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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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문) 맙시사《황금신》이여!
2017년 03월 06일 17시 13분  조회:3637  추천:3  작성자: 최균선
잡문)                           맙시사《황금신》이여!
 
                                       최 균 선
 
      이 지구촌에 허다한 교파들이 있다.
    독일 고전철학가 헤겔은 중국의 유교는 도가 있는 종교요 인도교는 환성적종교요 희랍교는 미적종교요 로마교는 합목적종교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진리적이고 자유적이며 제시적인 종교는 기독교라고 일컬었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알고있건대 그 무엇보다 가장 지적이고 가장 합목적이고 가장 제시적인 실체로 존재하는《종교》가 따로 있다. 그게 무었이냐? 바로 《화페배물교》이다. 파우엘이 황금숭배를 우상이라고 했듯이 그것의 우상은《황금신》이고 기본교리는《황금만능론》이다. 그게 어찌하여 지고무상의 존재로 되였느냐? 크게 이상할것 없다.
    전지전능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래세의 응보,개체의 영생을 준다고 하고 무소불능 (无所不能)하느님은 천당에의 만복을 기약한다 하고 령검하신 부처님은 도탄에 빠진 중생을 구하여 극락에로 인도한다고 하였지만 아직까지 천당이나 극락에 간 사람이 있다는것을 세상은 알지 못하고있다.
    그러나 이《황금신》이야말로 혹자들을 지상락원에서 만복을 누리게 하거나 탐욕의 도를 넘은자들을《지옥》에 처넣는 마력을 가지고있다. 그렇지 않던가? 피부가 검거나 희거나 누르거나간에 빈궁한자나 부한자나 비천한자나 고귀한자나간에 설교없이도 미치도록 신봉하는 전 인류적인 준종교로 되여있음을 누가 부인할것이냐?
 《황금신》은 워낙 사람이 땅속에서 캐여낸 비천한 출신이다. 그러기에 처음엔 근근히 가진자들의 장신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류는 《황금신》의 거족적인 발전사를 미처 예상하지 못하였다. 황금은 자초에 상품의 등가물로 승급했다가 뒤미처 그 주인들의 육체와 령혼의 등가물로 부상되였고 마침내 인간의 생사,질병, 희로애락, 관혼상 제…등 인생일사를 주재하는《제우스》로 등극하였다.
    하여 인류는 자기의 지혜로운 원시적 인성과 무지를 불사르고 물욕의 기적을 창조함과 동보하여《황금신》의 노복으로 전락되였는바 인류사회의 진정한 희비극이 이로부터서막을 열게 되였다. 더구나 인간의 금전욕과 권세욕이 야합하여 력사발전의 공간을 종횡무진함으로써 사회불평등이 날로 심각해졌다. 탐욕은 권세욕의 효모였고 되돌아와 권세욕의 무덤으로 되였지만 량자는 불과 기름처럼 잘도 어우러졌다. 주님은 하늘 어디쯤에 있는지 알수 없지만 황금은 눈을 즐겁게 하고 금의옥식에 미녀까지 하사하였으니 어찌 죽을판살판으로 신봉하지 않으랴.
    신의 사도들이 빈입으로 모종의 단합과 관용, 박애를 설교할 때《황금신》은 철두철미한 배타성과 리기를 앞세우고 세계만능의 공통어로 그 어떤 론리적방법, 도덕기준으로도 해석할수 없는 최고의 철학을 강의해 왔다. 그러면서 구멍만 있으면 숨새여드는 수은처럼 침투의 범위가 날로 확대되여 도처에서 인류의 의지를 강간했고 인류의 리지를 속박했으며 인류의 정감마저 말살했다. 인류의 의지와 리지와 정감이 마멸됨으로써 인성과 그것과의 리탈이 가속화되였다.
