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수필은 문학의 하위갈래라고 규정하고 변연문학으로 정의한다. 일찍 피샤르 하르트만은 “언어의 의미에 의해서 환기되는 상상직관상(想像直像)이 문예 본래의 형식 또는 표현수단이다' 라고 문학예술의 문학의 일반적인 의미와 특징을 개괄하였는데 이런 정의에 따르면 수필도 상상예술이라고 말할수도 있겠다.
그러나 생활체험, 감지되는 우주만물을 소재로 자아표출을 기본으로 하기에 사실성이 생명이다. 혹자는 수필은 어떤 특정한 주의, 주장이나, 지식내용의 전달을 일삼지 않는다고 하는데 물론 수필의 핵심내용일수는 없지만 자기철학, 자기 사상의 표출이 아닌 자아도취에서 인기된 신변잡기라면 잘 다듬은 일기차원에 머물고만다,
“자아의 표출”과 '독백의 양식. 그리고 '성찰'은 공통된 수필의 정의로 되여있는데 소재에 대한, 자기체험에 대한 작자 나름의 해석과 리해를 토로하면서 새롭고 독특한 의미를 부여하는 동시에 고백적 자조의 성격을 띨수밖에 없으므로 작가 자신의 나름대로 다른 쟝르보다 개체성경향이 훨씬 더 강할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보편성을 띄여야 문학예술작품으로서의 수필이 되는것이다.
누구라없이 수필창작과정을 보면 먼저 대상(사물)에 대한 존재파악과 가치성을 판단하고 이 존재파악이 가치기준에 적합하면 수필의 소재가 된다. 이 소재에서 어떤 감수를 얻어 정서화되고 철학적인 계발을 얻게 되면 정서가 언어속에 용해되여 수필 이라는 형식의 정감토로로 된다. 따라서 자기표현이라는 특성으로 하여 일인칭서술이 요청되고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나를 해부하고 평가하고 금후의 행동반경에 새로운 구도를 짜게 된다. 그래서 수필쓰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것이다.
수필에서의 비평성이란 바로 대상물, 체험의 내용에 대해 판단하고 평가하는 예술적사색을 의미한다. 타인의 행위, 지적, 정신적소산에 대한 품평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게도 된다. 여기에는 해설이나, 해석, 설명을 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문학비평가인 조르쥬 뿔레는 "비평의식은 그 정의상 타자(他者)의 사고(思考)에 기댄다"라고 말 하였는데 “타자의 사고”에는 사회적약속과 인성의 기준이 되는 척도가 있기때문이다. 누구나 진공상태에서 살수 없으므로 사람들속에서 부대껴야 하며 자기 행위에 대한 평가를 타자만이 공정하게 할수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수필도 어떤 가치기준을 가지고 창작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는것이다.
소설창작은 상상력의 기적에 의거하지만 수필에서는 근원적으로 주관성을 띠고 있기에 련상은 필요하되 상상과 허구는 용납되지 않는다. 수필작품을 통해서 작품 배후에 있는 작가의 인격을 추적하는것은 독자들에게 흥미없다. 수필은 예술정감에 서 시작되여 인간세계, 사회, 인성 등 면에서 나만이 아닌 자타에 대한 성찰에 이 른다. 따라서 그 성찰은 공공적이고 보편화되여야 흔상가치가 있게 된다.
프로이드 심리학에 의하면 무의식은 억압된 욕구이다. 억압을 당한 욕구는 무의식속으로 숨어버리므로 의식으로는 그 욕구를 감지하지 못한다. 하여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간절히 소망할 때는 공상도 곁들므로 그가 원하였던것이 충족되여지는 심리적 만족을 문학작품에서 찾게 된다. 문학작품은 전형성을 창조하지만 인류의 보편적인 심리에 충족감을 주기때문다. 즉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해준다.
