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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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곤혹
2015년 04월 19일 22시 28분  조회:5691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선택의 곤혹
 
   수수천년, 국문은 장성의 똬리속에 잠궈놓고 문명고국의 위대함과 자아신성의 꿈을 꾸던 중화의 대지에서 궐기하여 세계적인 주시를 모으고있는 개혁, 개방의 길은 일조일석에 가닿을수 없는 묘연한 초행길이다.
   그러나 이 력사적거변은 거대한 충격파를 이루어 만백성을이 초행길우에 떠밀었다. 세세대대로 락후와 빈궁, 무지와 몽매를 답습하며 마비되였던 두뇌는 각성하기 시작했고 희망의 섬광은 새 사상의 전원(电源)에 이어졌다. 하여 사람들은 마침내 선택의 가능성, 삶의 다양화에 가능성을 가지게 되였으며 내심의 갈망과 충동을 실천으로 체험해볼수 있는 길이 열리였다. 이 길은 아무도 걸어본적이 없는 초행길이다. 그만큼 선택의 갈림길에 직면하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곤혹의 시대가 시작되였다
   농경문화의 진공상태에서 나고 자라서 해가 뜨면 일밭에 나가고 해가 지면 묽은 죽이나마 배불리고 잠자리에 드는것을 태평성세라 여기던 조상님네들의 굳어진 생존모식의 영향을 받아 운명에 자족할수밖에 없었던 새세대들로 말하면 이 장엄한 력사행정에서 자각적 혹은 수동적으로 휘말려들게 된 자성의식이 불가역전의 력사조류에 부딪쳤을 때 그 방향성과 곤혹의 모지름은 심각한것이다. 운명의 대전환점으로부터 시작되는 새길은 파란만장할것이며 분투, 좌절, 득실의 희비로 반죽될 광야의 길이 아닐 수 없다.
   가령 력사를 의지의 필연성으로 본다면 이는 력사가 조성한것이지 결코 우리들의 무능이나 차실이 아니다. 이런 시점에서 역추리해나간다면 시대가 우리를 선택했다고 말할수도 있으리라.
   이러한 력사거변의 도전과 선택앞에서 절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기적으로 유전된 소심성과 숙명적기분속에서 위축되고 망설이고있고 어떤 사람들은 보다 미래지향 적이여서 향토문화의 낡은터에 현대물질문명의 새 기반을 창설하려 하면서 바야흐로 1980년대 첫패의 주체형, 창조형의 신형농민으로 대두하여 농민기업가의 길에 나섰다. 그러나 그리 많지 못하였다.
   그러나 급진적인 사람들은 시대의 선험자의 자태로 가치의식과 심령세계를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미처 몰랐던 그리고 오래동안 잃고있었던 세계ㅡ현실적으로 눈부신 유혹의 세계에서 한자리 차지하려고 팔을 뻗치고 인생전환으 광야에 결연히 나섰다.
   마침내 세기적숙망의 꿈을 현실로 받아안은 사람들은 이 물질세계가 너무나 벅차고 그만큼 신기하기만 한 세계이고 생소한 세계이지만 조급함과 황홀감, 가슴부푸는 욕망을 앞세우고 대담히 걸어나간다. 이들의 개인적선택은 새시대 농민군체의식에 대한 경종이였고 무의식의 초월이며 운명개척의 신호였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모험에 질겁한 나머지 그들의 사상정서를 순발적인것, 원시적 충동, 공리주의사상의 분출, 맹목에 가까운 가치취향 혹은 이른바《경솔한 시대정신》 이라고 보고있다.
    하다면 갈수록 팽배하는 상품경제시대의 소용돌이속에서 행복의 대안을 찾고저 몸부림치는 농민군체의식의 분화와 그들이 나가야 할 방향을 누가 제시할것인가? 농민군체의식이란 지금 와서는 하나의 모호한 개념으로 되였다. 한것은 실제적으로 처해있는 사회지위와 종사하는 일은 비슷하나 행위준칙, 가치관념과 기타 신생사물에 대한 인식차이로 말미암아 농경사회권은 바야흐로 흔들리기 시작하다가 찢어지기시작 했기때문이다.
    인생의 망망대해 그 어느곳에 자기의 항만이 있으리라 믿으면서 운명의 신에 도전하면서 줄기차게 박투하는 사람들의 행각에서 우리는 느닷없이 들이닥친 상품경제시대 농민의식의 심각한 변화와 정황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하게 된다.
    페쇄적인 농경생활ㅡ땀으로 걸구어오던《실락원》의 탈출자들이 부단히 도시에로 진출하고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동경의 세계로 다가온 도시생활권이 성공만을 선물하지 않았다. 도시에는 결코 서양음식점, 나이트클럽, 즐비한 상가만이 있는것이 아니라 이 불청객들에 대한 무시, 랭대, 사기와 협잡, 음모가 기다리고있다. 그야말로 농촌에 서정이 있고 도시엔 얼굴이 있는것이다.
