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ysdt 블로그홈 | 로그인
예술세계

※ 댓글

  •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홈 > 2025년

전체 [ 2 ]

평범한 일상, 희망의 노래 —뮤지컬 《희망아빠트》를 두고 □ 한영희     희망아빠트 발코니 뮤지컬은 음악, 무용, 연극표현 등 여러가지 예술을 아우른 일종 무대종합예술이다. 서방에서 산생된 후 20세기 80년대에 국내에 전파되였고 1990년대에 상해대극원에서 《레미제라블》 등 우수한 뮤지컬을 인입하여 공연하였다. 그후 2010년에 중국대외문화그룹(中国对外文化集团), 상해 동방매스컴그룹(上海东方传媒集团) 및 한국 엔터테인먼트 거두 CJ그룹 등이 함께 아시아련합창업(亚洲联创)을 세웠고 중국에서 첫번째 저작권 사용권을 가진 본토화한 뮤지컬 《맘마미야!》를 무대에 올렸다. 2011년 7월, 상해에서의 23차 공연에 이어 전국 20여개 성, 시의 순회공연에서 400여차 공연함으로써 중국 뮤지컬시장의 잠재성을 인지하게 되였다. 근래, 중국 뮤지컬시장은 다원화발전추세를 보이면서 제재와 풍격의 다양성, 소극장 뮤지컬과 연예의 새 공간 등 면에서 새로운 발전을 가져왔고 많은 젊은 관객들을 끌어들이면서 점차 성숙되여가고 있다. 상술한 국내 뮤지컬시장의 배경하에 연변가무단 마학봉연출은 3년간의 고심을 거쳐 2024년 4월에 조선어판 창작뮤지컬 《희망아빠트》를 무대에 올렸고 같은 해 11월에 한어판 소극장 뮤지컬 《희망아빠트》를 무대에 선 보여 사회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처음부터 이 뮤지컬 창작의 전반 과정을 보아온 한사람으로서 극본 주제, 배우들의 연기, 음악창작, 무용창작 및 무대미술디자인 등 몇가지 굵은 선에서 소견을 말하려고 한다.   1. 평범한 일상에 담은 큰 주제 뮤지컬 《희망아빠트》는 동북 변강의 작은 도시의 한 아빠트를 배경으로, 가두 주임을 주요 이야기선으로 하고 아빠트 주민들의 일상생활의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가두 주임과 경비아저씨의 재미나는 사랑이야기를 삽입하였다. 작품은 이를 통해 조선족, 한족, 만족, 회족 등 다민족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희망아빠트’의 들끓는 생활양상을 그려냈다. 내용면에서 보면 이 작품은 아빠트 한단원에 사는 네 가정의 일상생활을 제재로 하였다. 한 가정에는 불고기집영업을 하는 부부가 살고 있고 다른 한 가정에는 페품을 주어 팔면서 생활하는 독거로인이 살고 있으며 한 가정에는 금방 출옥한 후 직장을 찾는 청년이 살고 있고 한 가정에는 주택구입 대출금의 압력을 받는 처녀가 살고 있다. 이 작품은 큰 모순 충돌을 설정하지 않고 주민들의 일상적인 희로애락을 통해 각자의 부동한 내심세계를 보여주면서 인간의 리해와 포용을 노래하였다. 동시에 세간의 용속과 편견을 질타하고 생존의 가치와 의의를 주창하였다. 이 작품은 아빠트의 여러 민족 인민들이 서로 돕고 아끼며 함께 행복한 생활을 꾸려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표현하면서 변강 인민들이 당과 정부의 지도하에서 화목하게 지내고 나날이 진보하는 시대의 주선률을 보여주었다. 구성면에서 보면 이 작품은 전형적인 산문식 연극구성이다. 작품은 완정한 핵심사건이 없고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연극 충돌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격렬한 충돌과 극 줄거리의 발전을 통해 주제를 보여주는 전통연극과는 달리 네 가정의 일상생활 세부를 통해 잔잔한 분위기에서 백성들의 이야기를 평행적으로 전개하면서 행복한 생활을 꿈꾸고 아름다운 새시대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물형상 부각면에서 보면 이 작품에는 모두 아홉 사람이 등장하며 인물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홀로 사는 김할머니는 어질고 부지런하며 내성적이다. 금방 출옥한 장뢰는 내성적이고 우울하며 선량하다. 소연이는 대출금의 압력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명랑하고 열정적이며 진솔하다. 불고기집 사장 명철이는 지저분하지만 활달하고 선량하며 안해 순희는 부지런하며 직설적이고 정직하다. 경비아저씨는 조심스럽고 유모아적이며 보수적이다. 가두주임 왕효연은 명랑하고 활달하며 과단성 있다. 김할머니의 딸 미자는 외향적이고 고집스러우며 리사장은 리기적이고 탐욕스럽다.  이처럼 각이한 성격의 인물들이 매 장면에 등장하여 성격특징을 남김없이 보여주면서 다채롭고 풍만한 장면들로 극의 발전을 이끌어갔다. 