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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어와 민족의 운명
2014년 05월 04일 08시 12분  조회:4386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민족어와 민족 운명
 
                                            최 균 선

    자기의 민족어를 단순히 교제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은 의연히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문제이다. 그것은 개체발전의 리페와 선택성에 이어진다. 자식을 백프로 한어화에로 떠밀것인가? 선택은 자유이지만 벌에게 좋지 않은것은 벌떼에도 좋지 않다. 저마다 민족어를 한낱 교제어로만 리해하고 가볍게 포기해버린다면 민족언어의 생존과 민족 의 정체성에 소급되니까 하는 말이다.
    민족어는 사상감정의 교류수단이기전에 민족의 정서를 담는 그릇이요 그 민족을 특징짓는 공통성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표징의 하나이다. 민족혼을 지켜갈수 있는 유일하게 남을 불패의 철옹성이며 그 민족의 력사를 이어가는 무비의 힘인것이다. 언어는 민족의 형성발전과 더불어 완성되어왔으며 민족의 단결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이바지하여왔다. 개인에게 있어서는 사상을 입어 운용하는 최고 수단이며 언어공동체에 있어서는 문화의 공동을 통한 정신적결합의 뉴대가 되며 사학적으로 볼때 인간의 사상 및 문화의 발전을 담보하는 보물고이다.
    민족어는 한낱 교제도구만이 아니다. 사유를 다르게 표현하는 타민족어는 사상교류의 다른 그릇에 불과하다. 그러나 민족어는 벌써 교제도구의 차원을 넘어서 이루다 말할수 없는 심오한 의의와 가치를 가진다. 민족어교육은 단순히 개인으로서의 조화발전, 인격의 완성을 위한 조성작용에 그치지 않고 민족의 수천년의 력사를 통해 축적되여 온 좋은 경험, 그중에서도 민족정신적 문화유산을 계승시키고 나아가서 민족성원의 내면적각성을 통해서 그것을 확충, 발전시키고자 하는 수단이다.
    민족어는 그 언어공동체인 겨레의 문화적전통속에서 구축된 얼로서 언어속에 정서와 사유와 감성까지 인도한다. 문화의 창조는 언어속에 살아있는 이 얼의 힘에 의거한다. 따라서 언어는 그 언어공동체인 겨례의 풍속, 습관, 신앙은 물론 기술, 경제, 법률, 종교, 과학예술 그 모든 령역에서의 유일무이의 전제로 된다.
    조선(한국)어가 어떤 말인가? 세상에서 부러울것 없이 과학적으로 창제되고 다듬어진 우리 말과 글을 한어로 대체하려는것은 민족의 만성자살을 자초하는 무모한 발상이다. 그 민족의 말과 글은 민족과 더불어 구원하게 발전하는 무딜줄 모르는 문화의 리기며 민족생활의 중핵이기때문이다.
    우리 말과 글에는 우리 조상의 숨결이 높뛰고 우리 민족혼이 서리여있고, 우리의 피와 얼이 반죽되여있고 우리 겨레들만이 느낄수 있는 향기와 맛과 정이 깃들어있다. 그 말소리는 우리가 나면서부터, 아니 우리 겨레가 생기던 때로부터 우리와 함께 한 친숙한 음성이기에 지닌바의 력사적가치는 무엇으로도 값매길수 없다.
    민족어는 민족의 존망과 관련되는 사활적인것이기에 력사적으로 외래침 략자들은 다른 나라를 침략할 때마다 례외없이 그 나라 민족어말살정책을 강요 하여왔다. 일제의 창씨개명과 일어전민화가 좋은 교훈으로 된다. 국민이 없는 나 라란 존재하지 않는다. 산국어가 있어야 산국민이 있다. 자기 민족어가 없는 민족은 절름발이 민족이다. 사람은 제민족언어로 사고하고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타민 족어로 인지하고 사고한다면 그의 지적,문화적력량은 뿌리가 뽑힌다. 민족어는 민 족의 세계, 곧 얼의 세계로 이끄는 꺼질줄 모르는 등탑이다.
    일제강점36년은 그야말로 암흑시대였다. 일제의 문화적폭압아래 우리 조선민족은 주권과 생존권은 물론 민족혼마저도 절멸의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감격스럽게도  선각자적인 국어학자와 문인들의 고수로 우리 민족어는 용케도 살아남았다. 시인 리상화는《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겼네"라고 절규하였는데 여기에서 들, 또는 땅이란 개인적인 의미에서 농토, 즉 생존권을 표상하며 나아가 공적차원에서는 령토 즉 주권을 상징한다. 더욱 중요한것은 이 “땅”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민족혼을 상징한다는 점이다. 수천년 조 상의 숨결과 혼이 스며들어있는 땅(들)이란 바로 민족혼과 민중정서의 근원이자 표상이기때문이다.