    보다 뼈저리게 느끼게 된것은 치부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사회적문제이다. 실패하고나서야 내버리고 온 고향의 꿈을 그리는 사람들도 있고 이를 악물고 버텨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정서세계, 마음의 골방에서만 반죽되는 희로애락을 붓으로 진실하게 그려낼수 없다. 그러면서도 농민은 그저 우매하고《촌스럽지만》않다는것을 세상에 보여주기도했다. 이 세상은 강자들의 세계이면서도 또 보다 많은 약자들의 세계이기도 한것이다.
    행운은 언제나 달에 걸려있건만 사람들은 희망만을 싣고 솔가하여도시로 도시로만 흘러든다. 성공자도 있겠지만 더 많은 실패자들이 이 시대의 곤혹을 짙게 한다.
   농촌처녀들은 무조건 도시를 선택한다. 사랑을 잃은 총각들이 늘어난다. 세월의 흐름속에서 그들의 사랑은 수요라기보다 목적 그자체로 되였다. 나서 자란 향토를 미련없이 떠나는 큰애기님네들의 앞길에 무엇이 약속되여 있는가? 행운만이 아니다. 차츰 도시의 뒤골목에 숨어다니는 녀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것이다. 그들의 리향의 심리바탕은 지겨운 농사일에서의 해탈이 우선이였고 도시처녀들의 말쑥한 얼굴, 류행복, 네온싸인이 명멸하는 밤거리 그리고 도시총각과의 에덴동산…그 모든 유혹을 차지하고싶은 욕망이였다. 그녀들의 향수욕의 과민은 도시생활의 현란한 유혹앞에서 실현불가능의 심리락차를 형성하게 되였고 가치심리평형이 쉽사리 기울어지게 했다. 똑 바로 걷고싶으나 머리는 뜨거워지면 휘청거리기 마련이다.
   이들의 눈물겨운 행각에서 우리는 상품경제시대 공리주의 실혜가 어떻게 순결무구하던 수많은 농촌처녀들을 롱락하고 타락시키고 있는가를 가슴아프게 보게 된다. 현대중국사람들의 생명본체론과 인생태도가 바로 이러한것이던가? 농경문화의식의 자연발생적해탈과 도시문화의식 사이의 충돌속에서 그네들이 무엇을 생각하고있을가?
   이들 농촌처녀들의 몸에는 낡은것과 새것, 전통적인것과 현대적인것, 사변리성과 실용리성이 얽혀져있을것은 사실이겠으나 화페토템앞에서 그녀들으 도덕, 륜리관념과 정조의  방선은 너무 쉽게 무너져버리는게 안쓰럽다. 그들은 스스로 황금신의 희생자 가 되건만 그것을 생존모식으로 여기는것은 더구나 가슴쓰린 일이다.
   도시가 바라는것이 내몸에 있고 내가 바라는것이 도시에 있다는 심리정세는 얼마나 공리적이고 실혜만 따지는 가치관념인가? 이런 심태가 있기에 단순하고 솔직하며 마음씨 고운 농촌쳐녀들이 점차 사악해지고 사취와 음모의 주인공으로 탈바꿈하고있다. 이러한 그녀들을 타매해야 하는가? 이것이 막무가내한 시대정서이고 곤혹이기도 할진대 그녀들의 리념의 광환은 언제까지 갈것인가? 이들에게 참회의식이란게 있을가? 처녀로서 찢어진 녀성을 두고 참회한다면 그것은 무엇보다 피눈물에 젖은 참회일것이다. 그러나 이제 물러설 길은 없는것이다. 죽기가 아니면 살기마련,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삶을 영위하는 그들의 귀숙(归宿)은 어디쯤일가?
   하긴 농촌처녀들이 도시에 진출하여 빛나게 성공한 일례도 있는건 사실이다. 여기서는 실패한 인생을 성공한듯 분식하면서 자기를 기만하는 그런 일그러진 넋들을 더 사색하고싶다. 가령 그녀들이 주지육림(酒池肉林)과 애욕의 피리속에서 언젠가 소스라쳐 자기를 찾을 때 참회의식이…마침내 령혼의 지평선우에 진정한 사랑의 금자탑 과 행복의 기발을 떠밀어올리기에는 너무나 늦다. 돈에 울고 자기의 값없이 팔린 청 춘에 울고…
    나도 꽤나 싱거운 사람임에 틀림없다. 다만 변혁시대 농민들의 운명과 리상의 충돌을 직각으로 감지하며 주체적능동성과 자아의식의 확신성, 그것의 추구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파악해보싶을뿐이다.
    아, 선택과 곤혹의 시대여! 
 
                              199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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