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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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축구를 말한다
2011년 11월 25일 13시 57분  조회:4530  추천:2  작성자: 채영춘

올해 갑급리그시즌에서 내내 축구팬들의 속을 바질바질 끓게 하면서 연변축구는 그런대로 8승5무13패의 성적으로 참가한 14개 팀 가운데서 11번째 순위를 부둥켜안으며 강급문전에서 겨우 살아남았다. 갑급리그에서 탈락하면 언제 다시 솟아날지 모를 그 위험천만한 사태가 올해에도 재연되여 우리를 굉장히 괴롭혔다.

갑급리그 탈락을 막고저 연변극성팬들의 응원열기에 맞춰 감독교체, 주장(州长)독려,  자금약속이 이어지면서 가냘픈 숨을 몰아쉬던 연변축구가 다시 환생의 고삐를 잡고 끝내 사선에서 살아나 우리 모두의 숨통을 열어주었다. 

련아르빈이 갑급리그 챔피언을 따낸 기쁨으로 대련사람들이 환호할 때 우리는 갑급리그 14개 팀중 37꼴이라는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하면서 갑급리그 탈락을 막아낸 연변전사들에게 감격해야 했다. 우리에게 챔피언은 잠시 너무 사치한 희망사항이고 그냥 갑급보전만으로 만족할수밖에 없는게 우리의 현주소인듯하다. 

이럴 때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무용담일지는 몰라도 지난 세기 60년대 초반 중국축구무대를 마구 휘젓고다니며 호랑이처럼 포효하던 연변축구를 떠올리게 된다. 그때는 참 신바람났었다.

방에서 눈길을 끌지 못하던 오지의 연변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데는 축구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셈이다. 그런데 세상은 그냥 연변이 축구를 독주하도록 호락호락 내버려두지 않았다. 시장경제에 돌입하고 축구구락부체제가 들어서면서 연변축구가 점차 삐걱거리기 시작하였다. 돈이 축구발전의 동력으로 자리잡으면서 경제실력을 자랑하는 내지의 축구가 도약할 때 연변은 자기 축구의 기반을 고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지경에까지 몰렸고 지난 세기 90년대 하반기에 들어가면서 끝내 갑A 자리에서 비참하게 탈락하는 고배를 마시게 되였다. 오늘 연변축구는 슈퍼리그가 아닌 갑급리그에서의 탈락을 막기 위해 생사의 박투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까지 오게 되였다.  더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다.  그런대로 올해의 생사고비는 넘겼는데 래년이 문제이고 그 다음이 문제이다. 

2012년은 연변사람에게 있어서 특별한 의미의 한해이다. 자치주 60돐 환갑잔치가 지금부터 모두를 들뜨게 하고있다. 이 축제에 효자로 공인받는 축구가 연변사람들이 열광할수 있는 경기결과를 이루어낸다면 그보다 더 값진 선물은 없을것이다.

자치주 주장은 연변축구가 결사의 각오로 배수진을 치고 싸워 명년에는 슈퍼리그 진출목표를 달성하라고 연변축구구락부에 어마어마한 군령을 내렸다. 갑급리그 강급문전에서 겨우 살아난 축구단에 슈퍼리그진출이라니 어찌 보면 허황한 꿈이 아닌가싶다. 물론 올시즌 갑급리그의 성적순위만 가지고는 답이 나올것 같지 않다. 우리 앞에 넘어야 할 적수가 수두룩하니깐. 하지만 그 성적내면을 자세히 조명해보면 희망의 불씨가 확실히 보인다.

우리 나라 갑급리그 참전 14개 팀의 실력격차가 결코 유럽 강호와 아시아 약자팀 사이와 같은 그런 엄청난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시즌을 열면서 우리가 슈퍼리그진출을 목표로 내세울수 있은것도 그같은 안목에서였을것이다.

우리 연변에도 세상이 알아주는 기막힌 축구 관전문화전통이 있다. 지난 세기 80-90년대 연변 홈경기때마다 연길경기장을 꽉 메우며 도미노식 응원열기로 뜨겁던 그 추억들,  입장권을 구할수 없어 경기장 외곽의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관람쇼를 펼치던 극성팬들, 경기결속후 온 시가지가 맥주쇼로 시끌벅적하던 그 풍경들…  이 모든것은 연변축구가 건전하게 성장할수 있는 량호한 생태환경이라 할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때부터였는지 그 관전열기가 식어가고있다. 연변축구의 도약은 량호한 관전문화를 떠나서 생각할수 없다. 우리의 관전문화가 되살아나는 때이자 우리 축구가 부흥하는 때임을 알아야 한다.

변축구가 전국경기대회에서 제5위를 따내여 연변사람들을 흥분시켰을 때 연변텔레비죤방송국은 생방송으로 "장하다, 백두호랑이"  대형종합야회를 기획제작하여 축구단과 연변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지게 하고 연변축구로 연변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한 불씨를 심는데 크게 일조했다. 렬악한 장비로 연변축구단의 홈장 경기 생방송을 이어가면서 연변축구를 부흥시키고저 몰부은 방송매스컴의 노력은 그 당시 연변사람들을 분발시키기에 족했다.  오늘 다매체시대에 들어서면서 연변의 매스컴실력도 많이 보강되였다. 연변축구의 건전한 여론환경을 잘 조성하는것은 연변의 모든 매스컴이 해야 할 몫이다. 우리 축구가 연변의 명함장으로, 연변의 효자로서의 본분을 다할수 있도록 매스컴의 멋진 협동작전이 요청된다.

명년 자치주 60돐에 즈음하여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자치주 주장이 정부차원의 두터운 자금약속을 한것은 단순한 경제후원선을 떠나 연변의 자존심, 연변의 명함장인 축구가 민망하게 밖에 나가 문전걸식하는 일이 없도록 힘들더라도 우리 살림에서 보태주겠다는 정중한 승낙이 아닌가싶어 마음이 더없이 후련하다. 

제 연변축구가 정부의 따뜻한 포용, 연변 200만 가족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자신감을 되찾고 좋은 플레이를 맘껏 펼쳐 자치주 60돐 축제에 기막힌 선물을 내놓아 연변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만 남은것 같다. 아니,  명년뿐이 아니고 계속 상승선을 그으면서 연변축구가 다시 지난 세기 60년대 그 호랑이의 위용을 되찾아 해해년년 축제분위기를 연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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