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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세이) 아이들 이런 책을 읽어야 할가?
2013년 07월 20일 23시 22분  조회:8681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아이들 이런 책을 읽어야 할가?
 
                                       최 균 선
 
    대저 책과 독서의 효용가치에 대해 말하면 군소리이다. 그러나 그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정보화시대에 우리사회는 날로 독서열이 식어가다 못해 그 감소률이 “점입가경”이다. 이러한 때 아이들에게 좋은 도서들을 추천하여 열독량과 질을 높이려는 동기와 의향은 두말할것없이 좋고도 좋은일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내보낸 “여름방학간독서추천서목(저급학년)”을 눈빗질하는 순간, 눈이 다 휘둥그래지고 2학년생 손자가 어떤책인가? 무슨내용인가를 설명해달라는 지청구에 그만 실어증에 걸린듯했다. 학교에서 내준것이고 그렇게 하라고 하는것은 하늘이 무너져도 해야한다는 아이가 무작정 다산고해서 암산으로 대충 계산하니 도합 495원 75전이였다. 돈도 돈이려니와…
    추천한 도서들중 십중팔구가 나의 서가에 있는것인데 아동용이 아니여서 사주기는 해야 할것같은데 과연 산다음 도서로서의 가치실현이 이루어질것인가가 문제였다. 물론 추천도서인만큼 무조건 다 사야한다는것은 없지만 추천한이상 많은 문제가 제기 되는것도 사실이다. 원래 지루하게 앉아서 긴글을 읽기싫어하는 성미에도 허영비슷한 욕심만은 굴뚝같아서 다 산다고 우겨댄다. 아래에 제기된 도서목록을 다시보았다.
    중국조선족중소학생백과문고: 토끼전, 두꺼비전, 장화홍련전,흥부전, 금방울전, 숙향전,  심청전, 춘향전, 전우 치전, 장끼전, 홍길동전, 금오신화, 한중록, 박씨전, 인후황후전, 란중일기, 사씨남정기, 림경업전, 목민심서, 구운몽, 우물안의 개구리 (우호300편) 삼자경,  36계,
     명작속의 과학: 80일간의 세계일주, 곤충기, 바다밑2만리, 화성인과의 대전, 영화의  유래, 쵸콜레트의 유래, 게으른 고양이의 하루(일기), 읽길잘했다.(독후감), 청개구리 왕자, 취미물품의 제일, 우주의 비밀, 내고향 연변
    추천도서 대부분이 본과대학의 조선(한국)문학사에서 취급되는 조선고전작품이다. 과학지식서적은 새것을 읽고 문학서적은 오래된것을 읽으라는 명언도 있다만 이제 겨우 소학2학년을 마친 어리디 어린애들에게 상술한 도서들이 과연 합당하기나 한것인가? 의문을 앞세우지 않을수 없다. 무릇,지식전수는 학생들의 년령단계, 심리특징, 인지능력단계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는것은 아동교육학상식이다.
   소학교 저급학년에서 이런 책을 읽을것을 제창한다면 중급학년, 고급학년에서는 어떤책들을 추천해야 하며 초중, 고중, 대학생들에게는 어떤책을 추천해야 하는가? 괄호안에 분명 (저급학년)이라고 밝혔으니 분명 중급학년, 고급학년용이 따로 있을듯 싶고 중복성이 없을듯도 싶다.아니면 저급학년이라고 주명할 필요가 없지않겠는가?
    물론 아동문고로 새로 엮은것이여서 통속성을 전제로 가독성을 도모하였겠지만 고전은 고전이고 기본내용들은 삭제될수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지금 아이들은 로세대사람들이 어렸을때에 비하여 엄청“총명이 과인”한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아이는 아이이고 저급학년은 저급학년이다. 이점은 아무도 주관의욕대로 변경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런 책들을 읽어야 한다면, 알고모르고 읽는다하더라도 과연 아이들이 터득할것은 무엇이며 건전한 심신건강에 어떤 도움이 될것인가? 도서들을 두루 검색해보니 거개 한국에서도 출판한것같고 한국에서는 아이들에게 읽히는것같기도 하다. 그 책들을 들여다가, 그들의 작법대로 하느라고 하는지 몰라도 가령 그렇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남이 장보러 간다니까 거름지고 따라가는격이 아닐가 얼핏 생각하게 된다.