    아닌가 보라! 법률은 신성하다고 말들 한다. 그러나《황금신》을 만나면 대번에 창백무력해지지 않던가? 사랑은 신성하다고 자랑처럼 뇌까린다. 그러나《황금신》앞에선 더러운 양말짝처럼 구지레해지지 않던가! 우리는 자유와 평등, 공리라는 아름다운 명사를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황금신》을 만나면 그만 몸종이 되여지는 주객전도의 기이한 현상을 볼 때 당신은 비애를 느끼지 않는지…
    누군가 황금과 신을 함께 따를수 없다고 하였지만 주의도, 리념도《황금신》은 코방귀 뀌여버렸다. 하여 역어빠진 인간은 신의 가르침과 속세의 행복을 교묘하게 조화시키면서 풍요한 물질재부가 주는 만족감에서 살진배가 푸떡거렸고 껄껄 웃던 입으로《주여! 죄많은 이 아들딸들을 구하사이다》하고 기도하지만 얼굴은 한번 붉히지 않았다. 신앙의 위기시대《황금신》은 신앙의 변태를 내갈기고있다. 그런데 이런 변태들은 이 시대의 아이러니를 부끄럼없이 엮어내고있다.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귀맛좋은 최강음은《돈소리》일것이다. 오죽하면 돈소리 하면 배속의 아이도 손을 내민다하고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가 된다고 하였으랴, 반대로 개도 안먹는 더러운 돈이라고 욕하고 개가 금사슬을 걸어도 개는 의연히 개라고 빈정거리지만 그게 다 못가져서 나온 비틀어진 소리라 하겠다.
    돈이 왜 나쁘겠는가? 황차 “생즉유욕이요,무생즉무욕(生则有欲无生则无欲)”인 인간인데 돈가지면 좀 좋을가? 돈은 아이를 조숙시키고 어른들을 “명지산유호,편향호 산행(明知山有虎偏向虎山行)”의 천하기개를 떨치게 하거늘 다만 돈이 천당의 열쇠가 되느냐 지옥의 열쇠가 되느냐는 그 사람의 용의와 됨됨이에 달렸을뿐이다.
    돈의 이미지는 다양하다. 돈을 손에 쥐면 종이장처럼 가볍지만 머리속에 들어앉 히면 연덩이처럼 무겁다. 돈은 물과 같다. 큰배를 띄울수도 있고 휘딱 뒤번질수도 있다. 돈은 태산같기도 하다. 발밑에 딛고서면 천지가 넓어진듯 느낄수 있고 머리에 이면 짓눌려 분신쇄골이 되고만다…이 모든 경세지언들은 곧 돈에 고유한 이률배반을 말해주고있다.
    당조의 재상 장설의《전본초》를 한번 읽어보는게 좋겠다.《돈은 그 맛이 달거니와 성질이 열(熱)하고 독성이 있니라. 그러나 능히 얼굴의 주름살을 펴주고 주림을 말려주며 곤궁지환(困穷之患)을 헤침에 령험하도다. 능히 린방을 흥하게 하고 할수  있거니와 덕행을 더럽힐수도 있니라. 전본초는 천생 청렴을 꺼리거늘 탐욕자가 복용 할제 고르게 함이 상책이다. 불원이면 그 차고더움이 서로 격하여 곽란을 일으키기 십상이니라. 전본초는 무시로 딸수 있으나 비리로 따면 정신을 상하게 하도다.
    만약 모으기만 하고 헤치지 않으면 수재나 화재, 도덕의 화를 자초할수 있고 헤치기만 하고 모으지 않으면 기한에 빠지게 되니라. 대저 모으고 쓰면서 보배로 여기 아니하면 덕이라 하고 그 취함이 알맞으면 의라고 하며 구하지 않고 나누어가지지 않음은 례라 하며 중생을 널리 구제하면 곧 신이라 하니라. 이같은 7술(七術》을 잘 익히 면 장수할수 있으나 비리에 쓰면 심지를 크게 상하게 되니라…”
그러나 이런 금과옥률(金科玉律)도《황금신》의 배우에서 탐욕이 브렉딴스를 출 때는 다 마이동풍이 되리라. 돈이 귀신을 석마를 돌리게 한다는 말도 거꾸로 해석해야 할것이다. 사람을 부리던 돈이 인류의 순복도구가 될 때면 인간세상은 밝아질것이요 생명없는 돈이 내내 인간의 주재자가 된다면 이 세상은 희망이 없게 될것이다.
     맙시사《황금신》이여! 
 
                              2002년 7월 9일 《길림신문》문예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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