특히 불고기집 사장 명철이와 경비아저씨의 형상은 극중에서 취미성과 관람성을 보여주는바 이 작품의 희극성을 나타내는 인물로 주목된다.   2. 다재다능한 배우들의 연기 무대예술의 성공 여부는 배우들의 표현예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배우들만이 극작가의 사상감정, 연출의 창의성과 미적 추구 등 요소들을 융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최종적으로 무대에서 자체의 연기를 통해 한 작품의 종합적인 미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도 배우가 어떻게 대사, 노래, 무용 등 요소들을 잘 아우르는가가 관건이다. 연변가무단은 성악부, 기악부, 연극부, 무대미술부, 무용부, 창작편집부 등을 구비한 탄탄한 실력의 예술단체이다. 그리하여 이 작품의 창작에 튼튼한 뒤받침이 되였다. 이 작품 배우팀의 70%는 연변가무단 성악부의 배우들이기에 노래가사와 무대대사가 잘 전달되지 않는 문제, 무대행동의 합리성이 부족한 문제, 인물성격에서 일관성이 결핍한 문제가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이 모든 문제들에 과감히 도전하면서 들끓는 열정과 끊임없는 련습 및 작품에 올인하는 정신으로 연출의 뜻을 따랐고 인물성격의 확정과 행동목적 및 대사의 처리와 인물간의 교류 등을 재치 있게 처리하였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잠재된 천부적인 배우의 장기를 발굴하게 되였고 매번의 공연에서 출중한 연기력을 과시하여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청춘〉의 한 장면                           서막의 무용   3. 내포가 풍부한 음악창작 뮤지컬의 령혼인 음악은 독특한 예술적 매력으로 극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뮤지컬의 음악은 노래음악과 극음악으로 나눌 수 있다.  노래음악은 인물형상부각, 인물정감의 발로, 극중의 분위기 형성 등에 영향을 준다. 이런 시점에서 볼 때 《희망아빠트》의 음악창작은 매우 성공적이다. 첫째, 이 작품에서 매 인물의 노래는 제나름 대로의 풍격이 있다. 뮤지컬의 창법은 일반적인 예술가곡의 창법과 다른바 가사의 뜻을 전달하면서 정감도 전달해야 하는데 부동한 인물성격에 따라 그 풍격도 달라야 한다. 작곡가는 뮤지컬의 이런 특색을 잘 살리면서 매 인물의 성격에 부합되는 곡을 창작하였다. 례하면 김할머니와 장뢰가 전에 살던 생활을 회억하는 장면에서 부드러운 음악 기조, 느슨하고 우아한 절주를 통해 김할머니의 내성적이고 선량한 성격특징, 년령특징, 미래에 대한 희망 등을 보여주었다. 둘째, 이 작품의 노래음악은 인간내심의 정감을 옳바로 드러냈다. 제2막의 불고기집 안해 순희가 남편을 지저분하다고 욕하면서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강렬한 음악기조, 강약이 분명한 절주로 분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도 없는 순희의 정서를 잘 드러냈다. 극음악은 뮤지컬 장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반 극 줄거리의 발전을 추진한다. 첫째, 이 작품은 음악과 극 줄거리가 잘 어우러졌다. 서막의 무용장면을 보면 경쾌하고 발랄한 음악과 춤이 어울리면서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고 아빠트 주민들의 환락과 화기애애한 생활장면을 보여주었다. 할머니가 꿈속에 들어가는 순간의 음악은 기조가 깊고 몽환의 세계에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 관객들을 숨을 죽이게 한다. 둘째, 이 작품의 음악은 극 줄거리의 발전을 추진하는 작용을 한다. 제6막에서 좌절을 겪은 후 재생을 보여주는데 네집 사람들이 불고기집 명철의 인솔하에 노래하고 춤을 추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현재의 분위기에 알맞는 현시대음악의 특색을 잘 드러내면서 아빠트 주민들의 아름다운 미래를 예시하였다. 이와 같이 뮤지컬 《희망아빠트》의 음악창작팀은 음악이 뮤지컬에서 차지하는 지위와 작용을 충분히 보여주었고 전반 작품의 예술효과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큰 공헌을 하였다.   조명효과   4. 무대분위기를 조성한 무용 뮤지컬에서 무용은 음악에 못지 않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무용은 인간의 정감을 깊이 있게 제시하는가 하면 언어로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면서 무대분위기를 조성한다. 