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복숙
http://www.zoglo.net/blog/cbs 블로그홈 | 로그인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문학 -> 발표된 작품 -> 수필

나의카테고리 : 수필/칼럼/론문

[미니수필] 가로등 목에 비스듬히 걸린 저 달
2015년 08월 14일 08시 22분  조회:488  추천:0  작성자: 채복숙

간만에 현성에 출장나왔다. 조선족이 모여사는 동네답게 거리가 깨끗했고 넓적글자들속에 다문다문 조선어간판이 보여 기분 좋았다.
공식적인 저녁식사를 마치고 한쉼 쉬고나서 우리는 공석에서는 하기 어려운 얘기도 나눌겸 술 한잔 더 걸치고싶은 마음에 꼬치구이집 나들이를 했다.

웬걸, 꼬치구이가 이렇게도 크단 말인가? 큰 꼬치구이를 본적 없는건 아니지만 이건 완전 대짜가 아닌가…

술에 취하고 꼬치에 취하고 사람에 취해 거리에 나서니 둥근달이 가로등목에 비스듬히 걸려있다. 중국말에 “십오야 밝은 달이 십륙일에 둥글어”라고 한다. 금방 보름이 지난 시점이여서인가, 달이 크기도 하지만 또 밝기도 하다.

“어, 여기는 벌써 가로등이 다 꺼졌네.” 누군가 한마디 한다. 그 말에 다시 쳐다보니 진짜, 가로등들이 한결같이 눈을 감고있다. 이 현성 유일의 번화가라는데, 대낮에는 그래도 오르내리는 차들이 꽤나 보이던데, 저녁 10시인 이 시각에 활보하는 사람이란 반바지차림의 우리뿐이다. 그리고 어느새 가로등이 꺼진것이다.

현지인이 한마디 보탠다.

“여기서는 10시면 가로등을 끈다네…” 가로등은 꺼졌지만 달이 밝아서 좋다. 달이 밝아서 좋기도 하지만 꼬치구이도 별미였다. 게다가 인품도 넉넉하지, 넓적 글자들속에 우리 글자들도 보여서 좋다. 나 같은 사람이 살기에는 이곳 같은 현성이 안성맞춤인것 같다. 다시 달을 쳐다본다. 가로등에 낮게 걸린 달이 씨익 웃어준다.

연변일보 2014-8-14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 수필 - 어버이의 마음, 그리고 효란? 2022-02-22 0 237
7 바람이 잦지 않네요… 2021-12-17 0 150
6 [수필] 인생은 색갈의 강이야- 2021-06-24 0 213
5 [수필] 시와 먼 곳의 전야 2021-06-24 0 167
4 [수필] 색즉시공(외2편)-채복숙 2019-07-18 0 352
3 [수필] 이방인 (채복숙) 2017-08-28 1 413
2 [미니수필] 가로등 목에 비스듬히 걸린 저 달 2015-08-14 0 488
1 고슴도치(채복숙) 2011-07-26 0 170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