상상과 허구의 산물인 소설에서도 소망과 추구의 흔적이 나타난다. 그러나 소설에서 체현될때는 직접적인 표현으로서가 아니다. 작가가 창조, 부각한 인물형상으로 나타나기때문에 작가는 작품속에서 완전히 배제되여있다. 그래서 라캉은 "내가 생각 하는 곳에서는 내가 존재하지 않고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나는 생각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내가 겪은 생활체험, 그에 대한 심미적사색에는 작가가 예술적사색과 형상화를 거치면 작가 자신만의 정신활동이 아니라 공유되는 정신, 정감활동이 되여야 바람직 하다. 그경우 작가의 주관목적은 이미 그 작품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는 고백하고나서 관조하는 자태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작가가 작품에서 진술한 내용만으로 훌륭한 인품이니 인격적인 결함이니 하는것은 그 자신의것만이 아니라 너와 나, 우리 모두의것이 될때에만 그 수필이 어떤 의미리를 지니고 살아난다.
인간의 심리바탕과 지향의 공통성원칙에 의해서 잠재해있는 무의식을 촉동해야 한다. 무의식속에 정서를 깨우치는 과정은 건전한 자아형성의 과정이 된다. 동시에 좌절과 갈등과 고통이라는 숨어있는 아픔을 성찰하는 심리자세에 진입한다.
한편의 수필이 모든 독자에게 공감되는 일이란 거의 없다. 독자가 공감하는데는 반드시 작자의 주관의식의 설득력이 아니라 정서적감화력이다. 합리적이고 심미적인 만족이 목적이때문이다. 독자는 수필에서 리론적적으로 설명할수 없는 마력과 같은 힘에 끌릴뿐이다. 이것은 독자에게 잠재해 있던 심리적공통성이 강하게 작용한것이다. 공감되는 수필에는 독자가 미처 자각하지 못한 인생의 의미있는 정서적 체험요소가 표현되여 있으므로 독자의 마음을 흡인하는것이다.
한편의 수필이 독자에게 안겨줄수 있는것이라면 정서적인 해석과 삶의 새로운 의 미이다. 이와같은 해방감과 풍요로움을 느끼게 하는 자아고백으로서의 수필은 정서적, 심미적적 수단에 독자가 자의적으로 공감하게 된다. 독자가 한편의 수필작품에 호 감을 가지는것은 그 잠재적인 정서체험이 재현되였음을 뜻한다. 이경우 작품은 작가 자신만의 주관체험 차원을 떠나서 독자들의 정서체험으로 전화된다.
정신심리학가 홀랜드는 "문학작품이란 무의식적환상과 그것에 대한 의식적반응 간의 상호작용을 독자의 가슴속에 생기게 만드는것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수필 문학에서의 감화력을 전제로 한 말이다. 피천득과 같이 청일색으로 일관되게 청자연 적이고 무의식적환상을 하는것도 비현실적이고 자기만의 정서적감흥에 지우쳐서 시종 일상잡사, 쇄말사를 다루는것도 수필문학의 품위를 낮추는것이라 생각된다.
글을 쓴다는것(문학을 한다는것)은 인간의 상상력을 통하여 일상에서 맛볼수 없는 예술적감화력을 엮어내는 작업이다. 싸르트르는 인간의 의식세계는 지각작용과 상상력에 의해 크게 량분되는데 지각작용은 현실세계를 지향하는것을 가리키고 상상 력은 현실세계를 뛰여넘어 비현실적세계, 즉 가공적세계를 지향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파하고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새로운 창조는 기실 우리의 경험속에 포함된 기존인식과 사물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한다. 작가가 글을 쓰는것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자신만의 길을 열어가는 작업이면서도 독자와 어우러져 함께 가고싶은 숨은 의도를 담는 작업이기도 하다.
작가는 수필로 표출되는 자신의 정감세계에 독자도 정서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 하여 독자로 하여금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따라 새로움과 감동과 즐거움과 공감을 맛보게 하려는 의도가 선행된다. 수필을 쓴다는것은 나자신의 세 계를 형상화함으로써 타인의 삶의 통로를 창조하는 수단으로 된다. 그러므로 남의 감정세계를 왈가왈부할수 없는것처럼 한편의 수필을 두고 시비를 걸수 없다. 달리 말한다면 읽을 맛이 나서 그냥 읽으면서 소득이 있다면 그로써 족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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