무용의 률동적인 표현은 음악과 어울려 아름다움, 슬픔, 기쁨을 보이면서 극의 발전에 좋은 극적인 환경을 만든다. 이 작품의 제7막에서 소연이와 순희가 〈청춘〉을 부르면서 추는 무용이 대표적이다. 서정적인 무용은 아빠트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미래가 있음을 제시했고 동시에 그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빛나는 래일을 맞이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마지막 설 쇠는 장면에서는 즐거운 무용으로 아빠트 주민들이 가두 주임의 인솔하에 자원봉사쎈터를 세운 이야기를 표현했다. 장뢰와 소연이는 취직했고 불고기집도 개업했으며 경비아저씨와 가두 주임의 사랑도 무르익었다. 이와 같이 작품은 무용으로 주민들이 서로 돕고 보살피면서 손 잡고 함께 하는 아름다운 생활을 그려냈다. 뮤지컬에서 무용의 작용은 더 말할 나위 없다. 특히 이 작품에서 무용요소는 더욱 큰 창작공간을 갖고 있다. 례하면 김할머니와 딸이 꿈속에서 만나는 장면이 그러하다. 이 부분에서 언어와 노래로 표달할 수 없는 한층 깊은 정감을 사실적인 수법이 아니라 쌍무 형식으로 표현하였더라면 그 효과는 더욱 좋았을 것이고 환상적인 꿈의 세계를 잘 그려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옛 주민구역 현재의 희망아빠트 5. 도전성이 강한 무대미술디자인 현대무대예술에서 무대미술디자인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 입어 단일성에서 다원화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무대미술디자인의 창의성에 끝없는 가능성을 부여하였다. 뮤지컬 《희망아빠트》의 무대미술디자인팀은 제한된 여건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였다. 첫째, 소극장임에도 불구하고 대담하게 반기계화의 원형 회전무대를 설치하였다. 원형 회전무대는 낡은 희망아빠트의 거리, 현재의 희망아빠트의 마당, 희망아빠트의 네 가정의 발코니 등 세 부분으로 나뉘여졌다. 지금에 있어서 회전무대 설치는 별로 신기하지 않다. 국내의 대형 극장의 무대는 대부분 회전무대가 있으며 동시에 승강기능도 갖고 있다. 하지만 길이, 너비, 높이가 극도로 제한된 소극장에 회전무대를 설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네 가정의 발코니 설치는 층수를 계산해야 하기에 극한적인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인팀은 모든 난관을 극복해가면서 설계와 제작을 완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조선족 연극무대에서 처음으로 원형 회전무대로 장면을 바꾸는 작업을 완성하였다. 이런 도전정신은 마땅히 긍정 받아야 한다. 이런 설치는 무대장면을 바꾸는 시간을 단축했고 극 줄거리의 련관성을 이어주는 면에서 매우 좋은 무대시각적 효과를 가져왔다. 둘째, 무대장면의 시각효과에서 홀시할 수 없는 것이 조명효과이다. 조명은 공간범위를 확정할 수 있다. 제6막 장뢰와 소연이 분통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조명으로 상하층의 발코니를 나누면서 무대시각의 초점을 장뢰와 소연의 표현 구역에 집중시켰다. 그리고 조명으로 공간의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김할머니의 꿈속 장면에서 회색조명을 통해 어슴푸레한 공간분위기를 만들면서 꿈속의 공간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었고 또 조명으로 인물의 정서를 보여주었다. 제7막 마지막부분, 불고기집에서 순희와 명철이가 정을 나누는 장면에서 두 사람에게 점차적으로 조명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붉은색조명을 첨가하여 두 사람의 뜨거운 정을 시사하였다. 그리하여 강렬한 무대시각적 효과를 가져왔으며 후속이야기를 예시하기도 하였다. 제7막 순희와 소연이 함께 〈청춘〉을 노래하는 장면에서 전반 무대에 밝은 조명을 줌으로써 청춘의 활력과 희망찬 미래를 제시하였다. 설을 쇠는 장면에서는 밝은색과 붉은색이 조합된 조명을 줌으로써 즐겁고 활기찬 음력설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셋째, LED기술을 응용하였다. 