    어쨋거나 추천한 도서들은 언젠가 한번쯤 읽어두면 좋은 고전명작들이지만 아직은 아니다. 적어도 필자의 생각만은 그렇다. 인지능력엔 곡식이삭을 잡아당겨 키를 키우는식의 우는 금물이다. 이도 나기전에 콩밥부터먹이는건 어떤 경우에도 명지함이 아니다. “우이독경”이 아니면 소귀에 해금타기도 잘하는 일은 아니다. 총명한 우리애들이 “소”는 아니지만 경우가 그렇다는 말이다. 책을 추천한 사람은 상기한 책들의 내용의 인식적, 교육적, 오락적 및 미학적가치를 어떻게 가늠하고 저급학년애들에게 합당한 도서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춘향전, 심청전 등을 비롯한 조선4대고전명 작은 아동용작품이 아니다. 그것을 중소학생용으로 개편했다해도 마찬가지이다.
    책을 사다가 책꽂에 보란듯 꽂았더라도 읽지않으면 파지와 같다. 베이컨의 독서방법대로 어떤책은 삼키고,어떤책은 리해에 그치고 어떤책은 소화해야 한다면 상술한 책들중에서 소학교2학년생들이 어느책은 리해하고 어느책을 소화하며 볼책인지 필자로서는 오리무중이다. 아무튼 인식규률과 심신발전의 층차에는 엇박자를 치는격이 아닐수 없다. 급공근리라도 과유불급이 아닐가?
  《토끼전》은 령리하고 림기응변을 잘하는 토끼에 대하여 새롭게 인식시킬수도 있겠고《두꺼비전》에도 주제의 적극면도 있지만 검색해보라. 내용줄거리에 창녀니. 성관계장면이니 하는 말들이 나온다.《장화홍련전》은 이본이 30여종인데 어느 판본을 기준한것인지는 모르되 조선시대 녀성들의 한많은 삶의 단층면을 엿보게하는 훌륭한 작품인것은 사실이나 훌륭하다해서 어린애들에게도 다 좋다는것은 아니다.   
  《장화홍련전》에서 계모허씨가 장화를 모함하기 위해 생쥐를 잡아 락태아로 위장하는 장면이랑 삭제되였는지 모르나 아무튼 봉건가정내부의 참혹한 경상을10살좌우의 아이들에게 부득부득 알려줄 필요는 나변에 있는가? 부대적으로 말하면 중소학생용 축소판고전작품이 많은데 현대시점으로 변용, 분식, 가미하는 등 작자의 멋대로는 금물이다. 그리고 귀중한 고전작품들의 문학적, 예술적가치가 희석 내지는 폄훼될 우려도 없지않다. 아이들에게 아무런 유익점이 없기에 하는말이다.
    김시습《금오신화》는 고대단편소설집으로서 주지하다싶이《만복사저포기 (만복 사윷놀이)》,《리새규장전》,《취유부벽전기(부벽정의 달맞이》,《남염부주지(남염부주지 이야기)》,《룡궁의부연록(룡궁의 연회)》등 다섯편이 수록되여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금오신화》는 한국에서도 각대학 국문과의 필수학습자료로써 한국(조선) 소설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와 역할을 담당하고있다. 다섯편 가운데 처음 세편은 죽은녀인 또는 전설속 선녀와의 사랑이야기이고,뒤의 두편은 염라국과 룡궁에 다녀온 선비가 그곳에서 듣고 본 이야기를 적은 기록이다.
    다섯편 모두 사람과 귀신과의 사랑 또는 이계(異界)로의 진입을 다루고있는 셈인데《리새규장전》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사범학교를 다닐때 열독과에서 배운작품이다. 하다면 지금 아이들을 얼마나 비약시키고있는가? 아무리 중소학생들의 인지수준에 맞게 개편했다해도 기본내용은 새로 꾸미지 못할것이다.
