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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에세이와 수필
2016년 11월 23일 17시 50분  조회:4137  추천:3  작성자: 최균선
                                                         에세이와 수필
 
                                                             최 균 선

    국어사전에서는 수필과 에세이(essay)는 같은 말이라 해석한다. 즉 수필을 영어로 에세이라고 한다는것이다. 한편 수필을 에세이와 미셀러니(경수필)로 나누는데 에세이는 어느정도 지적(知的), 객관적, 사회적, 론리적성격을 지니는 소평론 (따위)이 그것이며 미셀러니는 감성적, 주관적, 개인적, 정서적 특성을 가지는 글로써 좁은 의미의 수필을 말한다는것이다. 이는 사전해석과 상충되기도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수필문단에서 미셀러니가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분류에 이견을 가지는 수필가도 있다. 하긴 수기도 수필같고 칼럼이자 수필이고 수필이자 칼럼이고 에세이가 수기같고 심지어 잘 안된“수필”을 잡문쯤으로 간주하는 몰상식도 있다. 에세이는 론리적기술을 바탕으로 한다고 할 때 수필보다 추상적기술이 자유롭다. 따라서 에세이는 수필을 포함한 개념이 되고있으며 에세이 가운데서 문학성(예술성)이 구현된 글이 수필이 된다고 볼수 있다. 여기서 또 칼럼과 에세이의 구별점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지만 잠시 미루어둔다.
    한국수필가 윤오영선생은 수필은 동양적인 에세이요 에세이는 서구적수필이라고 했다. 프랑스의 알베르스는 “에세이는 그 자체가 지성을 기반으로 한 정서적, 신비적 이미지로 되여진 문학”이라고 말했다. 에세이는 지성이나 학문을 기초하여 개인의 정서, 가치, 경험의 실존철학에 기초하여 창조적인 론리성으로 표현하는 개인의 철학 이지 문학은 아니라는 해석이 정설로 되고있다. 
    그러면 에세이는 수필과 다르다는것을 어떻게 설명할수 있는가? 동양권의 수필과 서양의 에세이는 그 출발점이 비슷하고 문학성 또한 다르지 않으나 량자를 구분하려는 주장들은 줄곧 제기되고있다. 에세이는 분명 문학이 아니라 서양적인 론리 경험이 바탕으로 되여있다.
    에세이는 개인의 잠재력을 표현하기 위하여 평론이라는 개인의 창조와 론리를 목표하여 개인이 경험하는 감각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것은 수필은 에세이보다 격이 낮다는것 즉 우리 수필이 신변잡기에 가까운데 반해 에세이는 소론문적성격을 띠는 객관적요소가 강한 글로써 질적수준이 높기때문일것이다.
    에세이는 분명 문학성보다 론리성이 더 두드려져있다. 그만큼 에세이는 지성이나 학문을 기초하여 개인의 정서, 가치, 경험의 실존철학에 기초하여 창조적인 론리성으로 표현하는 개인의 철학이지 문학은 아니라는 해석이 실제적인것 같다. 한국의 어느 수필평론가는 “서양인이 객관적이고 리지적이라면 동양인은 주관적이요 감성적이고 서양은 코스모스적질서요 리성이라면 동양은 카오스(무질서)적 혼돈이요 정이다. 이런 정서와 성정의 차이가 에세이와 수필의 내용을 좌우하였다.” 고 말한다.
    한국의 윤오영은 수필은 동양적인 에세이요 에세이는 서구적수필이라고 단언하면서 소설을 밤(栗)에, 시를 복숭아 (桃), 수필은 곶감 (乾?)에 비유했다. 수필은 왜 그저 감이 아니고 굳이 곶감이 되여야 하는가? 수필은 정서체험을 바탕으로 미적경지를 펼쳐보이려는 창조적행위가 된다.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대로 쓴 산문형식의 글이라해도 이런 목적과 구현이 없이 쓴 글은 에세이 일수는 있으나 수필은 아니다. 어떤 사회현상, 인간성의 이모저모에 대한 풍자나 비판, 유머, 기지가 들어있다면 에세이라 할것이다.  한편 전자의 예술적 목적과 구현 없이 쓴 글은 수필이라기보다 에세이로 볼수 있다.