무대예술에서 LED기술은 이미 현대무대설계의 중요한 구성부분으로 되였으며 무대의 표현력과 예술적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뮤지컬 《희망아빠트》는 회전무대가 무대공간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기에 조명과 LED배경의 설계에 일정한 제한성을 가져왔다. 특히 무대배경의 연장설계, 스크린의 규격과 내용 및 색채의 선택은 반드시 전반 무대효과와 통일되여야 한다. 이 점에서 LED설계사는 무대의 제한성을 극복하면서 무대공연의 수요에 맞는 배경화면을 제작하였다. 특히 김할머니가 꿈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그러하다. 무대의 높이가 회전무대에 가려지는 상황에서 운무 속에서 배회하는 꿈의 공간환경을 설계한다는 것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설계사는 교묘하게 구름쪼각의 크기와 색채의 조합을 통해 구름의 조화로운 움직임으로 김할머니의 비몽사몽의 연기를 잘 안받침하였다. 그리하여 매우 훌륭한 무대시각적 효과와 예술적 효과를 창출하였다. 뮤지컬 《희망아빠트》의 창작팀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한된 여건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창의적인 정신으로 이 작품을 창작하였다. 작품은 극본, 음악, 연기, 무용, 무대미술디자인 등 요소들이 연출의 전체적인 구상에 의해 서로 융합되고 작용하면서 뮤지컬예술의 매력을 과시하였다. 뮤지컬 《희망아빠트》는 조선족 연극발전사에서 획기적인 시대적 의의를 띠며 새로운 쟝르로 향한 도전의 효시로 되였다고 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연변가무단 예술과 《예술세계》 2025년 제1호
1    춘향의 꿈을 찾아서 댓글:  조회:47  추천:0  2025-02-21
춘향의 꿈을 찾아서 —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 창작음악극 《꿈 · 춘향》을 보고 □ 주금파     《꿈 · 춘향》의 한 장면   일전 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 구연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중국 조선족 창작음악극 《꿈 · 춘향》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음악극은 연극, 음악, 무용, 조명, 미술, 의상, 그래픽 등 모든 예술쟝르를 총동원하여 만들어지므로 예술의 최고 경지라고 한다. 그리하여 나는 극장에 들어가 앉을 때까지 별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극을 보는 내내 놀라움과 감탄이 전기충격처럼 나를 강타했다. 우리 조선족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춘향전》을 현대감각으로 간략하고 경쾌하게 재해석하여 6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집약해놓았는데 세련되고 우아한 예술적 표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내 상식으로는 이러한 고차원의 음악극이 만들어진 데는 무조건 국외 명장들의 지도와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춘향》의 포스터   며칠후 이 작품의 총연출 김영주, 예술총감독 리경화 등 제작일군들과 만날 수 있었다. 작곡가로 익히 알고 있던 김영주 총연출은 초면이였는데 애된 얼굴의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이였다. 나는 이분들과 진지한 대담을 나누면서 하나하나 의문을 풀어나갔다.  필자: 《꿈 · 춘향》은 어느 나라 예술가들과의 합작품입니까?  김영주: 아닙니다. 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의 배우와 가수들 그리고 우리 연변 현지의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입니다.  필자: 연변에서도 이런 고차원의 음악극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놀랍습니다. 어떤 계기로 우리 민족의 고전명작 《춘향전》을 음악극으로 만들게 되였습니까? 김영주: 어느 날, 연길시문화라지오텔레비죤방송및관광국 정성무 국장님이 저에게 춘향과 몽룡의 쌍무를 만들 수 있느냐고 문의하였습니다. 그 때 만들 수 있다고 대답하면서 음악극 같은 좀 큼직한 작품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국장님께서 그런 큰 그림이 있으면 대담하게 준비해보라고 격려하더군요.  