   《한중록》이란 1795년, 헤경궁 홍씨가 남편의 참변과 자신의 기박한 운명을 회상하여 자선전적으로 기록한 수상이다. 이 작품은 비빈이라는 신분의 인물이 쓴 글이라는 점에서 력사적으로 정계야화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한편, 궁중용어와 풍속을 잘 보여주는 궁중문학의 효시로도 평가될 만하다. 문장과 표현에 있어서 고상하고도 우아한 어휘의 사용, 절실하고도 간곡한 묘사, 전아하고 품위있는 분위기를 지니고있어 가히 한글로 된 궁중문학의 백미라 일컬어진다.
    이 작품은 국문 실기문학의 위치를 결정적으로 굳혀주었고 19세기 이후에 규방가사가 널리 창작되고 필수적인 교양물로 읽히자 국문문학의 저변이 크게 확대된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다. 그뿐아니라 국문소설은 녀성을 독자로 발전했으며 녀성이 요구하는바를 나타내는것으로 흥미를 삼게된 계기도 마련하였다. 그런들 어떻단말인가? 항간에 “눈을 떠야 별을 보지”하는 말이있다. 2학년 아이들에게는 곤백번 좋은 작품이라해도 제구미에 맞지않으면 흥미제로가 될게 아닌가?
  《사씨남정기》는 아이들에게 합당당한 작품인가? 본작품은 봉건가부장적가족제도와 축첩제도의 불합리성과 량반귀족사회의 가정적모순고 갈등을 폭넓게 폭로비판하고 량반상층사회의 도덕적, 정치적부패상을 사실적으로 반영한 조선고전사실주의 소설의 뚜렷한 발전을 보여주는 대표적작품의 하나임은 사실이다. 그런들 그게 어린아이들에게 먹혀들어갈것이란 말인가?
    조선후기의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지은 <목민심서(牧民心書)>는 각지방의 관리들이 백성을 다스리는데 필요한 지침을 제시한 책이다. '목민(牧民)'은 '백성을 돌보며 다스림'을 뜻하며 '목민관((牧民官)은 백성을 돌보고 다스리는 각지방의 원님'을 말한다. '심서(心書)'는 정약용 자신이 이 책을 쓸때 귀양살이를 하고있어서 백성을 직접 돌보고 다스리고싶은 마음은 있으나 실제로는 그럴수없기에 붙인 이름이다. 즉 '목민심서'는 '목민관(원님)이 한 고을에 부임해서 임기를 마치고 떠날때까지 백성을 돌보고 다스리는데 마음속의 지침으로 삼아야 할 책'이라는 뜻으로 12개 항목으로 나누어 설명하고있다.
    위에서 구구히 해설한 두세개 작품만이 아니라 조선고전명작들 모두가 소학2학 년학생들에게는 부적격이라는 말로 단정지을수 있다. 아무리 먹음직스럽다해도 아직 그림속에 떡으로 남겨두자. 과학보급서로서의《80일간의 세계일주》,《곤충기》, 《바다 밑2만리》, 《화성인과의 대전》, 《우주의 비밀》 등과 실용문인《게으른 고양이의 하루》 (일기),  《읽길잘했다.》(독후감)과 《청개구리 왕자》같은 이야기책은 그래도 읽혀질수 있겠으나 영화의 유래, 쵸콜레트의 유래,취미물품의 제일같은것을 왜 애들이 지금 읽어야 하는가? 나로서는 할말이 없다.   
    그러구보면 연변에서 출판한 조선족작가들의 아동작품은 한편도 없고 지방작품으로《내고향 연변》을 추천했는데 필자가 알건대 아동문학작품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추천도서에 본민족창작품이 부재하다는것은 우리 조선족학생들로 말하면 슬픈 일이 아닐수 없거니와 아동문학작가들의 비애가 아닐수 없다. 물론 현실이 그러니까 비애는 비애로 남을테지만도 아이들을 독서세계에로 인도함에서 조급성을 뒤로 미루고 아동실제에 맞게 추천해도 추천해야 한다고 본다.
    고전명작은 둘째치고 대부분 어떤 책이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자손녀를 키우는 이 마당에서 만약 아이들이 멋모르고 대고 사려한다면 그것도 실제적인 문제가 아닐수 없다. 추천도서이고 어떠한 일에도 지망자가 있는법이니까 각자 자기정도, 자기취미에 맞게 좋도록 사서 읽겠지만 추천자로서는 앞뒤와 상하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은 욕심으로하는 일이 아닌것이다.
 
                                   2013년 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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