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로마지지[老馬之智]
김 혁
말 해의 벽두가 열리자 인터넷 사이트들에 말띠해에 태여난 명인들에 대한 집계가 떴다. 흥미를 가지고 클릭해 보았다.
우선 력사인물등중에 리세민과 칭키스칸이 눈에 띄였다.
“정관지치”(貞觀之治) 로 유명한 당태종 리세민, 대당제국을 건설한 위대한 군주이다. 사학가들은 "오로지 태종만이 문무를 모두 겸비한 황제로 예로부터 지금까지 그만큼 훌륭한 군주는 없었다"고 정평하고 있다.
칭기스칸은 13세기 초에 몽골 제국을 수립한 뒤 주변 국가를 차례로 정복해 력사상 가장 넓은 령토 확장을 이뤘다. 드넓은 초원에서 말 달리며 더 넓은 세상을 꿈꾸었던 그에게 말띠는 참으로 일점불차 걸맞는 띠인것 같다.
지도자들로는 루즈벨트등이 있었다.
소아마비를 딛고 링컨과 함께 미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남는 인물, 대공황과 2차대전이라는 국난동안 4선 의 임기를 치르면서 일본과 독일을 상대로 미국을 승리로 이끌었고 국제련합을 창설했다. 또 미국의 경제 회복, 소외 계층 밎 장애인을 위한 복지, 인디안 보호정책등면에서 눈부신 업적을 이룩했다.
지도자들중 최근 온갖 구설을 만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말띠였다.
이 광분하는 말과 같은 지도자의 지속된 우경의 행보는 린국과의 불협화음, 대립으로 치닫고있다.
더구나 올해는 청일전쟁이 발발한지 120년 두갑자가 지나 또 맞는 갑오년 말띠해이다.
아베가 독선의 위험한 질주를 멈추고 “벼랑에서 말을 멈추기”를 바라면서 중요한 의미의 말띠해에 세상은 그의 다음 행보에 눈길이 쏠려 있다.
배우들중에는 할리우드의 로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들어 있었다. “황야의 무법자”등 그렇게 많은 서부영화에서 말달리며 권선징악의 전설을 펼쳤던 그에게 꼭 어울리는 한해 라 하겠다.
말띠 스포츠인중에는 권투선수 타이슨이 있었다.
“핵주먹”이라는 이미지로 복싱계의 전설로 떠 올랐지만 모델을 성폭행하고 상대선수의 귀를 물어뜯는 기행으로 끊임업이 구설수에 올랐던 타이슨이 말띠해를 앞두고 “이제는 좋은 아빠가 되고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12월 그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많은 일을 겪었지만 이제 깨끗하게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좁은 링우에서 광포한 검은말 처럼 포효했던 그가 여태껏 보인것이 저돌적인 이미지였다면 이제 그 오명을 벗고 진정 성숙한 스포츠인으로 다시 링우에 설수 있기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다.
말띠 작가들중에는 세계문학의 반렬에 우뚝 선 쟁쟁한 문호들이 많았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솔제니친이 있었다.
세계의 지성, 문학의 량심으로 불리는 그의 대작 “붉은 수레바퀴” 4부 전 16권이 지난해 말, 끝내 중문본으로 모두 완역되여 나왔는데 앞의 제1,2부는 몇해전 사두었고 마지막 3부 10권을 구정을 앞두고 한 질 사들었다.
말띠해 한해 그의 이 대하소설들을 한부한부 읽어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영국의 소설가들인 버지니아 울프와 헉슬리도 있었다.
고향의 강에 투신해 생을 마감한 우울한 삶을 살았던 버지니아 울프, 20세기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로서 뛰여난 작품을 남기고 갔다. 오늘도 우리는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라는 시의 한 구절에서 말처럼 선하고 우울한 눈동자를 가졌던 그녀를 기리여 본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하고 미래인류의 파멸을 예고하는 어두운 예언자적 작품을 남김으로 오늘날 다시 환기되고 있는 올더스, 헉슬리.
대표작 “멋진 신세계”로 인간들이 진정으로 꿈꾸는 유토피아세계를 주장했던 그의 꿈처럼 새로운 한해 우리들 앞에 “멋진 신세계”가 펼쳐질수 있기를 축복해 본다.
역술인들은 올해 “문화, 교육, 농업, 목재, 언론” 분야를 호황 종목으로 점찍었다.
역시 글을 지어 밥을 먹고사는 사람으로서 올 한해 모든 작가들의 문운을 빈다.
말띠해라 각별히 말과 관련된 사자성어로 이음말을 만들어 보았다.
올 한해는, 주마간산(走馬看山· 달리는 말우에서 겉만 보고 지나감)이 아니라 모든 일에서 호시마주(虎視馬走.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보고 말처럼 힘차게 달림)하며 마혁과시(馬革裹屍. 말가죽으로 자신의 몸을 싼다는 각오로 싸움터에 나감)의 자세로 마불정제(馬不停蹄.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아니함)하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한마지로(汗馬之勞. 말이 땀투성이가 될 정도로 달림)의 한 해를 만들어 가자.
말에 관한 명구, 속담, 사자성어가 많았지만 그중에서 “로마지지(老馬之智)”를 스스로 가려 뽑았다.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으로 세상살이는 경험에 의하여 축적된 지혜가 난관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한비자(韓非子)”〈설림(說林)〉 상편에 나오는 이야기-
어느 해 봄, 제(齊)나라의 환공은 명재상 관중(管仲)을 대동하고 고죽국(孤竹國)을 정벌하였다.
그런데 전쟁이 의외로 길어지는 바람에 그해 겨울에야 끝이 났고 그래서 혹한속에 지름길을 찾아 귀국하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전군이 진퇴량난에 빠져 떨고 있을때 관중이 “이런 때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하다.” 면서 늙은 말 한마리를 풀어 놓았다.
군사들이 허위단심 늙은 말의 뒤를 따라 행군한지 얼마 안되여 드디여 큰길이 나타났다.
한비는 그의 저서”한비자”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관중의 총명과 지혜로도 모르는 것은 늙은 말을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그러나 그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이 어리석음에도 성현의 지혜를 스승으로 삼아 배우려 하지 않는다. 이것은 잘못된 일이 아닌가.”
“로마지지”란 여기서 나온 말인데 로마식도(老馬識途), 로마지도(老馬知道)라고도 한다.
말의 해에 태여난 인물들은 력사의 행간에서 정열의 갈기를 휘날리며 종횡무진 각 분야를 누벼 왔다.
말은 십이지 동물중 가장 빠르며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무서운 질주 본능덕에 추진력과 도약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력동적인 한 해가 시작되였다. 우리 모두에게 왕성한 에너지와 정열로 “로마지지”- 선인들의 지혜를 롤모델로 삼아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지혜롭게 극복하고 힘차게 헤쳐나갈수있는 한해이기를 기대해 본다.
2014년 2월 1일
“청우재(聽雨齋)”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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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를 한 몸으로 갖게 하는 글이렸다.
역시 김혁씨의 글은 힘을 내게 한다.
갑오년 새해 건강하시고 좋은 글 더 많이 써내쳐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