리경화: 배우의 종합능력을 필요로 하는 음악극을 시도한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은근히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연길시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은 무형문화유산을 발굴, 보호하는 단위입니다. 구연예술을 한층 더 발굴하고 전승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사명이지요. 음악극은 구연과 마찬가지로 종합예술이 아니겠습니까? 저희 예술단에는 말하기, 노래부르기, 악기연주, 춤추기 등 모든 쟝르를 거뜬히 소화해낼 수 있는 팔방미인들이 많지요.  가사창작 토론모임중인 제작진   김영주: 창작평론실, 구연부, 성악부, 무용부의 골간들을 불러서 음악극을 창작할 데 관한 결정을 공포했더니 처음에는 다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였습니다. 일반 구연극을 만드는 것도 아닌 음악극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지요.  리경화: 고전명작을 잘못 건드리면 본전도 못 건지고 망신만 당할 수 있다는 걸 저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다들 안된다고 할 때 김원희 부국장님이 “세상에 안될 일이 없습니다. 꼭 해내리라고 믿습니다.”라고 격려하였습니다. 그 말에 힘을 입은 저는 단원들을 설득했지요. “함께 지혜를 모아서 한번 우리 민족예술의 힘을 보여줍시다. 이번 작품의 총연출인 김영주작곡가를 믿고 따라가봅시다.” 김영주: 저로서는 부담이 상당히 컸지만 지도부의 믿음에 신심이 생겼습니다. 우선 가사가 직설적이고 간단명료하면서도 철리적인 함축미가 도드라져야 합니다. 저는 김은연과 지화림 이 두 젊은 친구를 가사창작에 투입시켰습니다. 1970년대 조선에서 제작한 《춘향전》의 주제가인, 지금까지 사람들이 즐겨부르는 명곡 〈사랑 사랑 내 사랑〉의 가사 한줄, 선률 한박자도 모방해서는 안됩니다. 순수한 우리의 새로운 창작품이여야 합니다. 좀 어설프더라도 남의 걸 흉내냈다는 느낌을 줘서는 절대 안됩니다. 그리고 음악극이란 우아하고 아름다운 가무와 음악이 집결된 고차원의 예술쟝르이기에 지금까지의 연변 ‘촌티’에서 벗어나야 했지요. 이것은 리경화 예술총감독의 철칙이였습니다. 젊은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수십번 고치며 만들어낸 가사들이 점점 내 마음에 들었습니다. 머리속에 이미 만들어진 악상에 맞출 마땅한 가사를 찾아가는 힘든 작업이였지요. 마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에 얼굴과 몸매, 키가 맞는 녀성을 찾는 것처럼 어려운 작업이였습니다. 드디여 서막의 가사가 완성되였습니다. 가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옛날 옛날 그 옛날의 진정한 사랑 얘기 리몽룡과 춘향의 진정한 사랑 얘기 청풍명월 달 밝은 밤 맺어진 그 사랑 광한루에서 시작된 두 사람 사랑 얘기 나도 꿈에서라도 이런 꿈 같은 사랑 한번 해봤으면… 합창: 사랑 사랑 사랑 사랑  꿈속 향기는 님의 향기 님의 향기도 꿈의 향기 정녕 꿈도 있고 님도 있고 진정한 너와 나의 사랑 세상 그 어떤 역경이 온다 해도 막을 수 없는 우리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아 진정한 사랑아  사랑아 영원한 사랑아 꿈에서라도 나도 한번만 그 같은 사랑 원없이 해봤으면 사랑아 진정한 사랑아 사랑아 영원한 사랑아 깨지 말아 꿈 깨면 님 없고 가지 말아 너 너 가면 꿈이 없다 옛날 옛날 그 옛날의 진정한 사랑 얘기 오늘날에 보며는 또 다른 사랑 얘기 저 달 속 궁전 광한전을 지상에 옮겨놓은 광한루에서 다시 보는 두 사람 사랑 얘기 진정한 사랑 얘기 황홀한 사랑 얘기 진정한 사랑 얘기 황홀한 사랑 얘기 허공에서 비추던 달 광한루에 내렸네 남: 사랑— 사랑—  녀: 사랑— 사랑—  남: 사랑— 사랑—  녀: 사랑— 사랑—   리경화: “…한양에 홀로이 계시는 서방님, 보고픈 그리움을 담아서 보내드립니다. 떨어지는 잎새에 서방님 이름 적어 이 밤도 내 님을 그려봅니다…” 이 가사를 볼 때 저는 등골에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떨어지는 잎새에 서방님 이름을 적어…” 이 대목이 압권입니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 찬서리를 맞은 잎새처럼 크나큰 고초를 겪게 될 것이란 걸 예시해주지 않습니까?   