    민족어로서의 우리 말과 글은 바로 땅, 즉 국토와 하나의 등가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땅이 생존권과 주권, 그리고 민족혼의 실제적인 표상이라면 말과 글이야말로 실제적이면서도 정신적인 생존권과 주권, 그리고 민족혼의 상징이 아닐수 없다. 온갖 것이 다 박산나고 민족혼마저도 절멸될 위기에 처해서도  우리 말과 글을 갈고 닦고 지켜나감으로써 민족혼과 민족정신을 살려나아가고자 혼신의 힘을 다한 지사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 민족이 있게 된것이다.
    잔혹한 일제치하에서도 한 최서해, 리기영 등 작가들과 리상화 김소월 등 시인들의 민족어창작은 바로 우리 말과 글을 지킴으로써 민족혼과 력사를 살려내기 위한 민족운동이자 독립운동의 의미를 지닌다. 민족어를 살리고 지켜나감으로써 민족어의 완성을 지향해간다는것은 단순히 우리 말과 글을 쓴다는 소극적 차원에 머믈지 않고 더 나아가 민족어가 지닌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적극적인 창조와 발굴 및 확대와 심화작업을 통해서 민족혼과 정서를 고양시켜 나가는 일과 긴밀히 이어져있다.
    언어에서 민족주체를 내세운다는것은 민족고유의 특수한 감정과 미감에 맞게 말하고 글을 쓰는것을 말한다. 물론 고유한 말을 살려쓰는것을 제창함에서 낡은 것을 그대로 되살리는 복고주의경향에 빠져도 안되지만 한극단에서 다른 극단에 로 나가듯이 시대조류에 맞게 발전시킨다고하여 언어의 민족적특성을 무시하는 허무주의적 경향에 빠질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민족어를 고수하고 활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문명개화기를 열어가는데 걸림돌이 되지않는다.
    어느 민족이든 자체 언어는 그 민족과 국가의 상징이며 표출이다. 또한 민족성의 발로이고 민족혼의 대표적발현인 동시에 정신문화이기도 하다. 언어가 없어지지 않는 한 민족정신은 죽지 않는다, 순수한 민족어를 살리는 민족은 창조적이고 진취적이고 길이 번영할것이며 그렇지 못한 민족은 결국 력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중국경내 여러소수민족의 력사가 그것을 실증한다. 말갈족ㅡ녀진ㅡ만족을 보라. 민족어의 멸살이 란 바로 국가는 물론 민족의 쇠멸과 그 운명을 같이 하는것이다.
    수난민족으로서의 우리의 력사를 돌이켜보면 민족어의 힘과 민족혼이 얼마나 끈덕진것이였는가를 새삼스레 알게 된다. 망국민이 되였어도 꿋꿋이 민족혼을 지킬수 있었던 힘이 바로 민족어가 죽지 않았기때문이다. 민족어가 민족의 정신을 하나로 뭉치게 하였고 그로 인해 외세의 힘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할수 있었던것이다. 이러한 엄청난 힘을 갖고있는 민족어에 담긴 혼을 세세대대 지켜가는 초석을 우리 스스로 허물어가서야 되겠는가?
    이 땅에서 어엿한 민족으로 살아남으려면, 민족군체로서의 경제, 문화발전의 진흥을 지향한다면 자기의 보귀한 민족어의 계승과 발전을 지향해야 한다. 언어는 민족성을 고수하고 발전시키는데 초석이다. 다른 무엇을 지킬것이 없다. 오직 우리 말, 우리 글을 드팀없이 지키는 길밖에 없다. 혼이 없는 육체는 산송장이고 민족혼이 없는 민족은 허울뿐이며 전통과 풍습의 관성에 매달려 간신히 턱걸이를 하고있을 뿐이다. 하루를 살아도 민족혼을 가지고 살자!!!   

                                                 2008 년 7월 3 0일
                                              《훈민정음》63돌 날을 기리며 <중국조선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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