 조선족의 한 달래는 연변축구...중국 축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발탁할 조짐 2016-08-13 0 2235
18 재론 “연변축구팀 정신력” 2015-07-09 23 2575
17 중국조선족사회의 '단군문학상'설립, 그 의미 2015-06-05 2 2094
16 새해에 붙이는 메시지 "귀맛 당기는 술자리에 앉아라" 2015-02-05 1 2578
15 “니가 남을 도왔을 때 백사장에 새겨라,남이 너를 도와줄 때 돌에 새겨라” 2014-07-18 10 4544
14 타인에 대한 배려와 제도적인 장치 2014-06-06 6 2094
13 사랑과 신앙 2014-04-09 6 2220
12 훈춘시 택시요금 1킬로미터 10원? 2014-02-18 1 1665
11 중국 관광객들의 추태...조선족사회 거울로 삼아야 2013-11-19 18 5631
10 조선족전통문화 연변 기둥관광산업으로 부상해야 2012-08-09 2 2003
9 민족간부, ‘이미지 정치’ 말아야 2011-03-24 64 2633
8 감사한 마음으로 현실에 임해야 2011-03-24 37 2949
7 그는 작가 교수로 되기전에 인간이었다 /윤운걸 2011-01-25 54 2784
6 인정과 사정에 대한 단상 (윤운걸) 2010-11-10 64 3494
5 두만강지역- 세기의 새로운 전성기 맞을것 2009-12-01 73 2815
4 조선족 여성들의 혼인관 변화 2009-08-10 61 2786
3 한 한국인 기자의 프로정신 2008-12-11 84 2946
2 10.한국초청사기 법률구조 대안은 없을가 2008-07-28 90 2181
1 8.중국조선족과 한국인간의 갈등 ABC 2008-07-24 95 258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