《꿈 · 춘향》의 한 장면 필자: 음악극의 주인공인 춘향의 첫 등장이 어떤 방식일가 상상했는데 대보름달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김영주: 중국 전설 속의 선녀 항아가 달나라에서 옥토끼와 같이 살았던 곳을 광한전이라고 불렀습니다. 《춘향전》 원작에서도 단오날에 그 광한전을 본 따 지은 광한루에서 그네를 뛰던 춘향이가 몽룡과 처음으로 만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네줄을 달에 매여서 춘향이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걸로 비약시켰습니다. 필자: 참신한 아이디어였고 참 대단한 도약입니다. 우아하고 아름답게만 만들면 취미성이 약해지겠는데 음악극 《꿈 · 춘향》을 보면 구연에 유머가 담겨있어 재미가 쏠쏠하던데요. 리경화: 이번 음악극에는 구연부가 주축을 이루는 명장면이 꼭 있어야 했습니다. 방자와 향단의 사랑장면, 그리고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기생점고장면에서 구연의 극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기생점고에 나오는 대부분 출연자들은 구연배우가 아니라 가수들이였습니다. 무대에서 우아한 모습으로 노래 부르던 그들을 완전 망가진 모습으로 우습강스럽게 포재를 피우게 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인물들의 캐릭터를 설명해주고 일 대 일로 동작들을 하나하나 가르쳤습니다. 김영주: 저도 사실 가수 분들의 표현이 어색할가 봐 근심했는데 리경화 예술총감독이 직접 동작들을 가르치며 채찍질하니 일취월장으로 실력이 올라가더군요.               배우들에게 연기를 지도해주는 리경화 예술총감                  작곡중인 김영주 총연출 필자: 《춘향전》 원작에는 쪽배를 타는 장면이 없었잖습니까? 그 장면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김영주: 관객들이 춘향과 몽룡이 겪게 되는 사랑의 고난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마주하게 하려고 비바람과 파도 속을 헤가르며 가는 쪽배에 담아봤습니다. 필자: 그리고 한양으로 올라오라는 아버지의 편지를 받는 장면의 예술처리를 아주 재치 있게 잘했던데요. 김영주: 재래식 표현 대로 종이에 적은 서한을 손에 들고 읽게 하면 이야기 전달에는 무리가 없겠지만 예술적으로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폭이 1.5m, 길이가 6m의 흰 천에 붓글씨를 써서 천정에서 무대바닥까지 드리우게 하고 그 대형 편지를 감싸고 돌면서 주인공 남녀가 곧 리별해야 할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하게 했습니다. 필자: 원작에서는 분명 춘향이가 주인공인데 이번 음악극에서는 몽룡과 방자, 향단이가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했더군요. 그리고 지금까지 변학도는 나이 많은 뚱보에다 구레나룻이 더부룩한 것이 대표적인 형상이였는데 이번 음악극의 변학도는 몽룡에 못지 않은 젊고 잘생긴 미남자이던데요. 김영주: 음악극이 성공하려면 주인공 역할도 중요하지만 조연들의 역할도 아주 중요합니다. 전반 극의 흥미와 웃음을 책임진 인물들이니까요. 탐욕스럽고 사치와 주색에 빠진 인물인 변학도가 겉모습은 번지르르하게 잘생겨야 극적 효과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필자: 이번 음악극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이 화려한 우리 민족 전통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광한루, 아치형 돌다리, 춘향이가 타고 내려온 둥근달 등의 무대도구들은 간단하면서도 크나큰 시각적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영주: 의상과 무용부분을 책임진 박서경 감독이 복장 앞섶의 핏이 안 좋거나 하자가 있는 복장은 여지없이 페기해버리면서 의상의 완벽함을 추구했습니다. 도구를 책임진 연변가무단의 리경학 감독에게 너무 고마웠지요. 짧은 시간내에 거의 완벽에 가깝게 무대도구들을 마련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했더니 그분이 오히려 자기를 믿어주고 기다려준 것이 고맙다고 하더군요. 이분들의 책임감 있는 욕심이 이번 작품을 한층 더 빛나게 했다고 봅니다. 리경화: 음악극에서 의상이 날개인데 무조건 최고로 만들어야지요. 