    순간적인 모종의 깨달음은 인지의 비약 혹은 초월이다. 그러나 우리의 견식, 관점, 태도 등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경험들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것이 긍정과 부정, 경향과 편견을 형성한다. 그리하여 에세이에서 경험과 사고의 론리적인 전개과정에 비판적인 창조를 포함하여 파격적 경험과 감성을 암묵적으로 제시하는 책임성이 수반된다. 에세이는 나를 론증하는것이 아니라 사회성을 론증하기때문이다. 그러기에 에세이는 론리의 수의성을 불허할수밖에 없다.
    수필은 론평처럼 사회, 인성문제에서 무엇을 제기하더라도 론증하거나 어떤 결론에 도달하여 작가의 주장을 독자에게 설득시키거나 동조를 요구하지 않는다. 수필 에서 작가의 현재관점이란 변화상태에 있는 지식과 경험의 표술일뿐이다. 하기에 작가의 경험이나 철학이라 하더라도 공감하거나 론박당하는 등 책임관계가 설정되지 않으며 설정될수도 없다. 물론 진짜 경험과 사고의 론리적인 전개는 허용하되 그속에 비판적인 창조를 제시를 포함하여 파격적경험과 감성을 암묵적으로 제시하는 작가적책임을 회피할수 없다. 
    정서와 련상의 합일이 수필의 주제를 찾아주고 구조를 설계해주며 소리있고 색채가 있고 어떤 맛이 공감을 기대하게 하는 수필글로 완성되게 한다. 수필의 사명은 개체들의 각이하고 다종다양한 삶의 양상을 그리고 인간존재를 해명하데에 있다. 이런 정서와 련상의 경지를 작가는 독자에게 제시하고자 하는것이다. 이것이 곧 인간학적 수필의 의의라고 말할수 있겠다.
   수필은 보통 미리미리 창작계획을 세워두고 엮어내는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로출되지 않은채 무르익던 어떤 관념, 기분, 정서의 분출이라 할수 있을진대 그에 상응하는 류형을 글로 고착시려는 자발적인 작업이 수필쓰기가 된다. 그만큼 때따라 문득 떠오르는 어떤 감흥을 쓰기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한다.
    수필은 무시로 튀여나온다. 례하여 시골길을 가다가 길섶의 뙈기밭에서 중년부부가 김매고있는 모습을 묘술하여 시골의 풍속화를 펼쳐보일수 있으나 전후사연은 사절하게 된다. 수필은 느낌이 주되기때문이다. 호듯호듯 튀는 가을볕아래 농가부녀가 고추다래를 엮고 그 엮은것을 나그네가 처마끝에 달아매는 모습을 서술하면서 느낌을 표술하면 부부사랑의 깊이를 음미하게 하고 삶의 가치를 흥량하게 하는 서정수필이 될수 있다. 물론 글감 자체가 곧바로 서정수필이 된다는것은 아니다.
    때로는 조금은 현념적이나 로송, 바위에 감정를 이입하면서 나름대로 나무와 바위의 속성을 파헤쳐 나무나 바위를 통한 인간존재의 의미파악에 모를 박은 지적수필의 묘미를 잘 보여줄수도 있다. 이런 사명은 에세이로서는 감당이 안된다. 그대로 파악하지 않는 련상과 상상이 수필작가의 표현욕을 유발할수도 있으므로 고정관념을 전도시킬 발산사유가 요청된다. 이런 정서와 련상의 경지를 작가는 독자에게 제시하고자 하는것이다. 그러나 기발한 상상력의 결과를 실제인양 하는것은 불허이다.
    수필의 사명은 이렇게 삶의 양상을 그리고 인간존재를 해명하는데 있다. 이것이 인간학적수필의 의의라면  의의일것이다. 수필작자는 가는 산에 따라 노래부르면 되고 독자는 무슨 불상을 만나면 무슨 향불을 피워올리는식으로 읽으면 될것이다. 수필은 작자의 삶의 이야기로서 독자는 공감적 정서를 앞세우고 읽는다면 에세이는 리성으로 읽어야  깨득이 더 잘 될것이다.
    결론적으로 에세이는 론리성이 글에 피와 살이 되고 수필은 인생, 인간의 정감세계를 조명하는 반사경이라고 리해하고싶다. 객관적인 사회적공성에까지 끌어올느냐 신변잡기적인 감성의 발현이나 자아도취에 머무느냐 하는것은 작자의 심미취향, 가치추구에 따르므로 어떤 모식을 강요할수는 없다.  

                                                        2014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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