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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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수상록 38)인간은 이률배반의 집합인가
2016년 06월 23일 20시 25분  조회:5420  추천:3  작성자: 최균선
                                            인간은 이률배반의 집합인가
 
                                                            진 언
   
    주지하다싶이 이률배반(二律背反)이란 서로 모순되는 두개의 명제가 한 행동이나 사건속에서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주장되는 일을 가리킨다. 이률배반이라면 얼핏 초  나라 사람의 창과 방패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 우화의 핵심은 가짜는 어디까지나 가짜라는것이고 제2주제는 무슨 일에서나 너무 과장하지 말고 실사구시하라는것이 다. 한편 한마디로 자가당착이라고 개괄할수도 있겠다.
인생을 살다보면 무시로 이률배반의 현상에 맞다들리게 되고 스스로도 호미난방 이 되기 일쑤이다. 사람을 믿어야 한다면서도 의심을 전부 털어버리지 못하고 스스로 많은 면에서 모자라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남들앞에서는 늘 잘난체해야 한다.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겹문을 만들어두고 아이들에게는 성실하고 정직해야 한다고 훈계하지만 자신은 사회마당에서는 뛰여난 꾀돌이가 되려고 애쓴다.
    알맞춤 내리는 비는 오곡에, 초목에는 기름같지만 사람은 땅이 질척거린다고 싫 어하고 휘영청 밝은 달은 련인들에겐 정서의 매개물이 되지만 밤도적들은 작동에 불편하다고 불만일것이다. 자연상태의 시골이 좋다고 말하지만 번화한 도시를 지향한다. 참을 인(忍)자를 좌우명으로 삼으면서도 무시로 화를 내고 화풀이 하고는 통쾌하게 느끼는게 인간상정이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우스웠던 일을 잊지 않고 얼굴은 웃지만 눈은 웃지 않고 하는 일이 없으면서도 무척 분망한 사람인체해야 하고 고독이 좋다고 말하지만 소외되는것이 질색이여서 떠들썩한 곳을 찾아다닌다.
    오라하면 가기싫고 가라하면 서운해지는 마음, 희망때문에 산다면서 늘 불안에 떨고 그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어디엔가 소속되지 못하면 자기 위치가 없는 불쌍한 사람이 되고 변화만이 진리라고 생각하면서도 안정된 현재에 만족하고 절약을 뇌리속에 새기고도 고소비욕을 절제하지 못한다. 약속도 리득을 따지며 핑게 를 찾기 례상사이고 남이 상을 받을 때 손은 박수치지만 마음에는 주름이 잡힌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만 누구나 “위대한 어머니”를 두려워하고 너그러운체 하면서도 까다롭게 득실을 캐게 되고 받을때는 감사해하면서도 갚을 때는 그저 내주는것같이 느끼고 만족한다 말하면서도 속에는 이런저런 불평이 떠날줄 모른다. 너하나만 사랑한다면서도 미모의 녀자를 보면 대비가 생기고…흔들리면서도 굳건하게 걸으려 애쓰고 부모에게서 받은 그 은정을 효성으로 갚으려면 오히려 당찮은 부담인듯 느끼는 마음이 전혀 없지 않고 입으로는 “예예”하고 순종하는듯 불복종을 내드는 마음이고 마음을 비웠다고 말하면서도 손은 내밀게 되는 우리네 인간의 마음…
    남이 잘되도록 축복하라면서도 정말 잘되면 사촌이 기와집짓는데 배아파하는격이 되여지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눈에는 어두운 면과 거슬리는 일만 띄우고 쉬운 일인데 힘들다고 불평이고 힘든 일이건만 전혀 힘든줄 모르게 되고 샘물은 퍼낼수록 맑고 용용 솟는것을 보면서도 내마음의 샘물은 아전인수하고 손해보는것이 득이라는 도리는 외우지만 손해보면 하늘이 낮다고 펄펄 뛰고 요행은 달에나 걸려있다는 명언을 기억하면서도 늘 요행을 바란다. 나는 좋은 말만 듣기 좋아하고 남에게 좋은 말을 하기엔 마냥 린색해진다.