비용 때문에 예전에 쓰던 의상실의 복장으로 일부를 대체하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작품에는 어느 것 하나 대충 맞춰서 넘기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뒤심이 되여준 연길시문화라지오텔레비죤방송및관광국 지도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꿈 · 춘향》의 한 장면 필자: 춘향과 몽룡의 리별장면에서 작은 아치형 다리가 끊어지던데 결말부분에서는 무대 량쪽에 갈라져있던 대형 아치형 다리가 천천히 마주 다가와 다시 하나로 이어지면서 두 주인공이 상봉하지 않았습니까. 그 장면에서 음악극의 극치를 보여주었다고 보는데요. 김영주: 견우와 직녀가 칠석날에 까치와 까마귀들로 이루어진 오작교에서 만나잖아요. 바로 그 오작교에서 착상을 받아서 형상화한 것입니다. 필자: 전반 조명효과를 보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화려하던데 조명은 어떤 취지로 활용하였습니까? 김영주: 미술과 조명은 등장인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조명을 책임진 한택성 부단장님의 역할이 컸습니다. 조명이 지나치게 화려하고 빈번하게 바뀌면 극중 인물의 형상을 오히려 손상시키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그분의 관점이 저의 연출의도와 맞아떨어졌지요. 그래서 조명을 될수록이면 아꼈습니다. 적재적소에 필요할 때만 사용하려고 했지요. 필자: 고정무대에서 펼쳐진 음악극이였지만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극본을 맡은 김정권선생에게 이 음악극 제작에 참여하면서 느낀 감상 한마디를 부탁 드립니다.  김정권: 재직 때부터 음악극에 흥미를 가지고 몇편 쓴 적이 있습니다. 총연출을 맡은 김영주선생이 우리 민족의 고전명작 《춘향전》을 현대감 있는 음악극으로 만들겠다며 구상을 쭉 얘기하는데 그의 머리속에는 벌써 작품 구성이 어느 정도 완성되였더군요. 우리는 몇차례 만나서 작품을 구상하고 토론하고 합의를 보면서 대본 창작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 서곡은 작곡이 완성된 상태여서 그 곡을 허밍으로 수십번 들으면서 대본을 창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음악극은 음악이 생명이고 령혼이다보니 작곡자인 총연출의 의도를 따라야 했습니다. 1차 대본에서 문제점을 찾고 다시 2차 창작에 몰두했습니다. 조선족이라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춘향전》이지만 아무리 명작이라고 해도 새롭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리는 어쨌든 ‘퓨전’으로 엮어야 했습니다. 극본은 음악극의 첫단계인 설계도일 뿐입니다. 설계도의 밑그림에 따라 어떤 모양으로 완성될지는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반년 넘게 몰입하여 작품을 내놓고 제작진에게 모든 것을 맡겼습니다. 처음 공연을 보면서 내내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가사와 작곡, 편곡이 이렇게 상상을 뛰여넘게 너무나 잘되리라고는 예상을 못했습니다. 아리아, 이중창 , 칸타타, 레치타티보 등 음악요소들이 잘 안받침되였기에 명실공히 음악극이란 쟝르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꿈 · 춘향》을 보고 나는 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에서 ‘큰 사고’를 쳤구나 싶었다. 연길시가 ‘왕훙’도시로 유명해지면서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이 쇄도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제일 중요한 세가지 ‘거리’중에 먹을거리와 볼 거리는 다채롭지만 보고 느낄 수 있는 문화적인 거리가 결여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꿈 · 춘향》의 탄생이 이 부분을 메꾸어 관광객들에게 정신적인 예술의 향연을 마련해주게 됐다는 뿌듯함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중국 조선족 창작음악극 《꿈 · 춘향》의 창작자 분들에게 다시한번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     사진 제공 |  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 《예술세계》 2025년 제1호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