    아첨은 비굴의 표시인줄 알지만 아첨이 좋을 때가 많다. 욕심이 고통을 부르는 나팔이지만 누구나 더 요란하게 불고싶어하고 고집은 일종 주견이 되면서도 치우치면 심리장애가 되고 고생끝에 락이라지만 락을 위해 고생하려는 사람이 없다. 꿈은 리상 이지만 허황한 기대의 상징어로도 되고 칼장난을 잘하는 사람은 제칼에 상하기도 하고 아무리 높이 뛰여봤자 땅에 떨어지는데 그냥 높이 뛰려한다.
    인간은 지혜를 터득하자 동시에 거짓을 터득하였다. 입둔이 사람마다 말은 참말 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좀해서는 실말을 하지 않는다. 성실은 최고의 미덕이라면 서도 약자, 무위무능자를 상징하게 되였다. 발끝으로 오래 서있을수 없다는것을 알면서도 흔히 발뒤축을 들고서라도 남보다 키가 커보이려한다. 평지돌출의 높은 벼슬자리는 위태하다면서 바라오르기에 신들린듯 극성이다.
    탐관오리에 절치부심하면서도 천문수자의 거금에 경탄하고 롱단현상을 두고 발을 구르고 삿대질하며 욕하면서도 자신은 로임대우가 좋은 일터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로심초사하고 부정기풍은 말세의 풍조라고 풍자하면서도 자신에게 일이 생기면 누구를 찾을가 하는 궁리가 내달아온다. 사회비리와 비정함에 분 노하지만 불공 평함에 정의감이 치솟는것이라기보다 자신이 이런 불공평속에 불리한 위치에 처해있다고 속을 앓는다. 누구나 불공평을 소멸해야 한다고 웨치면서도 자신은 불공평한 환경속에, 유리한 위치에 서있기를 갈망하는 등등…
    돈이 만악의 근원이라면서 돈때문에 울고불고 죽자살자한다. 쌀독에서 인심이 난다는 속담은 있지만 동정심, 애심은 부자가 되는 길에 걸림돌이다. 그래서 부자가 되려면 인의와 인애를 아예 털어버리고 일확천금의 길을 떠나야 할것이다. 태양은 눈부시고 고마운 행성이지만 너무 오래바라보면 눈이 멀수 있다. 황금이 이 세상의 최고지배자라지만 너무 따르다보면 황금의 노복이 되여 자신마저 잃어버린다.
    동물은 서로 물어뜯고 인류는 결약을 맺았지만 결약에 얽매이려 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게 나누어 가질수 있는것이 량심인데 자기에게 량심이 적게 차례졌다고 불평을 부리는 사람이 없고 가장 공평하게 분배되여야 할 행복이 가장 불공평하게 분배되여 있고 행복이 넘친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 기실 가난한자가 부자들보다 간간히 시름을 풀어놓고 웃는다는 사실을 근심많은 부자는 모른다.
    세상에 널린게 친구같지만 친구다운 친구를 찾기가 어렵다. “손을 뻗쳐 구름을 막아도 비는 여전히 내리는”따위의 벗은 흔하다. 녀자란 나쁜물이라면서 그 “나쁜” 물속에서 매일 개발헤염치기 좋아한다. 방종한 정부의 정담은 꿀보다 더달고 입술은 해면보다 더 부드럽지만 일단 가시돋히면 치명적으로 찔러댈수 있다. 남자는 돈을 벌기위해 천애지각에 떠돌고 녀자는 소비하기 위해 상점돌이에 해지는줄 모른다.
    인생은 짧지만 불행한 인생은 지루하고 만족하는 사람이 부자라지만 불만족은 언제나 앞장서 달리고 고기를 낚는 멋은 좋지만 진종일 한자리에 얽매여있게 되고 친구는 제2재산이라지만 인생을 망치는 사람이 될수 있는 세상이다. 돈이란 개도 아니 먹는것이라고 욕하지만 그 하찮은것에 목숨을 걸고 돈밖에 남은것이 없다면 가장 비참한 가난뱅이라지만 돈밖에 모르는 “가난한”사람이 되려고 죽을판살판 한다.
    자유는 인류 모두의 수호신이고 자유의 본의는 자아의 분방함이고 자유의 반면은 다른 사람을 질주하게 하는것이건만 자유준마의 고삐는 남의 손에 쥐여있다. “자유란 다른 사람에게 구속당하는것을 방지하는 담보ㅡ(아크돈)”이나 아무도 담보해주지 않는다. 기실 감금당한 사람만이 자유롭지 못한것이 아니라 감금하고 감시하는 직업자들도 자승자박처럼 자기의 자유도 부자유에 묶여있다. 
    창과 방패를 팔던 초나라사람을 비웃는 현대문명인들이야말로 곤혹스럽다 하리라. 인간심태에서의 이률배반은 모순의 집합체인 인간의 이미지라 그런대로 보아주고 한눈감고 한눈 뜨는식으로 스쳐지날수 있지만 사회적이률배반은 심각한 문제이다. 철 학에서는 사람이 목적이고 국가는 도구라고 해석하지만 재래로 국가는 목적이였고 초민백성은 오히려 수단이였을뿐이다. 하긴 이런들저런들 어찌할수 있겠냐? 
 
                                                           2012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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